♣ 디지털카메라 배우기
[디카테크닉] 디카의 진짜 혁명
해와달^^*
2008. 6. 5. 23:02
디카가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이미지’ 문화와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른바 ‘이미지 유통’에서의 커다란 변화이지요. 사진을 무한정 복사해 자유롭게 웹에서 유통할 수 있으니까요. 필카시절에는 사진 한장이라도 인터넷에 올리려면 필름을 현상/인화해 스캔까지 받아야 했는데 그런 거추장스러운 과정이 모두 생략됐습니다. 뿐인가요. ‘사진은 돈’이란 강박관념이 앞서 필름을 아끼려 웬만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셔터를 누르지도 않았죠. 기념사진 한 장 찍으려면 연출, 세팅까지 완벽하게 하고 표정관리까지 확실하게 해서 찍었죠. 이제 필름 값 걱정 없으니 충전만 제대로 돼 있으면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팡팡 찍어도 좋죠. 즉 이미지가 일반 대중들에 의해 다량으로 찍히고 무한정으로 복사되며 자유롭게 유통되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정말 말 그래도 이미지의 시대 ( the image era ) 가 도래한 모양입니다. 다량생산, 무한복제, 자유유통…. 디카가 가져다 준 큰 변화는 흔히 여기까지만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런 것보다도 저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디카가 사진 촬영에 근본적인 변화를 준 독특하면서도 편리한 기능 때문이지요. 그 기능은 ‘클로즈업’과 ‘LCD’입니다. ![]() ![]() *클로즈업 올해 인터넷에 등장하며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디카 사진들입니다. 순대국밥 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려 공기밥 뚜껑을 여는 순간, 밥알이 웃고 있었다는 사진과 상상력이 엉뚱한 한 초등학생의 시험답안지 입니다.아무리 인터넷이 사진의 다량 복제와 무한 유통을 가능하게 했다 하더라도… 사진 자체가 재미 없다면 디카 사진이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한번만 더 곱씹어보면, 위 사진들은 디카가 아니었다면 촬영 자체가 불가능 한 것들입니다. 즉 클로즈업 사진들이지요. 필름 카메라에도 클로즈업 기능은 있었지만 피사체로부터 30~40cm밖에서나 찍을 수 있었지요. 즉 위의 사진들처럼 10Cm 내의 거리에서 찍기란 불가능 했었죠. 필름 카메라로 위 사진처럼 찍으려면 수동 SLR에 100만원 가량 되는 매크로 렌즈(클로즈업 렌즈)를 장착해야 합니다. 게다가 초점 맞추기도 아주 까다롭습니다. 클로즈업 사진이란 사실상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지요. 디카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CCD는 크기가 기껏해야 엄지손톱 만합니다. 필름보다 훨씬 작지요. 덕분에 렌즈 바로 뒤에 장착돼 있어도 촬영이 가능합니다. 즉 초점 거리가 무척 짧아졌기 때문에 클로즈업도 가능하지요.(음… 말씀을 드리고 보니 CCD 작은 것이 클로즈업 사진과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군요. 광학과 관련된 얘기는 어려운 편이니 일단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결국 클로즈업 사진은 디카로 찍기 아주 쉬워요. 인터넷에 유포되는 ‘엽기’ 또는 웃음이 나오는 사진은 주로 일상을 소재로 한 것들이죠. 그런데 그런 일상 사진의 상당수가 클로즈업 사진들입니다. 엽기적 문구로 가득찬 화장실의 경고문, 우스꽝스레 생긴 고구마…. 디씨인사이드 등을 통해 ‘유�’한 사진들을 떠올려 보세요. 클로즈업 사진이 아주 많습니다. 디카가 사진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준 셈이지요. 클로즈업 촬영 요령은 이 게시판의 22번째, [디카테크닉#16]에 써 놨습니다…^^; *LCD를 보면서 찍는다 디카를 찍을 때 한쪽 눈은 인상을 찡그려 가며 감고 뷰파인더에 얼굴을 디밀지는 않지요. 다들 여유 있는 자세로 LCD를 보면서 우아하게 찍습니다. 그 뿐인가요. 사진을 찍고 나면 바로 바로 사진을 보여주기 때문에 촬영 결과도 몇 초안에 알 수 있지요. 필카 시절엔 어디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나요. 필름이 현상되기 전까지는 늘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노출은 제대로 맞았을까. 초점은 샤프할까? 셔터 타임은 또 어떻고… 눈을 감지는 않았는지… 등등…. 저희 사진기자들도 이런 조바심은 마찬가지 였습니다. 마감을 앞둔 오후 3시~4시 필름 현상기 앞에서 가위를 들고(필름을 자르려) 서성이는 사진기자들은 늘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죠. LCD는 이런 긴장감을 싹 없앴습니다. 어떤 사진기자 선배는 ‘필름 현상을 기다리는 시간은 있어서 필카 시절은 차라리 낭만이었다’고 주장하시기도 하시지만요. 특히 LCD의 혜택을 많이 보는 것이 바로 야경(夜景) 촬영입니다. 야경 촬영은 근본적으로 노출을 측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사진기자들도 야경을 찍을 때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보통 필름을 20여컷 정도 찍었습니다. 셔터 속도, 조리개 등을 다르게 해 가면서요. 그렇게 하는데도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몇 컷만 찍어도 대략 정확한 노출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죠.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다음 회에는 야경(Night Scene) 촬영에 대해 알아보시지요. 아무리 디카가 편해졌다고 해도 야경 사진은 여전히 어렵거든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