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빠는 사람, 사마귀 잘 생겨
손가락 빠는 사람, 사마귀 잘 생겨
누구나 한번쯤 손등이나 발에 난 사마귀를 쥐어뜯어본 경험이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사마귀는 물론 손등이나 팔에 물집처럼 난 수십개의 물사귀로 곤욕을 치르곤 한다.
사마귀나 물사마귀는 왜 생기는 것인지, 치료 및 예방법은 무엇인지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조영훈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사마귀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
사마귀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게 되는데 대부분은 사마귀나 물사마귀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바이러스가 퍼져 나와 다른 사람의 피부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한다.
특히 발바닥에 발생한 사마귀는 감염된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온 바이러스의 일부가 죽지 않고 남아 있다가 목욕탕이나 수영장의 샤워실에 있는 욕실 슬리퍼를 통해서 잘 전염되며 물사마귀의 경우에는 이미 물사마귀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까운 접촉을 할 경우 피부를 통해 직접 옮기기도 한다.
또한 피부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눈에 띌 만한 사마귀나 물사마귀가 생기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손이나 몸에 사마귀나 물사마귀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면 약 2∼3달 전에 바이러스가 그 부위에 있었다는 뜻이며 그 동안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
◇ 아토피 환자, 물사마귀 바이러스에 잘 감염
사마귀나 물사마귀 바이러스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두 사마귀나 물사마귀에 걸리지는 않는다. 우리 피부의 가장 바깥층에는 각질로 이루어진 보호막이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 자극이나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바이러스가 피부의 보호막을 뚫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우리 몸에는 면역 시스템이 잘 발달해 있어 들어온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죽게 된다. 그러나 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어 피부 보호막에 문제가 있는 소아에서는 물사마귀 바이러스가 피부에 쉽게 붙어서 감염을 일으킨다.
조영훈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피부가 가려워 자주 긁게 되는데, 이때 물사마귀가 있는 경우 같이 긁으면서 물사마귀를 더 퍼뜨리게 돼 실제로 긁은 부위를 따라 길게 선으로 물사마귀가 퍼져 있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이 없더라도 다른 습진이 있거나 피부를 많이 긁어서 상처를 낸 경우에는 그 부위에 물사마귀 감염이 잘 일어난다.
사마귀의 경우는 피부가 축축하게 젖어 있는 부위에 감염을 잘 일으킨다. 그렇기 때문에 목욕탕이나 수영장 바닥, 욕실 슬리퍼를 통해 사마귀가 잘 전염되며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도 사마귀 바이러스에 감염되기가 쉽다. 또한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 주위를 뜯고 손을 많이 긁는 사람도 사마귀의 감염이 많이 나타난다.
◇ 냉동치료, 효과적이지만 통증 심해
대부분의 사마귀나 물사마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므로 힘들게 치료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사마귀가 발바닥에 생겨 걷거나 뛸 때 아픈 경우, 사마귀가 계속 자라 자꾸 커지게 되거나 사마귀의 숫자가 이 손가락에서 저 손가락으로 계속 늘어나는 경우, 가려움이 심한 물사마귀의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가려움증을 동반한 물사마귀는 심하게 긁을 경우 물사마귀가 터져 주위 피부에까지 바이러스를 퍼뜨려 많게는 백개가 넘는 물사마귀가 생길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사마귀는 기본적으로 정상 피부의 손상 없이 사마귀만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마귀와 그 근처 피부까지 함께 제거하는 방법인 냉동치료, 소파술, 레이저치료 등이 이용된다.
이 방법들은 대부분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저절로 없어질 수 있는 사마귀를 치료하는데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치료효과 면에서는 이 보다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마귀 치료에 자주 이용된다.
최근에는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바이러스를 제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여러 종류의 면역치료가 개발돼 이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인위적으로 유도하여 사마귀의 치료를 유도하는 방법, 같은 물질을 사마귀에 바르는 방법, 약물을 복용해 면역계의 활성을 유도하는 방법 등이 있다.
치료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람에게서는 매우 효과적인 경우도 있어 냉동치료 같은 힘든 치료를 받기 전에 한번은 시도해볼 방법이다.
이밖에도 사마귀에 약물을 주입해서 피부를 파괴하는 방법, 사마귀를 테이프로 단단하게 싸서 염증을 일으켜 치료를 유도하는 방법, 각질연화제 성분을 매일 바르면서 조금씩 깎아 내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 평소 피부에 대한 관심이 중요
사마귀나 물사마귀 바이러스로부터 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다행히도 바이러스가 내 피부에 붙더라도 내 피부 보호막이 정상이면 감염이 잘 안 일어나기 때문에 평소에 피부 건강을 잘 유지하도록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손가락을 빨지 않는 것은 물론, 발바닥 등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에는 발을 자주 씻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손, 발 등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피부가 건조하거나 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는 경우에는 평소에 보습제를 열심히 바르고 피부를 긁어 손상을 입히는 일을 삼가야 한다. 또한 평소 자기 피부나 자녀 피부를 자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한두 개의 사마귀나 물사마귀는 아주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쳐 병을 키워서 병원에 찾게 되면 힘든 치료로 환자가 고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