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산행으로 꾸며본 청도 남산 원점회귀 산행
♠ 산행일자 : 2010년 6월 12일 (토) 흐림
♠ 산행장소 : 경북 청도군 청도읍, 화양읍, 각남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산친구들" 카페 산우님들과 함께...(총 12명)
♠ 산행코스 : 청도군 화양읍 청도군청 복개도로 주차장~봉수대능선~삼면봉~남산~장군샘~남산골~신둔사~(은왕봉)고개~낙대폭포~매표소~한옥학교~복개도로 주차장
♠ 산행시간 : 7시간 (느긋하게 쉬어가며 널널산행...)
◈ 청도 남산
서울 외에 경주와 개성 남산이 떠오를 뿐, 남산이란 이름의 산을 가진 곳은 극소수다. 이 뜻밖에도 희귀한 이름의 산인 남산이 경북 청도에도 있다. 청도 주민들은 "과거 한 나라의 수도였던 곳에만 남산이 있다"면서 청도와 남산자랑이 대단하다. 먼 옛날 이 고장은 이서국이란 부족국가의 도읍지였기에 남산이란 산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서국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도 전한다. 이서국은 한때 신라를 공격해 위기에 빠뜨릴 만큼 강국이었으나 3~4세기경 결국 신라에 합병되었다. 남산에는 신라군에 쫓긴 이서국의 왕이 숨어들었다는 전설이 얽힌 은왕봉이란 봉도 있다. 청도지역 등산동호인들의 모임인 청도산악회(회장 반재돈) 회원들은 이렇듯 자신들의 고향땅에서 부흥했던, 이제는 잃어버린 왕국인 이서국에 대한 향수를 남산(870m) 가꾸기로 달래고 있다. 다른 남산들의 높이가 기껏해야 300m급이지만 이 청도 남산은 그 세 배에 가까운 800m대의 위용을 자랑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남산은 청도 남산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청도산악회원들은 돌이킨다. 청도산악회원들은 이 남산의 등산로 정비는 물론 경관이 좋은 능선을 택해 등산로를 새로 개설하는 한편 등산로 표지판도 세웠다.(한국의 산천 발췌)
▣ 산행기
지난 달 우천으로 인해 단석산으로 급변경하여 아쉬움이 남았던 '포항산친구들'과 청도 남산으로의 산행이 이번에 번개산행으로 꾸며져 포항에서 출발하는 '산친구'들의 산우들과 합류하기 위해 금장교를 넘어 현곡으로 달려간다. 약속장소에 당도해서 함께 갈 '파이'님과 조우하고서 이어 당도한 일행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무며 타고온 승합차에 몸을 싣고 건천을 지나 고향 땅인 운문댐을 바라보며 잠시 회상에 젖어도 보고 금천면, 매전면을 통과해 곰티재를 넘어 청도읍으로 들어선다. 화양읍에 있는 청도군청을 향해 쉼없이 달려가 복개주차장에 파킹하고서 장비를 챙기고 주차장 입구 조그만 사거리 코너에 있는 '마임여행사' 방향으로 길을 틀어 청도역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산행을 떠난다. 오늘 참여한 산우님들은 본인 포함 12명이다. 다들 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만나면 산 얘기부터 시작해서 산 얘기로 끝을 맺는 마치 남자들이 군대와 축구얘기로 꽃을 피우는 것과 같다고 할수 있다. 청도의 진산인 남산의 등로는 여러 군데로 열려 있지만 오늘 우리가 가야할 코스는 부산일보에 소개된 코스로 대포산을 경유하여 올라 이른바 멋진 조망을 제공해 주는 봉수대 능선을 지나 삼면봉에 도착, 방향을 틀어 최고봉인 남산 정상에 발도장을 찍고 남산골로의 급사면을 내려와 신둔사를 들렀다가 다시 은왕봉 입구의 고갯마루까지 고도를 올린 후 낙대폭포를 구경하고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꾸며본다.
▲ 산행코스
▲ 군청 옆 복개주차장에서 우측 마임여행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 칠성목욕탕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합니다.
이면도로를 따라 청도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우측으로 칠성목욕탕이 나오고 곧이어 사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도로가 왼쪽으로 휘어지는 곡각 지점에서 20m쯤 더 진행한 뒤 산쪽으로 난 좁은 골목길로 찾아 들어가면 된다. 곡각 지점의 유리 벽면이 튀어나온 멋진 집과 그 집과 이어진 2층 양옥집 끝 전신주에 들머리임을 알리는 시그널들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후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진행하다보면 농로 사거리를 만난다. 왼쪽은 용화사와 보현사로 가는 길이다. 진행 방향 정면으로 오름길을 이어가니 시작부터 제법 가파른 길이라 땀이 흥건하게 적셔온다. 시멘트 농로를 부지런히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시그널이 나부끼는 들머리가 나타나고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 탱자나무 울타리가 이어지는 운치있는 농로가 마치 고향에 온듯 합니다.
▲ 메꽃
▲ 인동덩굴
▲ 농로를 오르다 돌아보니 청도군 화양읍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건너편 상원산이 우뚝합니다.
▲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됩니다.
▲ 평탄한 등로에 반가운 이들과 함께 하는 길이라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 체육공원 삼거리 첫 이정표 - 좌측은 체육공원 가는 하산길, 대포산능선으로 직진합니다.
▲ 올해 처음 만난 '쥐똥나무'
▲ '백선'이 군락을 이루고 있네요.
▲ 쉬어가기 좋게 둥치가 걸쳐 있는 쉼터(625m)에서 다리쉼을 해 봅니다.
▲ 첩첩이 펼쳐진 산그리메 너머 멀리 영알의 맹주 가지산과 운문산이, 우측으로 천황봉과 재약산이 아스라히 조망이 되네요.
▲ 대포산 삼거리 이정표
▲ 상여듬바위에서 '산내산'님과 함께...
상여듬바위 - 상여듬 바위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알 길이 없고, 바위 형상을 보고 나름대로 해석해 보니 상여는 망자를 나르는 도구, 듬은 바위의 방언이니 상여를 닮은 바위라는 의미인듯...
▲ 대동골 삼거리 이정표
▲ 청도남산 봉수대
보통은 돌탑인데 원형의 돌담으로 되어 있습니다.
안내판을 요약해보니 '조선시대 구축, 동래 다대포에서 일어나는 동태를 서울에 알림, 남으로 밀양 분항산봉수대, 북으로 팔조령봉수대와 연결됨. 담두께 약 1.5m, 높이 약 1.5m, 길이 17.6m, 넓이 12.3m'임
▲ 봉수대를 지나 다시 숲길로 들어섭니다.
▲ 봉수대 갈림길(804봉) 이정표
▲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지는 오르막이 공복감을 느끼는 시간대라 제법 힘겹게 느껴집니다.
▲ 노송과 어우러진 암릉길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 같습니다.
▲ 아래화악산과 철마산 아래로 한재미나리로 유명한 상리, 평지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봉수대를 넘으면 암릉길이다. 암릉길이라고 해서 험한 바위를 오르고 넘는 것이 아니라 잘 다듬어진 바위가 깔린 것과 같은 그런 암릉이다.
남쪽은 절벽으로 소나무가 잘 가꾸어진 정원수처럼 담장을 이루듯 서있고 그 사이사이로 온통 계곡이 미나리 비닐하우스로 하얗게 덮혀있는 미나리로 유명한 한재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으로는 힘차게 뻗어 있는 화악산 능선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한재마을은 화악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청정한 물에서 미나리를 기르는 곳인데, 봄철에 즉석에서 한재 미나리와 함께 삼겹살을 구워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2년 전 한창 더운 삼복 더위에 땀으로 목욕을 하며 화악산을 오르던 생각이 절로 난다.
▲ 전망터에서의 단체사진('아침꽃'님이 촬영)
▲ 전망좋은 곳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니 발걸음도 경쾌해 보입니다.
▲ 전망바위에서 건너다 본 화악산의 마루금이 멋져 보입니다.
▲ 이어지는 암릉을 밟을 때마다 발끝에서 힘이 솟아납니다.
▲ 한재고개 갈림길 이정표(은왕봉 고갯마루로 바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 쇠사슬구간 - 무거운 쇠사슬을 타고 오르면 곧바로 삼면봉이 나타납니다.
▲ 암봉 꼭대기에서 바라본 지나온 S라인의 능선길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암릉길 뒤로 대포산이 보이네요)
▲ 삼면봉(850m) - 청도군의 각남, 화양, 청도의 3개면의 꼭짓점에 해당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하네요.
▲ 멋진 소나무와 함께 걷는 산길은 언제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어집니다.
▲ 남산 정상 직전의 암릉길 역시 쇠사슬이 두개나 드리워져 있네요.
▲ 청도 남산 정상 직전 암봉에서 내려다 본 청도읍, 화양읍 방면 전경
(신둔사가 내려다 보이고 은왕봉 옆 잘록이 고갯마루로 다시 올라야 할 생각을 하니 다리에 힘이 쭈욱 빠집니다.)
▲ 청도 남산(870m) 정상에서...
▲ 헬기장을 지나 남산골로 급내림길을 이어갑니다.
▲ 군데 군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청도 분지가 제법 넓게 보이고 과수원이 많아 보입니다.
▲ 돌양지꽃
▲ 장군샘은 뚜껑을 덮어 놓아 물은 깨끗한 것 같았는데 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또한 물을 떠먹을 바가지도 없어 먹기가 난감하네요.
▲ 때죽나무
▲ 물 마른 남산골을 내려와 신둔사를 향해 다시 오름길을 이어 갑니다.
▲ 점나도나물
▲ 남산골에서 올라오는 시멘트도로와 다시 합류가 되는 신둔사가는 길입니다.
▲ 석잠풀
▲ 엉겅퀴
▲ 개망초
▲ 신둔사 대웅전
신둔사 [薪芚寺]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1173년(고려 명종 3) 보조국사 지눌(知訥)이 창건하고 봉림사(鳳林寺)라고 불렀다. 이후 조선 중기까지의 연혁은 전하는 바가 없어 절의 자세한 역사는 알 수 없다. 1667년(조선 현종 8)에 상견(尙堅)이 중창하였고, 1878년(고종 15)에 중건하면서 절 이름을 지금의 신둔사로 바꾸었다.
옛 문헌에는 신둔사(薪芚寺)와 신둔사(新芚寺)가 함께 나오는데, 지금은 앞의 이름만 사용한다. 건물로는 대웅전과 칠성각·독성전·산령각·요사채 등이 전하고 특별한 문화재는 없다.
▲ 삼성각, 범종루와 오층석탑
▲ 청풍루(淸風樓) 뒤로 청도남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입니다.
▲ 바위취
▲ 기린초
▲ 일본조팝나무
▲ 별솔세덤
▲ 송엽국
▲ 신둔사 범종루 뒤로 나있는 산길로 접어들어 D코스로 진행합니다.
신둔사를 기점으로 A~D코스로 등산로가 나뉘어져 있어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신둔사 입구까지 와서 가족 단위로 3~4시간 코스의 원점회귀형 산행을 하면 좋을듯 합니다.
▲ 유순한 길로 시작이 되지만 은왕봉 입구 고갯마루(595m)까지의 된비알을 올라야 합니다.
▲ 은왕봉 입구 고갯마루(← 은왕봉, → 봉수대 갈림길, ↑ 낙대폭포)
은왕봉은 옛날 이서국 왕이 신라군의 침입을 받아 은둔한 산이라서 은왕봉이라 한다고 신둔사 대웅전 앞 안내판에 적혀 있었답니다.
▲ 덜꿩나무
▲ 나무를 칭칭 감고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듯한 넝쿨들이 신기롭게 보입니다.
▲ 낙대폭포 입구의 무덤
(직진 길은 낙대폭포 상단부로 가는 길이라 우측 시그널이 펄럭이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 청도 8경중 하나인 청도남산 낙대폭포
▲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약수폭포라 불리기도 한다는데 산꾼님은 이 사실을 알고 폭포수를 맞는건지...^^*
▲ 아기손을 닮은 작고 앙증맞은 단풍잎이 바람에 일렁이며 손을 내밉니다.
하산하여 내려오니 커다란 바위절벽이 보이더만.. 무슨 제단인줄 알았는데... 규모가 엄청난 폭포였다.
멋진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 풍경이 환상이다. 수량이 풍부할 때 찾아오면 볼만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폭포 앞 난간 아래로는 새파란 아기손을 닮은 듯한 다섯손가락 단풍잎이 가을에 오면 빨간 입술로 반가이 맞아주겠다고 꼭 다시 찾아오라는 듯 바람에 일렁이며 손을 흔든다.
▲ 청도 한옥학교
▲ 접시꽃
▲ 석류꽃이 탐스럽게 피어 멀리서 온 산꾼의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 아스팔트 포장로를 따라 진행하면 청도군청 옆 복개주차장에 도착하게 되고 오늘의 산행이 끝나게 됩니다.
이제 등산로는 거기서 끝이고 편안한 길로 접어들었다. 조금 내려오니 한옥학교가 보인다. 경남 가야산 자락으로 한옥 짓는 법을 배우러 간 직장동료이자 산악회 회원인 '수수모'님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더워지는 날씨에 고생이 많을텐데 잘 배우고 있는지... 건강은 괜찮은지... 전화라도 한통 넣었어야 되는데 마음뿐이었던 자신을 돌이켜 반성해 본다. 출근해서 꼭 목소리라도 들어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한옥학교는 이름만 들어보았었는데 처음으로 와 본 곳이다. 이곳에서 한옥 짓는 방법을 배워서 자기 집을 짓거나 한옥건축가로 사회로 나갈 것이리라...
산행 내내 얘기꽃을 피웠지만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남았는지 아스팔트 포장길을 털레털레 내려가는 하산길에도 끊임없이 대화는 이어져 가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도로를 내려가니 오른쪽은 조계종 사찰이 왼쪽은 천태종 사찰이 자리잡고 있고 접시꽃과 커다란 장미가 만발한 식당가를 지나니 천리교 교회도 나타난다. 여유만만하게 청도 군청까지 내려와 곧바로 군청 내 화장실로 달려가 땀에 절은 윗옷을 벗어 제끼고서 세면대에 머리를 박고 세수를 하고서 겉옷을 갈아 입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산내산'님이 준비해 오신 시원한 박카스 한 병이 타는 목마름을 일거에 해소시켜 버린다. 알뜰살뜰 챙겨주시는 그 마음 씀씀이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청도역 옆에 있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가는 추어탕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다들 공통 분모가 같기 때문이리라.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우의까지 챙겨넣고 갔지만 다행히 산행을 마치는 순간까지도 비는 내리지 않아 즐겁고 유쾌한 산행이 될수 있었고 서로 챙겨주며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보아도 보아도 또 보고싶은 얼굴들... 한번 두번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 때마다 새록새록 쌓여가는 정 또한 깊어지는 멋쟁이 산우들이 다시금 생각이 나는건 비단 혼자만이 아니리라... 벌써 다음 산행이 기대가 되어지고 기다림이 길다 싶으면 시간되는 사람들끼리라도 언제든 번개산행으로 우의를 다져가면 될 일이니 어찌 우정이 쌓이지 않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