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성지순례로 찾아간 합천 해인사와 가야산

해와달^^* 2014. 4. 21. 21:50

♣ 산행일자 : 2014. 04. 20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합천군 가야면, 경북 성주군 가천면 일원

♣ 산행인원 : 직장 동료들과 함께...(총 7명)

♣ 산행코스 : 해인사 - 쉼터 - 삼거리 안부 - 상왕봉 - 칠불봉 - 상왕봉 - 석조여래입상 - 해인사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10분, 7.74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해마다 봄이면 불교회 주관으로 실시되는 성지순례길...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성지순례길이기에 일찌감치 신청하여 4시간 가량 주어지는 자유시간에 사찰구경과 소리길을 걸어보겠노라고 내심 작정해놓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못간다고 하는 아내의 말에 잠시 황당해진다. 미리 얘기했건만 까마귀고기를 먹었는지 다른 곳에 약속을 해버린 모양이다. 기가 찰 노릇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계획을 수정하여 산행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배낭을 다시 꾸려놓고 잠자리에 들어 새벽에 일어나보니 아내는 이미 먼곳으로 산행을 가는지 나가고 없다. 집결장소인 포항공설운동장으로 차를 몰아 도착하니 6시 50분.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하나 둘 가족들과 함께 나타나는 동료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출발을 기다린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출발한 버스 2대는 동국대경주캠퍼스로 향하여 미리 기다리고 있던 5대와 합류하여 고속도로를 달려 해인사로 향한다.

가는 도중 인솔책임자로부터 일정을 전해 듣고 나누어주는 김밥과 간식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잠시 눈을 좀 붙이니 쉼없이 달리던 버스는 해인사 매표소를 통과해 홍류계곡 부근에 있는 길상암 입구에 일행을 내려놓는다.

잠시라도 소리길을 경험해보라는 배려에 해인사로 들어가는 입구까지 홍류계곡을 따라 걷다가 해인사 일주문을 들어서 큰 법당인 대적광전을 찾아 부처님께 삼배로 예경을 올리고 광장으로 집결하여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 관음전으로 집결하여 율원장 스님의 법문을 듣는 시간을 가진다. 뒷자리에 앉아 법문을 듣다가 시간을 보니 아무래도 가야산을 다녀오려면 지금이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함께 산행을 할 동료들과 의논하여 해인사 경내를 빠져나와 GPS를 가동하며 상왕봉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 위성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해인사 소리길'.

짧은 구간 맛보기라도 하듯 걸어봅니다.

 

 

지난 번에는 없던 황토시멘트길이 조성되어

눈,비가 오는 궂은 날에도 한결 걷기에는 편해진 것 같네요.

 

 

소리길을 잠시 걸은 후 해인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경내로 들어가는 좌우로 펼쳐지는 연녹색의 잎들이

세속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것 같습니다.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법보종찰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행복해 보이는군요.

 

 

대가람 가야산 해인사의 일주문을 들어섭니다.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을 향한 걸음 좌우로는

우람한 크기의 나무들과 이미 수명을 다한

고사목들이 즐비해 장엄함을 더하고 있네요.

 

 

대적광전 앞마당에는 무슨 행사가 열리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알고보니 전통혼례식이 열리는데 왕실혼례라 하네요.

쉽게 접하지 못하는 구경거리인데 아쉽지만 못볼 것 같네요.

 

 

해인사의 큰 법당인 대적광전입니다.


해인사는 화엄경을 중심 사상으로 하여 창건되었으므로,

흔히 모시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 대신에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래서 법당의 이름도 대웅전이 아니라 대적광전이라고 한답니다.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기 위해 법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야산을 오르기 위해 준비를 하고온 동료들과

등산로 초입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봅니다.

 

 

 

 

 

보기만 하여도 눈이 시원해지는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봅니다.

 

 

오후 3시 30분까지 내려오라는 법사스님의 명령에

쉼없이 걷던 발걸음에 모터를 장착합니다.

 

 

완만한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던 등로에

 

 

산죽밭이 나타나면서 점점 가팔라지기 시작하더니

 

 

거친 돌길을 지나면서부터 곧추 세우기 시작하네요.

 

 

하산할 때 들러보기로 하고 철계단을 힘차게 오르기 시작합니다.

 

 

철계단을 올라서니 그제서야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고

등 뒤로 펼쳐지는 시원한 풍광들이 힘들여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하네요.

 

 

그 유명한 가야산 '그리움릿지'입니다.

 

 

암봉의 규모에 위압감을 느끼면서 널찍한 바위전망대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다리쉼을 하기로 합니다.

 

 

쉬는 동안 폼 한번 재보고...

 

 

가야할 상왕봉도 한번 올려다보면서

하산시간을 계산해 보니 충분할 것 같네요.

 

 

상왕봉을 향한 마지막 고비인 가풀막을 올려다보고

 

 

돌길을 헤치며 막바지 피치를 올리며 당도한 곳에는

 

 

스핑크스를 연상케하는 기암이 눈요기를 제공해 주고 있었답니다.

 

 

저 아래 속세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한 완연한 봄이지만

이곳은 아직 문턱까지 다가온 봄인 것 같네요.

 

 

가까이 다가온 상왕봉 정상부.

마치 소의 옆모습을 보는 것 같네요.

 

 

가야산 우두봉(상왕봉) 정상석,

해발 1,430m

 

 

맨 꼭대기에 올라가 세상을 다 얻은 양

의기양양한 모습입니다.^^*

 

 

상왕봉에서 바라본 칠불봉 정상부에는 산객들로 붐비고 있네요.

김밥과 빵, 통닭 그리고 정상주로 산상오찬을 즐기고

잠시 칠불봉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우측 아래로 철계단이 내려서는 곳은

서성재와 만물상으로 가는 길이지요.

 

이곳으로 오르는 길 또한 가파르기 그지 없어

땀 깨나 흘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생을 마감한 고사목 두 그루가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고

칠불봉을 지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칠불봉 정상석(1,433미터)

 

합천에 있는 우두봉(상왕봉)보다 3미터가 높답니다.

 

 

칠불봉에 올라 바라보는 가야산의 조망이 시원스럽습니다.

좌측 아래로 만물상이 보이네요.

 

 

거칠면서도 조화롭게 이어지는 암릉이 멋지게 다가오는

'그리움릿지' 뒤로 '남산제일봉'이 다가오고

그 뒤로는 우두산,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 등

거창지역의 명산들이 한 눈에 다 들어옵니다.

 

 

칠불봉에서 바라본 우두봉.

이름처럼 우직한 소의 머리를 닮은 듯 합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 여러 형태로 보이겠지만

해와달의 시선으로는 송아지로 보아주고 싶습니다.

어미소인 우두봉을 유추해 보면서 말입니다.

 

 

 

 

백운동 코스인 서성재 방향의 이정표를 담는 것으로

칠불봉 탐방을 마치고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상왕봉을 지나 가파른 내림의 돌길을 조심스레 내려와

 

 

올라올 때 보았던 기암을 다시 사진에 담아보고

 

 

철계단을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에서

올라올 때 마음먹었던 부처님을 뵈러 가기로 합니다.

 

 

정상 등로에서 110미터 떨어진 곳에 서있는 '해인사석조여래입상'

 

 

 

해인사 석조여래입상(海印寺石造如來立像)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264호로 지정되었다.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伽倻山:1,430m) 남서쪽에 있는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哀莊王:재위 800∼809) 때 순응(順應)과 이정(利貞)이 세웠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이다.

해인사에 있는 여래입상의 높이는 2.1m, 재료는 화강석이다. 이 불상은 목이 절단되고 어깨와 두 팔이 모두 깨졌으며, 발도 없어졌고 광배(光背)와 대좌(臺座)도 결실되었다. 머리는 소발(素髮)이며 육계(肉髻)가 매우 낮고 갸름한 얼굴은 머리와 함께 긴 타원형이다. 눈, 코, 입은 거의 마멸되었는데 코가 짧고 입은 작은 편이다. 왜소한 불신(佛身)에 비해 머리가 크고 어깨는 좁은 편이며 두 팔은 몸에 밀착하여 붙였고 몸은 많이 깨어졌는데 굴곡이 드러나지 않아 석주(石柱) 같은 느낌이 든다. 오른손은 팔꿈치를 꺾어 가슴으로 올린 것 같고 왼손은 그냥 내린 듯하다. 법의(法衣)는 통견(通肩)이며 옷무늬는 특이한데 상체의 양쪽에서 비스듬하게 난 선이 중심에서 만나 날카로운 'V'자 모양을 이루는 옷주름은 허리부분에서 'U'자 모양으로 바뀌어 양쪽 다리에 물결무늬를 형성하였다.

전체적으로 손상이 심하지만, 평판적이고 형식화한 조각 수법 등 통일신라 말기의 불상 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발췌:두산백과>

 

 

등산로를 따라 얼레지 잎이 간간이 보이긴 했지만

이미 다 져버린 후라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지각을 했는지 늦게 나타나 찾아온 산꾼을 유혹하고 있네요.

그러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습니까...

 

 

개체수가 많지 않은 야생화 중에서

딱 하나 만난 '구슬붕이'입니다.

 

 

오름부터 부지런을 떨며 시작된 오늘의 산길이

하산길은 시간의 여유가 있어 한결 느긋한 기분입니다.

 

 

무리지어 피어난 '양지꽃'

 

 

쉼터에서 잠시 쉬면서 일행을 잠시 기다리지만

소식이 없어 가던 걸음 이어가기로 합니다.

 

 

'개별꽃'

 

 

'봄맞이꽃'

 

 

국립공원 계수기를 통과하며 근무중인 공단직원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보기에도 시원한 숲길을 따라 걸어나오니

 

 

올 때는 못 보았던 '산괭이눈'이 언덕배기에 진을 치고 있었답니다.

 

 

산행을 마치고 해인사 경내로 들어와

해우소를 찾아 땀을 씻어내고 옷을 갈아 입은 후

 

 

아끼는 동생들과 기념촬영을 한장 남겨봅니다.

 

 

함께한 순례단 전원이 관음전으로 들어가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수많은 영혼들의 극락왕생을 위한 108배를 올리고

 

 

해탈문을 빠져나오며 귀로에 오르기 위해 해인사 산문을 나섭니다.

 

 

 

직장의 불교회에서 매년 봄, 가을 두번에 걸쳐 교직원들과 함께 하는 큰 행사가 있으니 봄에는 직장생활로 인해 소흘해지기 쉬운 가족간의 끈끈한 정과 사랑을 다시금 되새겨보라는 의미로 전국의 유명 사찰을 찾아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을 깨닫고 큰 스님으로부터 귀한 법문을 듣는 시간을 가지는 등 가족과 더불어 하루를 즐겁게 보내도록 하는 당일 코스와 가을에는 현대문명의 홍수속에서 잠시 벗어나 심산유곡의 조용한 산사를 찾아 참 나를 찾고, 그 속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이 되는 템플스테이를 시행하고 있다. 정년을 앞둔 본인으로서 이번 성지순례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무조건 참석한 오늘의 순례길에 함께한 동료 교직원들 한명 한명의 얼굴들이 다른 때보다 더 정겹고 살갑게 다가오는건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인건 아닐런지...

좋은 사람들과 따뜻한 봄날에 떠난 오늘의 여정에 가야산 등산이라는 성과까지 얻었으니 피곤한 육신이지만 더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귀로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버스에 올라 좌석에 앉는 순간에도 가슴 가득히 뿌듯함이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