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금강송 숲길따라 올라 오지속 청정계곡으로 내려온 울진 백암산-선시골 산행

해와달^^* 2014. 8. 19. 23:49

♣ 산행일자 : 2014. 08. 16 (토) 흐린 후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울진군 온정면(溫井面)과 영양군 수비면(首比面) 일원

♣ 산행인원 : 거북이와 함께...

♣ 산행코스 : 백암온천-백암폭포-백암산-선시골갈림길-합수곡-선시골(신선계곡)-내선미 마을 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7시간 50분, 14.44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백암산

백암산(1,004m)은 '흰 바위산'이란 이름 그대로 정상의 바위가 흰 색이다. 또한 1천m급의 산답게 겨울에는 눈이 많이 쌓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침 일찍 산행을 하면 정상에서 동해 일출의 장관도 만날 수 있다. 산행은 백암온천호텔 앞에서 시작된다. 남쪽 능선을 따라 소나무숲길을 계속 올라가면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 서면 울진, 영덕 등의 동해안 바다와 서쪽으로 영양군 산림지대, 북으로 태백산맥의 주능선이 고루고루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의 북쪽 계곡에는 선시골(일명 신선골) 등 용이 살았다는 늪을 비롯해, 수십개의 늪과 담이 있고, 아래 능선에는 신라 때 쌓은 고모산성, 할매산성, 조선 선조 때의 백암산성이 있다.

 

* 백암온천
평해읍으로부터 서쪽 방면 12㎞ 떨어진 곳에 있는 백암온천은 수온이 섭씨 48도이고, 라듐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국내 유일의 방사능 알칼리성 온천으로 숙박시설을 비롯한 여러가지 관광편의시설이 잘 되어있으며, 주위에는 동해해수욕장과 백암산의 절경과 관동팔경의 월송정과 망양정, 성류굴, 불영사, 통고산 휴양림 등이 있다. 이곳 온천수는 신경통, 만성 관절염, 동맥경화증 등 여러 질병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 선시골(신선계곡)

경북 울진군 온전면 백암산은 숨은 비경인 선시골 계곡은 신선계곡이라고도 불리며, 계곡 전체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울창하게 덮여있고 계곡 곳곳에는 수십개의 늪과 담이 있다. 계곡물이 맑고 깨끗하며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과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일급수에만 서식한다는 도룡뇽 같은 생물들도 간간히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 원시림과 원시계곡 등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 많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계곡과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고 깨끗한 물, 그리고 풍성한 나무등이 선시골의 자랑이며, 계곡 끝에는 금광의 흔적이 있는 폐광산이 있다. 백암산은 원래 백암온천으로 더욱 유명하며, 백암산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산행을 마치고 지친 몸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산행코스는 백암온천~선시골계곡~백암산정상~선시골계곡~백암온천이 많이 알려져 있으며 5㎞의 거리이다.

 

 

 

◈ 산행기

시원찮은 발목이 한번씩 애를 먹이더니 급기야 무건리 이끼계곡 트레킹 때 탈이 나서 봉침시술을 받아가며 2주간 산행금지 처방을 받고 감방 아닌 감방생활을 하면서 산으로의 갈증이 극에 달할 즈음 광복절이 끼어있는 연휴에 산으로 떠나보고자 준비를 하고 있으니 집사람이 따라가겠다고 하기에 좀더 먼 곳으로 산행지를 골라본다.

애초에는 영남알프스로 행선지를 잡았다가 주말마다 내린 비가 이번 주에도 내린다는 소식에 북쪽지역으로 급선회를 하여 울진 백암산을 찾아가기로 하고 7번 국도를 달려간다. 아침 일찍 준비한 주먹밥을 영덕 휴게소에서 펼쳐놓고 아침을 해결하고 도착한 백암온천 지구에는 연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산행 출발점인 산불감시초소 입구에 주차해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GPS를 가동하며 산객들 몇 팀과 뒤섞여 산행을 시작한다.

울진의 명산 백암산은 아직 미답의 산이다. 혼자 가기엔 거리가 멀고 산악회를 따라 가고 싶었지만 산행지로 선택하는 곳이 없어 지금껏 미뤄온 이유라면 이유일게다.

백암산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백암온천을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온천지구 너머 백암산과 또 그 산 아래에 있는 신선계곡은 여름에도 무더위를 식힐 만한 이름난 곳이라는 사실을 주변의 지인들에게 익히 들어왔기에 가장 보편적인 백암산 산행코스인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산행안내소를 지나 폭포갈림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을 택해 백암폭포를 지나 백암산에 올랐다가 하산길은 천냥묘 쪽으로 내려오거나 아니면 그 반대편인 갈림길에서 천냥묘를 지나 백암산, 고모산성, 백암폭포를 거쳐 하산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수많은 소와 폭포가 줄을 잇는 선시골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방법을 택하기로 한다. 이른바 꿩 먹고 알 먹는 산도 타고 계곡도 거닐어보는 산행코스라 할수 있다. 산행시간은 7시간이 넘을 것 같은 데다 들,날머리가 달라 차량회수가 문제가 될 것 같지만 그때 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한발한발 걸음을 옮겨간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산행안내소 겸 산불감시초소입니다.

흐린 날씨에 전날 내린 비 탓인지 근무자는 보이질 않네요.

 

 

사위를 아끼는 장모님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사위질빵'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푸른 숲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 또한 오늘따라 가볍기만 하네요.

 

 

정상까지 4km 넘게 걸리는 거리지만 천천히 시간을 죽여가며

걷다보면 발 아래 놓일 때가 있겠지요.

 

 

널찍하게 잘 다져진 오솔길에 미끈하게 잘 빠진 금강송들이

저마다 각선미를 뽐내며 멀리서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네요.

다른 곳에서 본 소나무와 확연히 구분이 되는군요.

 

 

첫 번째로 만나는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정상으로 바로 오르려면 곧장 나있는 길로 가야하고,

백암폭포를 구경하고 정상으로 가려면 좌측으로 가야하지요.

 

 

백암산은 백두대간의 낙동정맥에 속한 산으로

백암온천 등 많은 매력을 지닌 산이랍니다.

 

 

또한 울창한 산림지대와 긴 계곡이 있고,

내륙의 산들과 동해안을 조망하는

운치를 가지고 있는 산이기도 하지요.

 

 

고도를 높혀갈수록 물기 머금은 등로가 가팔라지면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발바닥에 힘을 주니

행여나 시원찮은 발목에 무리가 갈까 싶어 신경이 쓰이네요.

 

 

 

 

멀리서 들려오던 물소리가 가까워질 즈음

나타난 계곡을 가로 질러 돌밭을 거슬러 올라서니

 

 

해발 400m에 위치하며

폭 25m 높이 30m의 2단형 폭포인 '백암폭포'입니다.

 

최근 잦은 비로 인해 수량이 풍부해진 백암폭포에는

우렁찬 물소리가 진동을 하며 지축을 흔들고 있네요.

 

 

이곳을 다녀간 주변 지인들 얘기로는 제대로 된 폭포의 모습을

여간해서는 보기 힘들다는데 첫 걸음에 대박입니다.

 

 

가야할 길이 멀기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등로를 이으니

가파른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네요.

 

 

백암폭포의 해발 고도가 400m라 정상까지

약 600m 이상을 치고 올라야 하니

가파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나무에 남겨진 송진 채취 자국을 보며

일제강점기 시절 송진을 채취하여 전쟁의 연료로 바쳐야만 했던

우리네 선인들의 고초가 생각이 나서 가슴이 저려옵니다.

 

 

'참취꽃'

 

 

무명묘가 있는 곳에서 허리를 펴고 되돌아보니

출발지인 온천지구의 모습이 시야에 잡히네요.

 

 

웅장한 바위가 단번에 눈길을 끄는 가풀막을

한발한발 힘겹게 올라서면

 

 

'새터바위'를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는

시원한 조망바위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주변을 관망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한 후에

 

 

가던 걸음 재촉하며 꾸준히 이어지는 오름길을 극복하니

 

 

이름없는 무덤이 있는 곳에서 등로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이어집니다.

 

 

산성의 흔적이 역력한 무너진 돌무더기 지역을 통과해 나가면

 

 

 

 

다시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름길을 가뿐 숨을 내쉬며 오르게 되고

 

 

이윽고 고모산성으로도 불리워지는 '백암산성'에 닿게 됩니다.

 

 

 

세월에 빛이 바래진 입간판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백암산성은 경북 울진군 온정면 온정리 산1-1번지에 해당되며 백암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해발 665~800m 고도에 위치한다. 이 산성은 석성으로 축조되었으며 내성(길이 1,225.5m)과 외성(길이 391.7m)으로 전체 길이가 1,617.2m이다.

문헌에 의하면 통일신라시대 쯤 축조되어 조선 초에 그 기능을 잃게 된것으로 여겨진다.

전해오는 구전으로는 신라시대때 구대림(丘大林), 황락(黃洛) 두 장군이 축조한 석성으로 신라왕이 왜란을 피해 이 성에 머물렀으며, 고려 공민왕도 난을 피해 잠시 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백암산 남동쪽 계곡의 이름은 모르시골인데, 왜구들이 이계곡을 통해 몰래 백암산성으로 진격하여 성을 함락시켰는데 적이 온 줄도 몰랐다고 한데서 연유하여 '모르시골' 로 지금도 불리고 있다.

 

 

'기름나물'

 

 

평평한 산길에 연달래군락지를 빠져나오니

 

 

너른 풀밭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되네요.

 

(↖ 백암산, ↗ 온천동, ↓ 백암폭포)

 

 

'무릇'

 

 

'병조희풀'

 

 

'모싯대'

 

 

'모싯대'

 

 

백암산에 다양한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가늘게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마지막 가풀막을 올라서니

 

 

오늘날 백암산의 이름을 얻게 된 '흰바위'에 도착하게 됩니다.

맑은 날은 멋진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라 하는데

오늘은 짙은 구름으로 인해 지나온 능선도 보이질 않네요.

 

 

절벽 끝에서 자라고 있는 꼬리풀을 사진에 담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정상을 향해 진행을 해 나갑니다.

 

 

'산박하'

 

 

'뚝갈'

 

 

널찍한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백암산 정상에 당도하게 되고

아담한 정상석에서 인증샷 하나 남겨봅니다.

 

 

아주 부드럽고 촉감이 좋은 능선길을 따라 진행하니

야생화가 눈에 많이 들어오네요.

 

맨 먼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생각나게 하는

노오란 우산 같은 '마타리'를 담고보니

 

 

그 곁에는 지난 봄에 참 많이도 뜯었던 '단풍취'가 꽃을 피웠네요.

 

 

방아잎으로도 불리워지는 '배초향'과도 눈높이를 맞춰보고

 

 

오랜만에 만나는 '속단'에게 반가운 눈길을 주고 돌아서니

 

 

이번에는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있는 '삽주'가

하얀 꽃을 피우고 봐달라고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허리를 펴고 일어나 발걸음을 옮겨가니

화려한 색깔로 단번에 눈길을 끄는 '동자꽃'이

해후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물기를 가득 머금은 채 고혹적인 모습으로 유혹하는

'며느리밥풀꽃'까지 다양한 들꽃들과 쉼없이 눈맞춤을 하다보니

 

 

어느 새 943봉을 지나 선시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도착하게 되네요.

 

(←선시골,  ↑온천동,  ↓백암산)

 

 

온통 소나무로 빼곡히 우거진

선시골 방향의 긴 내림길이 시작되고

밑둥치 굵기가 엄청난 금강송 숲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서

 

 

지그재그로 된 급사면을 조심스레 지나게 되고

낙엽이 쌓여 카페트 같은 푹신한 등산로를 따라 길게 내려오니

산아래 골짜기는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선시골 상류의 합수곡에 닿게 됩니다.

제법 많은 수량으로 인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집니다.

 

 

합수곡은 신선계곡이라 불리는 '선시골'의 막다른 골목 격입니다.

 

 

이제부터 주차장까지 장장 6km 거리의 선시골을 따라 내려가야 합니다.

 

 

선시골을 우측에 끼고 좌측의 산사면으로 이어가다 보면

 

 

산허리로 나있는 등로는 계곡과 멀리 벗어나 있어

신선계곡을 조망하기가 그리 쉽지 않네요.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면 계류에 닿게 되고

물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면

 

 

우렁찬 물소리에 가까이 다가간 곳에는

옥수가 파고들어 빚어놓은 바위 홈통에

유구한 세월의 무게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용오름하듯 세차게 흐르던 계류는

소를 만나면서 유순해지고

등로는 다시 산허리길로 올라서야만 합니다.

 

 

우거진 숲속으로 물소리를 들으면서

쉼없이 이어지는 오르내림의 힘겨움 속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가면서

하늘을 향해 찌를 듯 솟아있는

금강송의 멋진 모습에 애써 위로를 받습니다.

 

 

말이 골짜기 우회길이지 실상은

산중턱을 오르내리는 능선을 넘나드는 어려운 산길입니다.

뒤따라오는 거북이는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나요?^^*

 

 

이제부터는 최근 새롭게 탐방로를 정비해 놓은 긴 데크로드를 걷게 됩니다.

 

 

산등성이의 소나무는 일부러 간격 맞춰 심어놓은 듯 가지런하고

신선골은 화려하되 차분하고 멋들어지되 유난스럽지 않아 참 좋으네요.

 

 

산길은 온통 데크로 덮여 있어 사뭇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웅장하면서도 빼어난 골짜기 풍광은 마음을 흡족케 합니다.

 

 

첫 번째 만나는 출렁다리입니다.

 

 

괜시리 장난삼아 출렁다리에서 뛰어보기도 하면서

 

 

상류와 하류 계곡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계곡을 끼고 설치되어 있는 나무계단길을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가파른 데크길을 내려서니

'샘물바위'라고 씌어있는 곳이 있어

휴식도 할겸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샘물바위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

잠시 쉬면서 간식을 챙겨먹고 가던 걸음 다시 이어갑니다.

 

 

두 번째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웬만한 폭우에도 등산로는 끄떡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많은 탐방객들이 사계절 찾겠다 싶네요.

 

 

출렁다리 아래로 보이는 풍광 하나하나가 다 비경입니다.

 

 

바위속을 파고들어 물길을 만들어 놓은 수로는

오랜 세월 자연의 신비로운 조화물이고

 

 

휘감아 도는 물줄기마다 자연스런 암곡들이 생겨난 곳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비경들입니다.

 

 

선시골에 깊이 숨어있는 이름없는 멋진 폭포와 소의 절경을 뒤로 하고,

 

 

산중턱을 가로지르는 우회길을 따라 골짜기를 빠져나오는 길은

멀리 발 아래 폭포소리만 들려올 뿐 사방이 초록으로 울창합니다.

 

 

세 번째 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좌측 아래로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로 호박소가 보입니다.

 

소의 생긴 모양이 옛날 곡식을 찧는

방앗간의 호박과 흡사하여 호박소라 부른다는데

그 깊이가 명주실 한 꾸리를 다 풀어도 모자랄 정도로 깊다고 하는군요.

 

 

조각가가 다듬어놓은 듯 매끈한데다가

시퍼런 물줄기는 소와 담에 잠겼다 솟구치고

흘러내리면서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우측 아래로 내려서는 곳이 있어

세수라도 할 요량으로 쉬어가기로 합니다.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 부치고 물속으로 들어서니

차가운 기운이 온 몸을 타고 올라옵니다.

 

 

조금씩 발목이 시큰거려옴을 찬물로 찜질을 하고나니 한결 걷기에 편한 것 같네요.

 

 

큼지막한 바위 뒤에 대여섯 명의 인원이 능히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도적떼들이 근거지로 활용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도적바위가 마주보이고,

인근의 소(沼) 부근에 함박꽃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함박소로 불리워지고 있다고 하네요.

 

 

주위의 절벽과 바위 형세가 오만한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곳이라

좌측 산허리로 우회길은 이어집니다.

 

 

마지막 네번째 출렁다리는 전망용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답니다.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보니

바위를 갈고 닦아 승천하는 용의 모습으로

장쾌한 폭포가 포말을 이루며 떨어지는 모습에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전망용 출렁다리에서...

 

 

전망용 출렁다리가 설치된 용소를 지나자

숲은 한층 더 우거지고 골은 더욱 깊어져 가고

골짜기의 잔잔한 풍광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네요.

 

 

그러다 골을 울리는 물소리에 정신을 차려보지만

옥빛에 투명함까지 갖춘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니

또다시 넋을 빼앗기고 맙니다.

 

 

여유로운 시간에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며

차근차근 계곡트레킹을 하고 싶다는 진한 유혹을 느낍니다.

 

 

광이 된 아연광산 시멘트 옹벽에

울진금강송을 테마로 거대한 벽화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보는 이의 시각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널찍한 임도를 걸으며 실질적인 산행은

이제 마무리 분위기로 접어들게 되고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는 매미소를 지나

버스시간을 맞추기 위해 바쁜 걸음 옮겨가니

 

 

피서객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제법 눈에 띄는

신선계곡주차장에 당도하게 됩니다.

 

 

 

낙동정맥에서 동해 쪽으로 슬쩍 가지 친 능선에 솟아오른 울진 백암산.

산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져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가 많은 곳으로 이름나 있고 산 아래 백암온천은 국내 최고 수질을 자랑하는 유명한 곳이지만 온천을 목적으로 서너 번 와본 것 외에는 찾아온 적이 없었던 곳이었는데 산을 찾기 시작한 오래 전부터 백암산을 찾고 싶었지만 어찌된 연유인지 지금껏 미답의 산으로 남겨 놓았으니 본인이 생각해도 왜 이리 늦게 찾게 되었는지 곰곰히 생각을 하게끔 하는 곳이다.

각설하고 실제 오늘 처음 백암산과 신선계곡을 한바퀴 돌아본 소감은 그야말로 웅장하고 깊고 힘이 넘치는 산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부근의 응봉산과 마찬가지로 금강송이 산행 내내 특유의 붉은 색을 내비치며 미끈하게 쭉쭉 뻗은 미인송의 모습으로 함께 해 주었고, 선시골이라는 옛이름을 가지고 있는 신선계곡 또한 대단하다는 느낌이 저절로 들 만큼 굉장한 곳이었다.

협곡과 깊은 소는 섬뜩하리만치 신비감이 넘쳤고, 산사면과 산릉에 빼곡하게 우거진 아름드리 소나무 숲은 골짜기를 한층 풍요롭게 덧칠해 주었다.

짙푸른 물빛은 산의 정기가 담겨 있고, 용소는 그 맑고 기운찬 정기를 골 밖으로 뿜어내고 있는 곳이다 싶었고 산길은 된비알 계단길을 거슬러 올랐다가 다시 완만한 허리길 따라 또다시 다리를 건너서게 되고, 데크 길을 버리고 부드러운 흙길 따라 지능선을 거슬러 오르다가 다시 소나무 우거진 숲속 허릿길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산길로 변신을 거듭해 산꾼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비경들에 감탄사가 이어지고 꼭꼭 숨겨둔 보물처럼 온전히 그 모습을 다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미처 다 못본 곳은 다음 기회 계곡트레킹으로 갈증을 해소하기로 하고 우렁찬 폭포소리에 빠져 잠시 세상 속 나를 잊어보기도 하고 청류가 흐르면서 바위를 깎아 만든 신기한 폭포는 그냥 첨벙 뛰어들고 싶을 만큼 충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어느 한 곳 순조롭게 흐르는 곳이 없는 협곡을 흘러내리는 물은 저마다 바위틈을 비집으며 유구한 세월을 두고 흘러 이리도 아름다운 절경을 빚어 놓았나 싶어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산악회버스에 부탁하여 온천장으로 갈 생각이었으나 하산주를 먹는다고 판을 벌리는 모습에 포기를 하고 주차장 입구의 매점에 들러 내선미마을의 버스시간을 물으니 6시20분에 온다고 한다. 얼음과자 2개 사서 하나씩 입에 물고 마을까지 걸어가 마을회관 지나서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오기를 이십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버스를 타고 온천장으로 돌아와 들머리에 세워놓은 애마를 찾으러 땀 뻘뻘 흘리며 오르막 포장도로를 따라 열심히 걸어간다. 어쨌거나 집에는 가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