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싱그러운 숲길따라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걸었던 울주.양산 대운산
♤ 산행일자 : 2016. 05. 21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 양산시 웅상읍, 울주군 온양읍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대운산 제3공영주차장 - 만보농장-불광산-대운산-대운산 제2봉-내원암갈림길-대운산 제3공영주차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50분, 12.1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지 소개 - 대운산 (大雲山)
경상남도 양산시 삼호동과 용당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명경지수와 같은 저수지, 울창한 산림 등 주변의 수려한 자연 경관과 골짜기를 항상 휘감고 구름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할 정도로 아름답다."라는 기록이 일부 문헌에 남아있다.《동국여지승람》에는 '불광산'으로 되어 있으나 언제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변하게 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이름은 다르지만 두 이름 모두 광명한 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빼어난 절경을 가진 산은 아니지만 적당한 능선의 기복과 오르내림이 있어 산행의 재미가 있는 산이다.
산에는 673년(신라 문무왕 13)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장안사를 비롯하여 원효대사가 수도했으며 중국의 《해동고승전》에도 그의 일화가 전해오고 있는 척판암·내원암 등이 있다. 장안사는 《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된 신라시대의 고찰이며 내원암은 장안사의 암자이다. 척판암에는 원효의 사적비와 좌선대가 있다.
산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나 장안사에서 시작하여 척판암을 통해 정상에 오르는 길이 많이 알려져 있다. 능선길에는 정비된 이정표가 곳곳에 있어 산행의 어려움은 없다. 철쭉·진달래·억새 군락이 많아 제철에 산행을 하면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산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원효산과 천성산이 가까이 보이고 그 너머의 취서산·신불산·운문산·가지산 등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을 볼 수 있다. 북쪽으로는 울산광역시와 문수산이, 남쪽으로는 달음산의 독특한 산세와 금정산,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조망되는데 날씨가 좋은 날은 멀리 대마도까지도 보인다.
하산은 대개 산 정상에서 시명산·시명계곡을 거쳐 명곡으로 내려오는데 중간중간에 전망대 구실을 하는 곳이 더러 있다. 산행시간은 5시간 안팎이 걸린다. 산에서는 식수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입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참조 : 두산백과)
◈ 산행기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떠나던 산으로의 나들이를 이번 주에는 하루 앞당겨 토요일에 떠나기로 하고 아침 일찍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더구나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산행지로 가려는 계획을 잡고 열차편을 알아보니 포항에서는 원하는 시간대에 출발하는 열차가 없어 하는 수없이 서경주역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을 하게 된다.
경주역보다는 주차하기가 용이한 서경주역으로 차를 몰고 가 주차장에 애마를 세워놓고 아침 8시 5분 기차를 타기위해 대합실에서 기다리다 도착한 기차에 몸을 실으니 정말 오랜만에 기차를 그것도 무궁화호를 타보니 조용하고 편안한데다 자리도 널찍해서 선택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시간 10분 가량의 기차여행을 마치고 도착한 남창역에서 플랫폼을 빠져나와 대운산공영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찾아간 버스정류소에서 시간표를 알아보니 아직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해서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하고 역으로 다시 가보았지만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에만 택시가 대기하고 있는 모양이라 보이질 않는다.
한참만에 도착한 택시를 타고 대운산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에는 등산객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가득하다. 역시 많은 산객들이 찾는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장비를 챙기고 GPS를 가동하며 세 번째 찾게되는 대운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세 번째 찾아온 대운산 제3공영주차장.
단체로 산행을 온 산악회원들을 뒤로 하고 서둘러 산행을 시작합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휩쓸려 산행을 시작하기가 싫은 때문입니다.
오늘 걷고자 하는 코스를 아내에게 설명하면서
돌아갈 열차시간에 맞추려면 부지런히 걸어야 할거라는 얘기를 하면서
대운교를 건너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따릅니다.
삼거리에서 좌측 대운천을 따라 나있는 널찍한 도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울산의 빼어난 경치 12곳 중 하나로 꼽히는 내원암계곡은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으로
오래 전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지금도 맑은 물은 여전히 계곡을 적시고 있네요.
주차장을 출발한지 10분 가량 지나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우측길은 도통골 구룡폭포로 향하는 길이지요.
하지만 오늘 걷고자 하는 코스는 좀더 넓은 범위이기에
좌측 정면으로 나있는 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샤스타데이지'
계속되는 딱딱한 흙길이 자칙 지루해질 법도 하지만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우거진 숲길을 걷는 동안
얘기꽃을 피우며 걷다보니 그리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겠네요.
주차장을 떠난지 30분 걸려 도착한 만보농장 입구.
진행방향은 좌측 차단기 뒤쪽입니다.
박치골을 거쳐 대운산 주능선으로 오를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곧이어 박치골 계류를 건너 이어지는 등로를 계속 따르면
널찍하던 등로는 좁은 돌길로 이어지고
함께 걷던 몇몇 산님들도 샛길로 갔는지 아니면 뒤처진건지 보이지 않고
조용하고 아늑한 푸른 숲길의 오솔길이
펼쳐지고 있어 마음 또한 편안해 지는군요.
우측으로 시그널이 몇개 달려있는
갈림길을 만나 잠시 지도를 확인해보니
불광산 방향으로 곧장 진행할 수 있는 갈림길이지만
장안사에서 올라오는 능선으로 진행하고자
직진의 등로를 계속 따르기로 합니다.
작은 계류를 하나 건너 허리길을 에돌아 오르니
고도는 조금씩 가팔라지기 시작하지만
푸른 숲속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은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제 주능선에 거의 다온 것 같네요.
장안사에서 이어져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주능선에서
불광산을 향해 새로운 마음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는
우측 불광산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4년 전 늦은 가을 홀로 대운산환종주를 하면서
불광산 된비알을 오를 때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힘겨워하는 집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워줍니다.
불광산 정상 직전에 있는 쉼터를 만나게 되지만 계속 진행을 하게 되면
119구급함이 있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오른쪽은 불광산을 가지 않고 우회하여 대운산 방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가파르게 곧추 세운 등로를 천천히 올라서면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의
3개 시도가 만나는 봉우리인 불광산에 도착하게 되고
조망이 없는 탓에 간단히 인증샷 하나 남기고
곧장 대운산을 향한 걸음을 계속해 나갑니다.
정상석 뒤로 나있는 길을 들어서면 곧바로 삼거리가 나오고
대운산을 향한 등로는 우측 아래로 이어집니다.
시명산이 가까이 있지만 귀로의 열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늘도 아쉽지만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쏟아질 듯한 내림길을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내려가면
잠시 후 불광산 우회등산로와 다시 합류가 되고,
6~7분 후 소방구조목이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왼쪽은 시명골 방향, 오른쪽 박치골 방향입니다.
하늘이 훤히 열리는 조망바위가 나타나는 지점에서
잠시 눈을 즐겁게 해봅니다.
시명골이 끝나는 지점에는 양산시 서창동이 자리하고 있고
그 뒤로 양산의 천성산이 성채처럼 두르고 있는 모습이 잡히는군요.
초여름 날씨같은 숲길에 선명한 햇살
그리고 더 없이 싱그러운 나무 잎...
그리고 새들의 맑은 소리가 바람에 실려
귓가를 더 없이 기쁘게 하는 오월의 숲길을 걸어가니
어느 듯 시명사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두텁게 깔린 낙엽도 바스러질 정도로 많은 산객들이
밟고 지나갔을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가면
쉼터 의자가 있는 갈림길에 닿게 됩니다.
좌측은 서창운동장, 우측은 박치골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녹색의 푸르름이 싱그럽게 출렁이는 숲길을 따라
신나게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우리의 들꽃들은
오늘만큼은 귀로의 열차시간 때문에
눈맞춤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산속에 피어난 수많은 야생화와
초목들에 담긴 이야기며 이름들...
그리고 숲의 중요성들을 집사람과 함께 얘기 나누며
걸어가는 산길은 더욱 아름다운 초록으로 반짝이고 있답니다.
대운산 정상 직전의 암봉에 올라 막힘없는 조망을 즐겨봅니다.
멀리 우측으로는 기장의 명산 달음산이 보이고
고리원자력발전소와 장안의 월내항이 있는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이번에는 등 뒤쪽의 서쪽방향을 조망해보기로 합니다.
울주군 웅촌면이 너른 구릉 위에 자리하고 있고
그 뒤로 남암지맥의 분기점인 정족산이 버티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운산 정상에 다시 섰습니다.
많은 산님들 덕분에 오늘은 혼자가 아닌
둘이서 흔적을 남겨보게 되는군요.
정상에서의 흔적을 남기고
주변의 그늘숲을 찾아 들어
준비해간 먹거리로 점심시간을 가져봅니다.
맛나게 점심요기를 하고서
대운산 정상에서의 주변 조망을 다시 한번 즐기고
멀리 보이는 대운산 제2봉을 향한 걸음을
데크계단을 따라 내려서면서 다시 시작합니다.
데크계단을 내려서며 만난 층층나무에 꽃이 활짝 핀 모습을 담고
내려선 헬기장에서는 오른쪽 제2봉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곧장 나있는 길을 따르면 대추남만디 방향이지요.
잠시 후 좌측으로 갈라지는 용당리 방향 삼거리를 지나
평탄한 등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가면
철쭉군락지로 들어서게 되면서 등로는 데크길로 바뀌게 됩니다.
3~4분 가량 등로를 잇게되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오른쪽 길은 도통골로 내려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진행속도와 도착예정 시간을 비교해 보면서 망설인 끝에
대운산 제2봉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모처럼 찾아왔으니 제2봉에서의 시원스런 조망을
집사람에게 보여주고픈 욕심에
좀더 속도를 내가며 등로를 이어갑니다.
상대봉(668봉) 갈림길입니다.
오늘은 시간에 쫓겨 그냥 통과하기로 마음먹고
철쭉제 행사장만 사진에 담고 되돌아나와
제2봉을 향한 걸음을 바삐 움직여봅니다.
널찍해진 등로를 따르면 잠시 후
또 하나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등로는 곧장 직진길입니다.
좌측은 대운산자연농원, 휴휴사 방향이랍니다.
대운산을 오르지 않고 곧장 내원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데크계단을 힘겹게 올라서면
시원스런 조망이 기다리고 있는 대운산 제2봉에 닿게 됩니다.
못 와본 사이에 영알의 그것과 같은 정상석이 반겨주고 있네요.
북쪽 방향으로 시선을 고정시켜 보면 십년 묵은 체증이
싹 가실 정도로 막힘없는 조망이 시원스럽습니다.
울산의 남암산, 문수산이 가운데로 다가오고
우측 멀리 울산 시가지, 온산공단 등이 연무속으로 보이는군요.
오래 머무르며 멋진 조망을 관망할 여유가 없어
사진에 몇장 담고서 곧바로 쏟아지질 듯한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못 와본 사이에 등로 정비가 되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전과 다름없는 가파른 돌길의 연속이라
발목부상이 염려가 되는 하산길로는
달갑지 않은 코스라는걸 다시금 느끼게 되는군요.
다음 기회에는 힘들더라도 등산코스로 잡아서 올라볼 생각입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는 등로에서 만나게 되는
나무, 계곡, 흙, 바위, 향긋한 바람을 맞이하게 되면
저절로 신록의 초록 자연속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그 자연속에서 인생이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지 담금질을 하면서
산을 오르내리며 삶의 동력을 또 찾아보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도 다시 다잡아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쏟아질듯 계속되던 내림길이 끝나고 다시 오름짓을 이어가면서
잠시 허리를 펴고 하늘을 쳐다보니
지나왔던 대운산이 밝은 햇살 아래 우뚝하고
역시 거쳐왔던 대운산 제2봉도 우측으로 올려다보이는데
육안으로 보아도 고도감이 느껴져 가팔랐던 내림길이 새삼 떠오르는군요.
조금은 따갑다 싶을 정도로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초록으로 시원한 숲 속을 걷다보면
내원암 갈림 삼거리에 닿게 되는데
편한 길따라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딱딱한 시멘트길을 걷기 싫어서 계속 산길을 고집하며 진행합니다.
318봉을 향한 오름길에 조망터에서 내려다 본 내원암의 전경입니다.
암자치고는 자리하고 있는 산세나 규모가 제법 괜찮아 보이는군요.
인위적인 솜씨가 엿보이지만 그래도 작은 정성 하나 보태주고
기품 넘치는 멋진 소나무 아래에서 포즈를 취해가며
사진 몇장 남겨보는 여유도 가지면서
쉼없이 발놀림을 해간 덕분인지 열차시간에
조금의 여유가 있는 것 같아 마음 편히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숲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대원천을 바라보며
콜택시를 불러놓고 막바지 산행을 이어가다 보면
아침 나절 산행을 시작했던 대운천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대운교 다리 아래로 내려가 땀을 씻어내고
때맞춰 주차장에 도착한 콜택시에 몸을 싣고
남창역을 향해 달려가며 산행은 대미를 장식하게 됩니다.
난생 처음 기차를 타고 산행을 떠나보니 핸들을 놓은 편안함과 여행이 주는 설레임까지 나름 색다른 느낌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온 것 같아 시간과 조건이 맞는다면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계절의 여왕 5월은 열흘 가까이 남았지만 한낮의 따가운 햇살에 무더위의 열기를 느끼고 있으니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한 기분이 든다. 올 여름 폭염을 또 어떻게 견뎌야 할지 슬슬 걱정도 되긴 하지만 초록이 우거진 숲길을 걷다보면 일상에서 따라온 걱정, 근심거리는 어느 새 사라지고 없다.
부드러운 바람의 속삭임, 신선한 수목의 향기... 밝은 햇살이 비치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산행이 주는 즐거움은 배가 되고, 잡다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을 하면서 마음의 정리를 할수 있는 것 또한 산행을 통해 얻는 소득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꾸준히 산과 더불어 지내는 생활은 지속될 것이니 늘 건강관리에 철저를 기해 오래도록 산을 가까이 할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산 전에 호출해놓은 콜택시를 타고 남창역을 향해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