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산(臥龍山)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이곡동, 용산동, 신당동, 달성군 다사읍, 서구 상리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 299.6m이다. 이곡동에 있는 이 산에 와룡이라는 이름이 붙게된 데에는 산 아래에 옥연(玉淵)이 있어 용이 노닐다가 그 못에서 나와 승천을 하려는데 지나가던 아녀자가 이를 보고 '산이 움직인다' 하고 놀라 소리치자 이 소리를 들은 용이 승천을 하지 못하고 떨어져 누웠다는 설이 있다. 와룡산은 산세가 대체로 완만하고, 정상 부근 약 300여m 지점까지 야간조명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야간에 산책하기 좋은 산이다. 2009년 등산로정비사업으로 각종 체육시설 및 쉼터를 갖추고 수목을 추가 식재하여 도심속 휴양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 산행기
주말 새벽까지 내리는 비를 보면서 이번 주 산행은 글렀나 싶어 실망감에 빠져있다가 아침을 먹고 창밖을 내다보니 비는 그치고 비록 구름이 약간 있지만 깨끗한 하늘이 보이고 주변 풍경 또한 먼곳까지 시야에 들어와 망설일 것도 없이 냉장고를 털어 먹거리를 챙겨 배낭에 갈무리를 하고서 집을 나섭니다.
조금은 늦은 시각이지만 비온 뒤의 맑고 깨끗한 날씨에 산 위에서의 멋진 조망을 구경하기 위해 찾아가는 곳은 아직 미답의 산으로 남아있는 대구 와룡산입니다.
고향인 대구에서 태어나 삼십 중반까지 사는 동안 와룡산이라는 말만 들었지 가본 적은 없었고 대구를 떠나던 그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의 현장이었던 와룡산을 여태 한번도 찾지 않았었다는 사실에 한번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던 차에 적당한 산행시간에 대구시가지의 풍경을 담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고속도로를 달려 목적지로 입력해놓은 성서운동장을 향해 차를 몰아갑니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한 성서운동장 끄트머리에 있는 배실공원주차장에는 거의 만차상태였는데 다행히 딱 한 자리가 남아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주차를 해놓고 GPS를 켜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성서성당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산행궤적배실공원주차장 입구.휴일을 맞아 운동장에는 축구를 즐기고 주변 트랙에는 달리기나 걷기운동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네요.성서푸른마을 아파트 옆 소방도로로 꺾어 들어가면성서천주교회가 정면으로 바라보이는군요. 와룡산 들머리는 성당가기 전 좌측으로 나있습니다.'씀바귀'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곳이어서 그런지 등산로도 널찍하고 특히 야간산행까지 할수 있게 조명시설까지 되어있네요.데크계단이 경사도에 맞게 설치가 되어있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쉼터가 있는 삼거리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꺾이게 되고'고들빼기'성서운동장과 불미골 쉼터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능선을 향해 곧장 나아갑니다.궁산에서 이어져오는 지맥길과 합류가 되는 능선에 올라 우측방향으로 진행하면얼마지나지 않아 운동시설이 있는 불미골 쉼터에 닿게 됩니다.아직도 만연한 코로나로 인해 사람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요즘 산행을 취미로 삼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찬 신록의 숲길을 걷다 보면 건강 뿐만 아니라 일상의 복잡한 마음도 잊어버릴 수 있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답니다.와룡산 정상. 주변 조망이 막혀있어 간단히 카메라에 담고서 상리봉을 향해 진행을 이어갑니다.'염주괴불주머니'불미골쉼터에서 우측으로 나있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지점을 통과하면와룡산 MBC중계소도 만나게 됩니다.성서지역의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지역주민들의 발걸음이 잦네요.헬기장 아래의 조망처를 찾으니 달서구와 월배, 화원 방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왼쪽 앞산에서 오른쪽 끝 비슬산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잠시 후 또다른 조망처에서 바라보니 두류공원과 이월드에 있는 83타워(대구타워)도 시야에 들어옵니다.대구광역시 달서구와 서구의 경계에 서있는 이정표.연녹색의 이파리들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숲길따라 완연한 봄의 정취를 맘껏 느끼며 널찍한 등로를 따르니하늘이 환히 열리고 널찍한 산정에는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리봉에 도착하게 됩니다.와룡산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상리봉전망대.깨끗한 날씨 덕에 먼곳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을 즐겨봅니다. 팔공산 주능선과 금호강 너머 칠곡의 시가지도 보이네요.대구염색공단과 이현공단 뒤로 대구시가지가 시원스레 펼쳐집니다.대구 앞산, 비슬산 방향.대구시가지 파노라마.팔공산 총사령부를 당겨보고앞산과 청룡산의 모습도 당겨보며 엄청나게 변모한 고향의 모습을 구경하고 다음 여정을 이어가기로 합니다.쓰레기매립장으로 지금은 복토를 하고 정화중이라 하는군요.와룡산에는 소나무 숲도 있지만 아카시아도 엄청 많이 식재되어 있네요. 아카시아꽃이 탐스럽게 피었습니다.대치골갈림길.'산비장이'손자봉(서구 제2봉)와룡의 머리격인 용두봉과 쓰레기 매립장의 에너지센터.이제 할아버지봉을 향해 오릅니다.'할아버지봉(서구 제3봉)과거 대구시의 외곽이었던 와룡산이어서 그런지 손자봉에서 용미봉에 이르는 구간은 무덤이 많이 산재해 있네요.'분홍씀바귀'용미봉(서구 제4봉)용미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호강과 팔공산 방면의 풍경.정면으로 서대구역이 보이고 그 뒤로 대구광역시 전경이 펼쳐집니다.용미봉을 내려오면 곧바로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우측은 진달래군락지가 있는 한국도로공사 서대구영업소 방향으로 와룡산 진달래와 영산홍이 유명하다고 하니 내년 봄 다시 이곳을 찾으리라 다짐을 하고 좌측 아래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갑니다.제법 가파르게 쏟아지는 내림길을 내려오니 잘 꾸며진 묘역을 만나게 되는데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을 골라잡아 늦은 점심을 해결합니다.어느 가족묘역 입구에 연두색 이팝나무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드러지게 꽃이 피어나 나무 전체에 하얀꽃으로 덮여있는 것 같습니다.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면서 이곳 방천리에 살던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면서 세워진 방천리 망향비와 망향각.'갈퀴나물'대구광역시 환경자원사업소(그린 에너지센터) 앞을 지나도로를 건너 다시 숲으로 들어 용두봉을 향한 오름짓을 시작합니다.'국수나무'용두봉으로 오르는 등로는 제법 가파른 가풀막으로 이어지는군요.용두봉 오름길에 만난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금호강과 경부선 국철과 KTX 철도 그리고 경부고속도로 등을 보면서 너무나 변해버린 모습에 한참을 서서 주변을 둘러보며 기억을 더듬어봅니다.대구광역시 환경자원사업소.분묘 1기와 삼각점 하나 박혀있는 용두봉의 모습입니다.정상은 사방이 막혀있어 조망은 볼수 없어 예쁘게 피어난 '땅비싸리꽃'만 하나 담고서 와룡산방향으로 길을 듭니다.정상 바로 아래 조망이 트이는 곳이 있어 다가가보니 금호강과 다사읍이 바라보이고 멀리 가야산도 시야에 잡히는군요.그래서 한번 당겨보았습니다. 우측으로는 두리봉, 단지봉, 수도산등의 고봉들도 보이네요.와룡산의 모습은 마치 용이 또아리를 틀고 누워 있는 형국으로 가운데 쓰레기매립장을 가운데 두고 한바퀴 빙도는 코스입니다.도림초등학교 갈림길.지나온 용두봉을 되돌아보고등로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궁산 주변의 풍경들을 바라보면서연둣빛 푸르름이 가득한 걷기좋은 능선길을 따라 부지런히 발놀림을 이어갑니다.와룡산을 오를 때 만났던 정상 가기 전 갈림길에서 불미골 쉼터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불미골 쉼터.올라왔었던 성서성당 방향의 갈림길을 지나 좀더 진행을 하면잠시 후 궁산으로 이어지는 지맥길과 작별을 하고 좌측 성서운동장으로 내려서는 등로를 따릅니다.완만한 내림길을 따라 하산길을 이으니 곳곳에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지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 동네 뒷산이라는 사실 새삼 느끼면서다음 기회에는 또다른 들머리를 이용해서 찾아봐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해봅니다.산행을 마치고 에어건으로 말끔하게 먼지를 털어내고곧바로 나타나는 배실공원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 졸고 있는 애마를 깨워 복잡한 고속도로를 달려 포항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