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암사에서 다시 올라본 신불산 동릉(칼바위능선)-신불산-삼봉능선 산행
♧ 산행일자 : 2025. 4. 11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삼남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건암사 입구 간이주차장-건암사-삼봉능선 갈림길-계곡 건너 우측길-신불산 동릉 합류-공룡능선(칼바위능선)-신불산-신불재-삼봉능선(돌탑봉, 남근봉, 호랑이봉)-건암사 주차장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05분, 6.6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주말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비소식이 있어 오전에 다녀올 생각으로 배낭에 간단하게 몇 가지 챙겨넣고 차를 몰아 경주방향으로 달려갑니다.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직장생활에 있어 마지막 산행이라 마음 또한 남다르네요.
주말에만 산행이 가능했었지만 이제 은퇴를 하고 나면 평일산행도 가능하니 건강관리 잘하면서 좋아하는 일 하면서 노후생활을 슬기롭고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언양I.C를 빠져나와 네비게이션에 입력해 놓은 건암사 입구에 도착을 하니 간이주차장에는 달랑 서너 대의 차량만이 눈에 띌뿐... 황량한 느낌이 드는군요.
예전에는 주말이면 주차할 곳이 마땅찮아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생각을 하니 갑자기 왜 이리 되었지?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국도 어수선한 데다 최근 발생했던 대형 산불의 여파가 가장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또한 비소식이 있어 그런가 싶기도 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봅니다.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에 건암사 입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신불산을 향한 첫 걸음 떼어봅니다.
산행궤적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돌면 건암사를 알리는 빗돌이 서있는 도로를 따라 산행은 시작됩니다.
수양버들처럼 축축 늘어진 벚나무가 특이한데 경주 보문단지 내 연못 주변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한달 남짓 남았지만 벌써 연등이 달려 있는 건암사입니다.
건암사 옆에 있는 실질적인 들머리에서 시원한 약수 한잔 들이키고 숲길에 잘 만들어진 등로를 따라 들어가면
삼봉능선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좌측은 하산길이고 가야할 신불재나 신불산 칼바위 능선 방향은 우측입니다.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올해 처음으로 봄 산행을 왔으니 야생화들도 고개를 내밀며 반겨주는군요.
위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고깔제비꽃, 현호색, 노랑제비꽃, 개별꽃.
갈림길에서 오른쪽 신불재로 향하는 길을 따라 약 10분여 올라가면 계곡을 횡단하게 되고,
계곡을 건너면 이정표가 맞아주는데 조금 위쪽으로 갈림길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바닥에 신불공룡능선 이정표 푯말이 떨어져 있는데 우측으로 길 안내를 하고 있네요.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에 지금껏 다녔던 직진길의 신불재 방향을 버리고 팻말을 따라 들어섭니다.
등로는 역방향으로 이어지는데 그동안 빈번한 출입이 잦았던 듯 뚜렷하게 이어지네요.
매화말발도리.
등로는 쉼없이 가풀막으로 이어지고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등로는 계속됩니다.
삼거리갈림길에서 10분 가량 가풀막을 극복하니 그제서야 하늘이 열리고 신불산 동릉에 올라서게 됩니다.
좌우로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지는데 홍류폭포에서 올라오는 능선 아래로는
등억온천지구가 내려다 보이고 멀리 고헌산도 보이네요.
아래쪽에는 꽃이 다 떨어지고 잎이 푸르거나 끝무렵의 꽃에 잎이 돋아나고 있었는데
산정에는 아직도 싱싱한 진달래를 볼수 있어 눈이 즐겁기만 합니다.
등로 좌측 아래로는 올라왔던 건암사가 내려다보이고 울산-밀양간 고속도로가 시원스레 뚫려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고개를 들어 건너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하산코스로 잡은 삼봉능선이 손에 잡힐 듯하고
그 너머로 영축산 동릉의 독수리바위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드디어 공룡능선이 시작되나 봅니다. 우회길이 있지만 사양하고 험로구간으로 오릅니다.
본격적으로 공룡능선 산행이 시작되는 부분으로 바위를 타기 시작합니다.
암벽을 지나 급비탈을 기어오르다시피 올라가 올라온 등로를 내려다보니
그 험준함이 장난이 아님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가까이 다가온 공룡능선의 상징인 태글바위의 위용.
물고기의 머리모양을 닮아 혹자는 잉어바위라고도 한다는군요.
이제 눈높이가 비슷해진 하산코스인 삼봉능선.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일대가 훤하고 좌측 멀리 울산의 문수산, 남암산
그리고 우측 정족산 너머로 대운산까지 시야에 잡히는군요.
아래쪽에는 거의 끝물인데 아직 싱싱한 생강나무꽃.
태글바위 우측 바윗길을 힘겹게 올라서면
홍류폭포에서 칼바위능선으로 올라오는 등로를 만나게 됩니다.
칼바위능선으로 진입하기 전에 태글바위 상단으로 내려가 지나온 흔적들을 되돌아보니 새삼 발품의 대단함을 느끼게 됩니다.
홍류폭포 갈림삼거리 이정목을 지나 올라서면
신불공룡능선의 하이라이트인 칼바위능선으로 진입을 하게 되지요.
세상을 발 아래에 둔 듯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에 양옆으로 가파르게 깎아지른
바위 능선에 올라서니 발끝부터 아찔함이 전해져 오네요.
외줄을 타는 듯 아찔했지만 사방에 펼쳐진 멋진 경치에 둘러싸여 있으니 하늘을 나는 기분이 따로 없는 듯 합니다.
그동안 건암사 방향에서 공룡능선으로 오를 때 이용했던 신불릿지 갈림길을 지나면
공룡능선의 가장 큰 바윗덩어리인 1,081봉이 우뚝 솟아 보기만 하여도 그 위용에 압도 당하는 기분입니다.
눈높이와 비슷하게 다가오는 간월산과 그 아래로 뻗어내린 간월공룡능선이 보이고
그 뒤로 천길바위를 품고있는 912봉과 배내봉으로 연결되는 하늘억새길이 뻗어가고 있네요.
또한 배내봉 뒤쪽 능동산 너머로는 운문산, 가지산, 상운산이 차례로 펼쳐져 있는 모습입니다.
한층 높아진 눈높이에 시야는 더 넓게 보이는 것 같아 보는 맛 또한 시원스럽습니다.
하산 루트인 삼봉능선 너머로 영축산과 죽바우등이 멀리로 보이고 신불재와 그 아래 쉼터도 시야에 들어오네요.
발 아래로 펼쳐지는 삼남면 가천리 일대가 손금처럼 훤히 들여다보이고,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빌려온 듯한 이름인 신불산 공룡능선...
비록 그 규모는 작지만 거대한 바위들로 이어진 모습이 당당해 공룡다운 위엄을 느끼게 합니다.
지나온 암릉길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멋진 경관을 카메라에 담고
공룡능선이 끝나는 지점의 바윗길 한쪽에 자리를 잡고 조금은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신불산 정상부가 빤히 올려다보이는 터에서 빵과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험로를 빠져나와 정상을 향해 등로를 이어갑니다.
오늘도 경쟁이 아닌 오롯이 오름을 즐기며 도착한 신불산 새천년 빗돌에서 오랜만에 만난 기쁨을 나누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으로 보호 목책을 설치해 놓은 '누운소나무'와 눈맞춤을 하고서
근 3년 만에 다시 찾은 신불산 정상에서 흔적 하나 남겨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아 이젠 교체를 해야할 것 같은 데크에서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을 풍경을 바라봅니다.
신불서릉 너머로 배내골을 지나 재약봉, 향로산 방향입니다.
산 아래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것들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상북면 일대.
바라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의 정경을 보여주는 영알의 모습입니다.
신불산 정상을 내려와 신불재를 향해 내려갑니다.
신불재가 가까워질 즈음 멋진 풍광을 사진에 담아보지만 오늘의 신불산은 조용하기 그지 없습니다.
산행 하는 동안 칼날능선과 정상에서 만났던 예닐곱 명의 산객들을 제외하곤
만날 수 없었던 오늘의 발걸음은 그동안 볼수 없었던 기현상이 아닌가 싶네요.
깊고 긴 배내골 뒤로 재약봉, 코끼리봉, 향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펼쳐지고 우측 멀리 재약산과 천황산이 우뚝합니다.
그리고 영축산에서 이어지는 영알에서 가장 아름다운 능선인 영축지맥길을 바라보며 저 길을 다시 걸어볼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 걸었던 신불산과 동릉의 공룡능선을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아내고
데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삼봉능선의 초입입니다.
두 개의 헬기장을 지나 지금은 무너져버린 돌탑봉을 지나 남근봉을 향합니다.
건너편 신불산과 공룡능선을 한번 바라봐주고
가야할 남근봉이 우람한 모습으로 다가오며 삼봉능선으로의 내림길을 시작합니다.
쏟아지는 바윗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니 남근봉 입구의 안부삼거리가 나오고
전에 없이 밧줄이 드리워진 남근봉을 오를 생각을 잠시 하다가 포기하고
우측 아래의 시그널이 나부끼는 내림길로 들어서니 호랑이봉이 눈에 들어오네요.
짧은 조릿대가 무성한 가파르게 내리꽂히는 내림길을 따라가면
호랑이봉에 서게 되고 지나온 남근봉을 올려다보니 그제서야 그 이름의 걸맞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언제 다시 오르게 될지 모르겠지만 오전에 올랐던 신불산 공룡능선과 눈맞춤하고서
내림길 우측의 열두쪽배기능선과 영축산 동릉까지 카메라에 담아내고
급내림이 시작되는 본격적인 하산 모드로 들어갑니다.
크게 어려운 곳은 아니지만 밧줄의 상태를 점검해가며 벼랑을 내려와
진달래의 향연이 펼쳐지는 숲길따라 발걸음도 가볍게 등로를 잇습니다.
조금은 삭막한 급내림길을 따라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하며 내려섭니다.
쉼없이 이어지던 급한 내림길이 한풀 꺾이고 부드러운 숲길을 잠시 내려오니
꽃이 지고 연록색 잎으로 갈아입은 수목들이 반겨주니 두 눈은 시원스럽기만 하네요.
산행 시작 때 지나쳤던 신불재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곧 건암사로 내려서게 됩니다.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들이키고 흙이 묻은 스틱을 세척하고서
건암사를 내려와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