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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시원스러운 조망이 보고파 찾은 경주 오봉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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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시원스러운 조망이 보고파 찾은 경주 오봉산

해와달^^* 2021. 3. 30. 17:18

♧ 산행일자 : 2021. 03. 28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경주시 건천읍, 서면 일원
♧ 산행인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 유학사 입구 삼거리-512봉 입구 임도-주사암-마당바위-붉은바위(제5봉)-오봉산-코끼리바위-임도갈림길-전망바위-안부삼거리-쉼터삼거리-유학사-유학사 입구 삼거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20분 (식사 및 휴식 포함. 놀며 쉬며)

 

 

 

 

◈ 산행기

하루종일 흐린 날씨가 계속되었던 어제의 경주남산 산행에 시원스러운 조망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등로 곳곳에 피어난 진달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즐거움을 대신했었는데 간밤에 내린 비에 미세먼지마저 깨끗하게 씻겨졌는지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은 맑게 개어있어 집안에만 있을 수 없어 간단히 아침을 차려먹고 점심 먹거리로 삶은계란 몇 개와 빵 등을 챙겨 다시 경주 방향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모처럼 미세먼지가 없는 깨끗한 하늘이어서 시원스럽고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고 싶어 경주 단석산과 오봉산 두 곳 중에서 고르라고 했더니 오봉산을 가자고 하는군요.

건천-포항산업도로를 달려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유학사 입구에 도착하니 너댓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겨우 한 자리 정도 남아있어 비집고 들어가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산행안내판 앞에서 오봉산 정상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유학사 입구 삼거리입니다. 유학사는 하산길에 보기로 하고 맞은편 숲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경주 오봉산은 다섯 개의 봉우리가 있어 이름이 붙은 듯하며 산의 모양이 닭벼슬을 닮았다 하여 닭벼슬산 이라고도 한답니다. 이 곳에는 산이름보다는 여근곡(女根谷)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이지요.


경주시 건천읍 신평리 오봉산 골짜기에 있는 여근곡은 지형이 여자의 국부처럼 생겨서 붙여진 지명으로 신라 선덕여왕 때의 여근곡에 대한 설화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일연스님이 쓴 삼국유사 '기이(紀異)' 편에 신라 선덕여왕의 기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선덕여왕이 즉위한 지 5년이 되던 어느 날. 한겨울인데도 궁 서쪽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 떼가 사나흘 울었다.
신하들이 괴이하다며 여왕께 물었다.
여왕은 "정예병사 2천 명을 모아 빨리 서녘 교외로 달려가 여근곡(女根谷)을 찾아가라. 그곳에 반드시 적병이 숨어 있을 것이니 습격해서 죽이라"고 명령했다.
각간 알천과 필탄이 군사를 데리고 여근곡을 찾아갔는데 과연 여왕의 말대로 백제 군사 500명이 매복하고 있었고 백제 군사들은 그 자리에서 몰살당했다.
여왕의 예지에 탄복한 신하들이 물었는데, 여왕은 "개구리가 겨울철에 시끄럽게 우는 것은 병란의 조짐이요, 눈이 불거져 있는 것은 성난 군대를 상징하고 옥문은 여근으로 음에 속하므로 흰 것을 뜻하며, 흰 것은 서쪽을 상징하는데 남근은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으므로 그들을 잡을 수 있음을 알았느니'라고 하였다.

 

여왕의 지혜와 신묘함을 알려주는 이 삼국유사 기사는 선덕여왕을 말할 때면 자주 등장하는 얘기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꼼짝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평범했던 날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절절하게 느끼는 요즘
해마다 피었던 봄꽃이 특별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요즘에서야 깨닫게 된 진리일거란 생각입니다.
옹기종기 모여서 재잘거리는 종달새의 모습이 연상되는 작지만 탐스러운 '현호색'입니다.
512봉을 향한 걸음이 아닌 계곡속으로 자꾸 빨려들어가지만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걸음을 늦출 수는 없었네요.
근 10년 만에 유학사코스를 걸어보니 분명 예전부터 있었던 코스임에도 새롭게 느껴지는군요.
땅 속에 숨어있던 물이 밖으로 나오는 샘터에는 자그마한 바가지가 구비되어 있었지만 먹기에는 꺼림칙해서 구경만 하고 지나갑니다.
'양지꽃'
등로는 가파르게 솟구치는 경사길에 완만하게 지그재그 형태로 이어지는데 경주남산보다 더 일찍 봄이 찾아왔는지 못보던 꽃들이 눈에 띄는군요.
'솜나물'
봄이 찾아온 산길에는 갖가지 들꽃이 수줍게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봄길을 걷는 일도 참 좋은 요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군요.
끝무렵의 생강나무.
꾸준하게 이어지던 지그재그 등로는 512봉 입구의 잘록이 안부에서 끝이나고
주사암으로 연결되는 임도와 접속을 하게 됩니다.
'산괴불주머니'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지그재그로 올라서니 능선삼거리에 닿게 되는데 오봉산 정상을 다녀와 좌측 길을 거쳐 유학사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삼거리에서 잠시 시멘트길을 따르면 우측으로 파평윤씨 묘가 있는 곳이 오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지만 주사암부터 찾아보기로 합니다.
'노랑제비꽃'
커다란 바위가 양 옆으로 서있어 일주문 역할을 하고 있는 주사암 입구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니
단아한 모습의 대웅전과 영산전, 범종각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삼면의 바위속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경주시 천촌리 오봉산(五峰山) 바로 밑에 위치한 주사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때 의상 대사가 주암사(朱巖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 절의 내력과 관련된 설화가 전해진다(주사암의 창건 설화 참고). 그리고 이 설화에 의해서 절 이름이 지금처럼 주사암이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은 이 부산성을 축성함에 있어 당시 의상대사는 이 절을 성안에 두게 되면 신라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절은 성벽 바깥에 있게 부산성이 축성되었다.
그런 예언이 있었으나 신라가 멸명하기 까지는 그로부터 수백년이 더 걸렸다.
또한 이 주사암에는 여태까지 죽어나간 사람이 없다고 하여 불사처(不死處)라 이르고 있다.
옛날 어느 왕녀가 밤마다 어디론지 나갔다가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은 수상히 여겨 그 손에 붉은 주사를 칠해 놓았다. 이튿날 아침 왕녀의 행방을 살폈는데 이 주사암 언저리의 암벽에 와서 왕녀는 그 붉은 주사(朱砂)를 칠해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 뒤의 연혁은 별로 알려진 것이 없고, 현재 남아 있는 전각과 불상을 볼 때 조선시대 후기에 중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홈페이지 '경북 나드리'에서]

 

요사체를 지나 잠시 걸음을 옮기면 멋진 노송이 자리잡고 있는 마당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건너편으로 유명한 마당바위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유신장군이 병사들에게 술을 빚어 잔치를 벌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오봉산의 자랑거리인 지맥석(持麥石). 일명 '마당바위'입니다. 이곳에 오면 으례히 마당바위에서 포즈를 잡은 모습을 멀리서 담아보곤 하는데 오늘도 예외일 수는 없지요.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광으로 동쪽으로는 멀리 단석산이 보이고 건너편 부산성의 고랭지채소밭이 올려다 보입니다.
부산성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룡산이 우뚝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정상 부근에는 우라리 생식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팔공산 방향을 살짝 당겨보니 초례봉, 낙타봉, 환성산 그리고 구름에 덮혀있는 팔공산의 웅장한 모습이 다가옵니다.
마당바위에서 바라본 주사암 방향으로 맞은편 소나무가 서있는 곳이 이곳 마당바위의 모습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지요.
오늘은 모처럼 서쪽 능선 끝까지 가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잠시 떼어보면 아래 쪽으로 사각형 구멍이 두개 뚫려있는 바위가 나타납니다. 오래 전 추운 날 이곳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오봉산 역시 기도빨이 잘 받는다는 곳이어서 무속인들이 기도를 하기도 하는 곳이랍니다.
두 번째 조망바위(제4봉)
두 번째 조망바위 위에 올라가 바라보니 오봉산(좌) 정상과 주사암이 있는 주사바위가 건너 보이는군요.
오봉산 서쪽 끝 붉은바위라 일컬어지는 세 번째 전망바위(제5봉)에 서면 천촌리 마을이 발아래로 보이고 사룡산 줄기 너머로 멀리 팔공산, 환성산, 낙타봉, 초례봉 등 귀에 익은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좀더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영천시가지 뒤로 좌측 팔공산부터 가운데 화산, 우측 보현산까지 죄다 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멋진 오늘입니다.
건천 읍내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너른 들녘 너머로 구미산이, 좌측으로는 인내산 그리고 우측 너머로는 어림산, 금곡산, 금욕산 등 경주의 산들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다시 두 번째 전망바위를 지나고
첫 번째 전망바위를 지나와 마당바위에 다시 도착해 이번에는 좌측 방향으로 들어섭니다.
심곡저수지를 품고 있는 낙동정맥 관산(冠山)이 특유의 모습으로 다가오는군요.
기도빨 잘 받는다는 불공바위(장군바위)를 지나와 담아봅니다.
약 5분 뒤 정상석이 있는 오봉산에 서게 되는데 예전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는데 철거되어 잔해만 남아있네요.
오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사바위. 실질적인 오봉산의 정상이랍니다.
건천읍과 서면의 들녘 너머로 좌측 관산에서 인내산을 거쳐 어림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길이 줄을 잇고 있는 모습이네요.
우측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뻗어있고 건너편 구미산과 그 뒤로 경주 지역의 산들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옵니다.
오봉산 정상을 내려와 동쪽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면 코끼리바위 앞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꺾이게 되고
잠시 후 '파평윤씨' 묘를 지나 주사암 차도로 내려서게 됩니다.
내려선 차도를 따라 5분 가량 나서면 도로는 올라왔던 좌측 아래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가야할 등로는 직진 능선방면의 숲길로 이어집니다.
세찬 바람이 부는 능선길을 걷노라니 간간이 나타나는 진달래가 눈길을 끕니다.
'현호색'
조망이 없는 산길이지만 부산성의 흔적을 따라 능선갈림길에서 약 10분여를 진행하면

 

 

부산성(富山城. 둘레:4,977m)
경주의 서쪽 주사산, 오봉산, 오로봉산, 닭벼슬산이라고도 불리는 부산(富山)의 정상을 중심으로 세 줄기의 골짜기를 자연석을 이용하여 쌓은 석축성으로 주사산성(朱砂山城)이라고도 부릅니다.

 

멋진 반송 한 그루가 지키고 있는 오봉산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전망바위에 서게 됩니다.
전망대에서의 풍경은 맑은 날 덕분에 거침이 없이 시원스러워 주변의 풍광이 한 눈에 다 들어오는군요.
구미산-용림산 능선이 건너보이고 발 아래로는 여근곡을 비롯하여 신평리, 아화리 등 건천 일대의 너른 들판이 시원스럽습니다.
오봉산 최고의 전망터에서 파노라마로 담아본 전경.
전망대에서 급한 내림길을 잠시 내려서면 안부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는 좌측 방향이 유학사, 여근곡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맞은 편 방향은 송선리 성암사로 가는 등로입니다.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당연히 왼쪽으로 가야겠지요.
오봉산은 다른 곳과 달리 생강나무와 현호색이 유독 많아 보이는군요.
안부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니 평탄한 내리막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다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쉼터삼거리에 닿게 됩니다. 마주난 길은 산행 시작 후 계곡으로 들기 전의 등로와 만나게 되고 우측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옥문지를 거쳐 유학사로 가는 등로입니다.
잠시 유순하던 등로는 가파르게 내려서는 계단길로 이어지는데 거꾸로 올라오게 되면 그야말로 난코스가 따로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시간이 흘러 지금은 기억에도 없지만 이 길을 거꾸로 올라왔을 때는 어찌 올라왔는지...^^*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길 뒤에는 넓은 나무계단길도 잠시 이어지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전에는 없었던 목교를 하나 건너니 옥문지(玉門池)를 만나게 됩니다.
옥문지를 지나 또 하나의 목교를 건너 숲을 통과하면 유학사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유학사 화단에 샛노랗게 활짝 핀 수선화가 찾아온 봄을 노래하고 있네요.
유학사 대웅전. 좌측으로 용왕전과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학사 경내를 나와 도로를 따라 잠시 걸으면 자동차를 세워놓았던 삼거리에 닿게 되면서 오봉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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