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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형산강 북쪽의 마루금을 따라... 비학지맥 마지막 세 번째 걸음 본문

◈ 산행이야기/◈ 비학지맥 종주<완>

형산강 북쪽의 마루금을 따라... 비학지맥 마지막 세 번째 걸음

해와달^^* 2014. 5. 29. 22:20

♠ 산행일자 : 2014. 05. 28 (수)   날씨 - 흐림. 황사 심함

♠ 산행장소 : 포항시, 흥해읍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연화재-아치재-소태재-국기봉-불미골재-감태고개-진득재-영일만 일반산업단지-우목리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50분, 16.65km (식사, 휴식, 알바 3회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일찍 찾아온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기회를 엿보고 있는 비학지맥의 마지막 구간이자 세번째 걸음을 마무리 하고자 당직근무 마치고 포항 연화재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 결재를 마치고 전달사항을 지시해놓고 병원을 나서니 이미 시간은 9시 30분을 훌쩍 넘겨버렸지만 작정을 한 일이라 망설임없이 떠나는 길이다.

예정대로 였으면 지난 주말에 지맥종주를 끝낼 수 있었지만 조카 결혼식이 있어 미뤄진데다 오는 주말엔 다시 설악산으로의 산행이 잡혀있어 당직근무의 피곤함을 안은 채 무더위 속 강행군을 진행하려니 몸과 마음이 조금은 무거워오지만 더 더워지기 전에 마무리하고픈 마음이 큰 탓에 무리인줄 알면서도 나서게 되었다.

연화재의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어 의아스럽지만 개의치 않고 장비를 챙겨 등산화로 갈아신고 주차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소재상부인순절비'를 사진에 담으며 형산강 물길을 북쪽으로 가두는 비학지맥 세번째 걸음이자 마지막 종주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오직 한 남자의 지어미로 일부종사의 굳은 정절을 지키다가 죽어간

소랑부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소재상부인순절비'를 사진에 담으며

비학지맥 마지막 구간을 시작합니다.

 

 

주차장을 떠나 연화재를 향한 걸음의

도로변 우측에 세워져 있는

'포항국도관리사무소' 입간판 뒤로 나있는

조그만 등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갑니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한 숲속으로 들어가니

맨 먼저 반겨주는건 순백의 기품이 느껴지는 '흰씀바귀'였네요.

 

 

열매를 맺은 '청미래덩굴' 또한 함박웃음을 띤채 눈인사를 보내고

 

 

올들어 처음 만나는 '꿀풀'이 꽃단장을 하고서 마중을 나오니

 

 

여름철 너무나 흔하게 볼수 있는 '개망초' 또한 마실을 나왔네요.

 

 

끝물의 '엉겅퀴'는 말라서 볼품이 없어 그런지

고개를 푹 숙인채 벌에게 젖만 먹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137봉에 올라서니

조금 전에 출근을 한 모양새의 산불감시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줍니다.

 

 

뚜렷한 등로를 따라 본격적인 지맥길을 시작하지만

간간이 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광은 짙은 황사로 인해

주변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네요.

 

 

오른쪽 방향에서 올라오는 여성분에게 출발지를 물으니

용흥동이라 하기에 지맥길은 직진길임을 짐작하고

빠른 걸음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

우측으로 전자여고에서 올라오는 널찍한 등산로를 지나쳐

곧장 이어지는 직진길로 등로는 계속됩니다.

 

 

'찔레꽃'

 

 

쉼터와 체육시설이 되어있는 곳에 이르니

운동이나 산책 나온 사람들이 여럿 보이네요.

 

 

짙은 황사로 숨을 쉴때마다

쉬이 목이 말라 평소보다 자주 물을 마시게 되는 오늘입니다.

 

 

'족제비싸리'

 

 

이인리와 우측 아치골을 있는 고갯마루인 '아치재'

 

이곳에서 맞은편 산으로 올라서야 하지만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막혀있어

 

 

'아치지' 방향으로 조금 진행하면 만나는

'산불조심' 현수막 옆으로 나있는 길로 올라섭니다.

 

 

잠시 후 NO.35번 철탑을 지나니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104.5봉을 만나게 됩니다.

 

 

등로 좌측으로 영일만대로 건너로 대유아파트가 보이고

우측 멀리 학천리의 대단지 아파트가 뿌연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이곳에서 짧은 알바를 경험하게 됩니다.

사진에서처럼 좌측으로 시그널이 하나 달려 있어

무심코 진행하다가 만들어간 궤적과 비교해보니

영 딴길이라 되돌아와 우측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안부갈림길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면

NO.36 송전철탑을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중앙고등학교가 내려다보이는

 산길을 따라 조금 더 진행하면

 

 

등로 좌측으로 영일만대로가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고

골프연습장 뒤로는 신항만과 연결되는 철도공사가 한창입니다.

 

 

외래종인 '마가레트'가 어찌 이곳에 피어 있을까요?

 

 

구.소태재로 불리워지는 '원광보은의 집' 입구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맞은편으로 치고 올라야 합니다.

 

 

화사하게 피어있는 '송엽국(사철채송화)'을 사진에 담고

가던 걸음 재촉해 희미한 족적만 있는 등로를 따라

간간이 나타나는 시그널을 등대삼아 진행하니

달리는 자동차의 굉음소리가 가까이 들려옵니다.

아마도 소태재가 가까워졌나 보네요.

 

 

절개지 상단부에서 잠시 망설여 봅니다.

만들어간 궤적은 우측의 내림길로 가야하지만

좌측의 희미한 등로에 시그널 하나가 유혹을 하네요.

 

발품을 아껴보겠다는 얄팍한 일념으로 좌측 내림길로 조심스레 내려서니

오가는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7번 국도상의 '소태재'에 당도하게 됩니다.

 

 

차량통행이 빈번하여 뜸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도로 주변에 피어있는 들꽃을 담아봅니다.

먼저 하늘 끝까지라도 뻗어갈 듯한 '메꽃'을 품에 안아주고

 

 

노란 모자를 쓴 유치원생 같은 '벌노랑이'를 보면서 눈높이를 맞춰주고서

차량통행이 한가할 때 무단횡단으로 소태재를 통과합니다.

 

맞은편 절개지로 올라서니 길이라곤 전혀 없어

종주산꾼들 대부분은 중앙고등학교 방향으로 내려섰다가

도로를 건너 다시 절개지로 올라서는 모양입니다.

 

절개지 주변에는 소나무와 잡목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가파른 된비알을 올라가는데 무척 힘이 들었답니다.

 

 

오르막의 힘듦을 겪고나니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여유롭게 진행을 하게 되지만

황사로 막힌 주변 조망은 끝내 눈요기를 시켜주지 않네요.

 

 

좌측으로 만덕사가 보이는 갈림길에서

가야할 등로는 맞은편 숲길입니다.

 

 

'준.희'님이 소속되어 있는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팻말.

 

 

어양지 갈림길 이정표.

 

쉼터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간식을 챙겨먹고

국기봉을 향해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 나갑니다.

 

 

걷기 좋은 동네 뒷산의 운동코스 같은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노란색 밧줄이 매여있는 우측 내림길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간간이 나무 그늘 아래 모여앉아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분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걸 보니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운동코스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네요.

 

 

우측 창포보성타운에서 올라온 등산로를 만나게 되는데

길이 선명하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운동나온 사람들이 꽤 많네요.

 

 

초행길이라 또 알바를 하게 됩니다.

조금 전의 이정표에서 국기봉 방향으로

길을 들어 허리길을 따라갔으면 되었지만

굳이 지맥길을 따르려고 우측 오름길로 올라서니

자그마한 돌탑이 하나 반겨주더군요.

 

마침 맞은편 등로에 시그널 몇 개가 나부끼길래

지맥길인줄 알고 확인도 안하고 신나게 진행했었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좌측 머리 위로 능선이 이어지고

진행하는 발걸음은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는게 아닙니까..

확인해보니 역시 엉뚱한 길이었네요.

별 수 있나요? 되돌아 설수 밖에...ㅜ.ㅜ

 

 

돌탑이 있는곳으로 되올라와 오른쪽으로 진행하니

허리길과 다시 합류가 되면서 정상 등로는 이어집니다.

 

 

등로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데

아마도 흥해읍 성곡리로 짐작이 가는군요.

 

 

태극기가 펄럭이는 넓은 공터로 이루어진 국기봉의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뛰어나다는 말은 전부터 들어왔지만

짙은 황사로 인해 오늘은 안타깝지만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것 같네요.

 

 

국기봉에서 내려와 안부를 지나 능선을 이으니

좌측으로 음성나환자촌인 '애도원'이 내려다보이네요.

 

6.25 이후 개신교 재단에서

음성 나환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개척한 마을로서

양돈, 양계로 유명한 마을이지요.

오른쪽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은 성곡교회입니다.

 

 

오늘의 등로는 송전철탑을 따라가는 길인 듯 싶습니다.

 

 

임도같이 널찍한 길을 진행하니 왼쪽 아래 푸른 지붕 건물 안팎으로

짙은 갈색의 거름 무더기가 쌓여 있는데 그 냄새가 코를 찌르네요.

 

애도원에서 키우는 닭의 분비물로 퇴비를 만드는 공장인 듯 한데

집채같이 높은 두엄더미를 보니 규모가 꽤 큰 퇴비공장인 듯합니다.

 

 

특유의 냄새가 무더위속에 더 심해서

빠른 걸음으로 절개지 위의 상단부로 올라서

좌측으로 등로를 이어가니 재선충의 피해로 인한

소나무 무덤이 이곳 또한 예외는 아닌 듯 싶네요.

 

비학지맥 전 구간을 걸어보니 소나무 무덤이 부지기수였는데

재선충의 무서움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군요.

 

 

다시 완만한 안부로 내려서면 임도를 만나고,

이 곳이 불미골 직전의 임도로

맞은 편 숲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얼마 후 불미골 고갯마루로 이어집니다.

 

 

불미골 고갯마루에는

'불미골오리식당'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꽤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더군요.

소문난 맛집인가 봅니다.

 

이곳에서 진행방향은 식당 좌측인데

방사해놓고 키우는 닭과 오리들이 많더군요.

 

 

식당 뒤쪽으로 진행하니 곧이어 전원주택단지가 나오는데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올라갑니다.

 

도로 끝을 향해 걸어가니

집을 지키던 견공들이 낯선 이의 방문에

일제히 짖어대니 괜히 신경에 거슬립니다.

 

맨 윗쪽 주택의 철망 울타리를 끼고 지맥길을 이으니

철탑과 무덤이 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내려서니 우회로와 합류가 되네요.

 

NO.46 송전철탑을 지나면 비포장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그 길을 계속 따르다보면

"등산객 다니세요"라고 씌어있는 농장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출입문은 잠겨있어 월담을 할 수도 없어

농장 위쪽으로 진행하여 대나무 숲속을 통과하는데 정글이 따로 없네요.

 

정상적인 지맥길은

마주보이는 철탑방향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농장을 우회하여 대나무 숲을 힘겹게 빠져나와

NO.47 송전철탑을 지나와 만난 갈림길에서

시그널이 안내하는 좌측길로 진행하니

 

 

절개지 상단부의 나무속에 매달린 감태고개 팻말을 만나게 됩니다.

 

 

절개지 상단부에서 내려다 본 '감태고개'입니다.

포항 감태골과 흥해 새터마을을 연결하는 도로로

오른쪽으로 흔적을 따라 도로로 내려섭니다.

 

 

감태고개를 무단횡단하여 맞은편 사면으로 무작정 치고 오르니

참으로 오랫만에 만난 '수레국화'가

씩씩거리며 올라서는 산꾼을 애처럽게 봐주고 있네요.

 

 

'조뱅이' 또한 측은한 듯 혀를 차고 있는 모습에 기운이 빠지지만

 

 

앙증맞게 피어나 환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패랭이'를 보면서 위안을 삼아봅니다.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개양귀비' 또한 요염한 모습으로

지친 산꾼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널찍한 삼거리 갈림길에 당도하게 되는데

‘천마산 둘레길 안내도’와

좌측에 평상이 있어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간식으로 배를 채워봅니다.

 

 

10분 가량 휴식을 취하고 난 뒤

이정표의 '포항대학'방향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널찍한 솔숲으로 이루어진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인지 길바닥이 반들반들하네요.

 

 

소나무에 걸린 '대명천지'란 붉은색 안내판이 걸려있는

이정표에서의 방향 역시 좌측 '포항대학'입니다.

 

 

연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우측의 '체육시설'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참으로 걷기좋은 산책길이네요.

이런 멋진 곳을 가까이에 두고

운동삼아 걷는 주민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마련되어 있는 체육시설을 지나

 

 

'진득재'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지맥길을 이어갑니다.

 

 

우측(남쪽)으로 갈라지는 산책로는 법원 가는 길이랍니다.

높낮이가 없이 여기저기 갈라지는 산책로가 혼란을 주어

만들어간 궤적이 없었다면 지맥을 찾아가는게 많이 힘들었을 것 같네요.

 

 

넓고 뚜렷한 송림 사이를 속도를 내어 걸어가니

 

 

'진득재'를 알려주는 팻말이 있는 삼거리에 당도하게 됩니다.

 

 

진득재를 지나 등로 주변의 평상에 걸터앉아 물 한모금 들이키고

과일로 허기를 달랜 후 걸음을 다시 옮겨가니

이번에는 천마지 갈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나타나는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는 '포항대학' 방향을 고집하며

시멘트도로를 건너 진행하니 등로는 북쪽으로 휘어지네요.

 

 

하늘을 가리던 숲길은 끝이 나고

갑자기 하늘이 뿌옇게 열리더니

산길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광활한 공장지대가 나타납니다.

바로 '영일만일반산업단지'입니다.

 

지맥길은 끊어져버렸지만

등로는 계속 이어야 하기에

멀리 보이는 절개지를 향해 도로를 따르기로 합니다.

 

 

절개지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서서

도로를 건너 공장지대로 들어섭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도 되지만

마주보이는 절개지 허리를 끼고 돌아가기로 합니다.

 

 

선답자들 일부도 이곳을 지나간 듯 흔적이 뚜렷하더군요.

 

 

절개지를 지나 공장 뒤편으로 올라서니

각종 자재들을 덮어놓은 야적장이 나오고

멀리 가야할 마루금이 하얀 속살을 드러낸 채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야적장 가장자리를 따라 긴 발품을 팔고

절개지 모서리를 올라서니 '에휴~'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이겨낸 '인동초'

 

 

좌측의 영일만대로와 연결되는 6차선 도로 건너

가야할 지맥길이 올려다 보이지만

정상 너머에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어

곧바로 내려서야 할 처지라

20번 국도를 따라 가기로 마음먹고

도로를 횡단하여 우측 20번 국도로 올라섭니다.

 

 

20번 국도를 따르다 도로 좌측으로 글로리아모텔을 지나면

도로는 좌측으로 휘어지고 우측으로 우목리를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습니다.

마을 안으로 진행하여 방파제 있는 곳으로 진행해도 되지만

만들어간 궤적을 따라 가보려고 좀더 걸어 가봅니다.

 

 

도로 좌측으로 '영일만중기'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멀리 신항만의 컨테이너들을 사진에 담고

바닷가를 향해 진행하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군 초소가 나오는데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하는 수없이 바닷가로 내려섭니다.

 

 

내려선 바닷가에서 우목리방파제를 향해 파도소리를 들으며 진행하니

 

 

우목리방파제에 도착을 하게 되면서 비학지맥종주를 마치게 됩니다.

 

 

비바람이 쏟아지려는지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도 세어져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작은 어촌마을 우목리 전경을 사진에 담고

 

 

버스정류장으로 바삐 걸어가며 다시금 우목리선착장을 바라보며 작별을 고합니다.

 

 

 

3회에 걸쳐 오랜 시간 숙제로 남겨두었던 형산강 북쪽 줄기를 이루는 비학지맥을 오늘 우목리 바닷가에서 마치게 됨으로 해서 오랜 숙제를 또 하나 해결했다는 기쁨도 잠시... 자그마한 어촌마을인데다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없고 더불어 주변의 횟집도 문을 닫아 버스시간을 물어볼 곳이 눈에 띄지 않아 적잖이 당황스럽다.

동네 주변의 나지막한 야산이었지만 당직근무의 여파가 남아 있는데다 더운 날씨에 가시덤불과 잡목이 우거진 희미한 등로와 몇번의 알바산행으로 지쳐있던 상황이라 조금은 힘이 들었던 오늘의 산길에 귀가를 서두르기 위해 이집저집 기웃거려 보았지만 인기척이라곤 없다.

하는 수없이 20번 국도변의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작은 양이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지나치는 차들에게 손을 들어 히치를 시도해 보지만 무심하게도 그냥 지나치고 버스정류장 담벼락에 붙어있는 콜택시를 불러 와달라고 했지만 문자로 날아온 답신은 못온다는 대답이다.

마냥 길바닥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어 왔던 길을 되돌아 양덕시내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갈 생각으로 털레털레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글로리아모텔까지 걸어가며 계속 히치를 시도해 보지만 반응이 영 신통찮다. 그러던 중 빈 택시 하나가 오기에 얼른 손을 들어 양덕시내버스 종점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을 하고 택시에 올라타니 빗줄기가 꽤 굵어지기 시작한다.

산행을 마치고 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천만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6,000원의 요금을 지불하고 내린 양덕버스종점에는 많은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102번 버스에 몸을 싣고 떠난 버스는 나루끝에서 하차, 도로를 건너 160번 버스로 환승을 하여 제일교회 앞에서 하차를 하니 내리던 비는 그치고 비록 3번의 알바산행을 겪은 오늘이지만 별탈없이 묵은 숙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저편... 기억의 한켠으로 미루어두었던 낡은 공책 하나를 꺼내 읽는 기분으로 가볍게 떠나본 오늘의 산길에 개발이라는 논리 앞에 무참히 잘려 나간 지맥길이 잔상으로 남아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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