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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울창한 숲 그늘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온 진전지환종주 본문

◈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울창한 숲 그늘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온 진전지환종주

해와달^^* 2014. 5. 11. 07:11

☆ 산행일자 : 2014. 05. 10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오천읍, 경주시 양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갈평2교 - 산불초소 - 465봉 - 533.8봉 - 시경계(호미지맥)접속 - 성황재 - 만리성산 - 묘봉산갈림길 - 갈평2교

☆ 산행시간 및 거리 : 8시간 15분, 20.87km(식사 및 휴식, 알바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이번 주에는 다음 주말 설악산 공룡능선 무박산행이 잡혀 있어 체력훈련을 겸한 장거리산행으로 꾸며보고자 주변을 물색하던 중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숙제로만 남겨두고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진전지환종주'가 바로 그것이다. 알고 지내는 산매니아인 '오지리'님이 다녀온 흔적을 참고 삼아 떠나기로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배낭 속에 주섬주섬 몇 가지 챙겨넣고 차를 몰아 기림사 방향으로 달려간다.

갈평 2교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오른쪽으로 공사현장 입구에 주차를 할만한 곳이 있어 파킹을 하고 차에서 내려서니 고속도로 공사현장을 오가는 대형트럭들이 자주 지나치는데 한적한 이곳이 꽤 시끄러워지고 교통량도 엄청 늘어난 것 같다. 조용한 농촌마을에 국가기간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는 현장인 셈이다.

혼자 떠들어봤자 해결될 일도 아니니 각설하고 산행준비를 마치고 갈평2교로 되내려와 들머리인 문암사 입구에 서있는 표지판을 사진에 담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갈평2교 입구에서 우측 문암사 표지판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좁은 도로를 들어서니 맨 먼저 '국수나무'가 반겨주네요.

 

 

그 옆에는 '소리쟁이'가 '저도 좀 봐주세요~' 라고 소리치고 있구요.

 

 

'지칭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꽃의 색깔이 좀더 연한 분홍색인

'조뱅이' 역시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지금 계절에 흔한 '애기똥풀'은 짐짓 못본 척 지나치고

대신 끝물의 '찔레꽃'을 담고 마을 안으로 들어섭니다.

 

 

마을 안쪽에서 문암사 방향이 아닌

좌측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좁은 시멘트길을 따라갑니다.

 

 

좌측 공장방향으로 들어서면서

바로 우측으로 나있는 널찍한 도로를 따라야하는데,

본인은 마주나있는 길로 진행했다가

옳은 길이 아님을 알고 시멘트도로로 올라섰답니다.

 

 

어느 방향으로 진행이 되는 길인지 모르겠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완전 소통이 되겠지요.

 

 

도로를 따르다 나타나는 다리에서 좌측으로 길을 들어야 합니다.

 

 

외딴 곳에 자리잡고 있는 전원주택이 멋져 보이지만

농사에 문외한인 본인으로서는 아직 살고픈 마음이 없네요.

좌측 숲길이 실질적인 들머리입니다.

 

 

'지칭개'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숲 그늘을 걸으니 약간의 한기도 느껴지네요.

 

 

'개옻나무'

 

 

비포장임도를 따라 진행하다 끝나는 지점에는 돌길이 잠시 나타납니다.

 

 

돌길이 끝나면 잠깐의 오름이 있지만 그리 큰 어려움은 없네요.

 

 

널찍한 헬기장이 나타나고 앞으로 산불감시초소가 보입니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오천읍 전경입니다.

멀리로는 포스코와 영일만도 뿌연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오네요.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성황재 방향의 시경계길(호미지맥)이 보이는군요.

오늘 걸어야 할 코스이기도 하지요.

 

 

이번에는 동쪽을 바라보면 진전지 건너편의

역시 걸어야 할 호미지맥길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357.6봉의 삼각점.

 

 

아직 출근을 안했는지 인기척이 없어

그냥 사진에만 담고 등로를 이어갑니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약간의 오르내림이 이어지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월의 푸른 숲속을 걷노라니 힘든 줄 모르겠네요.

 

 

처음 걸어보는 길이라 GPS가 없으면

길 찾기가 만만찮을 코스입니다.

더구나 숲이 우거져 있어 주변 지형을 볼수 없으니 말입니다.

 

 

산사태지역입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무장산 정상부입니다.

 

 

하얀 순백의 꽃을 피운 '민백미꽃'을 보니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네요.

 

 

간이 통신시설이 있는 533.8봉입니다.

 

 

'애기나리'

 

 

'은방울꽃'

 

아직 만개는 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앙증스러운 모습만으로도

저절로 포복을 하게 만듭니다.

 

 

'우산나물'

 

산이 깊어서 그런지 '단풍취'와 더불어 지천이더군요.

 

 

이번에는 무장산을 제대로 담아봅니다.

 

 

드디어 시경계길이자 호미지맥길과 합류를 하게 됩니다.

주등로를 걸을 때 이곳에 서게 되면 늘 길이 궁금했는데

비록 거꾸로이지만 오늘 그 숙제를 풀어봅니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보니 멀리 진전지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묘봉산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기림사로 내려서는 도통골 갈림길입니다.

 

 

아직 이른 듯 몇 개 보이지 않는 '둥글레'를 담아봅니다.

 

 

가풀막을 힘차게 밟고 올라선 끝에는

 

 

잡목이 우거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헬기장이 나타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역시 사용여부가 불분명한 헬기장(482봉)을 만나게 됩니다.

 

 

헬기장을 잠시 내려서면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직진길로 진행하면 역시 작은 삼거리갈림길이 나옵니다.

해서 잠시 우측으로 진행해보니 다시 이곳과 연결이 되는군요.

 

 

그래서 능선따라 기림사로 가는 등로는 아직 미답의 길이라

잠시 폐헬기장까지 다녀와 보기로 합니다.

 

 

또다른 폐헬기장에서 바라보니 함월산이 건너보이고

바로 아래 골짜기는 도통골입니다.

 

 

482봉으로 되돌아와 정상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풍광입니다.

울산-포항간 고속국도 공사가 한창이고

산행을 시작했던 뒤쪽 능선 너머로 오천, 포항시가지가 아련합니다.

 

 

하얀 꽃들이 무리지어 층층이 피어나고

향기 또한 은은한 '층층나무'.

 

 

조망터에 도착하니 오래 전 호미지맥 종주할 때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던 생각이 아련하네요.

 

 

고속도로 공사구간의 터널공사가 한창이고,

오른쪽으로는 성황재를 지나 가야할

시경계 겸 호미지맥길 등로가 길게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포항시 오천읍과 경주시 양북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성황재'입니다.

 

철망의 출입구가 잠겨있어 울타리를 따라

오천 방향으로 좀더 진행하면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도로로 올라서서 고갯마루까지 되올라와야 합니다.

 

 

도로가에 탐스럽게 피어있는 '공조팝나무'를 사진에 담고

 

 

성황재 정상부까지 걸어 올라갑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성황재휴게소에는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네요.

 

 

산사면을 올라서면서 종주산행은 계속됩니다.

 

 

우측으로 나있는 임도급 갈림길을 지나고

 

 

큼직한 소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무명묘를 지나니

오래 전 기억들이 오롯이 떠오르기 시작하네요.

 

 

비록 계절을 달리해서 걷는 등로지만

아직은 쓸만한 머리인지 지맥길을 걷던

그때 보았던 풍광들이 생각이 납니다.

 

 

이번에는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고속도로 터널공사 현장입니다.

저 멀리 오전에 걸었던 등로가 눈에 들어 오네요.

 

 

딱 하나 발견한 반가운 시그널입니다.

시경계종주산행 때 매달아놓은 것인데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린

포항병원의 이름표가 웬지 짠하게 느껴집니다.

 

 

'충영(벌레집)'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지나온 등로를 찬찬히 돌아보면서

 

 

'오늘도 긴 발품을 팔았구나'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대견해하는 최면을 걸어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남은 구간 무사히 마치고픈 마음이거던요.

 

 

정확한 사거리는 아니지만

오른쪽 아래로 무덤이 있는 갈림길은

양북면 권이리의 세바시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한 발짝 더 내디디면 오천읍 진전리 음지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입니다.

 

 

오월의 숲길은 청량함이 용솟음칩니다.
엷은 연두빛부터 이미 더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는

나무의 새잎들로 아우성이 한창이랍니다.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연둣빛 물결...
아름다운 초록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놓은 숲길은

그야말로 웰빙이 따로 없는 길이지요.

 

 

우회길이 있었지만 혹여 볼것이라도 있으려나 싶어 올라본 403.5봉.

다녀간 산꾼들의 어지러운 발자국만 있을 뿐

달리 볼게 없어 아쉬움만 담은 채 우회길과 합류를 합니다.

 

 

무심코 걷다보면 직진의 길로 들어서기 십상인 곳인데

다행히 나뭇가지로 막아놓았고

시그널이 가이드를 해주고 있어 다행입니다.

 

 

눈에 익은 산사태지역입니다.

조심스레 지나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려오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우거진 숲길에 주변을 돌아볼 수 없어 좌측으로 내려섰다가

GPS 궤적을 비교해보니 직진길이네요.

 

 

이 깊은 산 중에 웬 연등?

처음 보는 것 같으면 놀랄 일이겠지만

이미 오래 전 경험을 해봤으니 사진에 담아보는 여유도 생겼네요.

하지만 혼자서 아무도 없는 암자를 다녀오려니 머뭇거려지네요.

하는 수없이 곧장 만리성재를 향한 오름을 이어갑니다.

 

 

시경계길과 호미지맥이 나뉘어지는 삼거리로

이른바 '만리성재'로 불리워지는 곳이랍니다.

 

 

울창해진 숲 그늘이 생각보다 꽤 시원하네요.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니

땀에 젖은 의복도 건조한 날씨 탓에 금새 말라 불쾌감도 덜하고...

지루하지만 기분은 괜찮아서 좋으네요.

 

 

다시 찾은 만리성산.

오늘은 여럿이 아닌 나홀로입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게 빼곡한 나무 그늘 숲의 향기가 정말 좋습니다.

 

 

'쪽동백나무'

 

 

 

 

무심코 뚜렷한 좌측길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사진에 담고 좌표도 찍고...

 

오늘 같은 일을 몇번이나 반복을 하다보니

산행시간도 더불어 길어질 것 같습니다.

묘봉산을 가보려던 계획이었는데

시간상으로 조금은 무리일 것 같네요.

 

 

별 특징없는 산길을 걷다보니

이상한 모습이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또아리를 튼 모습이 눈길 한번 줄만 하지요?

 

 

이곳 역시 이리저리 다니면서 좌표와 맞춰가며 진행했네요.

 

 

이곳에서는 잠시의 알바를 경험했네요.

우측의 사면길로 가면 재실이 있는 계곡길로 내려서는 것 같은데

가져간 궤적과 같은 코스로 가고파서 되돌아와 오름길로 진행합니다.

 

 

가풀막을 치고 올라가 만난 능선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곳인데

잠시 좌측으로 가보니 영 다른 길 같아서

다시 오른쪽 내림길로 진행을 합니다.

 

 

오른쪽 길 역시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인 것 같고,

본인은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역시 같은 의미의 길인데

이 길은 먼저 걸었던 '오지리'님 덕분에

새로운 등로를 알게 되었네요.

멀리서나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아주 작은 꽃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은방울꽃'의 앙증스러운 모습에 또다시 포복을 합니다.

 

 

우거진 숲속을 빠져나와 내려선 끝에는

예전 묘봉산을 오를 때 지나쳤던 재실 방향 계곡이었네요.

맑은 물에 땀 좀 씻어내고 산행의 말미를 장식합니다.

 

 

수량이 많은 우기에는 다니기가 힘든 곳이지만

지금은 주변을 돌아보며 충분히 여유를 부려도 좋은 길을 제공해주고 있네요.

 

 

드디어 날머리인 갈평2교에 올라서게 됩니다.

하루 종일 집을 떠나 먼지를 뒤집어 쓴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저멀리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숙제로 남겨둔 길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틈날 때마다 걸어보는 산으로의 나들이에 더불어 찾아오는 심신의 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 남들 보기에 젊어보인다는 기분좋은 소리를 듣는 것은 틈만 나면 산을 찾아 숲길을 걸으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를 듬뿍 담은 때문이라는 자신 만의 확신이 든다.

더불어 자연이 좋은 건 나를 나인 그대로 풀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길을 걸으며 혼자만의 상념에 젖어 세속에서 얻은 갖가지 생각들을 말할 수 없는 존재들과 말을 하고, 들리지 않는 소리들에 귀 기울이며 나름의 해결방법을 찾으려 늘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홀로산행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바깥 세상에서는 그 나이에 맞는 지성이어야 하고,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늘 채찍질해야 하지만 숲에서는 더 이상 잘 난체 하지 않아도 된다.

땅에 바짝 코를 대고 미세한 세상을 볼 수 있어 좋고, 가장 연약한 존재들과 동격이 되어 나를 낮추어도 두렵지 않다.

푸르름이 더해져가는 나뭇잎이 만들어 낸 싱그러운 오월의 숲 그늘속에 풍덩 빠져들어 하루를 걷다가 왔으니 몸과 마음이 절로 건강해지는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 자연이 주는 이 고마움은 배우기도 전에 몸으로 마음으로 먼저 느낀다는 것을...

8시간 넘도록 산길을 헤메었으니 육신이 피곤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도 두 다리가 멀쩡하게 움직이고 있으니 건강한 육신에 감사하고 건전한 정신으로 세상속으로 다시 나갈 수 있으니 또 한번 감사에 감사를 하면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 숲은 우리가 없이도 더욱더 숲 다움이 되어 지낼 수 있지만 우리는 숲이 없으면 존재 할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고 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음을 뇌리 깊숙이 새기고 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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