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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신록의 낙동길따라 신나게 걷고 온 포항, 영천 운주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21년도 산행

신록의 낙동길따라 신나게 걷고 온 포항, 영천 운주산

해와달^^* 2021. 5. 9. 23:48

♤ 산행일자 : 2021. 05. 08. (토)  날씨 - 맑음, 미세먼지 매우 나쁨.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기계면, 영천시 자양면, 임고면 일원

♤ 산행인원 : 모처럼 홀로...

♤ 산행코스 : 도일리 버스정류장-중도일마을-불랫재-422봉(삼각점)-유인 분성김씨 묘-안국사갈림길-이리재갈림길-운주산-상신방,상도일 갈림길-촛대바위-518봉(삼각점)-546봉-463봉-도일리 버스정류장(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15분, 13.86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 운주산(雲柱山)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및 자양면과 포항시 기계면 일대에 있는 해발 806.2m의 산으로 팔공산(八公山), 보현산(普賢山)과 함께 영천의 삼산(三山)으로 불리고 있다. 임진왜란 때는 산세 덕에 외적을 방어하기 좋아 김백암(金柏岩) 장군이 이곳에 성을 쌓고 진터를 설치했으며, 이와 관련되어 산 남쪽 아래 영천군 임고면에는 수성리(守城里)라는 마을이 있다. 구한말에는 의병 조직인 산남의진(山南義陣)이 이곳을 근거지로 일제에 대한 항쟁을 펼쳤으며, 임진왜란과 6·25 전쟁 때는 주민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운주산은 구름이 산기슭을 항상 감싸고 있다고 하여 ‘구름이 머물러 사는 산’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도에는 한자로 운주산(雲住山)이라 표기되어 있지만, 최근에 설치된 정상부의 안내 간판에는 운주산(雲柱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산이 구름을 받치고 있는 기둥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의견이 있다. 운주산 근처에는 영천호와 전국에서 유일하게 산림 자원을 이용한 자연 휴양림과 승마장을 결합시킨 운주산 승마 자연휴양림이 있어 관광객이 점차 많이 찾고 있다.

 

 

 

 

◈ 산행기

둘째 아이를 출산 후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서 조리중인 딸아이와 아직 대면하지 못한 손주를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휴일 오전근무가 잡혀있어 집사람만 올려보내고 무료한 주말을 보낼 수가 없어 모처럼 홀로 가는 산행에 나서봅니다.

인적이 드문 코스를 걸으며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도 풀어볼 겸 그리고 업무를 위한 입력작업 관계로 멀리 떠나지 못하는 제한된 시간때문에 찾아가는 곳은 포항 근교의 산으로 가끔씩 오르곤 했던 운주산입니다.

여러 코스로 다양하게 올라보았지만 오늘은 조금은 길게 걸어보고파 영천시 자양면 도일리를 들머리로 삼아 원점회귀 코스로 꾸며 다녀오기로 하고 일찌감치 아침을 챙겨 먹고서 집을 나섭니다.

포항에서 기계-죽장으로 이어지는 31번 국도를 달려가다 죽장휴게소를 지나 내리막인 지동3거리에서 영천방면으로 좌회전하여 69번 국도를  잠시 따르면 자호천을 가로지르는 도일교를 만나게 됩니다. 도일교를 건너면 우측으로 버스정류장을 만나게 되는데 마을 입구 좌측으로 공터가 있어 그곳에 주차를 해놓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버스정류장 앞에서 GPS를 가동하며 마을길을 따라 불랫재를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오늘 산행의 출발점인 도일리버스정류장 앞입니다. 좌측 주택을 지나면 공터가 있어 주차를 해놓고 이곳으로 와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도일리마을회관.
준비해간 궤적을 비교해보니 개울 건너 임도방향이 오늘의 하산길로 보이는군요.
1) 고들빼기, 2) 붉은토끼풀, 3) 지느러미엉겅퀴, 4) 장미매발톱.
이른 아침부터 하늘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한 오늘입니다.
뉴스에도 언급을 했지만 우거진 숲속으로 들어가면 숨쉬기가 더 나을 것 같아 찾은 산으로의 발걸음이기에 부지런히 엑셀을 밟아갑니다.
1) 금낭화, 2) 광대수염, 3) 진황정, 4) 병꽃나무.
도일리 마을 안쪽 깊숙한 곳에는 전원주택들이 들어차 있어 화단마다 예쁜 꽃들이 이방인을 반겨주는군요.
계속되는 도로를 따르면 블랫재로 향하게 되지만 발품을 줄여볼 요량으로 마지막 전원주택 가기 전 좌측 전봇대 옆으로 나있는 산길로 들어섭니다.
뚜렷한 등로가 보였지만 주민분에게 한번 더 확인하고 들어선 등로는 한동안 계곡을 끼고 오르게 되는데
산길로 들어선지 7~8분 후 구한말 의병활동을 하신 '산남의사 월성최공'의 묘를 지나게 됩니다.

 

 

산남의진(山南義陳)
산남(山南)은 고려시대 이래 영남(嶺南)을 지칭하는 다른 말로 영남의 의병들이 영천시 자양면 충효재에 모여 거병한 것에서 유래하며 의진(義陳)이라 함은 오직 구국 일념의 충성된 의기로 뜨겁게 뭉쳐진 의병 진영을 줄여 일컫는 말이다.
'영남지역 의진'이란 뜻의 '산남의진(山南義陳)'을 이름으로 의병 항쟁을 준비한 것.
정환직, 정용기, 최세윤으로 이어진 산남의진은 신돌석부대와 함께 구한말 제2단계 의병 운동을 대표하는 의진으로, 주로 포항, 영일 일대를 중심으로 거센 항쟁의 횃불을 들었다.

 

워낙 우거진 숲속인데다 초입의 뚜렷했던 등로마저 희미해져 잠시 이리저리 헤멨지만 지도를 보아가며 진행하니
그제서야 뚜렷한 등로를 다시 만나게 되고 잠시 후 도일리 마을에서 이어져 온 도로와 합류가 되어
낙동정맥 구간에 속해있는 포항시 기계면 남계리와 영천시 자양면 도일리를 잇는 고개인 불랫재에 당도하게 됩니다.
데크계단을 올라 싱그러움이 가득한 신록의 숲속으로 들어서니
등로는 제법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는군요.
숲에 가려져 있던 조망이 살짝 보여지는 곳에는 출발했던 도일마을이 내려다보이는군요.
잠시 올라선 이후로는 평탄한 능선길을 걷게 되는데 그 끝으로 지형도상에는 표시되지 않은 삼각점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등로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운주산. 아직 요원하기만 하네요.
삼각점이 있는 422봉.
'유인 분성김씨'묘
기이한 모양의 소나무를 만나게 되는군요.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모양새라 지나오며 한번 더 담아봅니다.
가까이 다가온 운주산 정상부를 올려다보며
1) 들떡쑥, 2) 미나리냉이, 3) 산괴불주머니, 4) 철쭉.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의 찬란함을 만끽하며 꾸준하게 지속되는 오름길을 이어갑니다.
등로를 살짝 벗어나 작은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영천댐과 우측의 기룡산.
주능선에서 왼쪽으로 20m 정도 빗겨나 있는 전망바위. 엄청나게 큰 바위인데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안좋은 날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올라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 바로 옆의 조망바위에서 조망을 하기로 합니다.
좌측 보현산 방향은 전망바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건너편 대우산에서 침곡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펼쳐지는군요.
우측으로 약간 시선을 돌려보면 구지리의 은천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뿌연 먼지속으로 비학산도 시선에 잡히지만 맑고 깨끗한 하늘이 아쉽습니다.
안국사에서 올라오는 널찍한 안부가 있는 갈림길입니다. 운주산을 짧은 시간 오를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이기도 하지요.
안국사 갈림길을 지나 운주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는 꾸준한 오름길이 계속되는데 미나리냉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보니 눈맞춤을 하느라 걸음이 늦쳐져 오름길이 그리 힘들지 않네요.
영천쪽 자양면, 임고면 포항쪽 기계면을 가르는 경계가 되는 797.4봉을 우회하는 사면길을 따라나서면
이리재로 가는 삼거리갈림길을 만나면서 함께 해왔던 낙동길과 작별을 하게 되고
곧이어 반듯한 헬기장 뒤로 다가온 운주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운주산 정상석과 제천단.
기룡산, 보현산, 면봉산, 수석봉 등이 뿌연 모습으로 바라보이는 조망이 아쉽지만 카메라에 담고서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이정표에서 북서쪽으로 나있는 '상신방 3.2km' 방향의 내림길로 들어섭니다. 좌측 상신방2.1km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수성리 구만소류지 방향입니다.
내려선 숲길은 굵은 밧줄이 드리워진 급내림길로 이어지는데
과거 산불이 났던 흔적이 지금도 역력하게 남아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1) 쇠물푸레나무, 2) 큰꽃으아리, 3) 작은구슬붕이, 4) 우산나물.
이정목도 화상을 입은 채 서있는 상신방 갈림길입니다. 아무 표식이 없는 우측길로 들어서야 도일리로의 원점회귀가 가능하답니다.
등로 좌측의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신방리 상신마을.
건너 보이는 촛대바위(약간 우측 부분)와 가운데 멀리로 영천호가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 멀리 기룡산이 우뚝하네요.
쉼터 의자가 있는 상신방, 상도일 갈림길. 이곳에서 준비해간 빵과 과일로 요기를 합니다.
가까이 다가온 촛대바위. 그 뒤로 영천호가 살짝 보이고 우측으로는 기룡산의 자락인 고깔봉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좌측으로는 상신방마을 그리고 좌측으로 천장산 너머로 뾰족한 도덕산도 보이는군요.
별 특징이 없는 430봉의 모습입니다.
촛대바위 입구에서 되돌아 본 430봉과 멀리 운주산의 모습을 담아보고
그리고 아침 나절 걸어왔던 불랫재로 이어지는 낙동길과 대우산이 보이고
다시금 도덕산과 천장산 방향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가까이 있다보니 촛대바위의 위용을 다 담아내기가 쉽지 않네요.
접근조차 허락되지 않는 촛대바위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서 남은 여정을 이어갑니다.
수시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나뭇잎들을 흔들어 햇빛을 잘게 부수어 숲속에 흩어놓고
신록의 새 잎을 무성하게 펼친 나무들의 우듬지를 바라보며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의 찬란함을 만끽하며 걷고 또 걸으니
삼각점 하나가 외롭게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518봉을 지나게 됩니다.
조망이라곤 없는 산길따라 걷다보니 눈길을 끈다 싶으면 으례히 셔터에 손가락이 가는군요.
언젠가는 한번쯤 걸어보고픈 삼귀리 삼귀교 방향의 갈림길이 있는 546봉입니다. 가야할 도일리는 우측으로 내려서야 합니다.
546봉에서 내려서는 등로는 그야말로 쏟아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급내림의 연속이네요.
미끄러지듯 내려선 끝에는 휑한 모습의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기룡산 동릉과 기룡산 정수리가 건너보이는군요.
쏟아질 듯 내려선 546봉을 되돌아보고
건너보이는 463봉을 향한 걸음을 지속해 나갑니다.
벌목지대를 지나며 바라본 운주산.
어떤 용도로 사용하려고 숲을 이토록 황폐화 시켜 놓았는지 심히 궁금하네요.
오후들어 살짝 따가워진 햇살을 피해 다시 들어선 숲길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오손도손 지내고 있는 오름으로 이어지고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는 걸음으로 현실에서 무뎌진 오감을 회복하고 간결해지는 자신을 느끼며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지만 어느 곳이나 경사가 완만해서 걷는데 힘이 들지 않아 좋으네요.
시그널 하나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463봉에 서게 됩니다. 준비해간 궤적을 비교해가며 우측 아래로 내려서는 등로를 찾아보지만 우거진 숲에 가려있는 등로를 찾는게 쉽지만은 않네요.
희미한 등로의 흔적을 찾아가며 급내림길을 이어가다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등로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궤적을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해가며 숲을 빠져나오니
산행을 시작할 때 바라보았던 곳으로 정확히 내려서게 되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있는 도일마을이 눈 앞에 나타나는군요.
1) 애기똥풀, 2) 미나리아재비, 3) 쥐오줌풀, 4) 벌깨덩굴.
오른쪽으로 나있는 경운기가 다닐만한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가니
미나리아재비가 군락을 이루고 올 봄 처음 대하는 들꽃들이 줄을 지어 피어난 임도 끝에는
도로를 따르다 되돌아보며 날머리로 짐작을 했던 계류를 건너게 됩니다.
계류를 건너 도일리마을회관이 바라보이는 곳으로 포장길을 따라 진행을 합니다.
제대로 된 길도 없이 가파르게 쏟아졌던 막바지 등로를 올려다보며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며
버스정류장이 있는 정자 쉼터에서 막바지 길없는 내림길을 내려오며 담아온 신발속의 낙엽들을 털어내고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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