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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품질을 보호하는 장치 A.O.C 본문

♣ 와인과♡상식

와인의 품질을 보호하는 장치 A.O.C

해와달^^* 2008. 12. 25. 13:54
가장 상위등급으로 품질 보증… 마을단위까지 표시땐 신뢰도 더 높아;가장 상위등급으로 품질 보증… 마을단위까지 표시땐 신뢰도 더 높아
  • 요즘 나라 전체가 미국산 수입 소고기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이 와중에 언론에 ‘원산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사람들이 웰빙에 관심을 가지면서 먹을거리의 원산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산지란 단순히 어떤 상품이 특정 지역에서 나왔음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원산지가 어디라고 표시된다는 것은 그 지역이 그 상품으로 이미 사람들에게 유명하고 상품의 품질도 명성에 걸맞게 보증됨을 의미한다. 즉, 상품이 원산지의 지리적 특징이나 기후, 토양 등 여러 가지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 오랫동안 좋은 품질을 유지했기 때문에 원산지가 중요하다. 

    프랑스 와인도 원산지가 중요하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건너온 ‘필록세라’라는 병충해가 유럽 전역에 퍼져 거의 모든 포도 밭을 망가뜨리게 된다. 프랑스도 이 병충해로 포도밭의 80% 이상이 유실되자 와인 공급이 수요를 따를 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자 20세기 초반에는 원산지를 속이는 와인이 거래되고 아예 포도가 아닌 다른 과일로 만든 가짜 포도주가 등장해 와인 산업 전체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와인 품질과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체계적인 와인 규정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고 1930년대에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라는 등급을 만들게 된다. 이 와인 규정은 후에 유럽연합(EU)의 와인 규정뿐 아니라 유럽의 다른 와인 생산 국가에서 규정을 마련할 때도 모델이 되었다.

    와인 레이블에 자주 보이는 프랑스의 AOC란 원산지 명칭 통제란 의미로 포도주를 비롯한 농산물의 원산지를 관리, 통제하는 규정이다.

    프랑스의 와인 등급은 Vin de Pays, Vin de Table, VDQS, AOC로 나눌 수 있고 그중 AOC 등급이 가장 상위 등급으로 프랑스 와인의 40% 이상이 여기에 속한다. 이 등급이 어떻게 표시되는지 예를 들면 원산지가 보르도인 경우 와인 레이블에는 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라고 표기하게 된다. AOC등급의 와인들은 단순히 레이블에 표시된 어느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이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피노 누아가 부르고뉴의 최고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지만 보르도에서는 AOC 등급의 와인 생산에 허용된 품종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와인을 만들어도 보르도라는 원산지로 AOC(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 등급을 받을 수 없다. 즉 포도 품종, 수확량, 토양,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등에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만족시키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와인 샘플은 AOC 와인 등급을 관리하는 프랑스 정부 공인 기구인 INAO에서 검사를 통해 그 품질을 인증받아야 AOC 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프랑스 와인 레이블에서 이 등급 표시를 보면 와인에 관하여 품종을 비롯해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지 않아도 그 와인의 특성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품질도 신뢰를 하게 된다.

    원산지가 표시된다고 해도 그 원산지가 얼마나 세부적인 규모로 표시됐느냐에 따라 와인의 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의 특산품인 굴비를 예로 들어 보자. 굴비하면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나올 수 있지만 굴비를 사러 갔을 때 시식해 보지 않아도 원산지가 전라도라는 커다란 지방 단위로 표시된 것보다는 법성포 또는 영광일 경우 더 신뢰하게 된다.

    와인 원산지의 규모도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보르도 와인의 경우 원산지가 그냥 보르도인 경우보다는, 품질 좋은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오 메독이 원산지인 경우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다. 더 나아가 오 메독 안에 있는 ‘마고나 포이야크’ 같은 마을 이름이 원산지 명으로 표기된다면 한 단계 더 상위 상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보르도 와인의 경우 보르도와 같은 커다란 지역 명에서 작은 마을 단위까지 원산지가 표시되게 되고, 부르고뉴의 경우는 한층 더 복잡해서 최고급 와인이 나오는 개별 포도밭에도 원산지 명칭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렇게 원산지 규모가 작아지고 구체화될수록 그 원산지 명칭을 얻기 위해 더 까다로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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