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팔공산 수도사-공산폭포-진불암-비로봉-동봉-신령고개-수도사 본문
☆ 산행일자 : 2009. 10. 31(토)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와 영천시, 군위군 부계면(缶溪面)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산행
☆ 산행코스 : 팔공산 수도사-공산폭포-진불암-비로봉-동봉-신령고개-수도사
☆ 소요시간 : 6시간 25분(식사, 휴식 포함)
◈ 산행기
그동안 동창회 체육대회와 직장 행사관계로 산행다운 산행을 해보지 못한게 벌써 3주차가 되어 온 몸이 쑤실 지경이다.
만사 제쳐두고 산을 찾아보려고 작정한 터라 행선지를 고르다 오늘 저녁 대구 친구의 전시회도 가야겠기에 팔공산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어 본다.
오랫만에 찾게될 팔공산의 코스를 그려보다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코스가 생각나 영천 신령방면으로 차를 몰아간다.
신령의 치산계곡를 들머리로 해서 동봉을 올랐다가 신령고개에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해본다.
치산계곡은 오래 전부터 대구시와 근교에서 여름철이면 찾아오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라 피서철엔 찾아볼 엄두가 나지 않은 곳이지만 지금처럼 단풍이 우거지는 단풍철이면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과 수도사를 찾아오는 불자들만 있을 뿐 동화사 방면보다 조용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신령읍을 통과하여 치산관광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따라 진행하니 공용주차장이 나오고 포장길을 따라 오르니 아담한 사찰과 거대한 탱화가 서있는 수도사에 도착하게 된다. 주차장에 파킹해 두고 장비를 챙기고 간단히 몸을 푼 다음 배낭을 들쳐메고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비추이는 가을 숲으로 빠져들어 간다.(09:35)
△ 산행코스
△ 수도사(修道寺) 전경
△ 시작부터 멋진 비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계곡 곳곳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을 지난 여름철의 피서객들을 계도한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온갖 색깔로 물이 든 나무들을 눈에 담으며 오르니 물막이보를 해놓은 곳에 다다라 운치있는 경관을 사진에 담고서 진행하니 호젓한 가을 숲길이 나타난다. 역시 오늘 산행코스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카메라에 담느라 산행 온 목적을 잠시 잊어버린 듯하다.
공산폭포를 알리는 입간판을 따라 진행하니 눈 앞에 폭포가 나타났지만 출입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앞을 가로막는다.
위험구간이라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안내판에도 아랑곳 없이 쳐져있는 밧줄을 넘어 폭포 앞으로 다가간다. 몇년전 친구들과 여름철에 이곳을 찾아 즐거운 하루를 보낸 기억이 있어 다시 보고픈 유혹을 진하게 느껴 거침없이 경계선을 넘어서 버렸다.
한동안 비가 오지 않은 탓인지 물줄기가 예전만 못해서 보기가 좀 그렇지만 폭포의 위용은 팔공산 제일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사진 몇장 담은 후 폭포 옆 암릉을 치고 올라서니 정상 등산로와 합류되고 이내 커다란 공터가 나타나고 주차한 차량 몇대를 지나치니 빨간 색 현수교가 반겨준다.(10:04)
△ 노랗게 익은 단풍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줍니다.
△ 팔공산의 명물 공산폭포(일명:치산폭포)
△ 호젓한 가을 숲길이 너무 멋져 보입니다.
현수교를 건너 아직 아름다움을 잃지않은 호젓한 가을 숲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그저 눈이 즐거움에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익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맘껏 누리고자 느긋한 산행을 하기로 진작에 마음 먹은 터라 둘러볼 수 있는 곳은 다 돌아보리라 마음먹으니 마음 또한 가볍다.
진불암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능선길을 오르니 기계음 소리가 들려오고 도착한 진불암엔 불사가 한창이다.(10:35)
간결한 한 채의 건물만 있는 진불암을 사진에 담고서 올라온 길을 되 내려와 동봉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허리길을 돌아 계곡을 건너 능선길을 올라서니 산행 시작때 만난 산님들을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눈다. 쉬고 있는 산님들을 뒤로 하고 능선을 치고 오르기 시작한다. 동봉 입구 헬기장까지 오르는 길은 능선길과 계곡을 따라 오르는 두 가지 코스가 있는데 주변경관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무래도 능선길이 나을 것 같기에 힘도 더 들고 시간도 더 소요될 능선길이지만 기꺼이 발걸음을 내딛는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시원한 전망을 감상하며 오르니 그리 힘든 줄도 모를 지경이다. 군 시설물이 차지하고 있는 비로봉에서 치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올려다보니 과연 천혜의 요새가 따로 없겠다 싶다. 그러니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는 것이리라.
△ 빨간색의 현수교를 건너 가을 숲으로 빠져 들어가니
△ 이내 진불암 갈림길이 나타나고
△ 화려한 가을의 정취가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 익어가는 늦가을의 멋진 비경에
△ 쉼없이 오르던 발걸음도 멈추게 만들어 버립니다.
△ 진불암 입구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 은해사의 말사인 진불암(眞佛庵)-불사(佛事)가 한창입니다.
△ 오름길에서 올려다 본 비로봉 북쪽 능선의 군사시설
계곡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가 되고 막바지 오름길을 올라서니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학생들이 단체로 올라온 모양인데 헬기장에 도착하니 북새통이 따로 없다.(12:00) 시끄러운 소음에 곧장 비로봉을 향하여 걸음을 옮겨나간다. 올라오면서 만난 산님들에게 귀동냥을 들은 얘기가 내일(11월1일) 비로봉이 정식으로 개방이 된다고 한다. 그 전에 이미 개방되었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낭설이었던 모양이다. 하루 빨리 왔지만 한번 가보기로 마음 먹고 올라 왔는데 혹여 통제라도 한다면 사정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많은 산님들이 다녀간 탓인지 등로는 반들반들하고 비로봉을 다녀오는 산님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40여년 만에 개방된 비로봉이라 팔공산을 찾는 많은 산님들은 처음으로 팔공산의 실질적인 최고봉을 오르려고 한동안 비로봉이 몸살을 앓지 싶다.
△ 잠깐이지만 목재데크가 시작되네요.
△ 수도사(계곡길) 갈림 이정표
△ 헬기장(석조약사여래입상)에 도착하니 단체산행 나온 학생들로 북새통이 따로 없네요.
(뒤로 동봉(東峰)이 올려다 보입니다.)
△ 비로봉 오름길에 만난 팔공산 체천단
삼각점이 있는 비로봉 정상에 올라서니 이미 선점한 산님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복잡하다.(12:13) 순서를 기다려 주변의 산님에게 부탁하여 생애 처음으로 팔공산 정상에서의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건너편 군 시설 방향은 촬영금지인지라 군사시설은 제외하고 북쪽 방향을 사진에 담고서 주변을 둘러본다. 통신시설이 버티고 있으니 갓바위 방향은 조망이 완전히 가려져 있고 북서쪽 방향도 마찬가지라 동봉의 조망만 못하다. 호기심에 다들 올라와 보지만 시설물 때문에 실망감을 느끼진 않을런지 모를 일이다.
동봉을 오르기 위해 헬기장으로 되돌아 내려와 석조약사여래마애불 부처님에게 삼배를 올리고 주변 바위 틈에 앉아 준비해간 김밥으로 요기를 한다. 컵라면을 사 왔었는데 차에 두고 그냥 올라와 버려 뜨거운 물과 함께 김밥을 먹으니 차가운 바람에 그나마 한기를 덜어낸 듯하다. 과일과 함께 커피 한잔 곁들어 마시고선 걸음을 동봉으로 옮겨 계단을 올라서니 많은 산객들로 붐빈다.(13:10)
대구시내는 물론 영천시내와 경산시내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조망을 뿌연 연무로 인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지만 비로봉을 찾았다는데 위안을 삼고 그동안 팔공산의 정상 노릇을 대신해 온 동봉이 내일로써 그 임무를 다한다는 생각에 정상석에 손을 얹고서 마음 속으로 위로를 해 본다.
△ 비로봉에서 바라본 북쪽 방향 전경
△ 팔공산 비로봉에서...(1,192m)
△ 내림길에서 바라본 동봉의 모습입니다.
△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八空山 東峰 石造藥師如來立像)
(인상이 후덕한 아주머니 모습을 닮았다나요?)
△ 동봉에서 바라본 비로봉과 통신시설
△ 팔공산 동봉에서...(1,167m)
이곳 역시 가까이 있는 산님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사진 한장 남기고서 신령재를 향하여 바쁜 걸음을 내딛는다. 동봉에서 신령재까지는 깎아지른 천길 낭떠러지 위를 걷는 암릉구간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어 스릴감을 느끼고자 하는 산꾼들은 당연히 암릉구간을 찾는다. 우회로가 있어 안전하게 진행해도 되지만 아주 위험한 코스를 제외하고는 올라보기로 마음먹고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바위벽을 오르내리기 시작한다. 잠시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스릴 만점의 암릉길을 통과하고서 병풍바위를 지나니 온 몸엔 불어오는 찬 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땀으로 흥건하다. 게다가 손가락이 얼얼할 정도여서 꽤나 긴장한 모양이다.
빈대골의 붉게 물든 단풍을 내려다보며 사진 몇장 담은 후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나가 등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1031봉의 암봉에 올라 비로봉과 동봉, 염불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을 사진에 담아본다.
17분 후에 신령재(도마재)에 도착하게 되고 좌측 아래로 수도사 방향으로 하산길로 접어든다.(14:30)
△ 신령재까지 기암괴석과 암릉길이 시작됩니다.
△ 염불봉까지 이어지는 암릉길이 멋져 보입니다.
△ 병풍바위 아래로 가을이 불타고 있습니다.
△ 겨우살이를 대비하는 듯 부지런히 먹고있는 다람쥐
△ 염불암, 동화사 갈림 이정표
△ 암릉길을 진행하다 되돌아 본 동봉과 비로봉의 모습
△ 염불골을 감싸고 있는 1,031봉과 951봉
△ 팔공산 남쪽 자락의 능선들
(팔공컨트리 뒤로 노적봉이 보입니다)
△ 가까이 다가온 1,031봉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찾아보기로 합니다)
△ 1,031봉에서 바라본 비로봉과 동봉, 염불봉
△ 고개를 동쪽으로 돌리니 인봉, 노적봉, 갓바위와 그 너머 환성산이 아스라히 눈에 들어옵니다.
△ 하산 지점인 신령재(도마재)
곧장 갓바위까지 가고 싶지만 시간과 여건이 허락치 않으니 따뜻한 봄날 '가팔환초' 종주길을 다시 한번 걸어봐야 겠다고 마음 먹어본다.
허리길을 따라 내려가니 이내 낙엽의 바다가 이어진다. 인적이 드문 길이라 그런지 공산폭포 상단부 현수교까지 내려가는 동안 단 한명의 사람도 만나지 못했으니 염불골 계곡길을 홀로 접수한 하루였다. 사각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음악과 함께 걷노라니 저절로 사색에 빠져들어 시인이 되고 가수가 되어 적막한 계곡 산행이 그리 외롭지 않다. 메마른 계곡을 내려가다 한줄기 물을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수북히 쌓인 낙엽 사이를 요리조리 뚫고서 물길을 내며 흘러가는 맑은 계류를 바라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다시한번 감탄해 본다.
△ 민비골을 내려서니 낙엽의 바다가 펼쳐집니다.
△ 인적이 끊어진 내림길을 홀로 걷노라니 세상에 혼자 남은 듯 합니다.
△ 하지만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며 내려오니 지루한줄 모르겠네요.
△ 낙엽 사이를 요리조리 헤집고 다니며 물길을 내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 어느덧 근사한 다단폭포를 만들어 버렸네요.
△ 사각사각 낙엽을 밟으며 걷는 길엔 가을도 함께 익어만 갑니다.
△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계류를 이리저리 수차례 건너며 1시간 남짓 내려오니 삼거리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계곡길로 동봉을 오르는 길이다. 오른쪽 길이 공산폭포로 내려가는 길이라 목교를 건너 진행하니 올라갈 때 만났던 현수교를 다시 만나게 되고 운치있는 숲길을 따라 내려가니 공산폭포를 다시 만나게 되고 임도를 따라 석양을 등에 지고 진행하니 수도사가 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 주차장엔 꽤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다. 뒤따라 올라온 산님들이 꽤 있었던 모양이다.(16:00)
△ 다시 만난 현수교
△ 빨간 립스틱을 바른 듯 너무나 매혹적인 모습에 발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 큰 물이 들때 건너기 위해 만들어 놓은 목교가 운치있어 보입니다.
△ 도착한 수도사엔 많은 차량들로 붐비고 있네요.
수도사 [修道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647년(신라 진덕여왕 1) 자장(慈藏)과 원효(元曉)가 함께 창건했다고 하나 원효는 648년에 승려가 되었으므로 자장이 창건한 것으로 추정된다. 1296년(고려 충렬왕 22)에 중창했으며, 1805년(조선 순조 5)에는 징월(澄月)이 중창하였다. 본래 이름은 금당사(金堂寺)였다고 한다.
건물로는 원통전과 산신각·승방 등이 있다. 원통전 안에는 관세음보살이 좌상으로 모셔져 있고, 불상 뒤에는 후불탱화와 지장탱화·신중탱화가 걸려 있다. 또 꽤 오래된 괘불도 전한다. 본래는 산문(山門)도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없다. 약사신앙의 성지인 관봉 갓바위로 오르는 등산코스에 있고, 산 위쪽 1km 지점에 3단으로 된 치산폭포가 절경을 이루어 등산객이 사시사철 붐빈다. 2001년에 영천시청에서 이 절 일대를 치산관광지로 꾸몄다. (네이버백과 참조)
△ 수도사 노사나불 괘불탱
△ 설명문
△ 수도사(修道寺) 원통정(圓通殿)
주차해둔 차에 배낭을 내려놓고 카메라만 달랑 들고서 수도사 경내로 들어서 보물 제1271호인 노사나불 괘불탱을 먼저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은 후 대웅전 격인 원통전을 들러 삼배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서 감로수 한잔으로 목을 축인 후에 차에 올라타고 대구를 향해 몰아간다.
초등학교 친구의 그림전시회에 늦지 않기 위해 사우나에 들러 땀이라도 씻어내고 가야겠기에 마음이 바쁘다. 늘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치산계곡 코스를 오늘에야 올라보았으니 기쁘기 한량없고 더구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니 그 기쁨은 배가 된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달리며 서산으로 넘어가는 석양을 등지고 서있는 팔공산을 바라보며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해 본다. 다음 기회엔 좀더 긴 코스로 찾아오리라...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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