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신묘년 새해 첫날 나들이 본문
◈ 2011 신묘년 새해 첫날
해마다 새해 첫날이면 어김없이 산이나 바다로 해맞이를 떠나곤 했었는데 올해는 지난 달 다친 발 때문에 산행도 개점 휴업 상태라 산에서의 일출은 아예 꿈도 못 꿀 일이 되어 버리고 바닷가에서의 일출을 보려고 계획했었는데 흐린 날씨 탓에 해돋이를 구경하기 힘들다는 일기예보에 늦잠이나 실컷 자자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있으니 정초부터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아내더러 외출 준비하라고 일러두고 갈 곳을 머리속으로 굴려본다.
연말이라 딸내미가 내려왔으니 무료하게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가 없고 어디론가 훌쩍 바람이라도 쐬고 와야할 것 같아 방향을 선택하라고 하니 남쪽으로 내려가잔다.
문득 생각나는 곳이 있어 외출 준비를 마치고 셋이서 울산 방향으로 차를 몰아간다. 울산을 지나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에 있는 붕장어회가 유명한 칠암회타운으로 달려간다. 기장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게 되면 으례히 들러 입 안에 살살 녹는 붕장어회를 모처럼 가족에게 맛보게 하고 싶었고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수 있는 간절곶에도 오랫만에 찾아보기로 하고 방향을 잡았다. 이럴 때 아들도 함께 내려왔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칠암회타운에 자리잡은 수많은 횟집 가운데에서도 유독 한 집만 고집하며 찾은 지가 벌써 10년도 넘었는데 대부분의 남성들이 그러하듯 마음에 드는 한 군데가 있으면 줄곧 그 집만 드나드는 편이다.
오늘도 찾아드는 손님들이 많은지 빈 자리가 보이질 않는다. 겨우 한자리 얻어 붕장어회와 장어구이를 시켜놓고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덕담을 나누며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서 방파제로 나가니 야구용품을 형상화한 예쁜 등대(일명:야구등대)가 반겨준다. 제법 세찬 바람에 한기를 느끼지만 모처럼 뭉쳤으니 사진 한장 남겨야겠기에 옷매무새 단단히 하고서 포즈를 잡아본다. 차를 몰아 간절곶으로 달려가니 해돋이를 나온 수많은 인파로 인해 도로 입구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도로 한켠에 겨우 주차를 하고서 내려선 간절곶은 세찬 바람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온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물보라를 연출하는 모습에 탄성을 터트리며 좋아하는 아내와 딸을 보면서 잘 데리고 나왔구나 하는 흡족함에 가슴 뿌듯해져 온다.
이곳저곳 다니며 인증샷을 남기고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세찬 바람에 한기를 느끼고 차로 돌아와 여전히 북적이는 도로를 힘겹게 빠져나와 포항의 처제네 집으로 달려간다. 처갓집 식구들이 모두 모여 맏사위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모녀의 정겨운 수다를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달리는 애마에 채찍을 가해본다.
▲ 기장군 일광면 칠암리 방파제와 야구등대
▲ '칠암 1번지 횟집'의 붕장어회
오랜 세월 찾아왔지만 언제나 그 맛은 변함이 없네요.
▲ 짚불에 구워낸 장어구이입니다.
▲ 칠암항 방파제 앞에서...
간절곶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일원에서 돌출한 곶.
동해안에서 맨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1분 빠르게, 강릉의 정동진보다도 5분 빨리 해돋이가 시작된다.
주위에 있는 울산 지역의 진하해수욕장, 서생포 왜성과 함께 새로운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간절곶등대는 바다를 바라보고 우뚝 서 있으며 흰색이다. 등대 앞은 솔 숲인데, 울창하지는 않지만 꼬불꼬불한 모양이 정겹다.
▲ 거센 파도가 몰아쳐 바위들을 때리고 산산히 부서지는 하얀 포말이 아름다운 간절곶 바다의 모습입니다.
▲ 성난 파도... 포말의 포효... 맑고 깨끗한 겨울바다를 오랫만에 찾아 즐거운 한때를 보내봅니다.
▲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바람에 움추린 모녀의 모습에서 겨울바다의 진수를 느껴봅니다.
▲ 눈을 뜨기 어려운 세찬 바람에도 기념사진은 남겨야겠기에...
▲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수 있는 간절곶의 전경입니다.
▲ 간절곶 소망우체통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에도 소개된 바 있지요.
▲ 신라시대 충신의 상징 '박제상'의 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표현한 것입니다.
▲ 무서운 파도... 마치 성난 용들이 뭍으로 치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세찬 파도 너머 저멀리 대한민국 중공업의 상징 울산광역시 온산공단이 아스라히 보입니다.
▲ 새천년의 비상을 염원하며 세운 비석이 역광에 빛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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