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해와달이 사는 집

무작정 떠나본 영덕블루로드 2구간(해맞이공원-축산항) 본문

◈ 산행이야기/☆ 2012년도 산행

무작정 떠나본 영덕블루로드 2구간(해맞이공원-축산항)

해와달^^* 2012. 5. 23. 19:57

♣ 산행일자 : 2012. 05. 19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영덕군 영덕읍, 축산면 일원

♣ 산행인원 : 푸른 바다를 가슴에 품고...

♣ 산행코스 : 해맞이공원-석리-경정리(대게원조마을)-죽도산 전망대-축산항-영양남씨 발상지

♣ 산행거리 및 시간 : 약15km, 5시간 30분

 

 

◈ 영덕블루로드

영덕 강구면의 강구항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약50km의 길로 삼척의 관동대로와 더불어 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길이다. 푸른 동해의 풍광과 풍력발전단지, 대게원조마을, 축산항, 괴시리마을 등 풍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특히 가족이나 어린이를 동반하여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등을 둘러보며 환경의 중요성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게하는 친환경적인 생태여행을 즐겨 본다면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 블루로드 구간별 코스(약 50km / 걷기 소요시간 17시간)

       A코스 : 강구항-고불봉-풍력발전소(신재생에너지전시관)-빛의거리-해맞이공원 (약17.5km / 소요시간 6시간)

       B코스 : 해맞이공원-석리-경정리(대게원조마을)-죽도산(축산항) (약15km / 소요시간 5시간)

       C코스 : 죽도산(축산항)-봉수대-목은이색산책로-괴시리전통마을-대진해수욕장-청소년야영장-고래불해수욕장(약17.5km / 소요시간 6시간)

 

 

▣ 산행기

지난 해 오월 아내와 함께 걸었던 영덕블루로드 1구간을 마치고 2구간을 시작하려고 했던 것이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계절에 걸어보려 했던게 이런저런 사정 때문인지 못가본 산들을 찾아 다니느라 빼 먹은 탓인지 만 1년 만에 찾게 되니 새삼 세월의 유수같음을 피부로 느껴본다. 일요일에는 가입한지 6개월이 다 되었지만 한번도 참여치 못한 직장산악회의 정기산행에 참여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만한 곳을 고르다 문득 떠오른 것이 블루로드 2구간이다. 더 미루다가는 올해 또 넘기겠다 싶어 쇠뿔도 단 김에 빼라는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간단히 행장을 꾸려 영덕 강구항으로 달려간다.

강구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의 하나로마트 주차장에 애마를 세워놓고 해맞이공원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려 도착한 버스에 몸을 싣고 도착한 대게등대가 반겨주는 해맞이공원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사진 몇장 남기고서 대게 모양의 루미나리에 조명등 아래로 내려가며 블루로드 2구간을 시작한다.

 

 

블루로드 2구간 개념도

 

 

붉은 해를 집어 올리는

대게의 큰 집게다리 모양이

인상적인 '창포말등대'

 

 

너그러움으로 해를 맞이하다가

그 해가 지고나면 달맞이로

이어진다는 해맞이광장이다.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주문진까지 이어지는 장장 770km의 국내 최장 걷기 길로써 공모를 통해 결정한 예쁜 해파랑이란 이름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색인 '파랑' 그리고 ~와 함께 라는 의미의 조사 '랑'을 합쳐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이란 뜻의 해파랑길이 탄생했다고 한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아침, 화랑순례, 관동팔경, 통일기원의 4가지 큰 테마로 나뉘어지는데, 오늘의 걷게 될 코스인 영덕블루로드 2구간은 화랑순례길에 포함되어 있는 길이다.

 

 

꽃창포

 

 

벌노랑이

 

 

마음으로 바다를 느끼고 싶은 날...

더 더워지기 전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블루로드를 찾아 길을 떠난다.

 

 

맑고 청정한 동해...

아침해가 신비하게 떠오르는 동해 ...

영원한 신선들이 산다는 동해...

 

해맞이 땅에서 걷는 잊지 못할 꿈의 길, 환상의 길이다.

 

 

파란 바다를 꿈꾸며, 바다 건너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아름다운 어촌마을을 구경하는 풍광은 그야말로 감탄사 만발이다.

 

 

바다로 떠난 남정네들의 잦은 사고로 인해 남자가 귀했던 때문인지

남근사상이 유별스러웠나 보다.

 

 

파도소리 끊이지 않는 길을 걷는다.

바다도 나무도 하늘도...

심지어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바람조차 푸른 길이다.

 

이 길에 서면 보이는 모든 것이 푸르다.

그 길 위에 서 있는 내 마음조차 푸르러지는 길...

Blue Road!

 

마을유래는 알 수 없으나 노물(老勿)이란 늙지 말라는 뜻으로서,

장수(長壽)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노물리의 정자에서

점심을 챙겨먹고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을 이어간다.

 

 

블루로드에서 바닷길이 가장 많기에

타이틀마저 환상의 바닷길이자,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이라 했으리라.

 

파도소리 따르며 숲 속을 걸으니...

너무 좋다-. ^^*

 

 

해안가에 서식하는 '갯완두'가 지천이다.

 

 

아득한 저멀리 뾰족한 축산항이 있는 죽도까지 오늘 걸어야 할 길이다.

 

 

인공의 소리는 모두 묻혀버리고,

펼쳐진 모든 것들은 그저 바다뿐인 고요한 길.

이 길 위에서 마음의 고요를 되찾는다.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나와 자연뿐이기에 더없이 평화롭다.

내 마음을 만나는 길이다.

 

 

탁 트인 바닷가에서 몸을 활짝 열어 제친다.

가도 가도 끝없는 바다는

그냥 걷는 자신이 심심할까봐 파도를 출썩인다.

.

.

.

.

모든 게 예술이다.

 

 

파도는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바위를 치고,

바람은 짭짤한 바다 냄새를 코끝에 던져놓고 달아난다.

 

 

구름에 가렸지만 하늘이 드러나면 은회색이던 바다에 파란 물이 들고,

해가 비스듬할 땐 바다에서 육지까지 금빛 융단이 펼쳐지리라...

 

 

역시 블루로드는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이라 불릴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작은 포구에서 풍기는 약간의 비릿한 갯냄새 또한 트레킹의 감칠맛을 보태준다.

 

 

블루로드를 걷는 여행객들에게

인증스탬프를 찍어주는 아름다운 어촌마을 -,

석리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어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색하며 한 걸음씩 걸어갈 때마다

길에서 인생을 배운다고 하지 않던가.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 보다,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아름답고 정겨운 법이다.

 

 

경정 3리 앞에 있는 오매향나무.

언덕을 뒤덮은 향나무는 500여년간 마을을 지켜오고 있다.

 

 

짭짤한 바다내음과 솔향이 묘한 어울림을 자아낸다.

바위 모양도 제각각이다.


누가 봐도 자갈 콘크리트로 착각할 정도로,

크고 작은 자갈들이 바위속에 박혀있다.


어느 구간에는 녹이 슨 듯 온통 붉은색으로 물든 바위도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에 선정될 정도로 동해안 최고의 명품여행지.

블루로드!!!

 

 

살갈퀴

 

 

경정 2리(차유마을)에 있는 '대게원조마을'임을 알리는 비석

 

 

이 기념비 앞에선 봄 영덕대게축제 때에 제를 올린다. 표석 옆으로 차유정과 아담한 새천년기념마을 숲에는 바다전망 벤치가 있다. 누구나 바다에 온몸을 던져 사색에 잠길 듯한 벤치.

해양수산부로부터 아름다운 어촌마을에 선정되었던 곳인 만큼 마을의 느낌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 마을 앞바다가 대게들의 가장 좋은 서식지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영덕사람이라면 다 안다고 한다.

그래서 대게마을이 된 첫째 이유요, 대나무를 닮아서 대게라는 명칭을 맨 먼저 사용한 것이 그 다음 이유이며, 세 번째는 이곳에서 잡힌 대게 맛이 전국 어디에서 온 대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있기 때문에 대게원조마을이 된 이유란다.

 

대게라 하면 흔히 영덕대게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게 중 가장 크며, 다리도 길고, 몸도 크지만 대게는 큰[大] 게가 아니다.

대게는 몸에서 뻗어나간 다리 8개가 대나무처럼 곧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문으로는 죽해(竹蟹)라 쓴다.

대게는 우리나라 동해안 전역에서 서식하며 특히 많이 잡히는 곳은 구룡포에서 죽변항 앞바다 사이다.

영덕 축산항 앞바다 7km쯤이 이른바 대게벨트다.

 

 

편안하게 앉아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 차유정(車踰亭)!

 

 

차유마을(경정 2리)에 있는 대게체험관

 

 

헤아릴 수도 없이 빽빽히 들어찬 해송이 내뿜는 향기는

바다내음과 어우러져 코 끝을 간지럽히고

길은 솔잎이 융단을 깔아주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틈틈이 찾아오는 파도에게 따귀 한대 맞아도

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는 갯바위와 모래톱,

 

 

봉오리를 다문 채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갯메꽃,

무리지어 피어 있는 해당화,

바닷바람에 기분 좋게 흔들리는 솔잎...

 

 

그들과 인사를 나누다보면 여행자의 발걸음도 느려진다.
마치 내 삶을 축복하듯 반짝이는 수평선과도 마주하게 된다.

 

 

길이 끝나가면서 저 멀리 축산항과 야트막한 죽도산이 보인다.
산 정상에 있는 등대까지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섬마을선생님'이라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리게 만드는

'해당화'가 반겨주는 백사장을 지나오니

 

 

축산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세워진 '블루로드다리'를 만나게 되는데,
사람만 건널 수 있는 폭이 좁은 현수교지만 규모가 상당하다.

 

 

죽도산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를 올라

아득한 먼곳에서부터 걸어온 흔적을 바라본다.

 

 

아득한 미로 속을 걸어온 듯도 하고,

아찔한 바다 바람에 안겨

예까지 단번에 날아온 듯도 하다.

 

 

죽도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그 모양과 지세에 있어

동해안 제일의 미항(美港) - 축산항

 

 

죽도산(竹島山, 80m)은 야트막하다.

바다에서 금방 솟아오른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큰 산처럼 보인다.

산에는 온통 대나무가 천지라서 죽도산이라 불리어졌다고 한다.

1935년에 세워진 등대가 내려다보인다.

 

 

죽도산 공원 전망대에서는 사방이 거침없이 조망된다.

동해의 초록빛 바다가 육지와 맞닿은 굴곡진 해안선은

끝없는 얘기를 이어 가는 듯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B코스 종착지인 '영양남씨 발상지'로 가는 길은 시장통이 따로 없다.

물가자미회 축제 탓이다.

 

 

국무총리를 지냈던 남덕우씨가 썼다는 '남씨 발상지' 비석

 

 

축산리 동명의 유래는 지형(地形)이 소가 누워 있는 형국(形局)이 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은 8세기 중기인 신라(新羅) 경덕왕(景德王) 때 청주한씨(淸州韓氏)가 마을을 개척하였다고 하나, 영양남씨(英陽南氏) 입향시조 유래로 더 유명하다.
즉, 경덕왕 14년(755년) 당(唐)나라 현종(玄宗) 연간에 김충(金忠)이란 안렴사(按廉使)가 일본 사신으로 다녀오던 도중 풍랑을 만나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이곳 축산에 표착(漂着)한 다음 신라에 살기로 청원하자 경덕왕이 남쪽에서 왔다 하여 남씨(南氏)로 사성(姓)하고 시호를 영의(英毅)라 내리고 식읍(食邑)을 영양(英陽)으로 정하였다. 이로써 남씨 시조가 되었으며, 뒤에 영양, 의령, 고성으로 분관되었다고 한다.

 

 

복잡한 행사장을 빠져나와 영해행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바다와 하늘을 걸을 수 있는 명품 트레킹코스로 유명한 영덕블루로드...

1년전에 A코스를 마치고 이제야 다시 걸음을 내디뎌본 바다와 하늘이 함게 걸어가는 길...

오늘 걸었던 B코스는 환상의 바닷길로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보며 걷는 최고의 해안도보 여행길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푹푹 빠지며 걸었던 모래사장, 해송 사이로 걸으며 잠깐씩 얼굴 보여주던 바닷길, 울퉁불퉁 바윗길 위에서 파도와 바위가 만나 만들어내는 자연의 오케스트라에 빠진 즐거운 하루를 되새겨보면서 무작정 떠난 여정이 참으로 만족스럽기 그지없다.

굵은 땀방울 식혀주는 푸른 바람 한 줌, 솔숲의 시원한 그늘 한 조각, 맑고 맑은 파도소리 한 묶음 주머니에 넣고 다시 삶을 만나러 갈 힘이 생긴다.
그 바다에서 얻은 최고의 선물 '행복'을 손에 쥐고 말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