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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경주 녹동리에서 올라본 치술령 본문

◈ 산행이야기/☆ 2012년도 산행

경주 녹동리에서 올라본 치술령

해와달^^* 2012. 6. 25. 21:58

♠ 산행일자 : 2012. 07. 06 (금) 날씨 : 구름 많음

♠ 산행장소 : 경주시 외동읍, 울주군 두동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녹동리 마을표석 - 달마사 입구 - 찬물샘 - 치술령 - 울산망부석 - 헬기장 - 광적사 - 남방마을 - 녹동리 마을표석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6.73km(GPS 기준) - 식사, 휴식 포함

 

 

◈ 산행기
근무환경이 바뀐 관계로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해서 몸과 마음이 안달이 날 지경이다. 지난 주 친구들과 산딸기 채집을 겸한 산행을 다녀왔지만 성에 차질 않고 또 한 주가 훌쩍 지났지만 토요일 늦은 시간가지 근무하고 일요일인 오늘 또 당직근무라 산행을 포기해야 하나 망설이다 가까운 곳에라도 다녀오자 싶어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선다.

팔우정로타리 부근의 자주 가는 해장국집에 들러 선지국 한그릇 해치우고 성동시장에 들러 김밥 두어줄에 빵 몇개 사서 넣고 차를 몰아 울산 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달린다.

오늘의 산행지는 몇번 다녀온 곳이지만 망부석 설화가 서려있는 치술령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동안 치술령은 울주군 범서면 방향에서만 올라본 터라 경주지역에서 오르는 코스가 궁금해서 외동읍의 녹동리를 네비에 찍어놓고 차를 몰아가 입실을 지나 외동읍에서 문산공단 방향으로 진행하다 석계삼거리에서 좌측 녹동방향으로 길을 들어 진행하니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기좋은 경상남,북도 경계지역인 대신마을이 나오고 관문성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들어서 달려가니 두산지가 나오고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 녹동리(남방)를 알리는 빗돌이 서있는 지점에 도착을 하게된다.

차를 몰아 곧장 나있는 좁은 도로를 따라 달려가다 '달마사' 입간판을 따라 진행하니 주차할만한 공간이 보이질 않는다. 하는 수없이 좁은 도로에서 겨우 차를 돌려 마을표석이 있는 곳까지 되돌아와 한모퉁이에 파킹을 해두고 '달마사'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09:31)

 

 

산행코스

 

 

녹동리 입구의 대신마을 느티나무

 

(느티나무 아래의 반사경을 끼고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녹동리(남방) 마을 표석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직진 방향의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군락을 이루지 않고 텃밭가에서 외로이 꽃을 피운 '메밀'입니다.

 

 

도로를 걷다가 눈에 띄어 담아본 '붉은토끼풀'

 

 

'달마사' 이정표를 따라 진행하다 마을 안쪽까지 진행하니

좁은 미로가 헷갈리지만 이정표를 따라가면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네요.

 

 

요즘 길 가에 많이 피어있는 '금계국'입니다.

 

 

까치수영(까치수염)

 

지난 주까지만 해도 꽃이 피지 않았는데

일주일 만에 활짝 핀 모습을 보여주네요.

 

 

'석잠풀'

 

 

 

루드베키아 (원추천인국)

 

 

 

때는 아메리카 서부 개척시대! 미국은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영토를 넓히던 시대였지요. 미국인 젊은 장교와 인디언 처녀의 이룰 수없는 사랑이 담겨있는 꽃이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 입니다.

작은 인디언마을을 점령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를 권하던 미국인 젊은 장교가 인디언 족장과의 줄다리기 끝에 족장의 예쁜 딸과 사랑을 하게 되고...

이어서 젊은 장교는 인디언들과 공존할 것을 내비치자 과격파의 손에 희생당하게 됩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인디언족장의 딸은 식음을 전폐하다 그만 세상을 떠납니다. 그 뒤 인디언 처녀가 묻힌 자리에는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루드베키아가 피어났다고 합니다.

 

 

달마사 입구를 알리는 빗돌

 

(이곳에서 좌측 비포장 평지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닭의장풀(달개비)'

 

 

'며느리밑씻개'

 

 

비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들어가니 허름한 집 한채가 나오고

우측으로 망주석이 있는 무덤을 지나

 

 

'털별꽃아재비'

 

 

풀섶속에 서있는 '치술령 2.7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들어섭니다.

 

 

임도를 따라 직진방향으로 진행하니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시그널이 매달려있는 산길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잠시 뒤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치술령 2km')를 따라 진행을 합니다.

 

 

보름 전 갈곶산을 오르며 잎사귀만 보고선 잘 몰랐었는데

오늘 활짝 핀 꽃을 보니 금새 '노루오줌'인줄 알겠네요.

덕분에 이젠 잎사귀만 보아도 구별을 할수 있게 되었답니다. 

 

 

'큰뱀무'

 

 

나무 가지를 타고 뻗어오르는 넝쿨들을 보니

마치 열대우림 속에 들어와 있는 분위기입니다.

 

 

산을 찾는 산악인들에게 시원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외동좋을라고 산악회에서 정비해 놓은 '찬물샘'

 

감사한 마음으로 한 모금하고

약수터 좌측 오름길로 올라섭니다.

 

 

호미지맥 종주능선에 올라서게 되네요.

잠시 옛 생각에 젖어봅니다.

 

 

아무도 없는 치술령 정상에서 스틱을 모델삼아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신모사지(神母祠址)

 

 

 

경주시 외동읍과 울주군 두동면의 경계선에 있는 치술령은 내륙에 있으면서도 동해바다가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일본 쓰시마섬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빼어난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을 찾을 때마다 흐린 날씨인 탓에 동해바다는 구경도 못해봐서 정말 그런지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치술령이란 뜻은 솔개가 사는 높은 산이라는 뜻인데 산이나 봉이 아닌 영으로 불리는 이유가 울주군 두동면 사람들이 경주로 갈 때 이 산을 지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꼭대기에는 신라 눌지왕 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눌지왕의 동생 미사흔을 구하러 갔다가 죽은 박제상의 아내가 동해를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망부석(울산, 경주)과 신모사지 등이 있다.

 

경주망부석 쪽으로 내려서면 동해 앞바다 수평선이 하늘과 맞닿아 탁 트인 풍경을 연출한다. 그 반대편에 울산망부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치술령 정상부근에는 울산쪽과 경주쪽으로 망부석이라고 전해지는 두 개의 바위가 있지만 정확히 고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망부석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이 바다를 볼수 있는 곳이라면 바로 경주망부석이 훨씬 조망이 좋으니 역사속의 망부석은 아마도 이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내가 멀리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가 죽어서 화석이 되었다는 전설의 돌 망부석(望夫石)은 은을암에 이은 박제상의 유적 중 한 곳으로, 그 옆으로는 박제상 후손들이 박제상 부인과 딸들의 넋을 기리며 세운 신모사지(神母祠址) 비석도 하나 세워져 있다.

 

박제상과 치술령 망부석의 이야기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생략하고…

참으로 한 사람의 사람다운 사람이 나라를 나라이게 한다.

"차라리 계림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국의 신하는 될 수 없다." 하며 분사한 박제상의 신라나 "한 숟갈의 밥이나 한 모금의 물도 모두 왜적의 손에서 나온 것"이라 하여 거부한 최익현의 조선은 물론 한일합방령을 접하고 "가을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천고의 역사 품어 헤아리니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하기 어렵구나!" 탄식하며 절명한 구한말의 황현 역시도 나라를 나라답게 이끌었던 선조들이었으리라.

 

 

경주망부석에서 바라본 녹동리 전경

 

우측 아래에 날머리인 남방마을과 두산지,

가운데 방향으로는 석계저수지와 원녹마을입니다. 

 

 

바야흐로 '나리'의 계절이 도래했다는 걸 알려주는지

'털중나리' 한송이가 활짝 피어 찾아온 산꾼에게

눈요기를 톡톡히 해주고 있네요.

 

 

금방이라도 멋진 종소리를 들려줄 것 같은

'초롱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습니다.

 

 

'산골무꽃'

 

 

'조록싸리'

 

 

울산망부석이 있는 전망대.

 

(데크에 퍼질러 앉아 점심 요기를 하고 갑니다.)

 

 

또다른 '털중나리'를 만나 한번 더 담아봅니다.

 

 

치술령 정상으로 되돌아와 우측 은을암, 헬기장 방향으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헬기장이 있는 사거리 갈림길

(← 석계, ↑ 은을암, 국수봉. → 법왕사, 박제상유적지. ↓ 치술령)

 

이곳에서 좌측 석계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부드러운길, 미끄러운 급내림길, 그리고 산허리를 구비구비 돌아

 

 

돌탑이 있는 계곡을 건너 한결 부드러워진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합니다.

 

 

'가는장구채'

 

 

온갖 넝쿨들이 밀림속을 연상시키는 멋진 풍광을 담고

 

 

치술령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큰바위도 신기한듯 담아보고

 

 

당직근무에 늦지 않기 위해 내딛는 발걸음에 속도가 붙습니다.

 

 

사찰 분위기는 전혀 나지않는 '광적사'를 빠져나오며 실질적인 산행은 마무리가 되고

 

 

등산로 안내판을 담고서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여름꽃들이 마중을 나와 있더군요.

 

 

'사상자'

 

 

'뜰보리수' 열매가 탐스럽게 달려있어 따서 맛을 보니 아직 덜 익었는지 떫네요.

 

 

정말 오랜만에 만난 '꽃치자'

 

이름이 생각이 안나 집에 와서 찾아 보고서야 생각이 나더군요.

 

 

'홑왕원추리'

 

 

'자귀나무'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되네요.

 

 

녹동리 남방마을을 빠져나오며 걸었던 치술령 마루금을 올려다 봅니다.

 

 

잘 꾸며진 정원에 피어난 '송엽국(사철채송화)'을 담

 

 

출발지였던 마을표석이 있는 삼거리에 당도를 하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몇년 만에 다시 찾은 치술령으로의 산행. 몇번의 산행에도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코스로 걸어본 오늘의 산길은 뚜렷한 등로에 난이도도 괜찮은 편이라 친구들 데리고 와도 무리가 가지 않을 것 같아 내년 산행지로 점 찍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햇볕이 들지 않은 숲길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 올라선 정상에는 흐린 날씨 탓에 조망은 별로였지만 뙤약볕 아래 더운 산길이 아니었음에 위안을 삼고 5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 당직근무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녹동마을을 빠져나와 경주로 향한다.

신라의 충신 박제상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호국의 달인 유월의 막바지에 조금이나마 느끼고 가는 걸음이라면 오늘 산행의 목적은 백이십퍼센트 달성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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