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만에 올라본 신불산!! 변함없는 풍광을 즐기고... 본문
♠ 산행일자 : 2012. 07. 08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울주군 상북면, 삼남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신불산자연휴양림(하단) - 신불재 - 신불산 - 간월재갈림길 - 969봉(옛 공비지휘소) - 파래소폭포 - 신불산휴양림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40분, 8.6km(GPS기준) - 놀며 쉬며...
◈ 산행기
지난 주엔 처가식구들과의 가족모임을 강원도로 다녀온 터라 산행을 못한 탓에 몸이 영 찌뿌둥한게 컨디션이 별로다. 모처럼 쉬는 일요일이라 챤스다 싶어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서본다. 윗시장에 들러 김밥에다 햄버거 까지 사서 넣고 언양방향으로 내달린다.구름이 주변 산들을 가리고 있어 오늘 조망은 제대로 즐길 수 있으려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온이 오르면서 하나 둘 벗겨지는 구름속 산정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어디로 갈까나? 하면서 동전의 양면을 놓고 찍듯이 산행코스를 잡아본다. 장거리는 더운 날씨에 무리일 것 같고 천천히 유유자적 모처럼 찾아보는 영알의 너른 품을 맘껏 심취해 보고자 하기에 가지산이나 신불산 둘 중에 하나를 찾아보기로 한다.
엊그제까지 내린 비로 계곡에 수량이 제법 많을 것으로 판단되어 파래소폭포의 위용을 보고자 석남사 지나서 나타나는 배내골 입구 삼거리에서 우측의 석남터널 방향을 버리고 배내골을 향해 가파른 오름을 올라서니 애마의 입에는 단내가 나는 듯 가뿐 숨을 몰아쉰다.
배내골터널을 통과해 올라선 고갯마루에서의 풍광은 언제나 멋스럽기 그지없다.
계속되는 내리막을 달려가니 주암계곡 입구와 철구소 입구 도로변에는 일찌감치 나온 피서객들로 인해 길바닥은 온통 주차장이 되어 버려 조심스레 빠져나온다.
이어 나타나는 팬션지대 또한 주말 피서객들로 그득그득하다.
다시 만난 태봉종점슈퍼를 끼고 좌측으로 핸들을 꺾으니 잠수교는 어디가고 번듯하고 멋들어진 구름다리가 새로이 설치되어 있어 찾아온 산꾼의 눈을 휘둥거리게 만든다.
비만 제법 오면 건너기 힘든 곳이었는데 산뜻하게 만들어진 다리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하여 역시 낯익은 청수골산장을 지나 신불산휴양림 입구까지 차를 몰아가니 대기하고 있는 주차관리요원으로 부터 겨우 한대 주차할 공간을 배정받아 파킹을 하고서 장비를 챙긴 후 휴양림을 통과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원래 신불산을 찾게되면 계획했던 코스가 있었는데 베네치아 산장에서 간월서릉 방향으로 진행하여 간월산, 신불산을 거쳐 영축산을 밟고 청수골로 하산하는 코스를 걸어보고 싶었는데 뜸했던 최근의 산행에 체력이 딸릴 것 같기도 하고 더운 날씨에 진을 빼기가 뭣해 가벼운 마음으로 신불재로 올라 공비지휘소로 내려오며 멋진 조망이나 즐겨보자고 마음먹고 계획했던 코스는 더위가 한풀 꺾이는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올라보기로 미루어 두고 파아란 하늘과 빛나는 태양의 따사로움을 온 몸으로 받으며 숲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산행지도
매표소에 신분증을 내미니 그냥 통과가 되네요.
파래소폭포 갈림길에서 우측 계단을 따라 숲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 파래소폭포 0.8km, → 신불산 정상 4.7km)
신불산 기원탑 지대를 지나며
약간은 가파른 지그재그 등로를 올라갑니다.
때론, 커다란 바위와 하늘을 가리는
낭만이 깃든 오솔길을 지나기도 하고
덜컹덜컹 너덜길도 조심스레 지나며
숲을 감도는 공기는 시원함이 느껴지지만
습기 가득 머금은 숲길에 땀으로 범벅이 된 육신을
영축산 갈림삼거리 계곡에서 시원하게 씻어내고
이어본 산길은 곧 임도를 만나게 되지만
따가운 햇살을 피하라고 이내 건너편 숲길로 인도해 주네요.
제 철을 만난 양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까치수영'
물기 가득 머금은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닭의장풀'
'노루오줌'
숲을 빠져나와 시야가 트이는 억새 지대에 접어드니
부드러운 신불산의 능선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신불재로 오르는 길은 파아란 하늘과 초록의 억새가 어우러진 멋진 등로였네요.
뒤를 돌아보는 여유로움에 들머리가 손짓을 하고
멀리 향로산의 뾰족한 모습이 반갑게 다가옵니다.
억새 초원이 넘실대는 평원 너머로
영축지맥의 1060봉, 함박등, 죽바우등의 멋진 암봉들이
줄지어 도열해 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때마침 신불산에서 목재데크를 따라 내려오는
한무리의 산님들과 어우러진 풍광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산꾼들의 휴식처이자 비박장소인 신불재에 당도하게 되네요.
가천저수지 방향의 조망으로
신불 공룡능선이 자수정동굴까지 길게 이어져 있네요.
신불재 아래에 있는 샘터에서 물을 보충하고
신불산을 향한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데크를 오르며 바라본 삼봉능선(우)과 가천방면의 풍광,
그리고 흐릿하지만 울산의 문수산과 남암산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언제보아도 감탄사가 절로 터지게 만드는 영축산 방향의 조망
신불산 새천년 빗돌
신불산 공룡능선
허물어졌던 돌탑이 원상회복된 모습에 반가움이 앞서네요.
예까지 왔으니 흔적은 남겨야겠지요.
그늘을 찾아 느긋하게 점심을 챙겨먹고
간월재 갈림길에서 좌측 파래소폭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다시 한번 영축지맥의 멋진 마루금을 보고 또 보고...
오랜만에 다녀온 신불산도 눈에 담고서 신불서릉을 향한 걸음에
노란 '원추리'가 딱 한송이 피어나 반겨주네요.
작지만 앙증맞기 그지없는 '자주꿩의다리'가
군데군데 피어나 눈을 즐겁게 해주더니
뙤약볕 아래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중나리'도 인사를 건넵니다.
신불서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간월산과 간월재.
신불산에서 간월재 방향의 등로에 데크길이 새로 만들어진 모습이네요.
986봉에서 바라본 옛 공비지휘소(969봉),
그 뒤로 천황산과 재약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미역줄나무'가 지천입니다.
숲 속으로 들어서기 전 간월재를 다시금 돌아보며...
6.25전쟁 때 빨치산의 공비지휘소 역할을 했던 969봉에서
천황산, 재약산을 배경으로 한장 남겨봅니다.
공비지휘소가 자리잡을 만큼 특급조망을 자랑하는 곳이기에
사방을 돌아보며 마음껏 눈요기를 해 봅니다.
신불 서봉과 영축산의 마루금을 돌아보고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있는 얼음골 방향 옆으로 멀리 운문산이,
가운데 간월서릉 뒤로는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쪽방향의 바로 앞 능선은 코끼리봉, 재약봉이
그 뒤로는 천황산, 재약산이 다가오네요.
바위 벼랑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돌나물(돈나물)'과
'돌양지꽃'을 사진에 담고서 급내림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정신없이 내려서니
시그널이 반겨주는 임도에 당도하게 됩니다.
내려선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이정표가 알려주는 또다른 급한 내림으로 접어듭니다.
다리쉼을 하면서 휴식하기 좋은 소나무 쉼터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선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비온 뒤의 풍부한 수량을 맘껏 뽐내고 있는
영알의 3대 폭포인 '파래소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파래소폭포는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대로 비가 내렸다고 하여 "바래소"에서 유래되었다.
파래소폭포는 경치가 아름다워 지금도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1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안개처럼 퍼지는 물보라는 시리도록 차서 아침, 저녁 무렵에는 무지개가 피어 올라 어두운 기운을 말끔히 걷어낸다.
검은 듯 푸른 수면 위에는 산그림자 마저 초록색 물빛으로 비치고, 둘레가 100m나 되는 연못의 중심에는 명주실 한타래를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다.
원시림 우거진 계곡은 여름철 등산객들의 더위를 식혀주며, 특히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근처에 있어 등산객들의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만길능선과 기암 그리고 파란 하늘과의 앙상블
올들어 처음 만난 '산수국'이 예쁜 꽃을 피웠네요.
수량이 풍부해진 파래소계곡의 물소리 또한 제법 우렁차게 들려옵니다.
아침 나절 올랐던 신불재를 향한 백련골 갈림 목재데크를 지나
신불산자연휴양림 하단지구 매표소에 도착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랜만에 찾아본 영알의 너른 품에 안겨 맘껏 노닐다 온 오늘의 산행. 이미 걸어본 산길이었지만 계절을 달리해서 걸은 탓인지 또다른 감흥으로 다가와 겨울철 설국의 세계를 걷고픈 유혹이 진하게 다가온다.
근무여건이 바뀐 탓에 장거리 산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아 늘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지만 기다림의 여유를 가지다보면 원없이 걸어볼 날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배내골을 떠나 경주로 향하는 발 끝에는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덕분에 기름은 더 들었을테지만 귀가시간이 짧아졌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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