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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남산 산행 (비파골-금오산-용장골-고위산-열반골) 본문
☆ 산행일자 : 2012. 07. 16 (월)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주시 내남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용장리 주차장-앞비파골-도깨비능선-금오봉-용장골-못골 모전삼층석탑-백운재-고위봉-열반재-관음사-용장리
☆ 산행시간 : 4시간 50분 (유유자적 유적과 들꽃을 담으며...)
◈ 산행기
휴무일을 할일 없이 방구들과 동무하고 있으려니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워 배낭메고 현관문을 밀고 거리로 나선다. 비가 내릴거라는 일기예보에 망설여지는 마음이지만 우의 챙겨넣고 떠나니 걱정없고 모처럼 우중산행 하게 되더라도 그 또한 운치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남산으로 향한다.그동안 수없이 오르내렸던 경주남산의 수많은 코스들. 이제는 내려오기만 했던 코스를 역으로 올라보기로 작정하고 만나게 되는 유적 또한 찬찬히 다시 한번 공부하는 마음으로 돌아보겠노라고 내심 마음먹으면서 오늘은 비파골로 시작해볼까 한다. 용장리에 있는 경주국립공원 남산분소 건너편의 용장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지나온 삼릉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앞비파마을 버스정류장 지나서 나오는 산불감시초소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숲속으로 들어간다. 사실 금오봉에서 비파골을 향한 등로는 출입금지구역이라 전에 세워놓았던 이정표들은 모두 철거가 된 상태라 등로를 아는 이라면 괜찮지만 초행자는 길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금오봉 방향으로의 능선을 가늠하면서 뚜렷한 등로만 따라간다면 큰 무리없이 혼잡스럽지 않은 경주 남산의 호젓한 산길을 즐길 수 있으리라...
산행지도
앞비파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숲 속으로 진입합니다.
촉촉히 젖은 등로를 걸으니 마음마저 차분해져 오네요.
'멍석딸기꽃' 위에 앉은 이름모를 곤충은 무얼 먹으러 나왔을까요?
우거진 송림 사이를 걷는 기분...^^*
삼림욕을 즐겨봅니다.
다시 만나는 기암(奇岩)
오늘은 어떤 모양으로 다가오는지...
앞비파마을이 있는 곳에서 시작되는 골짜기를 비파골(琵琶谷)이라 하는데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수량이 많이 불어나 있네요.
'도라지꽃'
커다란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그곳에서 보는 조망 또한 괜찮겠지요.
바위 군락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서니
드디어 비파골 삼층석탑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보물 제 186호)
비파골에는 석가사터로 전하는 제3사지와 불무사터로 전하는 제4사지 등 현재 네 군데 절터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2사지에서 서쪽으로 약 100m 떨어진 바위산 정상부에 석탑 하나가 있습니다.
비파골 삼층석탑이라 부르는 이 탑은 그동안 무너져 있던 것을 2002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였습니다.
이 탑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 암반을 6면체의 형태로 다듬은 기단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단석의 윗면은 방형, 옆면은 다소 불규칙한 장방형으로 되어 있으며, 탑신부가 올려지는 윗면을 비교적 고르게 다듬었습니다.
몸돌에는 모서리기둥만 새겨져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습니다. 그런데 1층 몸돌 윗면에 너비 12㎝∙깊이 6㎝의 사리공이 있습니다. 탑의 몸돌에 사리공이 있다는 것은 이 탑이 불사리신앙으로 만들어졌음을 말합니다.
이 탑은 전체적으로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계곡 아래가 기단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탑의 실제 높이는 3.2m 정도에 불과하지만, 바위산 아래 모두를 기단부로 삼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보다 더 크고 높은 탑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수년 전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남아있는 바위는
그날의 상처를 아직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다시금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떡갈나무'
'졸참나무'
마당을 쓸때 사용했던 싸리빗자루의 원료인 '참싸리'
다음 기회에 찾을 백양골능선 너머로 지난 주 올랐었던
고위봉, 이무기능선, 태봉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약수골 아래로 뒷비파마을과 멀리 벽도산, 선도산 등이 조망이 되네요.
삼형제바위
'도깨비바위'인데 옆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지만
위로 올라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변한 모습입니다.
'비파골의 전설' 안내문
경주 남산 금오봉 정상
밤새 피어있다가 졸린지 오무리고 있는 '달맞이꽃'
용장골 갈림이정표
(← 통일전, 칠불암. ↓ 금오봉, 포석정. → 용장사지, 용장마을)
조망터에서 건너다 본 태봉, 그 뒤로 고위봉과 이무기능선이 다가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석탑, 석불이 있는 곳이라 암릉이 줄을 잇고
기암 또한 즐비하여 하나하나 이름 붙이기가 난감한 곳이지요.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멋진 등로를 내려서니
산수화가 따로 필요치 않는 절경에 눈이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용장사지 마애여래좌상 (보물 제 913호)
경주 남산 용장사곡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187호)
'짚신나물'
'등갈퀴나물'
습기 가득 머금은 숲길에 흠뻑 젖은 몸을 계류에 손 담그며 땀을 씻어내고 내려서니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한
김시습의 법명인 '설잠(雪岑)'에서 따온
'설잠교'를 만나게 됩니다.
설잠교를 건너면 만나게 되는 삼거리
이곳에서 좌측으로 진행을 합니다.
우렁찬 물소리가 용장골의 침묵을 깨트리고 있네요.
삼거리 갈림길
(↖ 이영재. ↗ 백운재, 고위봉)
키보다 큰 조릿대가 군락을 이룬 숲길을 지나
남산 자락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산중호수를 만나게 됩니다.
빗물 가득 머금었으니 머지않아 꽃이 활짝 핀 '비비추'의 모습을 볼수 있을 것 같네요.
용장계곡 못골 모전삼층석탑
경주 남산 용장골은 남산에 있는 어느 골짜기보다 길고도 깊습니다. 이 용장골의 거의 막다른 곳에 작은 저수지가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못골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남산 용장골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입니다.
이 저수지를 지나면 백운대와 칠불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칠불암 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길에서 오른쪽으로 약 80미터 떨어진 곳에 삼층석탑 하나가 서 있습니다. 이곳은 용장계곡 17절터 또는 지곡(池谷, 못골) 제3사지입니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탑은 남산 못골 삼층석탑입니다.
이 탑은 예전에 무너져 방치되어 있던 것을 2002년에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모습을 되찾은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요. 게다가 있는 곳이 남산에서도 매우 외진 곳입니다. 따라서 이 탑을 아는 사람도 그만큼 드뭅니다.
경주에는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탑이 2기가 더 있는데 남산리 3층석탑과 서악리 3층석탑이 있지요.
'원추리꽃'
희미한 옛길의 흔적을 따라 올라선 봉화대능선에서
고위산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 봉화대, 새갓골. ↗ 고위봉, 백운암. ↓ 칠불암, 금오봉)
평탄한 등로에 운치있는백운재 가는 등로를 오랜만에 걸어봅니다.
백운재 사거리
(↖ 백운암. ↑ 고위봉. → 산중호수, 용장골. ↓ 칠불암. 봉화대능선)
운무로 뒤덮혀 있어 멋진 조망은 볼수 없지만
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의 모습은 더욱 멋져 보입니다.
백운암이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우측으로는 남산의 최남단 천왕지봉이 건너 보입니다.
경주남산 금오봉
암릉이 멋진 이무기능선 너머로 태봉 그리고 금오봉이 차례로 조망이 됩니다.
목재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예전보다 한결 오르내리기가 수월한 고위봉능선을 내려와
천룡사로 갈라지는 열반재에 당도하게 됩니다.
(← 천룡사지, 틈수골. → 열반골, 용장마을)
'백일홍'
'겹삼잎국화'
오랜만에 찾아온 관음사의 변모한 모습에 저으기 놀랐지만
웅장한 곰바위는 그 모습 그대로 찾아온 산꾼을 반겨줍니다.
'미나리아재비'
'참좁쌀풀'
실질적인 용장계곡 산행의 들머리에서 세수를 하며 땀을 씻어냅니다.
'끈끈이대나물'
'금계국'
'풀협죽도'
용장골을 빠져나와 35번 국도에 도착하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귀가길에 만난 황남동고분 옆에는
이제 피기 시작하는 연꽃들로 황홀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주말 경주를 찾아올 친구들의 눈요기꺼리로 충분할 것 같아 흐믓한 마음이 듭니다.
당직근무 마치고 흐린 날씨에 피곤한 몸이지만 좋아하는 산을 찾아보고 싶어 간단히 행장을 꾸려 나선 산길. 가까이에 세계의 자랑거리인 경주남산이 있어 언제든 찾아보아도 싫증이 나지않고 새롭게 다가오는 역사 속의 현장을 온 몸으로 체험하며 지낼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라도 경주에 사는걸 무한한 영광으로 알고 자부심을 안고 살아가는 소시민인지라 오늘도 경주 사랑은 끝이 없다. 앞으로 좀 더 깊이있는 공부로 경주를 알리는데 작게나마 한 몫을 할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노력하며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졸려오는 두 눈을 비벼가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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