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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비하는 날개를 따라 돌아본 비학산 신년 첫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13년도 산행

웅비하는 날개를 따라 돌아본 비학산 신년 첫 산행!

해와달^^* 2013. 1. 5. 21:54

♠ 산행일자 : 2013. 01. 04 (금)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신광면, 기북면 일원

♠ 산행인원 : 늘 그래왔던 것처럼...

♠ 산행코스 : 기북면 탑정리 탑정저수지-마을터-능선안부-주능선-비학산-두릅바위-이정표삼거리(628봉)-익말봉(627봉)-북쪽능선길-

                  삼거리 갈림길-북동능선길-탑정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0분, 9.43km (식사 포함, GPS기준)

 

 

▣ 산행지 소개

학이 날아오르는 형상의 비학산은 형북지맥(일명 비학지맥)의 최고봉이다. 이 산은 이름 그대로 학이 날아오르는 형국의 산이다. 중생대 때 포항지역에서 마지막으로 화산이 터져 우뚝 솟아난 지역인데, 산세가 마치 학이 날아가는 형태와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알을 품던 학이 날개를 펴고 신광면 일대의 넓은 벌판 위로 날아오르는 형상이다.

더구나 산자락에는 예부터 학이 찾아들어 둥지를 틀고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며, 지금도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특히 비학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학마을 입구의 울창한 노송림에는 왜가리와 백로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학산은 포항의 정기가 뻗쳐나온 명당으로, 포항 사람들의 내면에 신령스러운 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산 동편 능선에는 등잔혈이라는 명당이 있어 이곳에 묘를 쓰면 자손이 번성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특히 묘를 쓴 다음 가까이 있으면 망하고, 멀리 떠나야 잘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곳에 무덤을 쓸 때마다 신광 벌판과 포항 일대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고 한다. 가뭄을 참다못해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보면 필시 누군가 몰래 무덤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분노한 사람들은 묘를 파헤치기도 하여 종종 송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비학산은 신라시대 국가가 제사를 지낸 산의 하나였고, 여름철 한발이 극심할 때면 관민이 뜻을 모아 기우제를 지낸 터가 있다. 오늘날도 가뭄이 심할 때면 무제등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신성한 산이며, 산록의 신라 고찰 법광사터도 풍수지리가 매우 뛰어난 곳으로 전해진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에는 비학산 전투(8.18~26)가 벌어졌던 격전지로도 유명하다. 비학산은 주봉인 형제봉을 정점으로 산행코스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신광면 소재지를 들머리로 하는 원점회귀 코스가 일반적이다. 이는 해가 짧은 겨울철 산행시간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 산행기

다사다난한 임진년을 역사속으로 떠나보내고 새로이 맞이한 계사년의 첫 당직근무를 마치고 변함없이 산을 찾을 행장을 꾸리고 나선 길이지만 어디로 갈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하얀 눈밭을 헤메볼까 생각하면 영천 보현산으로 가야할 것이고 새해 첫 산행이니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 하고자 한다면 포항 비학산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더 망설일 필요가 없다 싶어 안강방면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려간다. 기계면소재지를 지나면 나오는 기계삼거리에서 기북 방향으로 기수를 돌려 달리면 기북면소재지를 지나게 되고 얼마 안가 나타나는 탑정 1리를 통과하면 나오는 탑정 2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도로를 따라 곧장 진행하면 멀리 제방 둑이 보인다.

도로가 눈으로 결빙되어 약간의 경사도도 오르기 힘든 지경이지만 저속운전으로 저수지 옆의 공터에 파킹을 하고서 차에서 내려서니 생각보다 날씨가 차갑지가 않다. 영하 10도라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온도는 그리 느껴지지 않는다. 자켓을 벗어 배낭에 갈무리하고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들,날머리인 탑정저수지 부근의 자그마한 공터에 파킹을 하고

밝은 햇살의 배웅을 받으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돌탑이 있는 좌측의 경운기가 다닐 수 있는

널찍한 농로를 따라 잠시 들어서면

 

 

비학산으로 직등할 수 있는 등로를 만나게 되지만

오늘은 인연이 아니라 그냥 통과합니다.

 

 

멋진 소나무가 열병식이라도 하는 듯 도열해 있는 숲길을 지나

좌측의 시남못으로 흘러드는 작은 계류를 건너게 되면

 

 

용도가 불분명한 건축시설과 컨테이너가 들어서 있어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들머리를 찾느라 잠시 헷갈렸지요.

 

컨테이너 좌측으로 등로를 알리는

목간판을 보고서야 제대로 된 등로를 찾게 됩니다.

 

 

예전의 등로는 건축물에 의해 없어지고

새로이 개설된 등로를 따라 올라서면

 

 

된비알이라 지그재그로 나있는 산길을 따라

꾸역꾸역 가뿐 숨을 몰아내며 오름짓을 계속해 나갑니다.

 

 

울주 대운산을 찾았을 때도 만났었는데

어떤 벌레가 들어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렇다고 깨울 수는 없는 일이라

사진에만 담고 조용히 떠납니다.

 

 

지그재그로 된 지능선 된비알을 부지런히 올라서니

온통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쓴

무덤 1기가 있는 넓은 공터에 당도하게 됩니다.

 

 

등로를 따라 올라서는 길은 발목이 푹푹 빠지는 된비알이지만

한발 한발 조심스레 올라서니 그리 어렵진 않네요.

 

 

괘령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만나는 초입에

반가운 표지기가 있어 얼른 담아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 재회하기가 쉽지 않지만

늘 무탈하심을 기원해 봅니다.

 

 

주능선 삼거리

 

(↙ 괘령산, 수목원. ↓ 탑정, ↗ 비학산)

 

 

삼거리의 나무에 매달려 있는 716봉 팻말

 

 

찬물내기 갈림길

 

 

탑정지에서 곧장 직등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게 되는 갈림길

 

 

널찍한 헬기장이 있는 비학산에 도착하게 되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인적은 흔적도 없네요.

너른 정상을 온전히 독차지하고서

이곳저곳을 맘껏 돌아다니며 눈요기를 시작합니다.

 

 

맨 먼저 배낭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셀카로 흔적을 남겨봅니다.

 

 

맑은 날씨 덕에 사통팔달인 정상에서의 조망을

맘껏 즐기는 두 눈이 호사를 누린 하루입니다.

 

운주산, 도덕산, 봉좌산이 산그리메를 이루고,

남서쪽 방향의 조망으로 영알의 고산준령도 시야에 잡히네요.

 

 

이번에는 서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침곡산 너머로 펼쳐지는 겹겹이 펼쳐지는

산그리메들을 보고 있노라니 행복감에 마냥 빠져듭니다.

 

 

아직 미답의 구간이라 숙제로 남아있는

성법령-사관령 코스가

얼른 다녀가라고 유혹을 하는 듯합니다.

 

 

한동안 찾지 못한 향로봉이 끄트머리에서 손짓을 하고 있네요.

 

 

동쪽으로는 신광면 너른 들과

월포해수욕장과 용산이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푸르른 동해의 풍광이 시원스럽습니다.

 

 

정상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와

학의 오른쪽 날개를 타고 두륙봉을 향하는 길에

좌측으로 분기되는 법광사행 이정표를 담고서

곧장 나있는 바위 사이로 등로를 이어갑니다.

 

 

계곡을 따라 내려서 휴양림을 경유해

탑정지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완만한 내림길로 이용되는 무제등 갈림길도 지나고

탑정 방향의 갈림길을 한번 더 지나 올라서면

 

 

육산인 비학산에서 모처럼 만나게 되는 전망바위로써

주변을 돌아보는 조망이 탁월한 두릅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두릅바위에서 건너다 본 비학산

 

 

가야할 익말봉을 좌측에 두고 출발지였던 탑정지에는

얼음이 잔뜩 얼어있는 모습이 잡히네요.

 

 

가까이 당겨본 탑정리 탑골마을과 탑정지.

그 뒤로는 낙동정맥이 흐르고 있네요.

 

 

두륙봉에서 바라본 넉넉한 신광, 흥해 들녘이 푸근하게 다가오고

그 뒤로 신광의 용연저수지도 시야에 잡히네요.

 

 

저 멀리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용산이네요.

빨래판 능선이 제법 힘들게 보이는 비학지맥 구간입니다.

 

 

두륙봉에서 시원스런 조망을 즐긴 후에

잠시 길을 나서면 나타나는 삼거리 이정표.

이곳에서 탑정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활공장 방향은 비학지맥길이겠지요.

 

 

능선 분기점인 591봉

 

119구조 15번 지점으로

좌측 내림길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오른쪽 내림길은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등로입니다.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니 쌓인 눈으로 인해 제법 미끄럽네요.

 

 

수명이 다한 낙엽이 수북이 깔린 푹신한 길에

하얀 눈이 덮혀있는 등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어

밟아보니 신발 사이로 눈이 들어올 정도로 깊어

조금은 성가신 기분이 드네요.

 

 

565봉

 

 

역시 이곳에도 반가운 분들의 시그널이 환영을 해주고 있었지요.

 

 

포항의 근교산을 누비고 있는 해와달의 산친구분들입니다.

 

 

565봉에서 급내림을 내려서며 올려다본 익말봉의 가풀막이 상당하네요.

'억'소리 날만 하지만 어차피 올라야 할 길이기에 전의를 다져봅니다. 

 

 

익말봉을 오르는 경사도 심한 오름길을

한 걸음씩 내디디며 씩씩하게 올라서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대견해 보이는 오늘입니다.

 

 

 

학의 날개의 끝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였을 익말봉.

작명한 이가 누구인지 알기에 흐믓한 미소로 사진에 담아봅니다.

 

 

정상부가 헬기장이라 하지만 눈이 덮혀 있어 알 수가 없는 익말봉.

그런데 '달디만대이'라는 말은 '달덩이 정상'이라는 말일 터...

내남면의 '달등이산'과 같은 뜻일까요?

 

 

익말봉 정상에서 우측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내려오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비학산과 두륙봉(우).

 

 

중요 포인트인 안부 삼거리.

등로는 이곳에서 우측으로 이어지지만

좌측의 등로는 아마도 탑정지 제방이나

탑정리 앞 국도까지 연결되지 않나 싶더군요.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으로

떡라면 끓여서 맛나게 요기하고 가기로 합니다.

 

 

키 큰 소나무가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는

이름모를 무덤을 지나고

 

 

평탄한 숲길을 털레털레 걷다보니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요리조리 돌아가며 사진에 담아보기도 하고

 

 

우거진 숲 사이로 건너보이는 학의 머리를 마지막으로 올려보고

 

 

역시 무명묘를 지나며 좌측 아래로 떨어지는

급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며

산행은 막바지에 접어듭니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가파른 내림길을

쏜살같이 내려와 만난 묵정밭에는 하얀 눈만 뒤덮여 있네요.

하얀 눈을 밟으며 거꾸로 휴양림 방향으로

밭고랑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뒤돌아 본 탑정저수지에는 얼음터지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네요.

 

 

탑정교를 건너 시멘트도로를 따라 저수지 제방을 향하여 걷는 발 끝에는

평행선의 바퀴 자국이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있네요.

인생살이도 저 평행선처럼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제 할일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며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꽁꽁 얼었던 얼음이 날씨가 조금 풀리면서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저렇게 금이 쫙~ 나 있네요.

 

 

말간 시멘트길만 골라 걸으며 한결 누그러진 날씨에

덩달아 밝아지는 마음을 한자락 콧노래로 표현해 보면서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계사년 첫산행을 십장생 중의 하나인 학이 동해바다를 향해 날아오르는 형상이라 이름 붙여진 포항 비학산으로 떠나 음지에 남아있는 눈밭을 걸으며 발끝으로 전해져 오는 '뽀드득'거리는 경쾌한 소리를 음악삼아 가볍게 돌고온 오늘의 산길...

한 해를 시작할 때면 으례껏 가져보는 새해 소망을 오늘도 마음 속으로 다지고 또 다져보며 걸었다. 웅비하는 학의 날개쭉지라도 잡고 올해는 제발 무탈하고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잘 되기를 소망하며 올해 태평양 건너 장도에 오를 아들녀석의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가 무궁하시기를 법광사 부처님께 발원해 본다.

그리고 날마다 건강한 웃음으로 아침을 시작 할 수 있기를... 로또 같은 터무니 없는 행운은 바라지 않겠사오니 감당하기 버거운 일은 부디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가끔은 사색과 낭만의 여행길에 오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를... 이런 일상의 고요한 흐름이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쭈욱 이어질 수 있기를... 그래서 오늘 하루를 무탈하게 살펴 주심에 감사드리는 날들이 이어지기를...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좋아하는 산을 실컷 오르면서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깨달아 후회없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보며 애마에 시동을 켜고 탑정마을을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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