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오랜 숙제를 해결하러 떠나본 경산 장군봉-낙타봉-환성산-무학산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4. 04. 06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경산시 하양읍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하양시외버스터미널-대구가톨릭대학교(대가대)-장군산-숙천동갈림길-초례봉갈림길-낙타봉-환성산-무학산-무학로-서사리-대가대-시외버스터미널 (원점회귀 산행)
♧ 산행시간 및 거리 : 8시간 45분, 20.8km (어울렁 더울렁...GPS 기준)
◈ 산행기
주말 저녁 산에 같이 가려는지 조심스레 의중을 물으니 선약이 있다는 아내의 말에 다음 달 직장산악회의 정기산행지인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산행의 체력훈련도 할겸 오랫동안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하나 해결해 보려고 배낭을 꾸려놓고 잠자리에 들어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눈 비비고 일어나 고양이 세수로 단장을 하고 물에 밥을 말아 후딱 해치우고 차를 몰아 건포산업도로를 달린다.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다니는 차량도 많지 않아 신나게 속도감을 즐기며 달려 도착한 대구카톨릭대... 참으로 오랫만에 찾아와 보는 곳이다.
부근의 시외버스정류장 한 귀퉁이에 누가 뭐라 그럴까봐 얼른 주차를 해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나서니 싸늘한 바람이 귓전을 때린다. 봄 날씨답지 않게 오늘은 기온이 꽤 차게 느껴진다. 더운 것 보다는 산행하기에 훨씬 나으리라는 생각이지만 옷을 얆게 입고 와서 산 꼭대기에는 어떨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배낭 속에 늘 비상 의류를 하나 챙겨두고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대구카톨릭대(중략:대가대)를 향하여 걸음을 옮긴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하양시외버스터미널 입구(우측)에서
대구카톨릭대학교를 향하며
사진 한방 찍으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때는 효성여자대학교였는데
지금은 대구카톨릭대로 교명이 바뀌었네요.
막내처제 졸업식 때 와봤으니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학교 정문을 지나 줄곧 직진길을 잇게 되면
자연관인 '성도미니코관'앞에 도착하게 되는데,
가야할 길은 정면으로 보이는 인도입니다.
3분 후 공학관인 '성마티아스관'이 나타나고
우측 산길로 진입을 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멀리서 아침 일찍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기라도 하는 듯
활짝 핀 도화(桃花)가 한껏 멋을 부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길로 들러선 뒤 곧이어 좌측으로 길을 들면
장군산이 성큼 다가오고 그 뒤로 낙타봉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우측 멀리로는 환성산이 정수리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오른쪽으로는 날머리로 잡은 하양의 진산 무학산이 건너 보입니다.
얼마 뒤 나타나는 시멘트길을 가로질러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장군산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팻말을 지나게 되고
길섶에 피어난 앙증맞은 산괴불주머니의 모습을 담으면서
널찍한 산책성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놀림을 해가니
운동시설이 있는 정자 쉼터를 연이어 두 곳을 지나게 됩니다.
약간의 오름을 극복하고 나니
경일대학교와 부호리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하양읍내를 내려다보면서 잠시 숨을 돌려봅니다.
등로 좌측에 있는 체육시설을 지나 발걸음을 이으면
하양읍민들의 사랑을 받는 등산코스인 장군산에 도착하게 됩니다.
장군산에서 바라본 금호강 건너 진량면 일대의 모습으로
대구대학교 입구의 문천지가 시야에 들어오네요.
장군봉에서 되내려와 다시 만난 사거리로 주의해야 할 곳이지요.
직진 길은 장군산 우회로이고
가야할 산길은 우측 아래로 떨어지는 좁은 산길입니다.
장군산 사거리에서 내려와 평탄한 등로를 따라 걷다보면
우측 위로 등로는 이어지고
끝물의 진달래가 잎을 틔우는 오솔길을 따라 가던 걸음 재촉하니
또 하나의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오른쪽으로 꺾어 올라서서 잠시 진행하다
좌측으로 굽도는 등로에 진달래 숲을 따라 진행하니
삼각점이 있는 419.2봉에 도착하게 되네요.
이어지는 등로는 맞은편 아래로 떨어집니다.
삼각점봉을 지나 숲을 빠져 나오니
바로 앞으로 마사토봉(496.5m)이 다가오고
멀리 환성산도 보이는 시원스런 조망이 펼쳐지네요.
좌측으로 숙천동, 대림동을 비롯한
대구광역시 동구의 끝자락을 두 눈에 담아봅니다.
지나온 삼각점이 있는 419봉에 눈길 한번 주고
날머리 코스인 무학산바라보며 하산루트를 가늠해 보고
496.5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이장을 해 간듯 파 헤쳐진 무덤 터에는
망주석만이 외로이 누워있어 쓸쓸한 감이 들지만
곱게 핀 진달래의 화사함에 금새 마음은 밝아져 옵니다.
반들반들한 대머리마냥 마사토만 있는 496.5봉.
이어지는 등로는 우측방향입니다.
이후 시경계능선까지는 부드러운 등로에
활짝 핀 진달래가 두 눈을 즐겁게 해주고
가끔씩 조망이 시원스럽게 터져주는 멋진 등로였네요.
우측 멀리 가야할 환성산과 무학산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전의를 불태워 봅니다.
온 몸을 흥건히 적신 땀방울에 겉옷을 벗고 싶었지만
한기를 느낄 만큼 꽤 쌀쌀한 날씨에 엄두를 못내고
오는 봄을 시샘하듯 불어대는 차가운 바람속으로 마냥 걸어갑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성큼 다가운 봄의 기운을 막아낼 도리야 없겠지요.
화사한 봄의 전령사를 보니 몸 속의 한기도 잊어버릴 정도니까요.
드디어 대구, 경산시경계능선에 합류를 하게 됩니다.
나무꾼이 선녀를 만나 혼례를 치렀다는 전설이 전해져오는
가팔환초 구간의 종착점인 '초례봉'이 눈 앞에 다가왔네요.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지나온 흔적들을 뒤돌아보고
초례봉 자락 끝으로 펼쳐진
신서혁신도시와 반야월지역을 관망해보고서
낙타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골짜기 아래로 내려섰다가 한바탕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겠지요.
바위 틈을 비집고 올라온 진달래.
경이로운 생명력입니다.
초례봉 갈림 삼거리.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 만난 651봉.
대곡리 갈림 삼거리입니다.
651봉에서 초례봉과 대구시내의 전경을 맘껏 담은 후
가까이 다가온 낙타봉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낙타봉의 첫 번째 봉우리.
가운데 봉우리에 있는 낙타봉 정상석.
모처럼 찾아왔으니 이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한참을 쉬다 가기로 합니다.
파노라마 전망스크린이 있는 마사토조망봉이 건너보이고,
가야할 환성산이 저 멀리 우뚝하네요.
좌측 멀리로는 팔공산의 주능선이 아련합니다.
낙타봉에서의 조망 또한 시원하기 그지없지요.
초례봉 아래 자리잡고 있는 매여동이 아래로 보이고
능천산, 요령봉, 대암봉, 용암산이
올망졸망 줄지어 있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이번에는 시선을 하양 방면으로 돌려봅니다.
우측 저멀리 오늘 산행을 시작했던 장군산이 아련하고
하양지역의 너른 풍광이 한 눈에 다 들어오네요.
북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야할
무학산으로의 마루금이 길게 뻗어있는 모습이 잡히네요.
환성산에서 곧장 뻗어내린 가운데 능선길이 궁금한데
언제 한번 기회가 닿으면 걸어볼까 싶네요.
파노라마 전망스크린이 있는 봉우리에서 낙타봉을 담아보니
뒤따라 온 등산객은 아직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스크린과 실제 잘 맞는지 한번 눈높이를 맞춰보고
활짝 피어난 생강나무의 끝물 모습을 담아가며 아기자기한 바위봉을 지나가면
오랜 세월 변함없이 우람한 모습을 자랑하는 남근석을 만나게 됩니다.
한층 가까워진 환성산이 눈 앞에 나타나고
새미기재에서 치고 올라야 할 가풀막이 은근히 걱정이 되네요.
시원스런 조망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해와달이 한번씩은 걸어보았던
대구시 동구의 낮은 산들이 한 눈에 펼쳐지네요.
능천산, 요령봉, 대암봉, 용암산, 감태봉, 문암산까지...^^*
위험구간이라는 경고문과 함께 밧줄까지 설치되어 있는
암릉 지점을 조심스레 통과하고 나니
대암봉과 새미기재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지금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다행이지만
예전에는 헷갈리기 쉬운 장소였지요.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면서
가팔환초 종주산행하던 예전 생각이 나네요.
확실히 세월이 흘렀음을 실감하게 되네요.
못보던 안내판이 여럿 세워져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게 딱 하나 있네요.
오래된 새미기재 나무판입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환성산으로의 오름길은
솔숲이 우거진 폭닥한 산길이지만
경사도 만큼은 제법 심한 된비알입니다.
평광동(시량이)갈림 삼거리.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오는 산객들을 위해
군데 군데 쉬어가라고 자리를 마련해 놓았네요.
노랑제비 가족의 예쁜 모습입니다.
부디 자손 만대 번창하기를...
이제 환성산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탑이 보이는 걸 보니 가까이 온 듯합니다.
거친 암릉을 헤치고 막바지 힘을 다해 올라서니
감투 모양을 닮았다 해서 '감투봉'이라고도
불리워지는 '환성산' 정상부입니다.
환성산 정상에서...
환성산(環城山 811.3m)은 팔공산과 무학산이 서로 연결되는 중앙 산록으로 예로부터 이 산 생김새가 서로 고리를 걸어 당기는 형상이라 하여 환성산(環城山)이라 하였다.
환성산 한쪽에 팔공산 전 구역의 산불을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 탑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조망권이 얼마나 좋은지 짐작할 수 있다.
환성산 암봉 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막힘없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품이지요.
팔공산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환성산에서 문암산으로 이어지는 팔공산환종주 구간을 가운데 두고
좌측엔 평광동이, 우측엔 백안동, 미곡동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새미기재 고갯길 너머 지나온 낙타봉, 651봉과
그 너머 초례봉 방향의 조망도 시원스럽습니다.
새미기재 고갯길 끝에는 대곡리와 서사리가 자리잡고 있고,
걸어왔던 장군산에서부터의 길게 뻗은 마루금 뒤로는
하양면과 진량면의 막힘없는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멀리서도 우뚝한 모습이 눈에 띄는 환성산 산불감시초소탑입니다.
무학산이나 갓바위 방향은 감시탑 좌측으로 이어집니다.
오른쪽 방향은 대곡리 방향으로 숙제로 남겨둘 코스이지요.
환성산 정상에서 잠시 내려와 통나무 의자가 있는 쉼터에서
준비해간 발열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로 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짜장밥으로 임상병리과 교수님이 사 주신 것으로
오늘같이 쌀쌀한 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네요.
감사한 마음으로 맛난 점심을 먹고 등로를 이으니
기억에 남을 장소에 다다르게 됩니다.
예전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는 바람에
불굴사로 가기로 했던 산행이 도림사로 바뀌어 버렸던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지요.
곧이어 나타나는 헬기장을 지나니
들꽃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네요.
따뜻한 양지바른 곳에서 '양지꽃'이 군무를 추고 있고,
'민둥뫼제비꽃'은 힘찬 기지개를 펴고 있으며,
'개별꽃' 또한 무리지어 한껏 폼을 재고 있습니다.
엎드리다시피 하고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길 가던 산님이 물끄러미 바라보며 기다려 주더군요.
속으로는 무슨 말을 했을런지 알수 없지만 말입니다.^^*
등로 좌측으로 돌출된 전망터에서
파노라마 전망 스크린으로 멋진 조망을 담은 뒤
대곡리 갈림 삼거리를 지나 짧은 오름을 극복하고 나면
4거리 안부에 당도하게 되는데,
좌측은 평광동, 우측은 환성사로 길입니다.
가야할 길은 물론 직진이지요.
3~4분 후 만나게 되는 능선 삼거리입니다.
좌측은 능성고개로 향하는 시경계길이자 가팔환초 길이고,
무학산 방향은 오른쪽입니다.
처음 걸어보는 등로는 큰 굴곡이 없는 걷기에 좋은 산길이었네요.
등로 좌측의 바위봉에서 바라본 팔공산 방향의 조망입니다.
언제 보아도 멋진 풍경이네요.
무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갖가지 바위들이 많이 있어
진달래와 어울려 괜찮은 풍광을 연출해 주고 있었답니다.
틈틈이 나타나는 전망터에서 시원스런 조망을 맘껏 즐기고
눈길을 끄는 기묘한 모양의 바위들을 바라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걷는 길에는
홀로 산행의 외로움은 저만치 물러가 버립니다.
등로는 멀리서 본 것처럼 평평하다가
약간씩 높아지고 낮아짐을 반복합니다.
가끔씩 걸어온 길을 되돌아봐주는 여유도 부려보고
가슴이 뻥 뚫릴만큼 탁 트인 멋진 조망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간식으로 원기를 북돋워가며 무학산을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전망좋고 평평한 바위들이 있어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외길 능선에 난이도가 높지 않은 능선길을 유유자적 걷다보니
천년고찰 '환성사'로 내려서는 삼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심심하다 싶으면 으례껏 나타나는 전망터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지나온 흔적들을 바라봐주고
명마산 마루금 뒤로 뻗은 헌걸찬 팔공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또다시 종주산행을 꿈꿔 보기도 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구-포항간 고속국도와
능성고개를 잇는 909번 지방도를 따라
질주하고 있는 차량들에게서 힘찬 역동성도 느껴봅니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멋진 풍광을 또 담아보네요.
우측 멀리로는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과 기룡산이 연무에 흐릿합니다.
이번에는 등로 우측에 있는 전망터에 서게 됩니다.
건너편 장군산에서 이어진 지나온 등로와
초례봉, 651봉, 낙타봉까지 파노라마로 다가오네요.
하양방면으로 시선을 돌리니
따스한 오후의 햇살 아래 명당자리 차지하고
식사를 하고 있는 부부산님의 오붓한 모습이 잡히네요.
불굴사 홍주암 갈림 삼거리.
능선길을 따라 가는 사이사이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귓볼을 때리기도 하지만
적당히 내리쬐는 햇볕에 따스한 온기도 느끼면서
걷는 산길은 더없이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화사하게 피어난 진달래가 반겨주는 583봉에 도착을 하게 되고,
우측 조망터에서 다시금 멋진 조망을 즐겨봅니다.
초례봉, 낙타봉, 환성산을...
그리고 발 아래 환성사까지 한 컷에 담아봅니다.
583봉의 준삼각점을 사진에 담고 진행방향으로 나아가면
다시금 불굴사 갈림길을 만나게 되네요.
무학산을 다녀온 뒤 이곳으로 하산을 해도 될것 같네요.
불굴사 뒤 절벽에 자리잡고 있는 홍주암을 당겨봅니다.
무학산 정상 직전 수문장의 검문을 통과하니
말끔하게 잡풀제거가 되어있는
무학산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무학산(舞鶴山, 586m)은 환성산에서 그 맥을 잇고, 경산시 하양읍의 북부지역과 와촌면의 서부지역을 연결하고 있으며 학이 춤을 추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으로, 정상에서는 하양시가지와 금호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신년 일출산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뒤따라 온 산객에게 부탁하여 인증샷을 남기고
막힘없는 시원한 조망을 즐겨봅니다.
산불감시원에게 문의하며 궁금한 하산 루트를 물어보니
속시원한 대답을 기대할 수 없네요.
하는 수없이 '갈대'님의 루트를 따라 가기로 합니다.
임도를 따르지 않고 정상에 있는
무덤 뒤쪽 철탑 방향으로 진행을 해 나갑니다.
뚜렷하던 등로는 한차례 임도 가까이를 지나고부터는 토끼길 수준으로 변하네요.
잔가지를 헤치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끝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있는 이른바 '무학로'입니다.
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걷다가 무학농장 입구의 삼거리를 지나
좌측으로 꺾이는 지점의 오른쪽으로 산길이 보여 지도를 꺼내 비교하니
서사리로 내려서는 길인 듯하여 무작정 숲속으로 진입을 합니다.
아스팔트 길은 솔직히 부담스럽거던요.
'줄딸기꽃'
뚜렷한 등로 주변으로 줄딸기가 군락을 이루고 있네요.
가까이 있으면 딸기따러 올텐데...
일년에 두 번 봄과 가을로 꽃을 피운다는 점이
특이한 '솜나물'이 산꾼의 발걸음을 붙드네요.
산길로 들어오기를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입니다.
여성의 젖가슴처럼 아담한 봉분이 있는 부부묘를 지나
시종 뚜렷하고 부드러운 산길을 걸으며
막바지 산행에 박차를 가해봅니다.
마을이 가까워져 오는 듯 복숭아꽃이 만개를 하며 이방인을 맞아주네요.
숲에서 빠져나와 과수원길을 따라 내려오며 되돌아봅니다.
사과꽃이 탐스럽게 피어나 벌과 나비의 수정을 기다리고 있네요.
이상고온으로 인해 벌들의 수정이 시기가 맞지 않아
농부들이 수작업으로 수정을 한다는 뉴스가 있던데
부디 제대로 수정을 마치고 잘 자라줘서
가을날 붉게 익은 사과를 볼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벚꽃이 화사한 길을 따라 도로에 들어서니
이곳이 서사리임을 알수 있었네요.
우측 시멘트도로가 날머리였고,
곧장 나있는 도로는 새미기재나 환성사로 가는 길입니다.
과수원 끄트머리에서 만난 산불감시원의 도움을 받아
대구카톨릭대학교로 곧장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알아냈지요.
서사리 마을회관 옆의 주차장을 지나면
재활용센터로 들어가는 길로 진행합니다.
조그만 시멘트 다리를 건너자마자
개울을 따라 진행하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샛길이 있더군요.
대구카톨릭대 안으로 진입을 했네요.
좌측길은 하양읍민들이 장군산을 오갈 때 이용하는 길입니다.
아침 나절 지나쳤던 자연관 앞을 다시 만나게 되고
왔던 길을 되짚어 카톨릭대학교를 빠져나와
복잡한 하양읍내 도로를 건너
시외버스정류장에 세워둔 애마을 찾으러 갑니다.
마음속으로만 걸어보던 길을 실행에 옮겨보고자 이른 아침 댓바람을 맞으며 먼거리를 달려 찾은 하양읍.
실로 오랜만에 찾은 대구카톨릭대학교 교내를 지나 난생 처음 찾아본 장군산을 시작으로 시경계능선을 접속하고 낙타봉, 환성산을 올라 하양의 진산인 무학산을 돌아 내려온 오늘의 산행. 20km가 넘는 중장거리 산길이지만 시종 멋진 풍광들이 펼쳐져 홀로 걷는 산꾼을 위로해주었으니 심심할 겨를이 없는 시간들이었다.
오래 전부터 늘 한 귀퉁이로 미루어 두고 숙제로 남겨두었던 것을 깔끔하게 실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비록 육신은 조금의 피곤함이 몰려오지만 마음은 가볍기 그지 없어 틀어놓은 음악소리에 맞춰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 산행이야기 > ☆ 2014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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