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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라푸마와 함께 떠난 남설악으로의 정기산행(장수대-대승령-안산-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 본문

◈ 산행이야기/☆ 2014년도 산행

라푸마와 함께 떠난 남설악으로의 정기산행(장수대-대승령-안산-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

해와달^^* 2014. 6. 2. 20:26

♧ 산행일자 : 2014. 06. 01 (일)   날씨 - 맑음, 짙은 황사

♧ 산행장소 : 인제군 인제읍, 북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행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분소-대승폭포-대승령-안산갈림길-안산-두문폭포-복숭아탕-남교리지킴터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20분, 12.8km(식사 및 휴식, 두 번의 탁족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오늘은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설악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그동안 피치못할 사정으로 정기산행이 잠시 중단 되었었는데 최근 다시 재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석해 보려고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번 주말엔 근무가 겹치지 않아 미리부터 신청해 놓고 때를 기다린 끝에 2주만에 다시 설악으로 떠나게 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장수대를 기점으로 대승령을 올라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 남교리에서 마무리하는 코스인데 십년이 넘은 예전에 동생이 소속된 산악회를 따라 남교리를 기점으로 올라본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다시 찾아가 보고파 새벽같이 일어나 전날 준비해놓은 배낭을 들쳐메고 육거리에 있는 북구청을 향해 차를 몰아간다. 북구청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육거리에 당도하여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올라타니 반가운 얼굴들이 환한 웃음으로 맞아준다. 근 1년 만에 다시 만나니 얼마나 반갑겠는가. 마주잡은 두 손에는 힘이 들어가고 오가는 말투속에는 정감이 넘쳐나니 산행으로 다져진 우정이 참으로 오래간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출발한 버스는 7번 국도를 쉼없이 달려 동해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또다시 속초를 향해 북진을 계속한다. 한계령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꼬불꼬불한 고갯길에 등산객들을 태운 버스의 정체가 우려되어 미시령으로 우회하여 장수대로 향한다.

미시령터널을 지나 백담사 입구인 용대리를 통과하여 한계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산행들머리인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분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 26분.

화장실을 다녀와 장비를 챙긴 후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미리 클럽장에게 귀띔을 해둔 것이 있으니 남들보다 먼저 출발하여 안산을 다녀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산행궤적

 

 

구글어스

 

 

버스에서 내려서니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광은

가리봉 방향의 멋진 암봉들입니다.

 

 

오랜만에 단체사진 한장 남기면서 안전산행을 기원합니다.

 

 

올라가야 할 대승령쪽으로는

남설악의 거친 바위 암봉이 위압감을 주며 내려다 보고 있네요.

 

 

들머리인 '설악산국립공원장수대분소'의 모습입니다.

 

 

신록이 짙어가는 설악의 숲속에 들어서니

마음은 벌써 푸르게 물들기 시작하네요.

 

 

장수대를 들머리한 등로는 편편하게 너럭돌을 깔은 등로와

 

 

돌계단, 나무데크의 철계단 오름이 계속 이어집니다.

 

 

서북능선으로 연결되는 대승령 코스인

장수대지구는 내설악지구에 속한답니다.

 

 

가파른 데크길을 오르면서 느낀 점은

이런 데크길이 없으면

과연 이 길을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군요.

그만큼 어렵고 난이도가 높은 셈이지요.

 

 

허리를 펴고 잠시 뒤돌아보니

건너편에는 황홀경이 펼쳐지고 있네요.

늘 가보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는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의 비경입니다.

 

 

나무데크 철계단을 오르며 두 군데의 전망대를 지나

 

 

25분 만에 '대승폭포'에 다다르게 됩니다.

높이 88m의 대승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의 3대 폭포로 알려져 있답니다.

 

시원한 물줄기를 보고 싶었지만

갈수기라 그런지 폭포로서의 기능은 상실되었네요.

 

 

 

대승폭포의 전설

 

옛날에 부모를 일찍 여윈 (대승)이라는 총각이 이 고장에 살았는데 집안이 가난한 대승은 버섯을 따서 팔아 연명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폭포 돌기둥에 동아줄을 매고 버섯을 따고 있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절벽 위에서 다급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서 정신없이 올라가보니 어머니는 간데없고 동아줄에는 커다란 지네가 달라붙어 동아줄을 썰고 있었고, 동아줄이 거의 끊어지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덕분에 대승은 목숨을 건졌는데 죽어서도 아들의 생명을 구해준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는듯하다..라고 해서 대승폭포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북이의 등짝을 닮은 우람한 소나무가

갈길 바쁜 산꾼의 발걸음을 붙드네요.

 

 

이제 겨우 1km를 올라왔는데

호흡은 가빠져 씩씩거리기 시작합니다.

 

 

'금마타리'

 

 

꾸준하게 가파름이 이어지던 등로에

잠시 숨돌리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빡세다기보다는 나름 편안한 오름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수줍은 새색시같은 '함박꽃나무(산목련)'가

말없이 성원을 보내주고 있었네요.

 

 

원시림 같은 숲속의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쉼없이 오르니

 

 

대승령(1,210m) 삼거리 입니다.

 

설악산 서북능선의 주능선으로 우측은 귀때기청봉 방향이고,

좌측은 안산과 십이선녀탕계곡 가는 방향입니다.

 

 

이제부터는 대승령에서 좌측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진행해 나갑니다.

 

 

대승령까지의 구간에는 비교적 단조로운 식생을 보여주는데 반해

대승령부터는 본격적으로 야생화가 줄을 잇고 있네요.

 

맨 먼저 '미나리냉이'가 반겨주고

 

 

뒤이어 '쥐오줌풀'이 심심할까봐 등로 내내 따라와 줍니다.

 

 

시원함 속의 신록의 향연을 따라 산행을 하고 있는 이 순간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처음 만난 '산장대'는 작고 앙증맞은 모양새에 걸맞게 다소곳한 모습이고

 

 

수풀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벌깨덩굴'은 요염한 자태로 반겨줍니다.

 

 

가리봉(1518m)과 주걱봉, 삼형제봉이 안산마루까지 내내 함께해주니

비록 실루엣으로 다가오지만 눈이 즐거운 오늘입니다.

 

 

'물참대'

 

 

'나비나물'

 

 

안산과 십이선녀탕계곡으로 갈리는 삼거리.

 

 

이곳에 오기 전 널찍한 곳을 골라잡아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왔는데

여기도 많은 산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상오찬을 즐기고 있었네요.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안산 일원은

금년부터 2032년까지 보호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어

출입이 금지되고 있는 곳인데

조심에 또 조심을 하며 안 온듯 다녀갈 요량으로

좌측 금줄을 넘어 안산가는 길로 들어섭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풀솜대'가 이곳에는 지천이더군요.

통제구간으로 지정된 연유를 알겠네요.

 

 

건너편에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이

열병식을 하듯 도열해 있고..

 

 

대승령, 큰감투봉 너머로 저멀리 귀때기청봉이

연무에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눈개승마'

 

 

멋진 경치와 더불어 암벽 틈새마다에는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들꽃들이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범의꼬리' 역시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거친 풍상을 견디었기에 더욱 아름답고

우뚝 솟은 암봉과 함께 있기에 더욱 고고한

천상의 화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싶네요.

 

 

북서풍을 견디지 못해 한쪽 방향으로만 가지를 뻗은

구상나무와 주목의 편형수들이 파수병들 마냥 도열해있고,

 

 

안산에 가까워질수록 들꽃의 개체수는 불어납니다.

 

'꽃개회나무'

 

 

'큰앵초'

 

 

드디어 눈 앞에 다가온 안산(1430.4m)과 치마바위입니다.

한 눈에 보아도 위압감을 주는군요.

 

 

등로 우측의 계곡은 안산을 올랐다가 내려가야 할 십이선녀탕계곡으로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는 응봉(1,208m)입니다.

 

 

안산일대를 점령한 활개를 오지게 편 '관중'이 바닥을 도배를 하고 있네요.

 

 

고사목과 수직의 암벽이 친숙한 듯 제법 어울리는 풍광입니다.

 

 

부지기수라는 말이 어울리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박새'

 

 

안산 남쪽 사면의 서릿발같은 기암의 능선은

하늘을 향해 무엇을 갈구하는지 일제히 하늘을 향해

도열한 듯한 비경에 넋을 잃을 정도입니다.

 

 

암봉의 생사를 달리하는 고사목과 초록의 어울림이 자연스럽게 보이고,

 

 

말로만 듣던 '고양이바위'가 눈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왜 고양이바위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아마도 옥녀탕에서 올라오다 보면

그렇게 보이는 모양인데 지금은 옥녀탕 코스도 출입금지입니다.

 

 

미처 알지 못해 정상부를 오르지 못하고 스쳐 지나왔던

1396봉(대한민국봉)을 아쉬운 마음으로 담은 채

안산 암릉의 우측 아래 안부사거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좌측 가파른 암릉과 그 사이를 5분여 오르면 안산 정상으로 가게 되고,

직진은 안산을 우회하여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

한계산성 계곡(성골)방향으로 가는 길이며,

우측은 능선을 타다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이 되지요.

배낭을 내려놓고 스틱과 카메라만 들고 안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삼각점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산(鞍山 1,430m) 정상부입니다.

 

원통쪽에서 바라보면 산 모양이

말안장을 닮았다고 하여 길마산이라고도 하며,

설악산 중청봉으로부터 이어지는 18km 길이의

서북 능선 서쪽 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설악산에서 가장 내륙 쪽에 위치한 봉우리이지요.

 

 

누군가 '안산'이라 돌멩이에 써놓은 곳에

스틱을 모델로 세워놓고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치마바위입니다.

 

 

'주목(朱木)'

 

 

'연영초'

 

한국고유종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입니다.

 

 

'산괭이눈'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인적이 드문 통제구간이어서 그런지

너덜길에 이끼가 끼어 있어 주의를 기울이며 등로를 내려오니

안산갈림길에서 내려온 등로와 합류가 됩니다.

 

 

돌이 깔려있는 딱딱한 돌길이지만

정비가 잘 되어있어 그나마 걷기에 다행입니다.

 

 

물길을 건널 때마다 만나는 목재다리인데

급류에 떠내려가지 못하게끔 쇠붙이로 단단히 고정을 해놓았네요.

 

 

깊고 깊은 골짝에서 시작되는 작은 물줄기는

계곡을 흘러 시내를 이루고 들판을 가로질러

모든 생명체를 기르고 살릴 것이며

그 은혜로움으로 우리들은 보금자리를 틀고 살아가는 것이니

자연이 주는 큰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아직 갈 길은 6km 이상인데

눈과 발은 한 없이 게으름을 피우고만 싶지만

애써 참으며 일행을 찾으러 발바닥에 모터를 장착합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이

다음 생을 준비라도 하는지... 속까지 다 내어주었네요.

 

 

드디어 맨 후미를 앞질러 본진(本陳)에 합류를 하게됩니다.

 

 

물길을 가로질러 건널 때마다 만나는

잘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층층나무'

 

 

 

비록 땀에 절은 몰골이지만

오늘 처음으로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이제 복숭아탕이 0.8km 남았네요.

발놀림이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정향나무(수수꽃다리)'

 

 

지난 2006년 폭우로 인하여

등산로와 아름다운 소(沼)들이 유실되거나 매몰되어

그동안 복구 작업을 하느라 등산객의 출입을 막았는데

 

 

이제는 등산로 복구가 잘 되어 통제가 풀려서

다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수 있게 됐으나

탕(湯)들은 아직도 매몰 된 곳이 많아

수해 나기 전의 온전한 모습은 볼 수가 없어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매봉능선 직벽을 올려다보니 아득하게 느껴지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바위들의 모습에 오금이 저려옵니다.

 

 

여기서부터 십이선녀탕이 시작됩니다.

 

 

 

- 설악산 서북능선 십이선녀탕계곡(十二仙女湯溪谷) -

설악산은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다. 그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것이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대승령(1,260m)과 안산(1,430m)에서 발원하여 인제군 북면 남교리까지 이어진 약 약 20리에 걸쳐 폭포와 담, 소, 산봉우리와 숲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 산수미를 이해하는 관문이자, 첩경으로 손꼽히는 수려한 계곡이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지리곡, 탕수골, 또는 탕수동(湯水洞) 계곡으로 불리다가 50년대 말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우기 시작했으며 한국 산악미의 전형을 보이는 산중 미인 설악산에서도 최고로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힌다.

열두 개의 물웅덩이와 열두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개수는 계절, 수량,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며 노산 이은상(李殷相, 1903~1982)은 8폭 8탕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여러 물웅덩이 중 하나인 '용탕(龍湯)'은 뒷벽의 큰바위굴(龍穴)에서 용이 나왔다 하여 가뭄이 계속되면 기우제를 올렸던 곳으로 그 모양이 복숭아와 비슷하다 하여 '복숭아탕'이라고도 불리는데, 탕의 모양이 장구한 세월에 거친 하상작용에 의해 반석이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등, 신기하고 기막힌 형상을 이룬다.

 

 

복숭아탕 바로 위에 있는 두문폭포입니다.

다만 수량이 적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오지만
자연의 이치따라 마음을 거두어야겠지요.

 

 

두문폭포(杜門瀑布)

 

두문(杜門)은 '문을 걸어 닫는다'는 뜻으로,

십이선녀탕계곡의 승경(勝景)이

사실상 이 폭포에서 마무리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네요.

 

 

십이선녀탕의 소(沼)들은

소나무와 하늘까지도 키우고 있었네요.

녹음 아래 있는 소는 녹색까지 풀어 넣어

초록이다 못해 검푸른 빛을 띠고 있습니다.

 

 

오늘의 백미(白眉)...

열두선녀가 목욕을 하였다는... 용탕(龍湯)

 

수천 수만년의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흐르는 물줄기에 매끈하고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자연의 예술품... 복숭아탕!!!

 

 

'복숭아탕'으로 더 알려진 이 폭포의 경관은

설악산의 여러 계곡 가운데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곳으로 꼽히는

십이선녀탕계곡 중에서도 백미로 꼽힐 만큼 빼어납니다.

 

용탕(龍湯)이라는 명칭은

뒷벽의 큰바위굴(龍穴)에서 용이 나왔다 하여 붙여진 것이고,

복숭아탕이라는 명칭은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바위 구렁(움푹하게 파인 땅)이

커다란 복숭아로 찍어낸 듯한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합니다.

 

 

우거진 숲속으로 암반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은

바위를 깎아 내리며 탕을 만들고

탕마다 넘치는 물은 폭포를 이룹니다.

 

 

물소리에 취하고,
풍경에 취하고,
계곡으로 불어대는 시원한 바람에 취하는...

하지만 정신만은 온전한 행복한 하루입니다.

 

 

'개다래나무'

 

 

잘 만들어진 데크길을 꾸준히 걸으면서

산뜻한 공기도 열심히 마셔가며

자연속으로의 흡입을 시도해 봅니다.

 

천상의 선녀를 유혹하는 듯...

구비구비마다 소(沼)를 만들어 놓은 곳에

속세의 인간이 발을 들여 놓습니다.

 

 

너른 암반 위에 맑은 물이 흐르는 이곳은 그냥 지나쳐 갈 수 없지요.
저 역시 등산화 끈을 풀고 시원스런 계곡물에 발도 담궈보고

짜디짠 얼굴도 씻어내니 산행의 또다른 기쁨을 알게 됩니다.

 

 

숲은 말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이어갑니다.
우리는 숲 사이의 작은 길 하나를 빌려 걸으며 참 생명을 느껴본답니다.

 

 

응봉폭포(應峰瀑布)

 

이곳 역시 폭우로 흘러내린 바위들이

웅덩이를 메워버려 옛모습을 찾을 수가 없건만...

 

 

골짜기의 물들이 모이고 모여

암반을 타고 흐르며 곳곳에 소를 만들고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구슬같은 푸른 물이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르고 있네요.

 

 

반석 위를 아홉번 휘감아 돌아간다는 구선대,

그리고 일곱번을 굽이쳐 흐르면서

일곱가지 소리를 낸다는 칠음대의 일부입니다.

 

 

시원함 속의 신록의 향연을 따라 걷는

편안한 산행길이 이어지고

 

 

굽이굽이 펼쳐진 기암과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폭포들의 웅장함에
모든 것이 안정된 삶을 만들어준 듯 싶네요.

 

 

신선이 머무르고 선녀들이 지나간 자리를

설레는 마음으로 눈요기하며 꾸준히 발놀림을 하며 내려와
남교리를 1km 남짓 남겨둔 지점에서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땀에 절은 육신을 깨끗이 씻어내고서

 

 

널찍하게 잘 정비된 등로를 이으니

잠시 후 남교리 지킴터 입구의 계수기를 지나오면서

오늘의 산행은 매듭짓게 됩니다.

 

 

 

 

십이선녀탕계곡... 과연 선녀들이 노닐만한 곳이란 사실을 실감한 하루였고, 1,370m의 고산과 8.6km의 긴 골짜기가 만드는 폭포와 소는 계곡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여름산행의 키워드는 역시 계곡과 폭포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대승폭포, 두문폭포,복숭아탕, 응봉폭포 등의 명소를 돌아보며 계곡의 소와담 암반 위로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의 물줄기를 감상하며 긴 계곡길이 지루해질 틈이 없이 하루를 잘 보낸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다.
거기에 더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이 금지된 안산(鞍山:1,430m)을 찾아 좋아하는 들꽃들의 향연과 고양이바위를 비롯한 기묘한 바위들을 눈에 담고 올수 있었음에 더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린 것 같다.

설악산의 빼어난 십이선녀탕 계곡미와 녹음이 우거진 푸른 숲...잘 정비된 등산로에 산행코스가 완만해 시원한 계곡산행으로 여름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있는 이번 산행은 어찌보면 정상을 고집하는 산행이 아닌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산행에 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나름대로의 멋진 산행이었음을 자부하면서 만산홍엽의 가을날 다시 한번 찾아볼 것을 다짐해본다.
산행을 마치고 남교리지킴터 입구의 식당에서 맛난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시원한 수박 한통 쪼개서 입가심을 하고서 귀로의 버스에 몸을 싣는다.
오늘도 무더운 날씨에 동행의 이름으로 삶의 충전을 배가시키고 서로의 아름다운 배려가 넘쳤던 장수대-십이선녀탕계곡산행.
열두 선녀... 그녀들의 아름다운 자취를 찾아... 우리도 선(仙)과 낙(樂)과 그리고 행복을 즐겼노라...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적당히 피곤해진 육신을 의자 깊숙이 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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