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청하골 십이폭포 탐방길이 6개봉 종주로 바뀐 내연산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4. 06. 07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경북 포항시 송라면, 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변함없이 홀로 산행...
☆ 산행코스 : 보경3교-우척봉-삿갓봉-매봉-꽃밭등-향로봉-삼지봉-문수봉-보경사-보경3교(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8시간 50분, 26.85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내연산 6개봉 종주 개념
포항에서 북으로 약 30km 지점에 위치한 산으로 정상을 두고 남동과 남서의 8자 모양으로 뻗은 산줄기가 천령산을 마주보고 있고, 낙동 정맥의 줄기가 주왕산을 옆으로 지나쳐서 내려오다가 동해안 쪽으로 가지를 뻗어나간 산이 바로 내연산이다.
낙동정맥이 포항시로 접어들면서 성법령에서 둘로 나뉘어져 북으로는 매봉, 향로봉, 내연산으로 잇고 그 아래로는 삿갓봉과 천령산을 잇는다. 매봉에서 이어진 물이 시명리를 거쳐 보경사로 장장 30리 길이 이어지는데 그 계곡이 유명한 청하골이다.
6개봉 종주라 함은 청하골을 중심으로 둘러 싸여진 천령산과 샘재를 거쳐 내연산의 맥을 잇는 장장 8~10시간에 약25km 거리의 6개 봉우리를 탐색하고 샘재에서 자연수목원을 탐방하는 코스로서 산을 좋아하는 포항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걷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종주코스이다.
각 코스마다 이정표가 잘 정리되어 산뜻한 등산로로 잘 정비되어 있고 수목이 울창하여 산림욕에도 아주 좋은 코스이고, 계곡이 그리우면 산 아래로 하산하면 계곡의 비경과 폭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포항의 천혜의 자연 코스이다.
종주의 방향은 내연산쪽을 선택하여 우측으로 잇는 능선을 택할 수도 있으나 포항의 산매니아들은 거의 좌측 천령산을 방향으로 종주산행을 선택한다.
그 이유는 보경사 출입시 입장료를 시작하여 내연산 등반시 급오르막의 체력 소모와 수목원에서 삿갓봉과 천령산을 오르는 힘을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천령산을 오를시 예전에는 용치등을 오르는 급경사를 감내해야 했으나 최근 송이 재배로 인해 출입을 제한하고 견지봉을 오르는 길이 새로이 단장됨으로서 다소 산행길이 수월하다.
천령산 우척봉의 아우격인 삿갓봉은 경상북도 수목원의 단장과 함께 주변을 조망 가능한 정자가 새로이 설치되어 관광명소로도 새로이 부상되고 있다.
아울러 수목원 또한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 도유림내 평균 해발 63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하여 1996년 55ha의 면적으로 시작되어 미래산업의 자산이 될 산림식물 종의 다양성 확보 및 산림유전자원의 보존 증식과 산림식물 체험의 학습장으로 희귀한 고산식물을 비롯한 갖가지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이곳은 일반 관광 및 자녀들과 함께 산책과 자연공부 그리고 삼거리 방향으로 간단한 계곡산책도 가능하여 최근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수목원에서 약 20~30분거리의 급오르막길을 오르면 지도에 표시된 매봉과는 좀 다르게 매봉의 정상석이 나타나는데 마치 매의 발톱처럼 날카롭게 생겼다 하여 불려진 이름이다. 매봉에서는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내리막길을 조금 내려서면 꽃밭등으로 향해지고 여기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주봉인 향로봉이다.
향로봉에서는 삼지봉을 거쳐 문수산까지는 거의 완만한 내리막길 수준이고 문수산에서 보경사까지는 급내리막길이 다소 고통을 준다. 구간내 다른 능선으로 빠지는 엇길이 군데군데 있으나 이정표가 잘 정리되어 있어 독도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은 없으며 일반인들도 조금의 체력훈련만 하면 능히 종주가 가능한 육산으로 종주를 완료하면 엔돌핀이 팍팍 솟는 보경골의 기(氣)와 자신감이 삶의 활력이 될것이다.
◈ 산행기
호국보훈의 달인 유월도 벌써 1주일이 지난 현충일에는 근무라 일찍 베란다에 조기(弔旗)를 게양해 놓고 휴일의 일직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배낭에 주섬주섬 챙겨 넣어두고 아침 일찍 물에 밥 한 그릇 말아먹고 집을 나선다. 이틀 연휴라 오늘은 장거리산행으로 다녀올까 싶어 한동안 찾지 못했던 포항의 명산 내연산으로 차를 몰아간다.
그저께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이 많으리라는 생각에 내연산의 명물 열두 폭포를 다시 돌아볼 요량으로 가는 길이다. 2009년도 내연산을 코스별로 꾸며서 해부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보경사 옆 산령고개를 들머리로 해서 문수봉, 삼지봉, 향로봉을 올랐다가 시명리로 내려서 보경사까지 내려오는 동안 십이폭포를 구경하고 왔었는데 오늘은 천령산에서 삼거리로 내려가 청하골을 내려오며 폭포를 구경하는 것으로 코스를 꾸며보았다. 하지만 중간에 변심을 하게 되고 폭포구경이 내연산 6개봉 종주산행으로 바뀌어 버렸으니 이 넘의 변덕은 어찌할까나...
각설하고 지난해 여름 아내와 함께 찾았던 이곳을 다시 찾으니 달라진 점은 주차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포항시민은 무료주차가 제공되는 탓이다. 그동안 2,000원 주차비를 내다가 국가유공자증을 발급받은 후에는 50퍼센트 감면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공짜라 단돈 1,000원에 괜히 공돈 번 기분이 든다.
널찍한 주차장이 비어있다시피 한게 아직은 이른 시각인 탓이려니 생각하며 천령산 들머리로 애용하는 보경3교 입구에 애마를 세워놓고 등산화로 갈아 신은 후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구글위성
천령산 등산의 들머리인 보경3교 입구에 주차를 하고
다리를 건너 맞은편 외딴집 방향으로 길을 듭니다.
이슬을 머금은 수풀 사이를 뜷고 들어간 숲길엔 신록이 한창이고
산행 내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털중나리'가 허리 숙여 인사를 하며 반겨줍니다.
보경1교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무덤 3기가 있는 안부삼거리입니다.
깔끔하게 단장된 등산로가 쭉 뻗은 소나무와 함께 반겨주고
간혹 솔향이 코를 자극해주는 기분좋은 산행이 이어집니다.
음지밭둑 갈림 삼거리.
가야할 등로는 좌측입니다.
난이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등로라
별로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산행을 하면서
홀로가는 산행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걸어갑니다.
연산폭포로 내려설 수 있는 삼거리 갈림길로
일명 '하늬재'로 불리워지는 곳이지요.
이 계절에 찾아오면 으례껏 보여주는 풍광으로
푸른 풀밭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보기만 하여도 시원해지는 것 같답니다.
우척봉 정상 직전의 헬기장.
이제 다왔나 봅니다.
헬기장 옆에 설치된 천령산 정상 안내판입니다.
철판으로 설치되어서 다소 깔끔한 맛은 있으나
그래도 정상은 역시 돌로된 정상석이 최고겠지요.
정상석 앞에 서있는 이정표입니다.
삼거리로 내려서서 십이폭포 탐방이 원래의 계획이었지만
오늘 컨디션이 괜찮아서 그런지 자꾸만 삿갓봉 방향으로 눈길이 가네요.
자연석에다 우척봉(牛脊峰)이라고 새겨진 정상석인데
세월을 말해주듯 아주 오래된 듯 합니다.
예전에는 붉은 글자색이 많이 바랬었는데
새로이 칠을 해 놓으니 한결 산뜻하네요.
천령산(天嶺山) 우척봉(牛脊峰) 775m
천령산은 경북 포항시 송라면과 죽장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우척봉을 주봉으로 서남쪽에는 삿갓봉을 끼고 있다.
천령산은 조선후기까지 거북이처럼 순하게 생겼다 하여신구산(神龜産)이라 하였고 하늘같이 높다 하여 일명 하늘재라 부르던 것을 일제시대에 천령산으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마치 소잔등처럼 생겼다하여 주봉을 우척봉(牛脊峰)이라 불러 현재에 이르러고 있다.
경북 영덕군과 청송군을 가르며 남으로 뻗어 내리던 낙동정맥이 포항시로 접어들며 동해안쪽으로 곁가지를 이루어 북으로는 내연산이 남으로는 천령산이 서로 마주보고 말발굽형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 30리의 골짜기 비경을 숨기고 있는 유명한 계곡이 청하골이다.
포항의 산꾼들을 제외하고 외지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산으로 이는 맞은편 북쪽 내연산의 매봉,향로봉,삼지봉,문수산의 유명세에 짓눌려 잘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경교를 지나 천령산쪽으로 오르면 보경사측과 입장료에 관해 입씨름을 줄일수 있고 한적한 오솔길의 자연 산림욕을 할수있으며 삼거리와 시명리쪽으로 내려서서 청하골의 아름다운 계곡미를 마음껏 만끽할수 있다. 특히 음지 밭뚝으로 내려서면 은폭포와 연산폭포 상부로 바로 내려서서 가깝게 등산이 가능하고 한적한 청하골에서 마음의 여유를 많이 찾을수 있는것이 특징이라 근교산행에서 많이 찾는 길이기도 하다.
정상석 뒤로 나서면 바라보이는 시원한 조망입니다.
좌측 멀리 가야할 삿갓봉과 수목원 팔각정이 아득합니다.
마음 먹었을 때 걸어보자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동안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삿갓봉 방향으로 내려서고 있네요.
좌측은 호학봉을 거쳐 유계리로 가는 길이지요.
삿갓봉 방향은 물론 우측 길입니다.
내림길 도중에 만난 바위전망대에서 건너다 본 풍광으로
유계리 방향의 골짜기 역시 무척 깊음을 알 수가 있네요.
경북수목원에서 조성해 놓은 자연관찰로와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삼거리로 가는 갈림길입니다.
삼거리라 함은 '시명리 삼거리'가 아니고,
그 위쪽 수목원으로 갈수 있는 삼거리를 말합니다.
종주산행이니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마루금을 따르기로 합니다.
왼쪽은 마루금길, 오른쪽은 평평한 우회로...
힘은 들겠지만 마루금을 따라 가는게 산꾼의 자세겠지요.
대신에 폭닥하고 아늑한 숲길의 시원함으로 보상을 받는답니다.
정자 쉼터가 있는 외솔배기 안부 갈림길입니다.
좌측은 유계리 활골가는 길이고, 맞은편 방향은 수목원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뒤쪽 우측 방향은 관찰로를 따라 삼거리로 갈수 있는 길이지요.
널찍하니 휴식하기가 좋은 장소라 땀 좀 식히려고 퍼질러 앉았다 갑니다.
수령 250년을 자랑하는 소나무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지요.
외솔배기 쉼터를 떠나 잠시 널찍한 등로를 따르다
다시 좌측 가파른 오름길로 올라서면
바로 삿갓봉입니다.
6개봉 중 유일하게 정상석이 없던 이곳에도
번듯하게 하나 세워져 있네요.
삿갓봉에서 바라본 수목원 팔각정.
맑은 날 저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인데
오늘 날씨같으면 궂이 찾아볼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곧장 매봉을 향한 걸음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수목원 생태관찰로 안내판.
관찰로를 따라 관리사무소 방향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산길을 따르기로 한 탓에 안내판 뒤로 올라섭니다.
안내판 뒤로 올라서면 감시초소가 나오고
매봉으로 연결되는 등로는 이정표가 보이는 좌측으로 이어집니다.
잘 꾸며진 수목원 상단부에 접속이 되고
우측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수목원의 '기린초'입니다.
조금 전 도로를 따라 걷다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만나는 매봉 들머리에 서있는 이정표입니다.
매봉 들머리에서 200여 미터 진행하면 만나는 삼거리 이정표.
매봉 정상석 역시 바뀌었네요.
선점한 산님들이 있어 정상석만 사진에 담고
계속 가던 걸음 이어갑니다.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괘령산 역시 구름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관찰로가 생긴 후부터 이쪽 방향으로의 산행을 오게 되면
곧잘 헷갈리는 곳이 이곳인데
자세히 이정표만 살핀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고
결국엔 꽃밭등에서 만나지게 됩니다.
다만 산꾼은 산길만 다니고픈 마음이 굴뚝같으니 그게 문제죠.^^*
'천남성'
벤치가 있는 안부 쉼터
조금전 갈림길이 이곳에서 다시 합류가 됩니다.
다시 통나무계단을 올라 산길로 진행하다가 급내림을 내려서게 되면
꽃밭등 안부 갈림길
이곳도 이제 오거리로 바뀌었네요.
관찰로가 두군데 생겨난 탓이겠지만 좀 헷갈리네요.
좌측은 월사동으로 가는 등로인데 길 찾기가 수월할런지...
언제 다시 걸어봐야 할텐데 말입니다.
벤치에 걸터앉아 준비해간 사발면과 빵으로 점심을 대신합니다.
요즘 점심 대용으로 빵을 자주 준비하는데
종류에 따라 목구멍에 넘어가는 촉감이 달라
빵을 제대로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록싸리'
꽃밭등에서 향로봉까지는 약 1시간 10분 소요된다는데
은근한 오르막이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지네요.
특별한 구경거리나 조망 또한 없이 오로지 향로봉을 향해 걷다보니
향로봉 가는 길의 최고의 전망대에 다다르게 됩니다.
시원스런 조망을 보여주던 최고의 전망대가
오늘은 짙은 안개로 사방이 꽉 막혀있네요.
지금껏 숲 속에 갇혀 있다가
오랜만에 주변의 조망을 둘러보고자
바위 위에 올라섰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군요.
다시 은근한 오르막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안개낀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걷습니다.
자욱한 안개속에 나타난 시명리로 내려가는
고메이등 갈림삼거리입니다.
시그날과 이정표들이 요란하게 붙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향로봉 정상입니다.
산정에는 몇몇 산님들이 자리를 잡고 쉬고 있어
겨우 한장 건져보게 되네요.
주변 조망은 안개에 가려 볼수가 없으니
오래 지체할 필요가 없어 삼지봉을 향한 긴 걸음을 이어갑니다.
'국수나무'
활엽수 나무가 우거진 등로를 따라 700m 거리,
7~8분을 완만하게 내려서면
첫 갈림길로 향로교로 내려서는 갈림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왼편이 주능선 같아 보이지만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답니다.
(↖ 향로교 3.0km, ↗ 삼지봉 3.0km, ↓ 향로봉 0.65km)
이어서 800m 가량 10여분을 따라 나서면
두 번째 갈림길인 밤나무등코스 갈림목을 만나게 됩니다.
주능선 같아 보이는 직진방향의 밤나무등 코스는
시명리로 내려서는 길로 내연산 등산로 중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등산로라 할 수 있지요.
예전 이정표가 없을 때는 곧잘 알바를 하는 곳이기도 했답니다.
(← 삼지봉 2.2km, ↓ 향로봉 1.5km, ↑ 밤나무등코스 1.8km)
안개는 점점 더 짙게 끼어가는지 사방이 조금 어두워지는 느낌입니다.
향로봉까지는 몇몇 산님들을 만나곤 했지만
지금은 거의 홀로 전세를 낸 기분입니다.
나무 사이로 안개가 스멀스멀 밀려오고
머리를 산발한 듯한 웃자란 풀들은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어
약간은 스산한 분위기라 썩 좋은 기분은 아닌 것 같네요.
마침 안개속을 뚫고 나타난 산님이 반갑게 느껴지는군요.
서로 인사를 나누며 각자 갈길 바쁜 걸음 이어갑니다.
시간은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는데
분위기는 거의 6시가 다 된 것 같네요.
마당기미 안부
이곳은 예전에 '마당미기'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었으나
현재는 뽑혀져 나가고 없네요.
이곳에서는 어느 쪽으로 진행해도
두 길은 약 15~20분 후에 다시 만나게 되지만
직진으로 향하는 길은 797봉을 직접 경유하는 능선길이고,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산굽이를 한참 에돌아 나가는 길입니다.
당연히 직진 방향의 능선길이 발품이 절약되겠지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아무도 없는 산길을 홀로 걸어가니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되네요.
자주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건 어찌된 연유일까요?
금새라도 뭔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에
본인도 모르게 발걸음 빨라지다보니
새롭게 세워진 정상석이 있는 삼지봉에 도착하고 보니
가뿐 숨은 쉴새없이 터져나오네요.
삼지봉 역시 헬기장이 있고
예전엔 내연산이란 이름을 가졌던 주봉이었으며
향로봉, 문수산, 동대산으로 갈라진다 하여 삼지봉이라 불린답니다.
내연산(內延山 710m)
경상북도 포항시 송라면·죽장면 및 영덕군 남정면 경계에 있는 산. 높이는 710m이다.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불리다가, 신라 진성여왕(眞聖女王)이 이 산에서 견훤(甄萱)의 난을 피한 뒤에 내연산이라 개칭하였다. 이 산의 남록, 포항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되는 곳에 고찰 보경사(寶鏡寺)와 그 부속암자인 서운암(瑞雲庵)·문수암(文殊庵) 등이 있다.
보경사는 723년(신라 성덕왕 22)에 일조대사(日照大師)가 인도에서 가져온 8면경(八面鏡)을 묻고 세웠다고 전해지는 절로, 경내에 보물로 지정된 원진국사비(圓眞國師碑:원진국사는 고려의 고승)·보경사 부도(浮屠) 외에 5층석탑·부도군(浮屠群) 등 문화유적이 있고, 또 사보(寺寶)로서 사명대사(四溟大師)의 금당기문(金堂記文)과 숙종어필(肅宗御筆)의 각판(刻版)을 소장한다.
보경사 부근 일대는 경북3경(慶北三景)의 하나로 꼽히는 경승지를 이루어 좋은 관광지가 되고 있는데, 그 주된 경관은 내연산 남록을 동해로 흐르는 갑천(甲川) 계곡에 집중되어 있다.
즉, 경상북도의 금강산이라고 일컬어지는 갑천계곡은 상생폭(相生瀑)·관음폭(觀音瀑)·연산폭(燕山瀑) 등 높이 7∼30m의 12개의 폭포, 신선대(神仙臺)·학소대(鶴巢臺) 등 높이 50∼100m의 암벽, 깊이 수십 척의 용담(龍潭) 등 심연(深淵) 및 암굴(岩窟)·기암괴석 등이 장관을 이루는 경승지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출처 : 네이버 테마백과 한국의 산
동대산 갈림길
삼지봉에서 곧장 내려오면 내연산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동대산 갈림길로
내연산 직전에서 산허리를 타던 길도 여기서 만나게 된답니다.
이어지는 등로는 신작로같은 넓은 길이 이어지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송림 사이를 지나고 나니
길은 깨끗하나 안개가 많이 끼어 있어
방향감각이 다소 떨어지는 게 문제네요.
하지만 그리 큰 문제될 것은 없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아직 그렇게 정신줄 놓을 나이는 아니거던요.^^*
거무나리코스 갈림길
우측 거무나리 갈림길로 내려서면
은폭과 연산폭 사이의 계류로 내려서게 됩니다.
널찍한 등산로 왼편으로 무덤 1기가 있는 곳에서
능선길과 우회길로 나누어 지지만
마루금을 고집하며 오름길로 접어듭니다.
두 길은 봉우리를 넘어선 후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됩니다.
좌측에서 진행해온 우회로가 당연히 발품이 절약되겠지만...
안개가 점점 더 짙게 끼어 카메라가
흔들리지는 않을지 은근히 걱정이 앞서네요.
다시 합류가 된 등로를 잠시만 내려서면 조피등 갈림길이 나옵니다.
조피등 갈림길을 지나 100m 후
다시 수리더미코스 갈림길을 지나게 되지요.
어이쿠~ 이런... 문수샘을 만나게 되다니...
그렇다면 문수봉을 우회했다는 얘기일터..
삼지봉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함께 걷던 산님과 얘기꽃을 피우며 걷다보니
그만 문수봉 오름길을 지나쳐 버렸네요.
덕분에 문수봉에서 내려와 만나는 갈림길에서
거꾸로 문수봉을 향한 힘겨운 오름을 시작합니다.
10분 가량 소요되는 짧은 거리지만
산행 막바지라 그런지 조금 힘이 드는군요.
자그마하던 정상석도 번듯하게 새로이 세워져 있는 문수봉 정상입니다.
정상석만 간단히 사진에 담고 올라온 길을 되내려와
자욱한 안개속을 바삐 걸어갑니다.
이어서 2~3분 가량 나서면 문수암 갈림길로
우측 주능선 쪽으로 붙게 되면
문수암을 거쳐 청하골로 내려서게 되고
산령전고개나 보경사로 곧장 내려서려면
주능선 왼편 넓은 길을 따라 나서면 되지요.
보경사에서 등로를 막아놓아 통과가 가능할지 몰라서
문수암으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무덤을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시작되는 내리막은
급경사구간으로 변하게 되고
10여분 급하게 떨어지면 문수암 입구에 도달하게 됩니다.
문수암을 지나 우측 아래로 내려서게 되면
물소리는 가까워지고 청하골의 상생폭포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이는 특급 조망터가 나타납니다.
가까이 당겨보니 며칠 전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해졌네요.
청하골 계류의 등산로로 내려서서
하산중인 등산객들과 뒤섞여 보경사를 향해 진행합니다.
우렁찬 물소리에 예전처럼 발 담그고 땀을 씻어내고 싶지만
혼자라서 그럴 용기가 나지 않네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로 바로 옆 바위 틈에 둥지를 틀고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새의 모습이 하도 신기해서 담아봅니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등로 우측의 서운암을 지나면
보경사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먼저 천왕문을 들어서며 합장 반배로 예경을 올리고
보경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다. 602년(진평왕 25)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대덕(大德) 지명(智明)에 의하여 창건되었다
745년(경덕왕 4) 철민(哲敏)이 중창하였고, 1214년(고종 1) 주지 승형(承逈:圓眞國師)이 승방 4동과 정문 등을 중수하고 종·경(磬)·법고(法鼓) 등도 완비하였다. 1677년(숙종 3)에는 도인(道仁) 등이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1695년 가을에 준공하였으며, 삼존불상과 영산전(靈山殿)의 후불탱화도 조성하였다.
보경사 오층석탑과 적광전.
대웅전을 찾아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적광전 옆에 오랜 세월 자리를 잡고 있는 반송을 사진에 담고
물맛 좋기로 이름난 감로수를 두 바가지나 들이킨 후에
일주문을 향하며 보경사 산문을 빠져 나옵니다.
자주 찾아오겠다고 무언의 약속을 남겨보지만
과연 얼마나 지켜질지는 두고 볼 일이겠지요.
보경사 경내를 빠져나와 도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가니
왼종일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멀리서 졸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오네요.
실로 5년 만에 걸어본 내연산 6개봉 종주산행.
그동안 다른 곳의 산들을 찾아 헤메고 다니다보니 어느 새 세월이 이만큼 흘렀나 싶다. 흐른 세월만큼 나 역시도 나이가 들었으니 과연 장거리 산행이 가능할까 싶은 우려섞인 걱정도 있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 싶어 무작정 나선 산길에 멋진 조망은 짙은 연무와 안개로 일찌감치 포기를 하게 되었지만 간간이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 덕분에 무사히 긴 여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9시간 가까이 긴 시간의 산을 걸으면서 많은 시간이 걸린 시간을 탓하기 앞서 나 자신이 이렇게 산을 즐기며 걸을 수 있음에 행복을 느낀다.
예전에 산을 다닐 때는 그저 산행시간을 남들보다 1분이라도 단축하려고 내달음 치다 보니 산에 대한 여러가지 감상의 시간이 없었는데 한해 한해 나이 들어가면서 가끔씩 산행하다가 잠시 걸음을 멈춰서서 뒤도 돌아보며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때맞춰 피어나는 우리네 들꽃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대화도 하면서 산에 대한 진미를 느낄수 있는 현재의 이 시간이 나에겐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
오늘도 직접 산과 자연을 접하고 그 감상을 이곳에 기록하는 그 행복에 나는 오늘도 산을 찾는다.
그리고 내 이 두 다리로 그 산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산을 걷고 있노라면 무한한 행복에 빠질 수 있음에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다.
물론 아직도 쓸만한 건강함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감사한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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