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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가까이 있어도 올해 처음 찾은 내연산 향로봉 - 월사동 코스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가까이 있어도 올해 처음 찾은 내연산 향로봉 - 월사동 코스

해와달^^* 2016. 8. 1. 00:04

♣ 산행일자 : 2016. 07. 30.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북구 송라면, 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월사동 엄마의 숲 농장-하옥계곡 들머리-능선마루-911봉(중봉)-향로봉-전망바위-꽃밭등-주계곡 합류-하옥계곡 합수부-엄마의 숲 농장 (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0분, 9.73km (식사 및 휴식과 2번의 알탕을 포함하여 놀며 쉬며..., GPS 기준)




◈ 산행기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에 이번 주말에도 계곡을 끼고 산행을 해볼 생각으로 산행지를 고르던 중 아직 집사람이 가보지 못한 코스가 생각이나 차를 몰아 집을 나선다. 평소보다 조금은 늦은 시각에 나서는 걸음이라 근교의 산으로 잡았는데 행선지는 물 맑기로 소문난 죽장면의 하옥계곡이다.

시종 우거진 오지의 숲길과 계곡을 걸으며 더위를 식혀보고픈 마음에 지난 해 여름 두번이나 다녀왔던 덕골은 8월에 다시 찾아가 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작년 초 추운 날에 다녀왔던 월사동 코스를 다시 걸어보고자 가는 길이다.

기계면 소재지인 현내리 버스정류장 부근의 마트에서 얼음물 3병을 챙겨 넣고 인비삼거리에서 기북면 방향으로 차를 몰아가면 내연지맥과 비학지맥이 분기되는 성법령을 넘게 되고 험준한 고갯마루를 구비구비 돌아 나오면 포항시의 오지인 죽장면 상옥리에 들어서게 된다.

예전 비포장도로 일때 먼지 폴폴나는 성법령을 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도로사정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청정마을에 각종 특용작물과 맛좋고 질좋은 사과가 생산되는 지금의 상옥리는 교통이 조금 불편한 것 외에는 들어와 살고픈 마음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평화로운 마을이 되어 있다.

특히 여름철이면 영덕 옥계계곡으로 흘러드는 하옥계곡의 맑은 물은 호젓하게 피서를 즐기려는 행락객들이 찾아들어 타고온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조용한 오지마을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아직은 때가 덜 묻은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리라.

상옥리를 지나 하옥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르면 바캉스 시즌에만 활동을 하는 교통통제 초소를 지나 도로가 왼쪽으로 크게 꺾여가는 지점에는 예전 양봉을 하던 공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엄마의 숲'이라는 큼직한 빗돌이 서있는 관광농원이 들어서 있다. 지난 해 찾았을 때 도로를 정비하던 걸 보았는데 이제는 농원 안에 캠핑장과 팬션이 들어선 모양이다. 빗돌 옆에 주차를 해놓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말끔하게 도로가 포장이 되어있는데다 막아놓았던 철문 또한 사라진 것을 보고 아래 쪽까지 차를 몰아 내려가니 관리인인 듯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통제를 한다.

완전 오픈한 상태는 아니지만 사유지라며 통제를 하기에 하는 수없이 다시 차를 빗돌 옆에 원위치 시켜놓고 농원까지 내려와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양봉터가 있던 자리에는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고

큼지막한 빗돌이 서있는 '엄마의 숲' 관광농원으로 변모한 모습입니다.



철문이 가로막혀 있어 한쪽 귀퉁이로 드나들었던 곳도 말끔하게 정비가 되어 있고



허름한 컨테이너가 있던 자리에는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는

깔끔한 모습의 팬션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네요.



'자귀나무'



월사동의 맑은 계류는 여전히 푸른 물빛을 간직하고 있어 더없이 반갑습니다.



계류를 따라 하류방향으로 풀섶을 헤치며 진행하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 작은 소를 지나



제법 많은 시그널이 달려있는 들머리를 만나게 됩니다.



산길로 곧장 올라서면 가파른 등로로 이어지고



바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지점에 올라서면



출발지였던 관광농원이 내려다보이고

하옥계곡으로 이어지는 69번 지방도가 보이는군요.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길을 끄는 오름길을 지나



삐죽삐죽한 바윗길을 조심스레 넘어서면



좀더 높아진 눈높이에 상옥리의 평화로운 모습과

통점재에서 가사령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달리고 있는 모습도 보게 되는군요.



연일 기승을 부리는 폭염을 피해 산으로 든 오늘은

다행히도 간간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어

일주일 전보다 산행하기가 한결 수월한 것 같습니다.



굴참나무와 갈참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지능선을 따라 한발한발 내디뎌가며 진행하니



등산로 따라 피어난 '가는장구채'가

마치 안개꽃처럼 환상적인 모습입니다.



줄곧 가파르게 이어지던 등로는 하옥교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능선에서 우측으로 꺾이게 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길섶에 피어난 들꽃들과 눈맞춤 해가며

향로봉을 향한 전진을 계속해 나갑니다.



'꼭두서니'


 

늦게 시작한 산행이라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점심을 먹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장소를 물색해 준비해간 냉면으로 요기를 하고

과일까지 후식으로 즐기며 느긋한 점심시간을 보낸 후 등로를 이어갑니다.
 


'원추리'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송골송골 맺혔던 땀들이 일순 식어버려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그동안 억눌려있던 것들이 모두 해소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속단'


 

별 특징없는 911봉을 지나 평지성 등로를 따르다보니



올들어 처음 '등골나물'을 만나게 되고


 

10분여의 발품을 팔고나면 내연산의 최고봉인 향로봉에 올라서게 됩니다.
 


멀리 전주에서 단체산행을 온 산님에게 부탁하여 인증샷 하나 남겨보고서



'짚신나물'



박무에 가려 시원스런 조망을 볼수 없지만

장사해수욕장 방향을 바라보며 원경(遠景)사진 한장 담아봅니다.



'비비추'



정상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고 남쪽으로 나있는

고메이등을 타고 시명리쪽으로 내려섭니다.



약 3분 뒤 삼거리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가야할 길은 우측 수목원 방향입니다.


직진 방향은 시명리로 내려서서

청하골을 따라 보경사로 향하는 길이지요.



'단풍취'



순한 내리막을 따라 15분 정도

부지런히 발놀림을 하게 되면 전망바위에 닿게 되고,



청하골 상류쪽과 건너로 천령산, 삿갓봉, 수목원이

시원스럽게 건너다 보이는 풍광을 즐겨봅니다.





'뚝갈'



전망바위에서의 멋진 조망을 다시금 즐긴 후에



매봉으로 이어지는 외길능선길을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참취'



정자쉼터가 있는 삼거리갈림길입니다.


좌측은 청하골 최상단의 삼거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우측길은 임도를 거쳐 꽃밭등으로 가는 길이지요.


하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정자 뒤쪽으로 나있는

산길을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약간의 오름을 올라서면 이름모를 무덤이 자리잡고 있는

멧부리에 서게 되고 이어지는 등로는 우측으로 꺾어집니다.



'모싯대'



정자삼거리에서 12분 가량 소요되니

꽃밭등에 내려서게 되는군요.


이곳에서 월사동으로 내려서려면

'꽃밭등 유래 안내판' 뒤로 보이는 쉼터 의자 옆

희미한 등로를 따라 내려서야 합니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제법 알려진 때문인지

희미하던 등로는 제법 또렷해졌고,

선답자들이 달아놓은 시그널 덕택에

길 잃어버릴 염려는 이제 없어진 것 같네요.



가파르게 내리꽂히는 등로는 월사동 최상단부 계곡으로 내려서게 되고



말 모양의 요상스런 나무는 오늘도 변함없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는군요.



오늘 산행은 향로봉 정상에서 만난 단체산행객 이외에는

단 한 명도 볼수 없는 호젓한 산길인 것 같습니다.



오지 속 심산유곡을 산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월사동코스는



최근 산꾼들의 잦은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갖춰져있는



청정지역이라 걷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는 곳이랍니다.



상류지역이라 물이 귀한 계곡을 따라 간간이 나타나는 시그널을 등대삼아



물 마른 계곡을 넘나들며 쉼없이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숲길의 매력은 조용함입니다.



계곡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소리는 잦아들고

자기 자신의 발자국 소리만 들려올 뿐입니다.



때묻지 않은 비경을 지닌 곳으로 알려진

월사동의 인적없는 길을 한 시간쯤 걷다보면



그제서야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비록 적은 양의 물줄기라 이름에 걸맞지 않은 쌍폭에 다다르게 됩니다.



흐르는 폭포수에 몸을 맡긴 채 물맞이를 하는 기분...

첫 번째 알탕이었네요.



이후의 등로는 계곡을 좌측에 두고

벼랑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계속됩니다.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계속되는 오지의 맑은 물은


 

바위사이를 요리조리 비집고 흘러내리며 많은 폭포를 만들어내고


 

태고적 비경을 간직한 U자형 협곡을 따라

본류를 향해 쉼없이 달음박질하고 있습니다.


 

이윽고 상옥에서 흘러내려오는 본류와 합류가 되고

 


맑은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계류를 건너게 되면서

하옥계곡의 진수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노루오줌'



하옥계곡은 상옥을 거쳐 내려오는 물과 삿갓봉에서 시작된 물이 합쳐져



덕골에서 내려오는 물과 마두교에서 만나 이루는 계곡입니다.



'좁쌀풀'



계곡으로 흘러드는 지류만도 12개...


동대산, 내연산, 향로봉, 삿갓봉 등의 서쪽 기슭을 타고

흘러내린 물줄기가 모두 이 계곡으로 모여들지요.



'부처꽃'



기암 괴석과 옥계수가 흐르고 수량 또한 풍부하며



지금도 산간 오지로 남아 있어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곳도 있을 정도랍니다.



'부들'



보기만 해도 멋진 풍경에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 협곡을 바라보며

언제 한번 물길따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물길을 벗어나 잠시 산길을 따르면



우거진 숲길을 벗어나게 되고

눈부신 햇살이 밝게 비추이는 개활지가 나타나는군요.



산행을 시작했던 아침나절보다 훨씬 많은 피서객들이

농원을 찾아 주말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연산-월사동코스의 여름철 산행은 끝이나게 됩니다.




근 열흘 가까이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맹렬하게 타오르는 뜨거운 열기는 가만히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 못하게 하니 예외없이 집을 나서 산으로 향한 오늘.

가까운 근교의 산을 찾아 물놀이를 겸한 산행을 다녀오자고 마음 먹으며 찾은 산 좋고 물 좋은 내연산 자락의 하옥계곡...

먼지 폴폴 날리던 비포장 흙길의 도로가 이제는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여름철이면 몰려드는 피서객들의 차량으로 하옥계곡 전체가 북새통이 되곤 하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상옥을 향해 달려가는 도로에도 차가 막히지 않고 소통이 잘되어 예정했던 것보다 빨리 산행을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옥계곡 입구인 월사동에서 산행을 시작하였기에 계곡 중심부인 마두교 부근의 상황은 알수 없지만 번잡스럽지 않고 호젓하게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산행을 모두 마치고 농원 앞을 지나 들머리가 있던 계류 가까이 진행하여 두 번째의 알탕을 멋드러지게 마무리하고 중순 경에 다시 코스를 달리하여 찾아올 것을 다짐하며 상옥을 빠져나와 성법령을 넘어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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