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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폭염을 피해 찾아간 청도 문복산 계살피계곡 본문

◈ 산행이야기/☆ 2016년도 산행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폭염을 피해 찾아간 청도 문복산 계살피계곡

해와달^^* 2016. 8. 15. 22:11

♤ 산행일자 : 2016. 08. 14 (일)    날씨 - 맑고 무지 더움

♤ 산행장소 : 경북 청도군 운문면, 경주시 산내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운문령-신원봉갈림길-학대산-돌무덤삼거리-문복산-너럭바위-계살피우골-가슬갑사터-계살피계곡-삼계리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9.9km (식사 및 휴식, 알탕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문복산(文福山) - 1014m

문복산은 경주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의 경계에 자리한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산으로 해발 1,014m이다. 서쪽엔 옹강산과 지룡산, 남쪽에는 가지산과 운문산, 동쪽에는 백운산과 고헌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옛날에 문복이라는 노인이 이 산에 들어와 평생 도를 닦고 살았다고 하여 유래된 문복산은 울산시 경주시 청도군의 사이에 있는 산으로 영남알프스의 가지산 끝자락에 있다. 생금비리계곡, 수리덤계곡, 계살피계곡, 삼계리계곡 등이 있어 여름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 걷게 될 계살피 계곡은 '가슬갑사의 옆 폭포'라는 경상도 방언에서 이름 붙여진 문복산의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계곡이다.





◈ 산행기

3일간 연속되는 황금연휴지만 너무 더운 날씨인데다 광복절에 근무를 해야하는 까닭에 멀리 갈수 없는 사정이라 토요일에는 집에서 푹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일요일인 오늘 산행준비를 마치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이번 주를 고비로 그동안 맹렬하게 기승을 부리던 찜통같은 더위도 한풀 꺾인다 하니 막바지 폭염을 피해 계곡이 멋진 곳을 찾아 떠나보기로 한다.

오늘의 행선지는 3주 전 찾았었던 청도군 운문면의 삼계리다. 삼계리는 문복산에서 흘러드는 계살피계곡, 운문령 쪽의 생금비리계곡, 쌍두봉 쪽의 배넘이계곡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 하여 불려지는 이름으로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가 정확한 지명이다.

특히 삼계리는 영남알프스 북부산군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곳으로 운문령, 상운산, 가지산, 쌍두봉, 지룡산, 옹강산, 문복산의 들머리로 이용되는 곳으로 여름철이면 3개의 계곡을 찾아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일찌감치 집을 나서 달려갔지만 전날부터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피서객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도로변에는 주차할 만한 곳이 보이질 않는다. 겨우 한자리 얻어 걸려 애마를 세워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천문사 입구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 9시 10분 경에 도착한 언양행 버스에 올라타고 운문령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하고자 하는 코스는 운문령(해발 640m)에서 북쪽으로 완만한 능선을 따라 학대산을 거쳐 문복산을 오른 다음 계살피계곡의 청류에 몸을 담그면서 느긋하게 하산하는 것으로 꾸며보기로 한다. 근래 비가 오지 않아 계곡물이 많이 줄어 들었겠지만 계살피계곡 만큼은 물이 남아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찾아가는 길이다.

생금비리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세워놓은 차량들이 도로 한쪽을 점령하고 있어 교행하는 차량들이 애를 먹는 가운데 꾸역꾸역 꼬부랑길을 허덕이며 오르던 버스는 숨이 턱에 찰 무렵 운문령 고갯마루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낙동정맥의 한구간의 도착점이자 시발점이기도 하고 가지산과 문복산의 들머리로도 이용되는 운문령.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포장마차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운문령을 오가는 차량의 교행이 많아 서둘러 청도방향의 표지판이 서있는 들머리로 올라서며 문복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오늘은 좌측의 가지산 쪽을 등지고 문복산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운문령을 출발하여 낙동정맥 마루금을 따라

문복산까지 5.4km의 등로를 걸어가야 합니다.



오랜만에 걷는 영남일프스의 언저리...

산길은 좀 더 넓어졌고 넓어진 만큼 더 뚜렷하고 편해진 것 같습니다.



'마타리'



큰 나무가 하늘을 가린 숲은 아늑하기만 하네요.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보니 건너편 상운산에서

쌍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손에 닿을 듯 하고





완만한 능선길에서 만나게 되는

문복산 산행에서의 단골 포토존인 명품 소나무를 지나게 됩니다.

문어발처럼 처진 여러 개의 가지를 갖고 있어 눈길을 끄는군요.



저 멀리 문복산 남릉을 타고 학대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펼쳐지고 있네요.



'뚝갈'



웃자란 풀들의 옷깃을 스치는 소리가 막바지 여름속에서

악을 쓰듯 울어대는 매미소리와 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따가운 햇살이 온 몸을 내리쬐는 너른 터에 당도하니

낙동정맥이 분기되는 신원봉이 눈 앞에 다가왔네요.



간간이 멀리까지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낯익은 봉우리들을 바라보는 눈맛도 시원합니다.



완만하던 능선이 잠시 고개를 세우더니

예전에 없었던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직진하는 된비알을 올라서면

낙동정맥 삼거리인 신원봉(895m)이지만

등로는 어느 새 좌측 산허리를 돌아

우회하는 길이 더 넓고 더 반듯해져 있네요.



무더운 여름철 굳이 땀 뻘뻘 흘려가며

오를 만큼 열정이 식은 탓인지

걸음은 자연스레 우회하는 길로 옮겨지는군요.





신원봉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다시 합류가 되는 삼거리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며 과일 하나 챙겨먹고 가기로 합니다.



'며느리밥풀꽃'



해발 640m의 운문령에서 시작한 오늘의 산행코스는

급경사가 없는 비교적 편안한 산길인데다

대부분 숲길이라 여름철 산행코스로 무난한 것 같습니다.





굴참나무와 신갈나무 등 활엽수들이 녹색 터널을 이루는 등로를 따르니



산행시작 1시간 만에 학대산에 이르게 됩니다.

재작년 12월 이후 다시 만나는 학대산 정상석입니다.





학대산에서 잠시 걸음을 옮겨가면 등로 우측으로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조망터에 서게 됩니다.


발 아래로는 경주시 산내면 대현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고헌산(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스카이라인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네요.



학대산을 떠나 6~7분 후에 만나게 되는

문복산가든에서 올라오는 길을 지나게 되고



'마타리'



오르내림이 많지 않은 부드러운 숲속 길을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등로 좌측으로 계살피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영남알프스의 여느 산길에 비해 한결 유순하여 편하기 그지없는 등로에



간간이 불어주는 보약같은 산바람이

무더운 여름철 산행에 청량제가 되어줍니다.





'물레나물'



가끔은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는 재미

또한 산행이 주는 묘미겠지요.


신원봉을 지나 학대산을 거쳐 걸어온 산길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문복산의 명물 '드린바위'가 바라보이는 전망터에서

또 한번 시원스런 조망을 즐긴 후에



짧은 오름을 극복하고 나면


 

예전 돌탑이 쌓여있던 삼거리에 닿게 됩니다.

오른쪽 문복산을 다녀온 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너럭바위가 있는 좌측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이풀'



뜨거운 태양 아래 외로이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영알의 막내인 문복산 정상입니다.


정상석 좌측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계살피좌골로 내려서는 길이랍니다.


 

정상에서 발걸음을 되돌려 다시 만난

돌탑봉 삼거리에서는 오른쪽 지릉을 따라 나서게 되는데

서늘한 기운의 숲그늘이라 점심식사를 하기에 좋은 곳이더군요.

먼저 너럭바위를 만난 후 숲으로 되돌아와 식사를 할 계획입니다.



문복산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터로 정평이 나 있는

너럭바위에 서면 가지산, 운문산, 억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북쪽 산군을 일목요연하게 꼽아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문복산 남릉 너머로 상운산-쌍두봉 능선이 우뚝하고

그 뒤로 가지산을 중심으로 가지산 중봉, 가지산 북릉이 선연하며

운문산으로 내리긋는 능선의 출렁임에 가슴이 설레입니다.

이곳의 조망이 너무 좋아 하염없이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



시선을 조금만 서쪽 방향으로 돌려보면

삼계봉에서 복호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너머로

운문산을 필두로 범봉, 억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이 아련합니다.




 

멋진 조망을 즐기며 흔적을 남긴 후에

숲그늘을 찾아 준비해간 시원한 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얼음수박까지 곁들이니 더위는 저만치 물러가 버린 것 같네요.





느긋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너럭바위를 지나면 곧 헬기장 하나를 지나게 되고



잠시 유순하던 능선은 계살피계곡을 향하여 급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20분 여를 정신없이 떨어져 내리면

비로소 계살피계곡 상류에 닿게 되는데

긴 가뭄 탓인지 물마른 계곡이네요.



계류로 내려선 곳에서 계곡을 건너 숲길로 잠시 들어서면



지계곡 하나를 건너선 후 다시 오른쪽 주계곡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영남알프스에선 알음알음으로 꽤 소문난 계곡이지만



실팍한 물줄기만이 계곡의 흉내를 내고 있을 뿐...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면



'좁은잎배풍등'



무심코 계곡 좌측의 시그널을 따르다 준비해간 궤적을 확인해보니

계곡을 우측 아래로 두고 연결되는 등로라 다시 되돌아와



물이 거의 없는 계곡을 가로질러 통과해 올라서니



비로소 널찍한 정상적인 등로로 올라서게 됩니다.



3분 뒤 만나게 되는 계살피골 삼거리를 지나



짧은 대숲을 빠져나오게 되면



'가슬갑사유적지(嘉瑟岬寺遺蹟地)'라 씌어진

자그마한 비석을 만나게 됩니다.


신라때 원광법사가 창건한 사찰로

화랑정신의 세속오계와 충.효.신.용.인의 덕목을

설파했다고 전해오는 화랑정신의 발원지인 셈이지요.



가슬갑사유적지 표석을 지나 몇 걸음이면

계곡과 사면으로 갈리는 갈림길에서 계곡으로 내려서서

알탕하려고 점 찍어둔 용소로 내려가 보지만

이미 선점한 이들이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라

계곡을 타고 좀더 아래로 내려가 보기로 합니다.



무릇 계곡이란 물이 풍성해야

제 소리를 내고 제 빛을 발하는 법이건만

수량이 부족한 지금의 계살피계곡은 옹색하기 그지없네요.

그나마 적당한 곳을 찾은 것 같아 아래로 내려가 보기로 합니다.



비록 작은 소(沼)에 지나지 않지만 풍부한 수량일 때는

제법 폭포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맑은 물 속에 몸을 담그며



30분 가량 알탕을 겸한 물놀이에 빠져 놀다가



애써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며 남은 행보를 이어갑니다.



성(姓)씨가 다른 두 나무의 휘귀한 동거가 눈길을 끄는군요.



계곡을 따라 내려가고 싶었지만 수량이 부족한데다

물놀이를 나온 피서객들의 틈바구니를 빠져나가기가 용이하지 못해

계곡을 우측에 두고 계속 사면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몇 군데의 너덜지대를 차례로 통과해 나가니



적은 양이지만 흐르던 계류는 땅속으로 숨어버리고

메마른 건천을 건너 돌밭길을 지나가면 다시 물길은 계속되고



'사람 반 물 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오토캠핑장을 지나 잠시 발걸음 옮겨가면



칠성마트가 보이는 도로변에 닿게 되면서 오늘의 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드린바위' 외에는 크게 특징으로 내세울 것이 없는 문복산이지만 날씨가 맑은 날이면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고 편안한 능선길이 산행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고 여름철 계곡을 따라 걸으며 제대로 물놀이를 할수 있는 괜찮은 곳이 많은 산행지라 선택한 오늘의 산행...

온통 초록인 여름산의 그늘에서 슬쩍 지나가는 바람이 옷깃 속에 배인 땀을 살짝 식혀주어 도시의 폭염을 피해 찾아든 산꾼의 기분은 그야말로 무엇에도 비할 바가 못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여름산을 많이들 찾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멀리, 혹은  오래도록 걷는 것보다는 내가 걷는 길에서 만나는 소소한 것에 감탄하고 자연에 감동하며 동화되어  간다는 것이 행복한 산행이란걸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아직은 나와 함께 걷는 이가 있고, 아직도 산을 오를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아직 태양의 뜨거운 기운이 사그러지지 않았음을 실감이라도 하듯 가마솥이 따로 없을 만큼 달궈진 차 안의 열기를 한참동안 뽑아내고서 조금씩 정체가 늘어가고 있는 69번 도로를 달려 귀로에 오른다.

아직도 해가 긴 시간이라 이미 다녀온 곳이지만 집사람에게 소개시켜 줄 요량으로 반룡사와 용산산성을 간단하게나마 둘러보고자 운문댐을 지나 경산군 용성땅으로 차를 몰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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