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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귀하신 몸...청노루귀와 함께 오어지 대골-시루봉골 한바퀴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귀하신 몸...청노루귀와 함께 오어지 대골-시루봉골 한바퀴

해와달^^* 2017. 3. 4. 23:35

♣ 산행일자 : 2017. 03. 04 (토)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오천읍, 대송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오어지 원효교- 대골갈림길-대골-시루봉골 꽃벵이농원-산여고개-운제중봉-늪지-헬기장-산여계곡-오어사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25분, 10.09km (야생화탐사, 간식 시간 및 휴식... 시간 의미는 없음, GPS기준)




◈ 산행기

지난 주말과 국경일인 삼일절 2회에 걸쳐 봄의 전령사 3종 세트를 찾아 눈높이를 맞춰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었는데 다시 맞은 주말인 오늘은 역시 산행을 겸한 야생화탐사로 꾸며보기로 한다.

매월 첫째 일요일이면 빠짐없이 정겨운 산우들과 함께 정기산행을 떠나는 날이지만 중요한 가족행사가 있어 아쉽지만 불참을 하게되어 토요일인 오늘 산행을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본인이 알고있는 변산바람꽃, 복수초의 자생군락지 중 하나로 지난 주 찾았었지만 빨랐던 시기라 대면을 하지 못했던 곳으로 산행을 겸한 발걸음을 시작했는데 거기에 더해 귀한 청노루귀까지 만나볼 생각으로 느지막히 집을 나서는 길이다.

늦은 아침을 먹었으니 점심은 밥을 준비하지 않고 삶은 고구마 몇 개와 샌드위치, 사과, 배 반 개씩 그리고 울릉도고로쇠 한병 챙겨넣고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을 나서 오어사로 향한다. 포근한 날씨라 그런지 오어사를 찾은 탐방객이 많아 오어지 제방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엔 빈 틈이 보이지 않지만 집사람이 오어사를 출입할 수 있는 표식이 있어 곧장 경내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오어지를 끼고 나있는 도로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아가면 통제하기 전의 주차장에 닿게 되는데 차량 몇 대만 주차해 있어 차량통제가 잘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좁은 도로변에 불법주차된 차량들로 휴일이면 북새통이 따로 없었는데 지금은 한결 좋아진 분위기라 보기에도 좋은 것 같다.

주차를 해놓고 먼저 대웅전을 찾아 부처님께 삼배로써 예경을 올리고 경내 이곳저곳을 다니며 오랜만에 찾은 오어사 전경을 카메라에 담고서 현수교인 원효교 앞에서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오어사 앞에 있는 출렁다리인 원효교 앞에서 산행은 시작됩니다.



원효교를 건너와 담아본 오어사 전경...

봄꽃이 화려하게 만개할 때면 한 폭의 그림이 되는 멋진 포인트이지요.



오어지둘레길을 따라 대골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오어사(吾魚寺)에 위치해있는
오어저수지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는 산책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못 와본 사이 작은 변화가 있네요.

우측 오름길이 전부였는데

저수지 바로 옆으로 새로운 길이 생겼네요.

그렇다면 당연히 가봐야겠지요.



잠시 후 원래의 코스와 합류가 되고 데크를 따라

찾아온 봄볕의 따사로움을 즐기며 유유자적 걸어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재주는 역시 인정할 만합니다.

못보던 돌탑들이 군데군데 만들어져 있어

자칫 무료한 산길에 재미를 더하는군요.





메타쉐콰이어숲이 있는 쉼터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네요.

식탁이 마련되어 있는 곳에 지붕달린 쉼터가 세워져있는 때문이지요.

햇살 가득 쏟아지는 야외식탁에서 가져간 고구마와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갑니다.







원터골을 지나 오어지 끝자락의 하나인

대골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오르기 시작합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대골...

푸근한 날씨 덕에 키 큰나무들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 대지를 따스하게 녹이고 있었고



등로를 따라 나란히 이어지는 계곡에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아 맑은 물이 봄노래를 부르듯 졸졸졸 흐르고 있었네요.


걷는 동안 좌우를 살펴가며 두리번거리지만

야생화는 자기의 존재를 쉽게 드러내지 않네요.



그래서 짧은 생을 살다 가는 존재들이기에

더더욱 귀하고 애절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빠른 시기인가? 하며 걷다보니

햇살좋은 날에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대수더냐? 며

꽃대를 한껏 쳐올린 청노루귀를 운명처럼 만나게 됩니다.





흰노루귀나 분홍노루귀보다 보기 힘든 귀한 청노루귀...



청노루귀는 피어날 때 가장 파란색을 보이다 점점 꽃잎의 색이 옅게 변해갑니다.



작고 여린 모습...


이 봄 겨울의 끝자락 추위를 견디려 뽀송뽀송한 털은

온 몸에 돋아 살랑이는 봄바람에 춤을 춥니다.





봄향기 가득한 청노루귀의 고운 자태에 반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개체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황금빛 복수초도 눈에 띄는군요.



비탈 곳곳에 피어난 복수초를 담으려

요상한 포즈를 취해가며 열심히 담아봅니다.





아직 사람들의 손때가 덜 묻은 듯..

 깨끗한 모습에 안도를 하면서 내년에 다시 보자며 조용히 물러납니다.





또다른 청노루귀 군락지...


올해도 어김없이 세상 빛을 보기 위해 촉을 티우고

밖으로 고개를 살며시 내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척박한 자리에서도 아름다움을 뽐내고 좁은 자리에서 삼형제는 늠름하고...



가녀린 몸으로 차가운 땅을 뚫고 그것도 부지런하게 먼저 올라와

꽃을 피우는 모습에 그저 감탄할 뿐입니다.



갸날픈 줄기에 보송보송 잔털을 입고

그 억센 추위를 견뎌 청색의 어여쁜 꽃을 피운 청노루귀...



발에 밟힐까 조심조심...


행여 낮은 포복 자세에 깔려버릴까 조심조심하며 담아봅니다.



꽃말처럼 '인내'하며 혹한을 견디고 피어난

청노루귀가 더욱 대견스럽게 보이는군요.



청보라색의 옷을 입고 마치 요정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야생화의 귀족, 청노루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눈맞춤을 해봅니다.



햇살 가득한 곳에는 현호색이 자리를 잡고 꽃을 피웠네요.



알알이... 꽃망울을 품고 힘차게 언 땅을 비집고 나온 모습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이번엔 올들어 세 번째로 대면하는 변산바람꽃 군락입니다.



이곳은 등로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쉽지만

그나마 작은 나무들 사이에 돌밭에 피어나 있어 훼손이 덜한 편이지요.



야생화 군락지를 찾아보면 예전에는

작은 밭을 이룰 만큼 많이 피어 있어 보기에도 좋았는데

지금은 가는 곳마다 그 개체수가 줄어든 것 같아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산을 오가는 사람이나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욕심에 무분별하게 캐서 가져가는 통에

많이들 사라진 탓이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또한 이른 봄 사진에 담기 위해 찾아오는 진사님들 중에는

좋은 사진을 찍으려는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조심성없이 군락지를 휘젓고 다니며 밟아버리거나

자기 혼자만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사진에 남긴 후

뽑아버리거나 꽃대를 잘라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 사실...


이는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니

사진 찍을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DSRL 동회회 같은 곳에서는 기본 소양교육부터

제대로 시킨 후 자연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네요.



지금 남아있는 야생화들이나마 보존이 잘되어

우리 후손에게까지 우리 꽃 산야초의 아름다움을...

야생화의 멋을 전해줄 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남은 복수초군락지를 보기 위해 대골 끝까지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적 여유도 없을 것 같고 또한 올해 복수초는 많이 보았으니

내년으로 미루고 시루봉골로 등로를 바꾸어 진행해 가기로 합니다.



산허리길을 돌아 넘으니 계곡으로 내려서게 되고



시루봉에서 흘러내리는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갑니다.



약 7분 가량 계곡을 따라 진행하니

며칠 전 들러 커피 한잔 얻어 먹었었던

굼벵이를 키우는 꽃벵이농장에 도착하게 되고



농장 입구에 있는 시경계길의 시루봉과

466봉 사이의 갈림길로 연결되는

등로를 알려주는 이정목과 등산안내판을 구경하고

널찍한 도로를 따라 산여고개로 행보를 이어갑니다.


이곳 또한 시경계구역이라

건너편 비닐하우스가 있는 곳은 경주시 지역이랍니다.



10분 여의 시간이 흘러 도착한 산여고개.

가야할 등로는 우측의 오어사 방향입니다.


(← 시루봉, ↑ 자장암, → 원효암)



등로를 따르다 바라본 후동산방이 있는 산여계곡과 운제산.


운제산 정상(우측 네 번째 봉)이 있는 육각정자와

우측 두 번째 봉우리인 대왕암이 뚜렷하게 잡히는군요.



산여고개에서 10분 가량 등로를 이으면

우측으로 길 흔적이 보이고

시그널 하나가 달려있는 곳을 만나게 되는데

대골의 골짜기로 내려설 수 있는 등로입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따라 나서면

산길은 약간의 오르내림을 계속하다

헬기장이 있는 운제중봉을

건너편에 두게 되면서 좌측 아래로 내림길이 이어지고



다시 평지성 등로를 따라 6~7분 가량 진행하면



헬기장이 있는 운제중봉(422봉)에 닿게 됩니다.

시간은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어 산객은 아무도 보이지 않네요.



헬기장에서 가파른데다 얼었던 땅이 녹아

질척거리는 내림길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스레 내려오면

등로는 걷기 좋은 평지성으로 바뀌게 되고



잠시 후 원효암갈림 삼거리에서

좌측 늪지대 방향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직진길은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오어지둘레길과 연결이 되지요.



늪지대를 우측에 두고 표식이 없는 갈림길에서

마주난 직진의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오늘은 등로 끄트머리에 있는 헬기장에서

자장암 방향의 절벽 아래로 내려가보기로 한 때문입니다.



가는 도중 우측으로 난 두 세 군데의 갈림길은

모두 원효암으로 가는 길이기에 곧장 진행해 나갑니다.



늪지갈림길에서 10분 가량 소요되어 도착한 헬기장.



서쪽방향의 운제산 대왕암.



남쪽방향의 지나온 운제중봉.



동쪽방향의 호미지맥길...(만리성산, 묘봉산)



북쪽방향의 포항시가지와 오천읍 전경.


사방을 둘러보며 눈맛을 즐기고서 산여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오어사에서 올려다 본 그대로 내림길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길입니다.



살 떨리는 내림길에서도 오어지와 자장암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마음도 가지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급내림길에 가느다란

로프 하나 매달려있는 등로를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약 15분 가량을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급내림길을 내려오니



사방댐이 있는 산여계곡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다 내려온 뒤 올려다보니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란 사실 육안으로도 알수 있겠더군요.



마른 계곡을 따라 오어사를 향하는 도중 올려다 본 자장암.

보면 볼수록 멋진 곳에 자리잡은 모습이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오어사에 도착하게 되면서 산행은 끝을 맺게 되고



해수관음상에 예경을 올리는 집사람을 사진에 담고서



경내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일주문 앞을 지나



출발포인트였던 원효교 앞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어사 응진전과 동자상





오어사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바야흐로 봄이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봄의 전령....

매화(梅花)입니다.





봄기운 완연한 3월의 첫 주말...

다시 찾아온 봄을 만끽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 위해 오어사를 찾은 많은 탐방객들과 뒤섞여 걸었던 오어지둘레길을 지나 오어지로 흘러드는 물길 중 하나인 대골을 따라 봄소식을 전해주는 야생화와 눈맞춤을 하고파 골짜기로 발을 들여 놓으니 귀하디 귀한 청노루가 님이 오시기를 기다린 듯 고개를 다소곳이 숙인 채 봄마중을 나와 있었다. 야생화탐사를 겸한 산행이어서 애초부터 산행시간은 의미가 없었고 행여나 발에 밟힐까... 배에 깔릴까 주의해가면서 열심히 카메라에 담아보며 시종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더구나 복수초와 변산바람꽃과도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으니 오늘의 발걸음은 이미 본전은 톡톡히 뽑은 셈이다.

새로이 시작되는 이 계절에 몸과 마음이 새 기운을 받아 남은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을꺼라는 웬지 모를 뿌듯함이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대로 남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동네 뒷산처럼 가까이 있지만 근자에는 찾지 못했던 운제산 자락을 집사람과 함께 걸으며 새로운 코스로 다시 찾아보자고 의기투합을 하면서 석양이 물들어가는 오어사를 떠나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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