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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봄을 전하는 대표적인 야생화 삼총사와 어울려 놀다온 화산골, 시부거리 야생화 탐사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봄을 전하는 대표적인 야생화 삼총사와 어울려 놀다온 화산골, 시부거리 야생화 탐사

해와달^^* 2017. 3. 1. 20:36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리는 눈. 모든 것을 차별없이 덮어 버리기에 더 아름다운 겨울산...

하지만 벌거벗은 나무들의 그림자만 있어 휑한 느낌을 주는 무채색 겨울이 지나고 들녘 곳곳에 봄을 알리는 여린 빛깔의 새싹과 꽃들이 피어나는 3월이 시작되는 첫날...

평소보다 늦잠을 자면서 이불속에서 이리저리 뒹굴다 눈 앞에 아른거리는 어여쁜 아가씨들 생각에 그만 마음이 동해 행장을 꾸리기 시작한다.

아직도 이른 봄 어느 골짝에는 두꺼운 얼음이 바위와 바위를 동여매고 있지만 태동의 봄기운에 사그라질 하룻밤 꿈속같은 풍경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2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던 지난 25일...

조금 성급한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긴 겨울 끝을 지나쳐 온 마음에 화사한 봄꽃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접하고 싶어 찾았던 발걸음에 활짝 웃으며 반겨준 변산아가씨와 노란 황금잔을 드러낸 복수초를 대면하고 돌아와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넘의 욕심은 끝이 없는 때문인지 활짝 핀 복수초의 아름다운 자태가 못내 그리워 삼일절을 맞아 베란다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늦은 아침 챙겨먹고서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서는 걸음이다.

지난 사나흘 동안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기에 필경 꽃들이 피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주말에 발걸음을 했었던 곳으로 다시 찾아간다.

찾아간 화산저수지에는 오늘도 공휴일이라 꽃을 찾아든 진사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지난 주말 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지난 번처럼 볼썽 사나운 모양새를 보고 싶지 않아 변산바람꽃 군락지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따라 곧장 차를 몰아 민가를 지나 얼마안가 나오는 공터에 주차를 해놓고 카메라 들쳐메고 금곡사로 향한다.



우리 곁에 살며시 다가온 봄은 계곡에서도 느껴지는군요.

작은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포말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이젠 겨울이 아닌 봄의 풍경으로 바라다 보입니다.



삼기산(三岐山) 금곡사(金谷寺)

 

스님께서 어디로 출타를 하셨는지

평소와 달리 인기척도 없고 독경소리도 들리지 않네요.



금곡사지 원광법사 부도탑 (金谷寺址圓光法師浮屠塔)

 

 

신라 진평왕때 이미 건립되어 있던 금곡사지(金谷寺址)에 있는 부도탑(浮屠塔)으로 원광법사(圓光法師, ?∼630)의 부도로 알려져 있다. 원광법사는 화랑도의 생활신조인 세속오계를 제정한 인물로, 불교사상 뿐만 아니라 문장에도 능하여『걸사표』를 지어 중국 수나라에 보내기도 하였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52년(630)에 황룡사(皇龍寺)에서 돌아가시자 명활산(明活山)에 장사 지내고 삼기산(三岐山) 아래 금곡사에 부도를 세웠다고 하는 기록이『삼국유사, 三國遺事』에 전한다.
부도는 부서진 채 일부만 남아있던 것을 최근에 새로이 복원한 것으로, 3층 석탑의 형식을 하고 있다. 넓다란 바닥돌 위로. 높직한 1층 기단(基壇)을 두고 3층의 탑신(塔身)을 올려 놓았는데, 그 중 바닥돌과 탑신의 1층 몸돌 및 3층 지붕돌만이 원래의 것이다. 탑신의 1층 몸돌은 네 면마다 문모양의 무늬를 두고 그 안을 살짝 파내어 불상을 도드라지게 새겨 두었다. 지붕돌은 밑면에 4단씩의 받침을 두었으며, 윗면에는 느린 경사가 흐른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을 받치던 네모난 받침돌만 남아있다. 신라가 통일하기 이전에 세운 것으로, 일반 석탑의 형식을 하고 있는 독특한 모습의 부도이다.



계곡 옆으로는 전에 없던 뚜렷한 산길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지 짐작이 가는군요.



하지만 예전 추억을 되살리고 싶어

전처럼 계곡 물길따라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수줍은 듯 조용히 하얀 모시적삼을 입고

도도하고 품위있게 수줍은 듯 피어있는 변산아씨를 만나게 됩니다.



추위를 무릅쓰고 올라온 모습이 너무 당당하게 보이네요.



부드럽고 참 곱습니다.



저 아래쪽보다 개체수가 많아 보여

추웠던 날씨 탓에 세상구경을 늦게 나왔던 모양입니다.



봄날이라고 하지만 산속의 공기는 아직도 차갑게 느껴집니다.

특히 그늘진 곳에는 아직 한기가 느껴질 정도니까요.



그래도 그 공기 중에 봄을 전하는

변산바람꽃의 기운이 느껴져서 좋으네요.


 

봄의 전령사로 통하는 야생화 3종 세트 중 가장 먼저 꽃이 피는 복수초...

 


며칠 전 찾았을 때 단 두 송이를 만났었는데

오늘은 여기저기 무리를 지으며 화사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복수초(福壽草)는 복(福)과 장수(長壽)를

부유와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지요.



새해 들어 먼저 꽃이 핀다 하여 원일초(元日草)라 부르며

눈과 얼음 사이를 뚫고 꽃이 핀다 하여



'얼음새 꽃', '눈새기꽃', '설연화', 꽃이 황금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복수초가 딱 맞게 만개를 했네요.

보기만 해도 복이 굴러 들어올 것 같습니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봄은 이렇게 화사하고 화려하게 시작하는 것이지요.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는 꽃.

마치 노란 연꽃을 연상시키는 복수초의 모습입니다.



이른 봄 숲속에서 만나는 노란 복수초는

문자 그대로 환희를 보여줍니다.



복수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터전에

이제 막 피어나는 노루귀를 발견하게 됩니다.

1년 만에 대하는 기분에 저절로 흥분이 되는군요.



아직 찬 기운 때문인지 유일하게 꽃을 피운 딱 하나의 노루귀지만

여리디 여린 모습에 대견한 마음 가득입니다.



그나저나 한바탕 휘젓고 다녀간 몹쓸 분(?)들 덕분에

꽃이 꺾이고 문드러진 것도 보이는군요.



사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이렇게 사진에 담고 있는 본인도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밟거나 눌러 놓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차가운 기운이 맴도는 낙엽 사이로 소박한 모습을 드러내며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변산바람꽃.



숲속에서 마주치는 야생화들...

그들이 주는 기쁨은 상상 이상입니다.



대부분의 식물이 아직도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는 시기에

샛노란 꽃을 피운 복수초를 바라보면 겨울을 밀어낸 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됩니다.





약 1시간 가량 계곡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조심스레 봄의 전령들을 알현하고 왔던 길 되돌아 토함산을 향해 차를 몰아간다. 좀더 있으면서 아름다운 각시들을 보고 싶었지만 몇 군데 더 둘러볼 계획이어서 서둘러 다음 행선지로 가는 길이다.

경주 시내로 가는 도중 잘 알려진 굴국밥집에 들러 매생이굴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보문관광단지를 통과해 덕동댐 방향으로 차를 몰아 시부거리로 향한다.

불과 사흘 전 토함산 산행을 했었지만 산정의 복수초 개화가 궁금하여 가파른 코스를 먼저 택했고 또한 하산길에 들렀어도 만날 수 있었지만 만호봉 등로를 제대로 알아보고자 코스를 변경한 탓에 정작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군락지는 들르지 못하였던 탓에 먼저 다녀온 화산골보다 좀더 남쪽에 위치한 시부거리계곡에도 이제는 야생화가 피었으리라는 생각으로 찾은 걸음이다. 지난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시부걸마을 초입에 차를 세워놓고 정상 등로를 따라 계곡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계곡을 타고 올라가니 양지바른 곳에서는 10명 남짓한 사람들이 땅에 눈을 고정한 채 열심히 카메라와 휴대폰을 들이대고 있다. 시간상으로 전문 진사들은 떠나고 없는지 스마트폰으로 야생화를 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소문을 듣고 찾아온 모양이다.



제일 먼저 반겨준 건 '분홍 노루귀'였습니다.


추위를 견디려 따뜻한 솜털 외투를 입고

봄마중을 나온 앙증맞은 녀석들이지만

그 생명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뾰족한 떡잎이 노루의 귀를 빼어 닮아서 노루귀라 불린답니다.



아직도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산 속에서

낙엽더미를 뚫고 피어오르는 가녀린 노루귀를 보면

저 연약한 몸 속에 동장군을 내몰아 낼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이 숨쉬고 있다는 것에 찬탄을 금할 수 없네요.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이른 시기인지라 많은 개체 수와

화려한 모습의 노루귀는 만날 수 없었지만

오히려 이른 봄 애틋한 모습에

나름의 의미가 충족되는 시간입니다.



추위를 견디고 부지런하게 봄을 알리러 고개를 내미는 흰노루귀...


가녀린 줄기에 있는 솜털이 우리 애기들의

여린 피부의 보송보송한 솜털을 보는 듯하네요.



노루귀에 넋이 빠져 헤메고 있을 때

자기도 좀 봐달라는 듯 곁에서 고개를 숙인 채

무언의 항의를 하고 있는 복수초를 발견하게 됩니다.



복수초의 개체수는 많지는 않지만 여기 저기 피어 있네요.

적게 핀 대신 꽃과 줄기가 모두 예년에 비하면

청순하고 아름답다 할수 있겠습니다.



밑둥을 훤히 드러낸 복수초  형제들...

누군가 그 여릿한 속살이 궁금했나 봅니다.

근근이라도 잘 견뎌가기를...



여린 몸으로 차가운 대지에서 봄기운을 흠뻑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듯...



보송보송한 털이 꽃대를 감싸고 있는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변산바람꽃은 복수초와 함께 대표적인 봄을 알리는 꽃으로

긴 겨울이 지나서야 꽃을 피우는 것처럼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이렇듯 봄꽃은 긴 기다림 끝에 냉기를 뚫고

해마다 피어나던 그 자리 그 시간에 약속처럼 피어납니다.



봄의 전령 삼총사는 겨울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기에 낙엽속에서 피어나지요.



봄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곳에는 습기가 많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

봄꽃이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좋은 사진을 담겠다고 꽃 주위의 낙엽을

모두 쓸어내버리는 행위는 봄꽃을 고사시키는 행위라는 사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봄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절정의 시기적인 풍경보다는 한두 송이라도 첫 개화의 풍경에 의미를 두고 떠나본 봄꽃 탐사...

불과 며칠전까지만 하더라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오는 봄을 밀어내듯 시샘을 하던 날씨가 좀 풀렸다 싶어 다시 찾아간 군락지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난 번 보다 좀더 화사한 봄의 전령사들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어 찾아간 보람을 한껏 느낀 하루였다.

매년 찾아왔던 꽃밭 골짝에는 해마다 야생화의 꽃 문을 여는 첫 꽃의 이름인 복수초가 황금술잔 같이 노랗게 빛나는 꽃문을 열어 환한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복수초보다 조금 늦은 변산바람꽃들도 언 땅을 밀어올려 하얀 꽃을 피워 바람에 하늘거리며 올해 햇꽃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또 막내인 하얀 노루귀와 분홍빛 노루귀도 낙엽 속에서 갸냘픈 줄기 끝에 꽃을 피우고 있어 봄을 전하는 대표적인 야생화 삼총사를 한꺼번에 만난 행운을 누렸으니 시작되는 이 봄...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복수초를 시작으로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 노루귀, 얼레지 등이 차례로 피어 산야를 밝히면 그 꽃빛 받아 매화, 산수유, 벚꽃 흐드러지는 찬란한 봄날이 시작되리라...

올 봄에도 변함없이 산을 가까이 하면서 우리네 들꽃들과의 눈맞춤 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가슴 속엔 작은 흥분감이 밀려온다.

시부거리를 출발하여 추령터널을 통과하고 기림사를 지나 성황재를 넘어 다음 행선지인 오어사를 향해 가던 중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3시 30분이 훌쩍 넘어버려 오어지 안쪽의 대골 야생화 탐사는 시간이 부족할 듯하여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할 것 같아 곧장 집으로 향하고 만다. 귀하디 귀한 청노루귀는 다음 기회에 찾아볼 것을 약속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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