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해와달이 사는 집

봄의 전령사를 만나러... 다시 찾은 화산골 계곡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봄의 전령사를 만나러... 다시 찾은 화산골 계곡

해와달^^* 2017. 2. 26. 22:39

변함없이 찾아오는 주말. 오늘은 집사람의 봉사활동을 가는 날이라 홀로 집을 나서본다. 산행은 내일 함께 하기로 했으니 이맘 때쯤이면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양지바른 골짝에 서릿발 돋은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가장 먼저 가녀린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사를 찾아가는 길이다.

매년 찾아가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오늘은 안강 금곡사 부근으로 가보기로 하고 차를 몰아 외곽도로인 31번 국도를 따르다 유강터널을 지나며 7번 국도로 갈아타고 다시 강동면소재지에서 다시 28번 국도로 진입하여 영천 방면 국도를 따라간다. 옥산서원 입구를 지나면 좌측 멀리 하곡지 제방이 보이고 도로 우측으로 "삼기산 금곡사"를 알리는 작은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해 2차선 도로를 달리면 두류리 두류공단 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계속되는 금곡사 안내판을 따라 공단을 지나 계속 하천을 따라 난 길을 달리면 화산곡지 제방에 이르게 되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안으로 들어가니 십 여대의 차량들이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를 해놓고 있는게 시야에 들어온다. 아마도 변산바람꽃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온 진사님들이리라...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어 금곡사 방향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민가 앞에서 다시 차를 돌려 적당한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카메라 하나 목에 걸고 계곡으로 빠져들어 간다.



화산골 계곡은 비포장차도를 피해 한적한 곳에 숨어 있으므로

일부러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계곡으로 수 천년 세월

옥수에 다듬어진 반석으로 이루어진 숨어 있는 계곡이지요.



예전 이곳을 찾았을 때 물 묻은 바윗길을 지날 즈음 미끄러져 빠졌던 곳이지요.

오늘은 조심조심 또 조심하며 지나갑니다.



꽃샘추위를 이기고 대지를 뚫고 올라와

밝은 햇살 아래 화사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는 복수초(福壽草).


올해 처음 대하는 황금빛 자태에 단 두송이 뿐이었지만

아무 말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네요.



차디찬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복과 장수의 꽃말을 가진 복수초...

이번엔 엎드리게 만드는군요.



바람꽃은 대개 이른 봄에 피는데 변산바람꽃 역시

복수초와 함께 봄을 전하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가끔 꽃이 너무 일찍 피어서 벌써 봄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랍니다.



아직 겨울이 한창인 숲에서 누구보다도 먼저

꽃을 피우므로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수 있지요.



최근 몇년 동안 해마다 이곳을 찾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그 개체수가 줄어들어 많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사진동호회에서 차를 타고 몰려와

온갖 해괴망측한 자세를 취해가며

사진에 담느라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데



정녕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없는 듯 그저 카메라에 담기가 바빠서

아무 생각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네요.



낙엽속에 숨어있는 어린 꽃잎들은 제대로 피어나기도 전에

발에 짓밟혀 목숨을 다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입니다.



이러다 몇년 지나지 않아 멸종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서는군요.





'바람꽃'이라는 이름의 유래에서도 알수 있듯이

바람에 잘 흔들리는 가는 줄기를 가졌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이 아름다워 붙여졌다고 합니다.





예년보다 눈에 띌 만큼 줄어든 개체수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과 몰지각한 진사들의 행동에

불편한 마음이 앞서 1시간 가량 머물다 계곡을 빠져나옵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활짝 피어난 버들강아지(갯버들, 버들개지)



바야흐로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부쩍 줄어든 변산바람꽃의 개체수가 아직 개화시기가 이른 것인지 아니면 훼손으로 인한 것인지 모르지만 조금은 불편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계곡을 빠져나와 다음 행선지인 오어사를 향해 차를 몰아간다. 오어사 앞의 오어지 둘레길을 따라 걷다 가장 깊숙한 골짜기인 대골을 따라 올라가니 아직 때가 아닌 듯 동토의 계절이 고스란히 뿌리를 내리고 있어 보름 가량 뒤에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짧은 코스로 산길을 오르내리며 몸을 풀고 집으로 돌아온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