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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도록 맑은 날씨에 환상적인 조망 그리고 상고대와의 만남...남덕유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눈이 부시도록 맑은 날씨에 환상적인 조망 그리고 상고대와의 만남...남덕유산

해와달^^* 2017. 2. 13. 20:49

♤ 산행일자 : 2017. 02. 12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거창군 북상면, 함양군 서상면, 전북 장수군 계북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대구KJ산악회를 따라...

♤ 산행코스 : 영각 - 영각재 - 남덕유산 - 월성재 - 삿갓재 - 황점마을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30분, 10.36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남덕유산(1508m)은 함양군 북상면 월성리,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있는 산으로 덕유산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덕유산의 제2의 고봉인데,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 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므로 백두대간 종주팀들에게는 오히려 향적봉보다 더 의미있는 산이 된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맑은 참샘이 있어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는 찬물이 솟아 오르는데 천지 자연의 신비한 이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어렵고 그저 그렇게 되려니하고 인정하기란 너무 오묘한 자연의 신비감이 있다.

등산길에 놓인 봉우리는 하봉, 중봉, 상봉으로 나뉘며 상봉이 되는 봉우리는 동봉(東峰)과 서봉(西峰) 두 봉우리가 된다. 그 중 동봉이 정상이 되는 남덕유산이며 서봉은 장수 덕유산으로 불리운다.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산사나이 기상으로 솟은 바위 뼈대로 솟은 개골산이다. 산 경치가 묘향(妙香)과 금강(金剛)을 닮아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등산길은 가파르고 험준하여 7백여 철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남덕유에서 장수덕유로 불리는 서봉은 동봉과 사이 황새 늦은목이라는 능선을 갖고 남쪽으로 육십령의 대령을 안고 자수정 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장수 아름다운 토옥동(土沃洞)계곡을 거느리며 그 아래로 장수 온천이 분출되고 있다. 반면에 동봉은 삿갓봉을 거느리고 구한 말 거창의병사의 빛난 한쪽을 기록하고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 물길이 되고 북쪽 바른골과 삿갓골 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

명소로서는 함양쪽에 서상 영각사와 1984년 완공된 덕유교육원이 있으며 거창에는 사선대, 분설담 등을 거느린 월성계곡이 자리한다. 월성계곡 상류에 위치한 황점마을은 옛 이름이 삼천동(三川洞)이다. 조선조 때 쇠가 난 곳이며 지금은 청소년 여름 휴양지와 민박촌으로 개발되어 있다.




◈ 산행기

한 주간 일상생활 열심히 하고 맞은 주말... 어김없이 산과의 데이트를 염두에 두고 산행지를 고르기 시작한다. 아직 제대로 된 눈꽃을 구경하지 못한 갈증에 눈소식이 있다는 전라도, 충청도 방향으로 관심이 갈 수밖에 없어 인터넷으로 날씨를 검색해보면서 산행지를 고르던 중 대구KJ산악회 일정에 남덕유산 코스가 있어 급히 신청을 해놓고 집사람과 산행준비를 한다. 추운 날씨에 눈밭에서의 식사는 간단한게 좋을 것 같아 샌드위치 종류와 뜨거운 숭늉을 준비해서 가기로 하고 배낭을 꾸린 후 잠자리에 들어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눈을 떠 짙은 어둠속을 뚫고 대구로 달려간다.

산악회 버스의 출발장소인 범어로타리 부근 지성학원 앞. 도착하기 전 법원 앞이나 이곳 범어로터리 부근에는 대형 관광버스들이 줄을 잇고 서있는데 수십 대는 되는 것 같아 우리나라 국민들의 산사랑은 세계적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것 같아 주차해 놓은 차 안에서 잠시 쉬었다가 버스에 올라타니 가이드가 반갑게 맞아주고 지정된 좌석에 앉아 출발을 기다린다.

하나 둘씩 탑승하는 함께 할 산객들을 싣고 대구 시내를 관통하며 반월당, 7호광장, 성서홈플러스 앞에서 나머지 산님들을 태우고 대구-광주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는 거창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위해 정차를 한다.

뜨끈한 국밥으로 배를 채운 뒤 다시 출발한 버스는 거창IC를 빠져나와 거창읍과 안의면을 지나 서상면소재지를 통과하더니 경상남도교육원 입구를 지나 덕유산국립공원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는 곳에 도착을 한다.

먼저 도착한 버스들의 혼잡함에 오늘 산행을 인도할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바로 하차를 하고 오후 5시까지 황점마을에 도착하라는 설명을 들으며 배낭을 들쳐메고 GPS를 가동하며 남덕유를 향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등산객들의 무리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산행궤적



GPS와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매번 산행을 시작할 때마다 맨 나중에 출발하게 되는데

오늘도 역시 예외는 아니네요.



저 멀리 올려다보이는 산정에

설국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가슴이 뛰고 상고대를 볼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 마음은 바쁘기만 합니다.



영각탐방지원센터 앞을 지나 마주보이는

계단을 올라서며 영각재를 향한 걸음을 이어갑니다.



대한민국에서 상고대를 포함한

겨울 풍경이 제일 아름다운 산을 꼽으라면



태백산, 계방산, 남덕유산, 덕유산,

민주지산, 소백산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물론 계절과 강설과 습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올해처럼 눈이 적게 내리고 온난한 겨울에는



산행을 하는 시간에 따라 상고대를 볼 수도 있고



늦게 오르면 신기루처럼 날아간

상고대에 허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과연 오늘은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는군요.



산행지 도착하기 전 올려다보았던

산정의 모습을 그리며 긴 계단길을 올라서면



진양기맥으로 이어지는 능선마루인 영각재에 이르게 됩니다.

우측 방향의 능선길은 하봉을 거쳐 남령으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출입금지 구역이라 목책으로 막아놓았네요.



3년 전 직장산악회의 일원으로 이곳을 찾았을 때

얼마나 많은 등산객들이 몰렸던지 5.2km 진행하는데

자그마치 4시간이 넘게 걸려 철계단 구경도 못하고

산행을 포기한 채 되내려온 쓰라린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설마 오늘은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좁은 철계단을 따라 오르기 시작합니다.



고도를 높혀 능선 마루에 올라서니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역시 명불허전 그 자체입니다.



맨 먼저 동쪽으로 불꽃같은 가야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그 주변을 꼽아보니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터져나올

거창, 합천의 명산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비록 눈의 양은 많지 않지만 날씨 하나만큼은 대박입니다.



영각재에서 올라온 능선 뒤로는

하봉과 남령을 지나 솟아있는 수리덤을 넘어

멀리 월봉산으로 등로는 이어지고

금원산, 기백산으로 연결되는 진양기맥길이 펼쳐집니다.



밝은 햇살이 비치는 남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지리산의 웅대한 주능선이 온전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지리산 삼신봉과 함양 금대암에서 보았던

지리산 주능선의 모습과 함께 가장 멋진 풍광이 아닌가 싶습니다.



드디어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남덕유에서

북덕유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기대했던 대로 정상 부근에는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 쓴 상고대가

혹한의 바람속에서도 순백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네요.





주어진 산행시간에 맞춰서 하산을 완료해야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상고대의 향연에 사진놀이에 빠져

눌러 살 작정인지 갈 생각을 안하는군요.



중봉과 남덕유산.

 

다행히 오늘은 정체를 이룰 만큼 많은 등산객이 몰리지 않아

큰 혼잡은 없는 것 같아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철계단이 없던 옛날에는 과연 어떻게 올랐을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험난한 오름...

쳐다보기만 해도 기가 질리는군요.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서니 남덕유의 정상은

아직도 저만치 떨어져 손짓을 하고 있고



등로 곁에 피어난 아름다운 상고대는 열심히 설탕을 버무리고 있네요.



암릉에 피어난 상고대...


이 모습을 보려고 새벽같이 먼길 달려왔는데

그렇게도 보고팠던 님을 만난 기분입니다.



먼 곳까지 시야가 트이는 눈이 부시게 맑은 날씨에

하얀 상고대가 아름답게 피어난 남덕유의 산정...



사방을 돌아보며 막힘없는 조망과 상고대와

눈맞춤을 하다보니 걸음은 자꾸 처져만 갑니다.



그나마 중봉을 오르는 동안 좁은 계단을 오가는

등산객들로 인해 정체가 되고 있어

여유롭게 풍광을 바라볼 수 있어 다행이었네요.



발 아래 남덕유 화원에는 상고대로 온통 하얀 꽃이 피었습니다.



중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손에 잡힐 듯 다가오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제법 남았네요.



오늘 걸어야 할 여정은 삿갓봉을 넘어 만나게 되는

삿갓재대피소에서 황점마을로 내려설 예정입니다.

 

아득히 먼 곳...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까지 걸어보고 싶지만 입맛만 다실 뿐...



아름답다는 것은 아무리 사진을 잘 찍어서 보아도

실제 눈으로 보는 것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날씨 맑은 날 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는 조망은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 내기가 어렵다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입니다.


 

나뭇가지마다 만개한 상고대는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고 산호 바다인양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파란하늘과 잘 어우러진 바닷속 산호초를 연상케 하는 듯한

상고대는 눈길 가는 곳마다 펼쳐져 있습니다.







중봉을 내려와 남덕유산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되돌아 본 중봉...



남덕유에서 서봉을 지나

할미봉, 육십령,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한 눈에 들어오는 마루금을

바라만보아도 가슴을 울렁이게 합니다.


 



그렇게 원(願)을 하던 남덕유의 정상에 서게 되는군요.

순서를 기다려 인증사진 하나 남겨봅니다.



날씨가 아주 맑은 겨울 날...


남덕유산에 올라서 사방 막힘없는 장쾌한 풍경을 바라보니

가슴속에 쌓여있는 묵은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큼직한 빗돌이 서 있는 남덕유의 산정에서 바라본 덕유산 주능선...

가슴이 벅차오르고 감동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남덕유에서 건너다 본 장수덕유산(서봉)...

 

저 곳은 또 언제 가볼수 있을런지...

내년 겨울에 꼭 다시 오고 싶네요.



바닷속 산호초를 옮겨다 놓았는지...



아니면 하얀 설탕을 버무려 꼬치를 만들어 놓은건지...



그도 아니면 밀가루를 들어 부어놓았는지 모르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 그저 즐거운 눈요기에 빠져 미소가 떠나질 않네요.



남덕유산 정상을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서봉갈림길.





삿갓재를 향한 등로는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황홀한 순백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는 상고대 터널로 들어갑니다.

 


상고대와 많은 눈이 주는 산행의 즐거움은

겨울이 지나면 다시 오는 겨울을 맞을 때까지

가슴속에서 추억이 됩니다.



차곡차곡 담아 둔 사진은 하나하나 기쁨이 되겠지요.





남덕유산을 오르지 않고 곧장 서봉으로 연결되는 우회등로입니다.






산길을 걷는 내내 이리저리 돌아봐도

다양한 모습으로 피어난 상고대...



하늘을 올려다보면 바닷속 산호초를 보고있는 듯한 착각까지...


 


우거진 상고대 숲을 지나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지나온 남덕유산 정상을 뒤돌아보고



또다시 계속되는 상고대의 향연...



'대박'이라는 소리를 얼마나 해댔던지 뒤따르던 집사람이 하는 말...



한번만 더 들으면 백번입니데이~^^*





파란 하늘아래 피어난 순백의 사슴뿔...



시종 카메라에 손을 떼지 못하게 하던 환상의 상고대는



남덕유산을 떠난지 40여 분의 시간이 흘러

황점으로 내려갈 수 있는 월성치에 도착해서야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잠시 감추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삿갓봉.



산죽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부지런히 걷고 또 걷다보면



사슴뿔처럼 표현되는 마른 나무들...

온통 하얀 세상이 다시 펼쳐집니다.


 

내린 눈에 발목을 덮고 선 나목들의 풍경...

여유로이 산길을 걸으며 밟는 눈...

겨울 산행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왔던 능선길을 되돌아 보니..

우측이 서봉, 좌측이 남덕유산.

 

 

따스한 볕이 드는 눈밭에서 늦은 점심 챙겨먹고

 

 

동엽령에서 하산하면 만나게 되는 무주군 안성면 방향.

 

 

 



 

삿갓봉 입구의 이정표.

 

집사람은 지쳤는지 곧장 내려가자 하니

가고픈 마음 다음으로 미루고 우회로를 이용하여 진행합니다.

 

 

추위가 매서울수록 단단해지고

은빛 산등성이에 오래도록 머무는 서리꽃.

 

 

차가운 바람이 고개를 넘을 때마다

산은 하얀 눈꽃송이 흐드러진 꽃밭이 됩니다.

 


삿갓재 가는 길에서 조망되는 북쪽 능선.

가까이 다가온 무룡산 너머 멀리 향적봉입니다.


 

 

 

삿갓재대피소.

 

따사로운 볕이 드는 야외식탁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산님들이 제법 많아 보이는군요.

 

우리 부부도 산행시간을 체크하며

잠시 다리쉼을 하고 가기로 합니다.

 

 

이제 덕유능선 잇기는 이쯤에서 끝을 맺고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황골계곡을 따라

황점마을을 향한 기나긴 하산을 시작합니다.

 

 

황강(黃江) 발원지인 '삿갓샘'

 

 

 

 

삿갓재에서 황점마을까지 4.2km.

제법 긴 거리의 하산길이라 조금은 지루할 것 같네요.

 

 

 

 

볕이 잘 들지않는 음지에는 녹지않은 눈들이 진행을 더디게 하고

 

 

물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에는

두꺼운 얼음장이 아직 한겨울임을 보여주고 있네요.

 

 

1.7km 남았음을 알려주는 이정목이 있는 목교를 지나면서부터

 

 

 눈에 띄게 녹아버린 등로는 한결 걷기가 편해

주어진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아봅니다.

 

 

 

 

 

 

부지런히 발놀림을 한 덕분에 삿갓재를 출발한지 1시간 만에

막바지 산행은 끝이 나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황점마을로 들어서게 되고

 


대형버스가 줄지어 서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남덕유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겨울산행의 가장 큰 매력은 눈 산행이지만 그에 더하자면 바로 상고대가 아닌가 싶다.

올 겨울 눈산행과 상고대가 보고파 설산을 찾아 나섰지만 때가 맞지 않아서 그런지 번번이 눈밭은 걸었지만 고대하던 상고대는 볼수 없었는데 비록 완벽하진 않았지만 오늘에야 그 원을 풀게 되었으니 기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겨울...산... 눈...

어떤 마음 어떤 생각으로 가도 아름답지 않은 산이 있을까 마는 살을 에는 날선 바람, 하늘을 디딘 듯한 구름같은 눈밭길 그리고 눈이 시린 하늘....

이들과 동화되어 맘껏 노닐다 온 겨울 산행은 너무도 기쁘기만 하다. 바람이 흔들고 눈길이 잡아끌어 걸음이 더디어도 마음은 행복하기만 하고 거기에 더해 바닷속 산호를 가져다 놓은 듯한 상고대를 맘껏 볼수 있다는건 겨울 산행의 제일가는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나뭇가지 위로 소복하게 쌓인 새하얀 눈. 앙상한 가지 사이로 서서히 흘러가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눈 덮인 산을 걷는 즐거움을 맘껏 누린 오늘의 발걸음...

거기에 더해 사방 막힘없는 조망에 백두대간의 웅장한 마루금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산들이 시야에 다 들어오는 시원스러운 풍광은 두고두고 얘기꺼리로 남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꼭 다시 찾아서 체력이 허락해 준다면 못 가본 서봉을 포함해 덕유산까지 걸어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간직한 채 함께 산행한 산객 모두가 안전하게 산행을 마무리했음을 확인하고 귀로의 도로가 혼잡을 이루기 전에 서둘러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귀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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