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다녀온 평창 고루포기산 심설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7. 02. 05 (일) 날씨 - 흐리고 간간이 눈발 날림
☆ 산행장소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강릉시 왕산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과 함께...
☆ 산행코스 : 대관령옛 휴게소 고속도로준공기념탑-제왕봉갈림길(산불감시초소)-능경봉-행운의 돌탑-샘터-전망대-오목골삼거리-고루포기산-오목골삼거리-오목골
☆ 산행시간 및 거리 : 4시간 45분, 9.64km(잦은 휴식과 식사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능경봉(陵京峰)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및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대관령 남쪽 산맥 중 제일 높은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졌으며 제왕산의 모산이다.
고루포기산의 높이는 1,238m이고 능경봉(1,123m)의 남쪽에 있다. 동쪽에는 서득봉(燮峰, 1,052m), 남쪽에는 옥녀봉(玉女峰, 1,146m) 이 솟아 있다.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은 주변의 선자령, 발왕산, 제왕산의 명성에 가려 찾는이들이 많지 않은 산이었으나 최근 백두대간이 인기를 끌면서 찾는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진 산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쌓이는 대관령 일대로 이웃한 선자령과 함께 겨울철 산행지로 대표적인 산행지이며, 산행 들머리가 구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휴게소이므로 접근성이 좋고 해발고도 또한 850m가 넘기 때문에 큰 어려움없이 능경봉을 오를수 있다.
고루포기산 정상에 오르면 동쪽 발아래는 왕산리 계곡이 펼쳐지고 그 뒤 멀리 강릉시와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산행기
정유년(丁酉年) 들어 개인적으로는 네 번째 그리고 라푸마산악클럽의 정기산행으로는 두 번째인 오늘의 산행지는 겨울 설경이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한 대관령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이다. 겨울이면 저마다 아름다운 설경을 꽃피우며 웅장한 근육질의 산세를 뽐내고 있는 강원도의 산 중에서도 대표적인 눈 산행지 중 하나인 대관령 부근의 고루포기산은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산이어서 정기산행이 공지 되자마자 맨 먼저 산행신청을 해놓고 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주말 눈소식이 있어 설화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새벽같이 일어나 집사람과 함께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포항 육거리로 달려간다.
한동안 못뵈었던 분들이 다수라 새해 인사를 겸한 반가움을 나누고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기댄 채 잠시 부족한 잠을 청하고나니 아침식사를 위해 영덕휴게소에서 잠시 정차를 하게 된다. 뜨끈한 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밝아오는 동해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부지런히 7번국도를 달리던 버스는 강원도 옥계휴게소에서 두 번째 휴식을 하게 되는데 구름사이로 비치는 아침햇살이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보여주고 있어 폰으로 몇장 담아본 후에 다시 쉼없이 내달리는 버스에서 비몽사몽의 순간을 체험하며 도착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옛 휴게소.
도착하기 이십 여분 전부터 버스 안에서 스패치와 등산화로 갈아신고 버스에서 내리니 넓은 주차장은 이미 전국 각지에서 산행을 온듯 관광버스로 넘쳐나고 있었다.
대부분 선자령 코스를 택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시산제부터 지내기 위해 고속도로준공기념탑으로 걸음을 옮긴다.
도로를 벗어나 긴 계단길을 올라서니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 먼 길 달려온 산꾼을 반겨주고 길 건너편의 선자령 코스 초입에는 울긋불긋 등산객들이 산행을 시작하는 모습이 보인다.
준공기념탑은 1975년 서울에서 강릉을 잇는 영동고속도로를 준공하면서 한국도로공사에서 세운 것으로 서쪽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는 거북이 등 위에 하늘을 향해 높이 우뚝 솟은 기념비가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동해바다에서 병풍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을 넘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사계절 내내 불어오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겨울날씨 답지 않은 푸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날씨에 바람도 약하게 불어주어 시산제 지내기에는 큰 불편이 없을 정도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준공기념판 뒤켠의 공터에서 간소하게나마 제단을 꾸미고 돼지머리 올려놓고 분향재배와 축문을 낭독하며 올 한해 산악회의 발전과 안전한 산행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신령님께 발원하며 시산제를 지내고 먼저 떠난 산객들의 뒤를 따라 능경봉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대관령으로 가는 도중 옥계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바라본 동해바다 풍경입니다.
발 아래로는 옥계항이 보이고 멀리로는 강릉바우길
6구간을 걸었을 때 찾았었던 금진항이 시야에 들어오네요.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탑
정유년 시산제
올 한해도 무탈하게 안전한고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준공기념탑 좌측으로 바라보이는 능경봉 들머리.
멀리 능경봉이 올려다 보이는군요.
능경봉 등산로 이정표와 안내판이 서있는
들머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로 초입부터 수북이 쌓인 눈을 보니
과연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 중
하나라는 얘기가 실감이 가는군요.
대관령휴게소 건너편의 선자령 구간은
마치 시장 바닥 마냥 북적거리겠지만,
이곳 능경봉으로 향하는 산행로는
간혹 단체 산행객들이 지날 뿐
비교적 여유있는 산길인 것 같습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제왕산 갈림길.
차단기가 있는 도로를 따르면 제왕산으로 가는 길이고
능경봉을 가려면 초소 뒤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야 합니다,
경사가 급하지 않고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걸으며 기대했던 상고대는 볼수 없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하얀 눈 밖에 보이지 않는
심설산행의 묘미를 만끽하며 한발한발 오름길을 올라갑니다.
요즘 나이가 들어가는 탓인지 집사람의 산행속도가
점점 떨어지는게 눈에 띌 정도라 신경이 쓰이는군요.
살이 찌는데다 운동부족이라 그런지
오늘도 역시 힘겨워하며 자꾸 처지다보니
후미에서 진행하게 되는군요.
그래도 포토존에서의 포즈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으니 원...
등산객들의 발길에 다져진 좁은 산행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눈은 무릎까지도 쉽게 빠질 정도의 깊이라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더구나 골짝 아래로 빠져버리는 날에는
생사를 장담하기 힘든 곳도 눈에 띄는군요.
능경봉 정상.
백두대간 산줄기에 옹골차게 들어앉은
해발 1,123m의 고산답게 산 정상에는
바위로 만든 정상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능경봉 정상석 뒤로 제왕산이 손에 잡힐듯 자리하고 있고
멀리 동쪽으로는 강릉시가지가 자리를 잡고 있네요.
정상에서 간단히 인증샷만 남기고 남서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내리막 길을 따라 고루포기산으로 향합니다.
이제부터 고루포기산까지 거리는 5.2km.
온통 눈으로 뒤덮인 눈길을 걸어야하는 꽤나 긴 거리인 것 같습니다.
제법 굵은 참나무들이 들어차있는 돌길을 내려서니
행운의 돌탑이 등로 우측으로 자리잡고 있네요.
저마다 마음속 염원을 담아 작은 돌 하나씩 쌓아 만들어진 것이니
예외가 있을 수 없기에 기꺼이 돌탑에 정성을 담아봅니다.
행운의 돌탑을 지나 잠시 후 경사가 조금 급한 능선길을 이으며
일행들을 따라잡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해 갑니다.
하늘을 향해 훌쩍 자란 참나무들이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평지성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이어가니
비닐 바람막이를 치고 그 안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일행을 만나 함께 맛난 식사시간을 가져봅니다.
따끈한 숭늉과 함께 든든히 배를 채우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능선길을 이으며 산행을 계속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자작나무 군락을 지나게 되면
진행 방향 좌측 아래로 시원하게 뻗은
영동고속도로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눈길은 완만한 경사길을 따라 점점 아래로 내려가게 되고
앞쪽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며
멀리 남서쪽으로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눈에 들어오네요.
줄곧 내리막길로 이어지던 등로는
샘터삼거리를 지나면서 오름길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두껍게 쌓인 눈길을 걷는 것은
일반적인 산행보다 훨씬 힘들다는 사실...
마치 해변가 모래밭을 걷는 것 만큼이나 체력소모가 많다보니
안 그래도 힘겨워하는 집사람은 죽을 맛인가 봅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동안 몇 차례 걸음을 멈추며
뒤따라 올라오는 집사람을 독려하지만
다리의 힘이 많이 빠진 듯 자꾸 처지는군요.
사력을 다해 오름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집사람을 말없이 지켜볼 뿐...
온전히 홀로 감내해야 할 길이기에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낼 뿐입니다.
드디어 전망대 앞에 서게 됩니다.
이제 정상도 1km밖에 남지 않았네요.
옅은 눈발이 날리는 흐린 날씨라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자리잡은 풍력발전기와
발 아래로 펼쳐지는 횡계리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는군요.
사진 몇장 남기고 전망대를 떠나
고루포기산으로 향하는 산행을 계속 이어갑니다.
전망대를 떠난지 십분 여의 시간이 흐른 뒤
정성들여 쌓은 아담한 돌탑이 있는 오목골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힘겨워하는 집사람을 홀로 두고 500m가량 남은 정상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오목골삼거리에서 15분 가량 걸려 도착한 고루포기산.
'백두대간 고루포기산'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자그마한 정상석에서 사진 한장 남겨봅니다.
주변 조망이 여의치 않아 오래 머무를
필요성을 못느껴 간단히 사진 한장 남기고
왔던 길 되돌아 삼거리를 향해 진행합니다.
고루포기산에서 오목골삼거리로 되돌아와
이정표가 가리키는대로 오목골을 향해 하산을 시작합니다.
하산을 시작해 10분여 동안은 이처럼 키 작은 관목숲과
흰 눈이 어울리는 운치있는 길이지만
10여분 이상을 밧줄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미끄러움을 이기기 힘들 정도의
험난한 급경사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약20여 분간 밧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서야 하는데
눈길에 여러 명이 줄줄이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집사람 역시 몇번 미끄러지더니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아예 미끄럼을 타고 있네요.
가파른 경사는 더욱 더 급경사로 이어져
팔 힘이 약한 여성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오늘 산행 구간 중 가장 위험하고 힘든 구간인 것 같습니다.
비로소 위험구간을 지나 오목골계곡까지 내려서니
꽁꽁 얼어버린 얼음장 속으로 졸졸 소리를 들려주며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정겨움을 더해줍니다.
깊은 산골짜기여서 아직 오염되지 않은
눈 덮힌 계곡과 나란히 오솔길이 이어지고,
어깨동무를 하듯 나란히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진행하니
양떼목장이 있는 지르메목장에서 연결된
시멘트포장도로를 만나게 되고,
아이젠을 벗어들고 포장도로를 따라 털레털레
독가촌으로 향한 막바지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오목골 독가촌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마무리가 되고
대관령면 소재지의 이름난 맛집을 찾아
황태국으로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당 뒤쪽에 있는 황태덕장을 찾아
카메라에 담아보면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는 유일한 산악회인데다 아직 못가본 고루포기산을 올라보기 위해 일찌감치 신청을 한뒤 떠나본 대관령 부근의 고루포기산. 특이한 이름이 주는 호기심에 더해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내리기로 소문난 지역이라 눈구경은 실컷 하겠다 싶어 월동장구를 챙겨 도착한 대관령 옛 휴게소에서 정유년 시산제를 경건한 마음으로 거행하고 명성에 걸맞게 흰 눈이 뒤덮인 산길을 원없이 걸어본 오늘의 산행은 비록 흐린 날씨에 간간히 흩뿌리는 눈발로 인해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에 자리를 잡고 있는 풍력발전기들의 위용과 대관령목장의 너른 구릉지대를 맘껏 바라볼 수 없음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구나 눈소식이 있어 화려한 눈꽃을 볼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역시 바램으로 끝나버려 다시금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든 것에 위안을 삼고 눈과 바람의 고장 대관령을 넘어 귀로에 오른다.
'◈ 산행이야기 > ☆ 2017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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