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마음속에 품고만 있었던 길을 찾아 떠나본 팔공산 오도암-청운대 본문
☆ 산행일자 : 2017. 02. 19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영천시 신녕면, 군위군 부계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둘이서...
☆ 산행코스 : 오도암주차장-청운정-오도암-청운대-하늘정원-비로봉-떡바위-헬기장-오은사 윗능선-오도암주차장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10분, 7.3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오늘도 변함없이 맞이하는 주말... 웬만하면 토요일에 산행을 하고 일요일엔 집에서 쉬는 것으로 하고 싶은데 어찌된 일인지 토요일엔 다른 볼 일이 꼭 생겨서 일요일로 산행이 미루어지는데 그 이유는 주로 집사람의 볼 일 때문인게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혼자 산으로 가버리면 뒷감당할 자신은 없으니 나이가 들어갈수록 균형의 추가 한 쪽으로 쏠리는게 아닌가 싶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직은 그렇지 않다고 애써 부정은 하고 있지만 글쎄...
각설하고 지난 주까지 설산(雪山)의 상고대를 찾아 다섯 군데나 돌아 다닌 덕분에 남덕유산에서 기어코 성취를 이루었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숙제를 꺼내어 찾아보기로 한다.
오늘 찾아갈 산행지는 팔공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산행코스 가운데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던 곳이 하나 있었는데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자체에서 예산을 들여 등산로 정비를 해놓아 이제는 집사람도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아침을 챙겨먹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스마트폰 네비에 목적지를 오은사주차장으로 입력을 하고 영일만대로를 달리다 유강터널을 지나며 7번 국도로 갈아타고 다시 강동면소재지에서 대구,영천 방면의 28국도로 바꿔 달려간다. 안강 시티재를 넘어 영천시 고경면, 임고면을 지나 대전교차로에서 의성방면으로 달려가다 영천 신녕면을 통과한 후 다시 군위군 부계면소재지의 부계사거리에서 대구, 제2석굴암 방향으로 좌회전 908번 지방도를 따라 달리면 돌담마을로 유명한 대율리 한밤마을을 지나게 되고, 동산1리 표석이 있는 사거리에서 '쉬었다 가세요'라는 입간판이 있는 좌측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잠시 후 오은사를 알리는 빗돌을 만나게 되면 길을 제대로 찾은 것이니 도로를 따라 쭈욱 올라가면 오은사를 지나게 되고 약 5분 가량 구불구불한 도로를 더 올라가면 좌측으로 주차장이 나오고 우측으로는 오도암 1.5km를 알리는 자그마한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널짝한 주차장에는 주차장 바닥에 설치할 보도블럭이 야적되어 있고 화장실도 준공이 임박한 듯 번듯한 모습으로 반겨준다.
팔공산 하늘정원을 찾는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인 듯하여 반가움이 앞서고 군위의 어느 초등학교 동창 산악회에서 시산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제법 쌀쌀하게 불어대는 찬바람을 맞으며 오도암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팔공산 군부대로 올라가는 군사도로를 따르다 만나게 되는 오도암 표지판.
바로 오늘 산행의 들머리이자 오도암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등로는 뚜렷했는데
아마도 오도암을 찾는 신도분들도 제법 되는가 봅니다.
팔공산 북쪽에 있는 골짜기라 그런지 계곡에는
두터운 얼음이 얼어있어 보기만 해도 한기를 느끼겠네요.
소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이 이어지는 편안한 길은
아침햇살이 숲길을 밝히고 밖으로 드러난
소나무의 뿌리조차 정겹게 느껴지는 상쾌한 걸음입니다.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듯 깔끔한 목교를 하나 지나게 되고
이후부터는 지금껏 평탄하던 등로에 비해 가파름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목재데크와 야자매트가 설치되어 있는
등로는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네요.
한 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암릉이
이어지는 건너편 능선을 올려다보면서
혹시 하산 루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어봅니다.
역시 예측대로 하산루트였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 여의 시간이 흘러 도착한 오도암.
선답자의 흔적에서 보았던 낡은 사립문은
온데간데 없고 깔끔한 모습으로 바뀌었네요.
청운대를 오르는 등산로도 새로이 조성이 되었구요.
청운대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 자리잡고 있는 오도암(悟道庵).
근래 불사가 이루어진 듯
새로이 단장한 대웅전이 눈길을 끄네요.
오도암(悟道庵)
팔공산 제일의 명당으로서 비로봉(毘盧峰)의 청운대 절벽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이 절은 신라 654년(태종무열왕 원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오도(悟道)한 곳이라 하여 오도암(悟道庵)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1963년 폐사 이래 유허(遺墟)만 남아 있고 빼어난 상호(相好)의 불상(佛像)과 고탱화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절 뒤편 청운대(靑雲臺)에는 원효대사가 득도한 원효굴과 젊은 시절 김유신 장군이 기거하여 그 물을 먹으면서 나라의 앞날을 생각했다는 장군수(將軍水)가 있다.
팔공산 제일의 명당으로서 비로봉(毘盧峰)의 청운대 절벽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이 절은 신라 654년(태종무열왕 원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오도(悟道)한 곳이라 하여 오도암(悟道庵)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1963년 폐사 이래 유허(遺墟)만 남아 있고 빼어난 상호(相好)의 불상(佛像)과 고탱화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절 뒤편 청운대(靑雲臺)에는 원효대사가 득도한 원효굴과 젊은 시절 김유신 장군이 기거하여 그 물을 먹으면서 나라의 앞날을 생각했다는 장군수(將軍水)가 있다.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기 위해 법당 안으로 들어서니
마침 주지스님께서 아침 예불을 올리고 계셔서 담아봅니다.
삼배로 예를 올리고 조용히 법당을 빠져나와 청운대로 향합니다.
오도암 입구의 데크길을 따르지 않고
예전의 등로를 따라 오르니 산신각을 만나게 되고
이후 데크계단을 넘어 정상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잠시 사면길을 따르다 만난 데크 계단길...
예전의 길을 생각하면 식은 죽 먹기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계단길이 기를 죽이는군요.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나름 열심히 따라오는 집사람이 대견해 보입니다.
가뿐 숨 몰아쉬며 한발한발 내딛으며 올라선 계단길에서
가야할 오름과 올라온 흔적을 보니 아래 위 모두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시좌굴(侍佐堀)
김유신과 연개소문 간에 얽힌 사연이 있다고 하는데...
20분 여의 시간을 가뿐 숨 몰아쉬며 가파르기 그지없는
계단길을 올라서니 그제서야 그 끝이 나타나고
올라선 능선에서 뒤따라 올라오는 집사람을 기다렸다가
예전 제천행사를 치루었던 곳인지
돌을 쌓아 만든 석축을 지나 청운대로 향합니다.
두 달만에 다시 찾은 청운대.
오늘은 세찬 바람이 얼마나 불어대는지 서 있기조차 힘이 들 지경입니다.
그래도 찍을건 찍어야겠기에...
비로봉 철탑들...
팔공산 서부능선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잠잠해진 하늘정원을 찾았습니다.
아직 12시 밖에 안됐으니 점심은 비로봉에서 먹기로 하고
임도를 따라 비로봉을 향해 발겅음을 옮겨 갑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될 돛대바위능선을 멀리 담아봅니다.
응달이 진 도로에는 눈이 녹아 흘러내린 물이
다시 얼어버려 빙판을 이루고 있네요.
길가 가장자리로 조심스레 진행하면서
내려올 때 썰매를 타 보기로 합니다.
걸어왔던 오도암과 청운대.
팔공산 최고의 풍경이 아닌가 싶네요.
팔공산 제천단
팔공산 정상 비로봉에서...
비로봉에서 내려와 볕이 잘 드는 데크바닥에 자리를 펴고
준비해간 음식으로 점심시간을 가지며 입을 즐겁게 하고서
팔공산 동봉(미타봉).
팔공산 서봉(삼성봉)을 차례로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고
중계소 뒤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다시 하늘정원을 향해 걸음을 걷던 중
꽁꽁 얼어있는 빙판에서 썰매타기도 하며 잠시 웃는 여유도 부려봅니다.
집사람에게 떡바위를 구경시켜 주고파 산성봉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너덜지대를 지나와 올라선 전망터에서 바라본 팔공산 동부능선
동부능선 상의 동봉 좌측 너머로 환성산과 초례봉이 아스라하고
비로봉을 비롯한 지나온 흔적을 되돌아보고
진불암으로 내려갈 수 있는 등로가 있다는 돛대바위능선을 담아봅니다.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는 소나무와 어우러진 암릉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합니다.
돛대바위로 내려가는 능선 정상부의 전망바위에서 한컷...
방공호 너머로 진행하고 싶었지만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세찬 바람에 포기를 하고 말았네요.
산성봉의 명물 '떡바위'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떡바위'
오늘은 혼자가 아니어서 한참을 머물며 사진놀이에 빠져봅니다.
철망 펜스를 부여잡고 좁은 옹벽을 건너며 하는 말...
'살이 떨린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곳이지요.
철망 휀스를 따라 진행하다 빠져나오면
군부대 정문 앞에 서게 되고 군사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하늘정원 초입을 만나게 되는데
주차장에는 하늘정원을 찾은 탐방객들이 타고온
차량들이 제법 눈에 띄는군요.
주차장을 지나 약 5분 가량 도로를 따르면
우측으로 급히 꺾이는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반사경 뒤로 헬기장을 만나게 됩니다.
진행해야 할 등로는 헬기장 뒤로 나있습니다.
헬기장 입구에 나무 팻말에 '대장부바위'라고 씌어져 있어
호기심에 절벽 끝으로 진행해 보았지만
무엇을 보고 그러는지 언뜻 이해가 안가
특이하다 싶은 바위를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오도암을 찾아가는 걸음에
올려다 보았던 법상치 않았던 암릉길이
바로 하산길이었음을 걸어면서 깨닫게 됩니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청운대와 산성봉.
군위 땅... 동산계곡...
발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인데 겁도 없이 걸터앉아 포즈를 잡고 있는 울 아지매...
좌우로는 아찔한 낭떠러지가 계속되고
날등을 타듯 이어지는 등로는
줄기차게 쏟아지는 내림길에 군데군데 바윗길이
돌출되어 있어 대략 난감한 코스라 할수 있네요.
헬기장에서 대략 50분 가량 쉽지 않은 내림길을 내려오니
그제서야 순한 등로로 바뀌게 되고
소나무 우거진 부드러운 내리막길의 막바지 등로를 이어가면
하늘정원으로 향하는 군사도로에 내려서게 됩니다.
헬기장에서 1시간 10분 가량 소요된 것 같습니다.
도로를 따라 5~6분 내려오면
아침 나절 애마를 세워두었던 주차장에 도착을 하면서
오늘의 발걸음은 여기서 끝을 맺게 됩니다.
그동안 팔공산을 찾아 정상인 비로봉에 올라 북쪽 방향을 바라보면 웅장한 바위와 천길 단애를 이루는 청운대가 시야에 들어와 그 아래에 터를 잡고 있는 고찰 오도암과 함께 걸어보고 싶다는 열망은 늘 갖고 있었지만 정확한 등로와 교통편 등 정보를 알 수가 없어 입맛만 다시고 있을 뿐이었다.
근래 들어 GPS를 이용한 산행을 하면서 궤적을 구하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서 다니다보니 다시금 용기를 내볼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불어 팔공산 정상부의 군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는 부근에 군위군에서 예산을 들여 '하늘정원'을 조성하고 또한 신라시대 고승인 원효대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구도의 길'이 경북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데 오도암 역시 그에 해당하는 곳이라 '팔공산 원효 구도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등산로가 정비되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집사람을 데리고 나선 걸음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엄두도 못냈을 청운대로의 오름길은 비록 가팔랐지만 데크계단길이라 충분히 오를 수 있어서 오랜 숙원을 풀었고 또한 홀로 몇번 다녀왔던 산성봉의 명물인 떡바위를 아내에게 구경시켜 주면서 인증샷도 남기는 등 나름 뜻깊은 걸음이었던 오늘의 산행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다른 때보다 일찍 귀로에 오른다.
귀로에 근처의 제2석굴암을 다시 찾아 부처님께 삼배로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발원하면서 예경을 올리고 도로변에 줄지어 늘어선 과일가게에서 사과 한 박스 구입하고서 왔던 길 되돌아 포항으로 향한다.
'◈ 산행이야기 > ☆ 2017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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