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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복수초를 찾아 떠났지만 아직은 동토의 땅이었던 토함산 나들이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복수초를 찾아 떠났지만 아직은 동토의 땅이었던 토함산 나들이

해와달^^* 2017. 2. 26. 22:58

♣ 산행일자 : 2017. 02. 26 (일)   날씨 - 맑음, 약한 연무

♣ 산행장소 : 경주시 덕황동ㆍ불국동, 양북면 일원

♣ 산행인원 : 집사람과 함께...

♣ 산행코스 : 시부거리 - 유인월성김씨묘 - 토함산 - 석굴암 - 토함산 - 시부거리갈림길 - 만호봉 - 시부거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6시간, 13.43km(식사 및 휴식, 석굴암 탐방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토요일인 어제는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안강 화산골을 들러 변산바람꽃과 복수초를 올들어 처음 대면을 하고 뒤이어 오어사를 안고 있는 오어지의 가장 끝자락인 대골을 찾아 봄의 전령사를 만나러 찾아 갔지만 아직은 때가 이른지 상봉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계획했던 산행을 떠나기로 하고 준비를 마친 후에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선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야생화 탐사와 함께 하는 산행으로 행선지는 경주 토함산이다.

야생화가 많기로 소문난 토함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있다는 시부거리로 코스를 잡아 차를 몰아간다. 집을 나서 진전지를 지나고 성황재를 넘어 천년고찰 기림사와 골굴사 앞을 지나게 되고 한수원 본사를 통과한 뒤 추령터널을 빠져나와 덕동댐을 향해 달려가다 절골 입구에 있는 황룡휴게소를 지나면 좌측으로 시부거리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좌회전하여 작은 다리를 건너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작은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장비를 챙겨 도로를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산행궤적



배낭을 들쳐메고 마을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오늘은 지난 산행 때와 달리 마을 입구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사시목능선을 오르며 역으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마을 뒤안길을 따라 올라가 산자락으로 붙으면

초입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입니다.



급경사 오르막이 초반부터 장난이 아니어서

뒤따라 올라오는 집사람을 가끔씩 돌아보니

늦은 걸음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잘 올라오고 있네요.





가파름을 극복하며 올라서던 산길에서 잠시 허리를 펴고 고개를 돌려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만호봉이 우뚝한 모습으로 다가오네요.



산행을 시작한지 35분 남짓 경과한 뒤 만나게 되는 '유인월성김씨묘'

무덤 앞 내림길은 황룡휴게소 방향이고 가야할 토함산은 우측 오름길입니다.





줄곧 곧추 세우던 오름길은 평지성 등로로 바뀌게 되니

그제서야 주변의 풍경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군요.



지난 가을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낙엽의 바다를 지나며

행여 눈에 띌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황금색 복수초를 찾아보지만

아직은 때가 이른 듯 눈 씻고 봐도 보이질 않네요.



평지성 등로를 따라 묘비가 없는 평범한 무명묘 두 군데를 통과하면



이내 잣나무숲을 만나게 되는데 오와 열을 맞춰 조림해 놓은

잣나무들의 모습에서 질서있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되는군요.



사시목삼거리



걷기에도 보기에도 좋은 명품 산책길...



마동(탑골) 갈림삼거리


코오롱호텔이나 마동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입니다.



바짝 마른 산수국...


산수국의 헛꽃이 잎맥만 남기고

서서히 봄에게 자리를 내줄 준비를 하고 있네요.



정상에서의 인증샷은

잠시 후 하기로 하고 조망부터 즐기기로 합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절골의 좌측 능선 너머로

아득히 포항의 운제산이 보이고

우측 능선은 호미지맥길이자 운제산에서

토함산으로 이어지는 '운토종주'길이랍니다.



문무대왕의 수중릉인 대왕암 방향이 조망되는 곳인데

날씨는 야속하게도 뿌연 산자락 일부만 보여줍니다.



토함산 정상의 엄청난 정상석...



정상 바로 아래 자리잡고 있는 헬기장엔 시산제가 열리고 있네요.


산불감시원 말을 빌리자면 오늘만 해도

몇 군데에서 행사를 지내고 있다고 하는군요.



헬기장 주변에서 점심을 챙겨먹고 그냥 내려가기가 뭣해

오랜만에 석굴암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성화 채화지.


경북체전이 열리면 이곳에서 채화를 하여 성화를 봉송한답니다.



경주에 살면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잠시도 쉼없이 올라왔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널찍하고 편안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면



휴일을 맞아 탐방객이 줄을 잇고 잇는 석굴암 일주문에 서게 됩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석굴암이지만

변함이 없는 그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하는군요.



석굴암 본존불이 있는 전각입니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조용히 참배만 하고 빠져 나옵니다.



석굴암 수광전(石窟庵 壽光殿)



석굴암 탐방을 마치고 일주문을 빠져나와 다시 토함산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추령갈림길



정상석 직전에서 바라본 삼태지맥과 조항산 풍력발전기.

맨 끝으로는 삼태봉이 아련합니다.



북적대던 정상이 이제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어 다시금 흔적을 남겨보고



경주 남산이 바라보이는 조망터에서

올라올 때보다 한결 나아진 풍광을 바라본 후에



왔던 길 되돌아 내려가는 중입니다.



사시목갈림길.


정면의 등로가 올라온 길이지만 이번에는 좌측 시부거리 방향입니다.





울창한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걷노라니

숲으로 빛이 가득 들어차고 있네요.



나무 숲 사이로 내비치는 따뜻하고 밝은 햇살은

피로해지기 쉬운 막바지 산행에 최고의 피로회복제입니다.







시부거리갈림길입니다.


애초 계획은 이곳에서 하산을 할 요량이었지만

오래 전 만호봉으로 올라 오늘 산행의 역순으로 걸으며

토함산을 올랐을 때 만호봉 들머리가 정확하지 않아

악전고투를 겪으며 만호봉을 오른 기억에

이번에는 내려가면서 제대로 된 산길을 알고 싶어

집사람의 컨디션 상태를 물어본 뒤

만호봉을 향해 직진의 오름길로 들어섭니다.





봉분이 여느 무덤보다 크고 주변이 넓어

식사장소로 인기가 좋은 '유인월성김씨묘'


어찌된 일인지 잡초가 무성하네요.

아마도 지난 추석 때 성묘를 안한 모양입니다.





시부거리갈림길에서 25분 가량 소요된 후 만난 공예촌갈림길.

진행방향은 마주보이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탐방로입니다.



시간을 봐가며 남은 거리를 계산하니

속도를 좀 내야할 것 같아 앞서 속보로 걷기 시작하는데



시야에 보이지 않아 불안한지 볼멘 소리를 하며

부지런히 뒤따라오고 있는 집사람을 보며

속으로는 효과가 있긴 하구나 하며 미소를 지어봅니다.



만호봉갈림길입니다.


주변으로 멧돼지의 소행이 분명한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어 은근히 불안한 마음이 들어

음악소리 크게 틀어놓고 진행하기로 합니다.





삼각점 하나 덩그러니 있는 만호봉 정상입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달아놓은 정상을 알리는 코팅지가 오늘은 보이질 않네요.



만호봉에서 바라본 토함산.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보문호(좌)와 덕동댐



만호봉에서 북동쪽으로 내려서면 등로는 급사면으로 이어지고

예전의 궤적을 참고삼아 희미한 흔적을 따라 등로를 이어갑니다.



만호봉을 떠난지 12분 가량 지나 만나게 되는 무명묘 2기.

등로는 좌측 아래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내려다보기만 해도 지레 겁을 먹게 만드는 급내림길이 이어집니다.



가만히 서있으면 저절로 미끄러져 내려갈 지경이라

이십 여분을 시그널도 없는 급사면을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예전 정상적인 길이 없는 무지막지한 된비알을 거꾸로 올라왔었던 지점을 지나게 되고



등로는 고로쇠채취를 위한 토끼길 수준의 산허리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숲길을 빠져나오니 그제서야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군요.

시부거리에서 마을을 벗어나 계곡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서있는

이정목으로 올라서게 된다는 사실... 이제야 알게 되었답니다.



마을로 들어서며 바라본 만호봉 자락...

다시 만호봉으로 치고 오르라고 한다면 글쎄요...

너무 경사가 급한 길인데다이 계절이 아니면

등로 찾기도 힘든 곳이라 사양할까 합니다.



마을 초입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애마를 세워놓은 느티나무에 당도하면서 토함산 발걸음을 마무리합니다.





요 며칠 제법 쌀쌀했던 기온이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봄의 전령사들을 움추리게 만들었는지 기대했던 복수초의 흔적은 볼 수가 없어 작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2년 만에 다시 걸어본 토함산으로의 나들이. 게다가 4년전 같은 코스를 역으로 산행을 하면서 들머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곤혹스런 산길을 걸었던 지난 날의 아쉬움을 이번 기회에 상쇄해보고자 집사람을 꼬드겨서 중거리코스로 걸어 보았으니 비록 볼멘 소리를 할지언정 끝까지 완주를 했으니 소기의 성과는 달성한 셈이다.

다행히 내일은 삼일절이라 가까운 근교로 야생화탐사를 다시 나가볼까 생각 중이다. 복수초와 변산바람꽃 그리고 노루귀 등이 따뜻해진 날씨속에 고개를 치켜들고 세상 구경 나왔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카메라와 배낭을 챙겨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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