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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미답의 코스를 따라 진달래와 함께 걸어본 운제산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미답의 코스를 따라 진달래와 함께 걸어본 운제산

해와달^^* 2017. 3. 26. 23:56

⊙ 산행일자 : 2017. 03. 25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포항시 남구 대송면, 오천읍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혜림이네집-대각지-운제산 중앙릉-운제산-대왕암-헬기장-산여계곡-오어재-220.7봉-운제소봉-대각2리-혜림이네집

⊙ 산행시간 및 소요시간 : 5시간 03분, 11.01km(식사 및 휴식 포함. GPS기준)




◈ 산행기

다시 맞은 주말...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배낭을 꾸리기 시작한다.

일요일인 내일은 집사람과 함께 먼 곳으로 발걸음을 나서기로 계획을 하고 있어 오늘은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지난 주에 이어 동네 뒷산 격인 운제산으로 행보를 나선다. 지금껏 잦은 발걸음으로 많은 코스를 걸어보았다 싶었지만 아직도 못가본 산길이 있어 그동안 다녀온 흔적에다 인터넷에서 구한 궤적들을 취합해 새로이 코스를 만들어 스마트폰에 입력을 하고서 김밥 한 줄에 따끈한 물이 든 보온병 하나랑 과일 한 조각 갈무리하고서 집을 나서 대각리 혜림이네집으로 차를 몰아간다.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주차장에는 빈 곳이 보이질 않을 만큼 들어차 있어 새삼 운제산의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것 같다.

하는 수없이 안쪽으로 진입을 하여 등로 한 켠에 어렵사리 주차를 해놓고 산불감시초소로 되돌아와 GPS를 가동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궤적



만원사례가 따로없는 대각리주차장.

마주보이는 도로 안쪽에 주차를 해놓고

입구까지 걸어와 사진 한장 남기면서 걸음을 시작합니다.



등로 우측으로 새로운 다리가 하나 생겼는데

'운제교'라 씌어져 있네요.

포장도로 우측으로는 새로이 조성된 산림욕장이라 합니다.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코스라 하니

집사람 데리고 한번 걸어봐야겠네요.



늘 비어있는 초소를 지나 반들반들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면



대각지로 들어가는 우측 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뚜렷한 등로를 보니 이미 많은 선답자들의 흔적인 것 같아

초행길에 큰 도움이 될것 같네요.



아담한 사이즈에 깨끗한 이미지를 주는 대각지에서

간단히 사진 한장 담고서 되내려옵니다.



제방 우측 아래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숲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계속되는 등로를 따르면 어느 새 계곡으로 접어들게 되는데

지금껏 보아왔던 운제산의 어느 곳보다도

때묻지 않은 곳이란 사실을 느낄 수 있네요.



인적이라곤 없는 그저 맑은 물소리만 들려오는 계곡에는

노오란 생강나무꽃이 활짝 피어나 봄을 노래하고 있고,



제일 먼저 꽃송이를 펼치며 봄을 알리는 꽃...

'올괴불나무'입니다.



봄볕에 눈이 부신 날은 눈에 보일 듯 말듯 작게 피는

하얀 꽃송이 속에 펼쳐지는 빠알간 수술들이 참 곱습니다.



등로 아래의 계곡에 잠시 내려서니

아담하기 짝이 없는 이름없는 폭포가 눈길을 끄는군요.



잠시 후 합수점에 다다르게 되면

가운데의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등로는 이어집니다.



가풀막을 오르며 잠시 숨이 가빠오지만 쌀쌀한 기운에도 활짝 핀

진달래의 예쁜 모습을 바라보며 쉼없이 오름짓을 이어갑니다.





산에서 붉디 붉은 화사한 웃음으로 유혹하고 있는

진달래를 만날 수 있다는건 행복한 일입니다.



꾸준히 이어지는 오름길을 따라 오르면

우측으로 포항시가지와 철강공단이 발 아래로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조금은 나아진 오름길을 이어 가다보면 눈높이가 비슷해진

주변의 능선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주차장 입구의 입산통제소 우측으로 나있는 등로를 따라 오르면

만나게 되는 헬기장(326봉)이 있는 봉우리가 건너보이고

앞쪽 능선으로는 새로이 조성된

산림욕장에서 오르는 등로가 내려다 보이는군요.



좀더 고도를 높히니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공단과

포항시의 전경이 확연히 시야에 들어옵니다.



또다시 이어지는 가파름을 잠시 극복하고 나면

우측 아래로 갈림길이 있는 343봉에 닿게 되고



326봉 너머로 강동산단의 바람개비가 보이고

그 너머로는 경주 안강지역의 도덕산, 자옥산,

어래산이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오는군요.



산을 오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발 아래로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정경...

이 맛에 산을 찾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계절은 순환되며 어김없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면서 세상을 바꿔 놓고 있네요.



봄은 우리 곁에 청춘 남녀가

사랑을 나누듯 찰떡처럼 찰싹 달라붙어



초봄의 향기와 청정한 공기가

살랑대는 바람결에 오장으로 깊숙이 스며듭니다.



조석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에 콧잔등이 시큼하지만

그래도 오는 봄 길을 막아설 수 없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풀 고개를 떨군 모습도 보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30분 가량 소요가 되고 나니

대각 입산통제소에서 출발하여

헬기장을 지나 만나게 되는 주등로와 합류가 됩니다.


운제산 정상 옆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봉의 입구...

즉, '구조목 05' 지점으로 나오게 되는군요.



널찍하고 반들반들한 등로를 따라 잠시 걸음을 옮겨가면



운제산 정상의 정자 쉼터에 닿게 됩니다.

정상부에는 타지의 산악회에서 단체산행을 오셨는지

멀리서도 왁자지껄 시장통이 따로 없네요.



운제산 정상석



지난 주 걸었던 암시밭골과 좌측의 시루봉을 바라봐주고



역시 지난 주 못 보았던 토함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산너울을 맘껏 담아보고서



정상을 내려와 대왕암을 향한 등로를 이어갑니다.





대왕암 정상



왔던 길 되돌아와 헬기장에 올라

우측 아래로 나있는 내림길로 내려섭니다.



시그널들이 등로를 밝혀주는 뚜렷한 내림길을 이으면

나뭇가지 사이로 우측 멀리 오어지가 내려다 보이는군요.





해병대 훈련코스인 듯 빨간 입간판에 세월의 흔적이 물씬 묻어나는

낡은 밧줄이 드리워진 급내림길을 조심스레 이어갑니다.



거꾸로 오르면 제법 빡센 산행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파르지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산길에 위안이 되어주는

진달래를 친구삼아 20분 여의 급내림길을 내려서면



산여고개로 이어지는 도로변에 내려서게 되고

이어서 좌측 아래의 계곡으로 발을 들여 놓습니다.



'가는잎그늘사초'



'고깔제비꽃'



내려선 산여계곡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네요.



오어지로 흘러드는 수정같이 맑은 산여계곡의 청수(淸水)는

오천읍민의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되고 있답니다.



눈에 익은 곳이 나타나는군요.

원효봉에서 내려설 때 건너보았던 암봉으로 올라야 할 곳입니다.



3주 만에 다시 만나는 사방댐에서

제방을 따라 몇 발짝 떼어보면



좌측으로 오르는 뚜렷한 등로를 만나게 됩니다.



짧지만 가풀막이 이어지는 등로를 올라서면

눈이 시원해지는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되는군요.


바위전망터에서 바라본 자장암과 오어사의

그림같은 풍경에 매료되어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네요.



3주 전 헬기장이 있는 원효봉에서 쏟아지는 급내림길을

내려왔던 흔적이 일목요연하게 들어오는 전망터에서



마치 신선이 된양 자리를 잡고 앉아

산여계곡의 아름다움과 짜릿함,

그리고 멋진 조망을 즐기며

김밥과 따끈한 커피를 곁들여 요기를 합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무덤 뒤로 나있는 등로를 따르면

좌측으로 산여산불감시초소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이어서 대각에서 자장암으로 올라오는

도로를 가로질러 오어재로 향합니다.



등로 좌우로 피어난 연분홍 진달래의 사열을 받으며 걷다보면



오어사 진입도로의 혜공교로 갈수 있는 갈림길인 '오어재'를 지나게 되고



잠시 후 역시 지난 주 들렀던 삼각점이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220.7봉을 지나게 됩니다.



삼각점봉 앞에서 바라본 오어지 전경



이번에는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다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다시 한번 오어지의 전경을 담아봅니다.



이름없는 무명봉 하나를 끼고 우측으로 돌아들면



키 큰 진달래가 길섶으로 도열해있는 꽃길을 따라 진행해 나가면



'준.희'님의 팻말이 달려있는 운제소봉(217.6m)에 서게 됩니다.

예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자그마한 나무판에

'운제소봉'이라 쓰여져 있었는데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네요.



곧바로 수정사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

계속되는 등로를 따르면 대나무숲을 지나게 되고



소나무와 진달래가 어우러지는 호젓한 산길을 걷게 됩니다.



모진 추위를 견뎌내고 아름답고 화사하게 피어난 운제산 참꽃...


 

송전철탑 (NO.10)을 우측에 두고 등로는 좌측 아래로 이어지고


 

곧바로 등로는 좌측으로 급히 꺾여 진행하게 됩니다.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지점이기도 합니다.



송전철탑 설치공사로 만들어진 널찍한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우측으로 서당골의 철강공단 4단지가 건너보이고



이어지는 등로 끝에는 우측 아래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송전철탑이 있는 직진길로 잠시 나서보지만 아닌 것 같아

이내 되돌아와 우측 아래의 넓은 길을 따릅니다.



넓은 임도급 등로를 따라 10분여의 시간을 진행하니

전에 없던 요상스런 광경이 펼쳐지네요.


공단 조성중이 아닌가 싶지만 알 길은 없고

가야할 등로 또한 사라져버려 지도를 비교해가며

우측의 숲속으로 진행해 나갑니다.



예전의 등로가 사라져버린 탓에 찾아든 숲속엔 길이라곤 없고

잔 나뭇가지가 무성해 시종 얼굴을 때리는 통에

헤쳐나가느라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네요.



GPS와 지도를 대조해가며 이곳저곳 숲속을 헤메다

겨우 예전의 등로를 찾아내어 산행을 계속합니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초록빛 이파리는 생명력이 넘쳐 보입니다.



이제 대각리 제밑마을에 도착한 것 같네요.

직진방향으로 진행하면 정상적인 등로지만

돌아가는 걸음이라 발품을 아낄까 싶어 좌측으로 진행하다



그만 남의 집 마당으로 내려서고 말았네요.

주인분께 양해를 구하고 짖어대는 백구를 피해 서둘러 빠져 나옵니다.

가야할 막바지 등로는 건너편 야트막한 능선을 넘어야 합니다.



산여산불감시초소와 자장암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면

우측으로 파란 지붕의 가옥 옆으로 등로가 이어집니다.



다리를 건너 담장을 따라 진행하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되겠지요.



짧은 대나무 숲길을 지나면 등로 우측으로 자작나무 군락이 보이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로 합니다.



3년 만에 다시 들어선 숲길이지만 많이 변모한 모습이라 생경스럽네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산길은

임도급으로 사방팔방 생겨나 있어 길찾기가 녹록치 않네요.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며 이리저리 헤메다 찾은

'경주최씨 부부묘'를 보고서야 감을 잡을 수 있었답니다.



난개발인지 아니면 산주(山主)의 땅값 올리기인지 모르지만

산림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앞서는군요.

작금의 어지러운 현실을 틈타 반칙이 횡행하고 있는건 아닌지...



운제산으로 이어지는 가장 대중적인 등로와 합류가 되고



출발할 때 만났던 초소를 지나면서 산행은 막바지로 접어듭니다.



새로이 조성된 운제산 산림욕장.



'벼룩나물'



'봄까치꽃(큰개불알풀)"



'광대나물'



산행을 마치고 봄나물을 뜯고 있는 아낙들...



'꽃다지'



아침 나절 혼잡했던 주차장엔 적막감이 흐르고

입산통제소 앞까지 진행한 뒤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일요일에 집사람과 좀더 먼 곳으로 떠날 생각에 홀로 집을 나서 아직 걸어보지 못한 산행코스를 GPS궤적으로 만들어 발걸음을 떼어본 운제산 산행...

잘 알려지지 않은 등로라 그런지 때가 묻지 않은 청정계곡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그렇게도 많던 차량의 주인들을 단 한 명도 볼수 없었던 숨은 길을 홀로 걸으며 시간에 구애받음 없이 사색을 할수 있었고 또한 멋진 경관과 함께 봄을 맞아 경쟁이라도 하듯 피어나는 들꽃들과 눈맞춤하며 여유로운 산행을 할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던 것 같다.

자연은 신(神)이 쓴 위대한 교과서라고 했듯이 한 포기의 꽃 속에 신비가 깃들어 있고 한 마리의 이름도 없는 벌레 속에서 경이가 배어 있다고 한다.

계절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게 만만치 않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잰 발품을 팔면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삶의 속도를 봄바람처럼 슬쩍 비켜서서 숨 고르기라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봄의 상징인 생명과 희망, 그리고 환희를 떠올리며 자연에서 먹을 것을 얻고 넘치지 않아도 만족 할줄 아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는 귀한 시간속에서 길가에 피어난 진달래꽃 하나에도 남다른 애정과 사랑을 보내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 또한 가져본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떨면서도 살아내기를 꿈꾸는 새 생명의 힘은 가냘프면서도 신비하게 세상을 바꿔 놓듯이, 자연을 거울삼아 살아가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자연속에서 삶의 에너지를 가득 충전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귀로는 더없는 행복감으로 가득차 있어 휘파람소리가 절로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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