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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우중에 다녀온 봉화 승부역-분천역 '낙동강 세평 하늘길' 오지 트레킹 본문

◈ 산행이야기/☆ 2017년도 산행

우중에 다녀온 봉화 승부역-분천역 '낙동강 세평 하늘길' 오지 트레킹

해와달^^* 2017. 3. 27. 00:09

☆ 트레킹 일자 : 2017. 03. 26 (일)  날씨 - 흐린 후 비

☆ 트레킹 장소 : 경북 봉화군 소천면 일원

☆ 트레킹 인원 : 집사람과 함께...

☆ 트레킹 코스 : 봉화군 소천면 승부역 - 양원역 - 용골쉼터 - 비동승강장 - 분천역

☆ 트레킹 시간 및 거리 : 4시간 5분, 12.31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낙동강 세평 하늘길' 후기

오늘은 집사람을 데리고 꼭 걸어보고 싶었던 곳을 찾아 떠나기로 한 날이다.

며칠 후 도래하는 집사람의 생일을 축하라도 할겸 여행을 겸해 트레킹코스로 잘 알려진 경북 봉화군의 영동선이 지나는 분천역을 찾아 승부역까지 이어지는 오지트레킹을 하기 위함이다.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분천역에 도착하는 아침 9시 43분전에 분천역에 당도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 7번 국도를 달려 울진 방향으로 차를 몰아간다.

비소식이 있긴 하지만 난이도가 낮은 트레킹인데다 벼르고 별렀던 기회라 개의치 않고 나선 걸음이다.

영덕휴게소에서 갈치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울진읍에 도착하여 불영계곡이 있는 36번 국도를 달리다 지난 해 집사람과 함께 올랐었던 천축산을 바라보며 잠시 추억속에 잠겨보기도 하고 통고산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도착한 분천역 주차장.

흐리고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분천역을 찾은 관광객들이 제법 눈에 띈다. 주차장에 파킹을 해놓고 분천역 주변으로 산타와 관련한 이런 저런 놀이시설이 소박하게 마련되어 있는걸 보면서 역시 산타마을로 알려진 곳이 맞긴 맞구나 하는 실감을 하게 된다. 사진 몇 장 담은 후 분천역으로 찾아가니 아직 승부역으로 가는 열차가 도착하지 않아 얼른 매표를 한 후에 플랫폼에서 대기를 한다

플랫폼에는 코레일에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V-Train 열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관광객들도 다수 눈에 띈다. 잠시 후 예정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무궁화호 열차에 올라타고 승부역으로 향한다.

오는 도중 기차가 떠나버린 상황이라면 분천역에서 승부역으로 트레킹을 먼저 하고 그곳에서 기차를 타고 오는 방법을 생각했었지만 다행히 먼저 기차를 타고 갈수 있어서 승부역에서 역방향으로 오는 길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어 느긋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하다.

10여 분의 시간동안 양원역에서 한번 정차를 한 후 승부역에 도착하니 가는 빗줄기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오후에 비소식이 있다고 일기예보를 본것 같은데.. 하며 철길을 건너 쉼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기념사진 몇장 남기고 이정표 아래로 나있는 길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강을 끼고 나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본격적인 오지트레킹에 나서게 된다.



트레킹 궤적



분천역 전경.


역 전체가 산타를 주제로 한 공간이며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조성된 산타마을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군요.


승부역에서 이곳까지 트레킹을 끝내고 둘러볼 생각입니다.



역무원의 안내 방송에 따라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한장 남겨봅니다.



약 15분 가량 걸려 도착한 경북 봉화군 소천면 승부역.




낙동정맥 트레일과  낙동강 세평 하늘길 기점인 승부역은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 역이었으나 1988년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하며 유명해졌다.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산과 계곡뿐인 승부역에는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라는 글귀가 역사 옆 화단 바위 벽에 새겨져 있다. 1962년부터 19년 동안 이곳에서 근무한 역무원이 써놓은 글로 승부역의 상징이 되었다고...



승부역의 상징이 되어버린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가는 데는 2가지 코스가 있답니다.

하나는 배바위재를 넘는 코스와 강과 철길을 따라가는 코스랍니다.


다리를 건너보이는 건물 방향은 배바위고개를 넘어

비동마을로 가는 낙동정맥 트레일구간입니다.

훗날 걸어봐야 할 코스입니다.



자신의 체력, 일정, 인원, 시간에 맞게

코스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될듯 싶네요.


마음같아선 배바위재를 넘어 진행하고 싶지만

궂은 날씨에 산길을 택하게 되면 조망도 없을 것 같고

또한 집사람을 위해 가볍게 걸어보자는

취지에 맞게 강따라 걷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



잠시 후 다리를 건너게 되고

다행히 내리는 비의 양이 많지 않아

쟈켓 하나 걸치고 계속 걷기로 합니다.



봄가뭄이 심한지 강물의 양이 그리 많지 않네요.



그렇지만 주변의 풍광이 꽤 괜찮아 걷는 동안

마음의 창은 활짝 열어 놓고 있는 중입니다.



낙동강 세평 하늘길은

승부역, 양원역, 분천역으로 이어지는 12.1km를 말합니다.



낙동강 상류의 협곡 비경과

청정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승부역-양원역 5.6km 구간,



양원역-비동승강장 2.2km 거리의 체르마트길,

비동승강장-분천역 4.3km 구간의 낙동강비경길을 합하여

'낙동강 세평 하늘길'이라 일컫는 답니다.



영동선 봉화 오지에 있는 승부역, 양원역, 분천역은

2013년 백두대간협곡열차가 개통되고,



2014년 12월 백두대간눈꽃열차가

분천역 산타마을 조성과 함께 생기면서

사계절 관계없이 관광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 이유는 아름답고 청정지역인 낙동강 상류의 협곡 비경을

도보여행으로 즐기기 위해 '낙동강 세평 하늘길'을

트레킹코스로 많이 찾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터널 옆 벼랑에 구조물을 만들어 지나갈 수 있게 만든

데크 아래에는 거북이 두마리가 고개를 쳐들고 있네요.



협곡과 물길이 빚어낸  낙동강 비경길...





낙동강 비경길은 오로지 두 발로

낙동강 상류의 속살을 파고드는 오지의 길로

V자형의 협곡 물길을 따라 영동선 열차가 달립니다.



태극물길전망대를 지나 데크길을 계속 따르면



등로는 영동선 철교 아래로 이어지고



강바닥으로 내려서서 자갈길과 바윗길을 따라 걷게 됩니다.



보이는 것은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맑은 물...



기암괴석, 푸른 소나무...

거기에 맑은 공기까지...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맙니다.



협곡을 따라가는 세평하늘길...

거친 산세와 달리 마실가듯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길은 푸른 빛 가득한 계곡물과

역동적으로 뻗어나간 철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어집니다.



곧게 뻗은 금강송들의 멋진 자태...



굽이굽이 휘어진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는걸 보니 양원역에 다 온것 같네요.



함초롬히 빗물을 한껏 머금은 버들강아지...



쌀쌀한 날씨에 움츠린 모습이 안쓰럽게 보이네요.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양원역(兩元驛).


간단한 식사와 먹거리를 파는 매점이 있는 양원역은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쉬었다 가는 10분 동안 깜짝 장터로 변하고,

오지의 길을 걸어온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면서 활기가 넘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궂은 날씨 탓인지 도착한 양원역엔 인적이 보이질 않네요.



이곳에서부터 비동승강장까지(2.2Km) '체르마트길'이 시작됩니다.




양원역은 마을 주민들이 만든 역으로 여기에는 매우 슬픈 사연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 기차가 나타난 것은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 지금의 영동선)이 개통되면서입니다.

하지만 기차는 무정하게도 원곡마을을 그냥 지나쳤고, 주민은 지금 트레킹코스가 된 철길, 산길, 물길을 걸어 석포면 승부리에 있는 승부역에 내려 마을까지 내려와야 했다고 하는군요. 이 마을 주민들은 봉화 5일장에서 생필품을 마련하곤 했는데, 장터에서 산 물건들을 바리바리 싸서 기차에 오른 주민들은 마을에 이를 때 쯤 가져온 물건들을 차창 밖으로 내 던졌다고 합니다.

마을 위쪽의 승부역에서 빈손으로 철길을 되걸어와 짐을 찾아가곤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종종 기차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곤 했는데 불편을 참다 못한 주민들은 여기 저기 탄원서를 내 1988년 마침내 임시승강장으로 개설되어 마을 앞에 기차를 세울 수 있게 됐다고 하는군요.

기차가 마을에 서게 되자 주민들은 강 건너 이웃인 또 다른 원곡마을(울진면 서면 전곡리) 사람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힘을 합쳐 대합실, 화장실, 승강장을 만들었답니다. 그리하여 원곡마을 주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최초로 민자 역사가 탄생한 것이지요. 간이역 이름은 원곡이라 하였는데 일제강점기 때 강을 경계로 원곡마을이 봉화와 울진으로 나누어졌고 역 이름도 수인선(수원-인천) 원곡역과 중복이 되어 양쪽의 원곡마을이란 뜻으로 양원(兩元)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민간이 지은 첫 번째 역으로

규모가 가장 작다는 양원역대합실.



남쪽에서 아직 못 보았던 '산괴불주머니'를 오지마을에서 보게 되다니...



방금 전 봄꽃을 보았는데 강 건너에는

채 녹지 않은 얼음이 빙하를 이루고 있네요.



강을 따라 나란히 나있는 시멘트 포장길을 걷다 철교 아래를 지나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끝임없이 이어지는 비경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산길로 오르기 직전에 간이매점이 있는 용골 쉼터에 닿게 됩니다.

이곳에서 준비해간 먹거리로 요기를 하며 다리쉼을 하고 갑니다.



요기를 하면서 잠시 쉰 후에 강을 끼고 나있는 사면길을 따르면



길은 제법 가풀막으로 이어지고

분천역에서 승부역으로 향하는 트레커들과 교행을 하게 되고,



가파른 둔덕 마루에 올라서니

비동승강장이 400m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네요.



낙동강 줄기를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며 바라본 낙동강의 비경.



영동선 분천역과 양원역 사이

협곡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비동승강장.


비동임시승강장은 온전히

V-train(백두대간 협곡열차)만을 위한 역이라 할수 있지요.



낙동강 줄기를 가로지르는 철교 앞에는

'체르마트길' 출발점 양원 2.2km" 라는 나무표지판이 걸려 있는데,

한국과 스위스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분천역과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에 있는 체르마트역이

지난 2013년에 자매결연을 맺고 '체르마트'길 이란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협곡열차 승객들의 트레킹을 돕기 위해

분천-양원, 승부로 이어지는 트레킹코스 한복판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깊은 오지에 속한 곳이라

주변에 민가는 없고 오직 철교와 터널, 강과 산 뿐인 첩첩산중입니다.





비동승강장에서 분천역까지 4.6km.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걸어가야 하는

조금은 지루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산골 오지 봉화의 숲이 보여주는 다채로움과

간간이 보이는 춘양목의 늠름함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걸을 수 있네요.





흙길이 아니지만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걷다보면

역시 시간은 언제 갔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다리 난간에 수많은 노란색 리본이 바람이 펄럭이고 있어

순간 떠오르는 게 있어 리본을 들여다 봅니다.

역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글귀가 쓰여져 있더군요.





막바지에 접어든 트레킹길이 약간 지루해질 무렵

승부역에서 만났었던 부산에서 온 부부트레커와

담소를 나누며 걷다보니 한결 수월하게 마무리 할수 있었네요.



드디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분천역이 있는 산타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V-train의 시발점이자 종착역인 분천역의 상징인 백호.

비가 오는 관계로 실내로 옮겨 둔 모양입니다.



1956​년 1월 영동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던 분천역은

봉화에서도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데,



봉화와 울진의 목재를 전국으로 수송하며 호황을 누리다가

1980년 벌목업이 쇠퇴해지면서 조용한 산골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찾는 이도 없는 작은 간이역이 되었지만

지금은 산타마을이 조성되고

승부역까지 오지 트레킹코스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분천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산타마을이지만

분천역 주변으로 산타와 관련한

이런 저런 놀이시설이 소박하게 마련되어 있고



작은 카페와 식당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이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분천역 전체가 산타를 주제로 한 공간이며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조성된 산타마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날...

이곳을 꼭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애마를 타고 귀로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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