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천년고도 경주의 은행나무 명소 탐방 본문
혼자 울릉도로 산행을 다녀온 미안함 때문에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일요일.
늦은 아침까지 이불속에서 뒹굴다가 느지막히 아침 겸 점심을 차려먹고서 집사람을 대동하고 가까운 경주로 차를 몰아갑나다.
해마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이 드는 은행나무가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경주의 숨은 명소 세 곳이 있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찾아보기로 합니다.
맨 먼저 찾아가는 곳은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
최근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진 곳이라 해마다 이맘 때쯤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찾는 사람들이 많아 호젓하게 감상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랍니다. 게다가 햇살이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아침나절에는 조금이라도 멋진 사진을 남기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진사님들이 진을 치고 있는 진풍경도 벌어지는 곳이지요.
1784년 안동권씨의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추모키 위해 건립된 운곡서원(雲谷書院).
서원 내에 자리잡은 360년 수령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압도적인 자태를 드러내고 있네요.
아직은 푸른 기운이 약간 남아있는 걸 보니 다음 주가 절정일 것 같네요.
운곡서원(雲谷書院)
경주시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은 안동권씨(安東權氏) 시조인 고려 공신 태사(太師) 권행(權幸)과 조선시대 권산해(權山海), 권덕린(權德麟)을 배향하기 위하여 1784년에 건립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1868년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어 복원하였습니다.
묘우인 경덕사(景德祠)와 강당인 정의당(正懿堂), 동재와 서재 및 외삼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부에는 절터의 부재들인 석등 받침이 남아 있습니다. 은행나무 뒤편으로 건물 유연정이 있는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4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매년 보는 풍경이지만 또다른 감흥을 갖고 바라보며
몇 장의 인증샷을 담고 다음 코스로 이동을 합니다.
두 번째 명소인 통일전으로 가기 전
교촌마을부터 오랜만에 찾아보기로 합니다.
맨 먼저 경주의 새로운 명물 월정교가 시선을 사로잡는군요.
동궁과 월지에 이은 야경 명소로 단풍과 함께 환상적 경관을 보여주네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전설이 어려있는 월정교.
월정교에서 바라본 교촌마을.
교촌마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먹거리도 맛보면서 계림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담장 너머로 들여다본 계림.
역시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숲인 경주 계림(鷄林. 사적 제19호)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느티나무와 고목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하늘을 가릴만큼 빽빽한 단풍이 화려한 색을 뽐내는 곳이지요.
숲 안쪽으로는 사이사이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어
더울 때는 나무 그늘 아래서 시원한 산책을 할수 있고,
요즘 같은 가을이면 울긋불긋 단풍 숲 사이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어 더없이 좋은 힐링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의 탄생설화가 서려있는 전설의 숲 계림.
짧게나마 가을의 정취를 흠뻑 즐기고
요즘 경주에서 가장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핑크뮬리'를 보러 가보기로 합니다.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따뜻해 나들이 하기에 좋은 주말을 맞아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첨성대 주변으로 많이 보이는군요.
요즘 인기가 많다는 핑크뮬리가 있는 곳에는 역시 인파가 많이 몰려있네요.
핑크뮬리(Pink muhly)
벼과 쥐꼬리새속의 여러해살이풀.
가을에 분홍색, 자주색, 보라색 꽃이 풍성하게 피는데,
같은 벼과 식물인 억새와 닮아 분홍억새라고도 부른다고 하는군요.
다시 차를 세워둔 교촌한옥마을로 들어서니
단체관광을 온 중국사람들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게 보이는군요.
이번에는 통일전 입구의 은행나무 숲길입니다.
탁 트인 공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을 명소로 으뜸인 곳이지요.
직선으로 뻗은 길을 따라 높고 넓은 가을 하늘과 맞닿아 있는 이 길은
전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가로수길로 손꼽히는 곳이지요.
다음 목적지인 서면의 도리마을로 가는 걸음에
잠시 북남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호젓한 암자인 옥룡암을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통일전, 서출지, 산림환경연구원 등을 돌아보는
경주 여행코스에 가볍게 들르기 좋은 곳이 있으니
바로 북남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자그마한 암자인 '옥룡암'이랍니다.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단풍명소이기 때문이지요.
옥룡암 바로 뒷편에는 보물 제201호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남산 탑곡마애불상군'이 있어
함께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 일대는 통일신라시대에 '신인사'라는 절이 있던 곳인데
현 옥룡암은 자그마한 전각 몇 채만 있을 뿐입니다.
옥룡암을 지나 약간 비탈진 길을 오르면
저멀리 소나무 사이로 커다란 바윗덩이가 보이는데
바로 보물 제201호로 지정되어 있는 '탑곡마애불상군'입니다.
그동안 경주에 살면서 수없이 찾으며 소개를 했던 곳이라
따로 부연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듯 싶어
단풍이 예쁘게 물든 옥룡암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도리마을까지의 거리를 생각해 서둘러 절집을 빠져 나옵니다.
경주 서면에 위치한 한 작은 마을인 도리마을.
평소에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지만
가을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곳이랍니다.
경주 시내에서 조금은 떨어진 곳이지만
이국적인 풍경으로 벌써부터 영화촬영지 명소 등으로
입소문 난 이곳의 매력은 하늘과 닿을 듯 자란
키 큰 은행나무 아래 소복하게 떨어져있는 은행나무 잎이랍니다.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경주의 숨은 가을 명소인 서면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처음 발을 들여놓은 곳이었는데
조금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단풍구경을 나온 분들이 여전히 많은 사실에
역시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 새삼 느끼게 되는군요.
매년 가을이면 예쁘게 물이 든 은행나무를 구경하기 위해 찾곤하는 경주의 은행나무 명소를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보니 자연이 그려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깔로 경주가 물들어 있었네요.
최근 몇 년간 최악의 가뭄으로 단풍이 제대로 된 색을 발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비가 충분히 내려서인지 몇 년 사이 최고의 가을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구경을 나온 인파들로 넘쳐나는 것만 봐도 경주의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 않나 싶네요.
집사람도 함께 가고 싶어 했지만 사정이 있어 홀로 다녀온 울릉도 성인봉으로의 산행에 대한 미안함으로 찾은 경주의 은행나무 명소와 교촌마을.
화창한 날씨에 맑은 가을하늘이 멋졌던 휴일날 오후를 시간가는 줄 모르도록 두 눈이 즐거움을 누렸으니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간도 활기차게 보낼 수 있으리라는 기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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