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따사로운 봄기운 속에 조망이 멋진 산길을 걷고 온 밀양 구천산-만어산 종주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9. 03. 17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단장면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우곡마을 입구-우곡마을-영천암 입구-구천산-595.6봉(폐헬기장)-금오산갈림길-감물고개-605봉(삼거리갈림)-점골고개-만어산-만어사-함안이씨 가족납골묘원-우곡마을 장수쉼터-우곡리 입구(원점회귀)
♤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 43분, 12.13km (식사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기
지난 주 집사람과 함께 경주남산으로의 짧은 산행 이후 다시 맞은 주말...
온전히 쉬는 주말이라 먼 곳으로의 중장거리 산행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토요일은 집안 일에 봉사를 하고 다음 날 일찍 집을 나서봅니다.
전날 밤 준비해둔 배낭을 들쳐메고 애마를 이끌고 찾아가는 곳은 꼭 한번은 걸어 보고파 했던 곳으로 영축지맥 상에 있는 밀양 삼랑진의 구천산과 만어산입니다.
구천산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만어산은 산이 품고 있는 고찰인 만어사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여행길에 두번 정도 절집을 구경하고 만어산 정상을 잠시나마 밟아본 경험이 있는 곳이지요.
오늘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무료도로인 국도를 따라 진행해보기로 하고 먼저 7번 국도를 달려 경주로 간 후에 다시 언양방면 35번 국도로 갈아타고 언양 입구의 언양교차로에서 밀양방면 24번 국도로 진행하면 가지산터널을 지나게 되고 밀양군 산외면소재지인 금곡리에서 좌측의 금곡교를 건너 단장면 감물리 대뱅이마을을 지나 삼랑진읍 우곡리와 경계를 이루는 감물고개를 넘어 구비구비 고갯길을 넘어가면 만나게 되는 우곡교에서 우측 만어사 방향으로 길을 들면 곧이어 우곡리 입구 삼거리에 도착하게 되는데 '만어사 4km'를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으니 참고하면 될듯 합니다.
삼거리 못 미처 있는 창고 공터에 주차를 해놓고 삼거리 입구에서 GPS를 가동하며 구천산을 향한 첫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확대)
오늘 산행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우곡마을 입구 삼거리입니다.
우측 우곡,염동마을을 지나 구천산에 올랐다가
만어산을 거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우곡마을 안내도
따뜻한 남녁땅이라 그런지 광대나물이 꽃을 활짝 피웠네요.
우곡마을 들어가는 길에 바라본 구천산입니다.
봄의 전령사... 매화가 만개를 했네요.
우곡마을 회관 못미처 있는 우측 다리를 건너 염동마을로 향합니다.
염동마을로 향하는 도로변의 밭에는 매화나무가 많이 보이는군요.
통신철탑이 서있는 만어산을 올려다보며
오후에 만나자는 말을 건네고
염동마을길을 따라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계속 도로를 따라 갔어야 했는데 지름길이다 싶어 찾아들어 갔지만
길은 끊어지고 온갖 잡목이 우거져 고생을 조금 했네요.
감물고개로 넘어가는 도로에 올라
영천암 입구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준비해간 궤적과 비교해가며 산길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하고 잠시 헤메다가 좌측으로 굽도는
모퉁이에서 산길로 올라섭니다.
차라리 영천암까지 들어가서
산으로 올라붙는 편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네요.
되돌아 본 우곡마을 전경.
멀리 만어사로 오르는 도로가
구비구비 에스자를 그리고 있네요.
제대로 된 등로와 합류가 된 길은 뚜렷해지고
제선충의 피해를 입은 소나무 무덤이 즐비한 길을 따라 10분 가량 진행하니
지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등로는 좌측으로 이어집니다.
큼직큼직한 바위들이 즐비한 산길을 15분 가량 가파르게 올라서면
등로 우측으로 전망바위에 올라서게 되는데
천태산 양수발전소의 하부댐인 안태호가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군요.
낙동강 건너편으로는 전설이 많은 무척산이 우뚝합니다.
우측으로 조금 시선을 돌려보면
멀리 낙동강변에 터를 잡고 있는
교통의 요지인 삼랑진읍이 보이고
영축지맥, 운문지맥, 비슬지맥의 마루금이
모두 낙동강으로 꼬리를 담그는 모습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귀한 풍경을 보고 있으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걸음을 계속하던 중 만난 또다른 조망바위...
구천산 정상이 가까워지면 주능선은
바위 투성이라 보이는 곳이 조망처입니다.
좌측 금오산에서 흘러내려 천태산으로 연결되는 안부인 숭촌고개가 보이고
천태산 우측 멀리로는 원동의 진산인 토곡산이 우뚝합니다.
영축지맥 금오산
바위 암봉인 구천산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시원스럽기 그지 없네요.
멀리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줄지어 도열해있고
가까이로는 금오산과 매봉산이 손에 닿을 듯 지척입니다.
건너편으로는 천태산과 뒤쪽의 비석봉능선,
그리고 그 너머 토곡산에서 선암산까지...
지나온 능선 방향으로는 안태호와 낙동강, 무척산과
멀리 신어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이 일품입니다.
정상석 대신 소나무에 준.희님이 달아놓은 명패만이
고스락을 지키고 있는 구천산 정상의 모습입니다.
여럿이 서있기도 힘든 정상 암봉에서 주변을 돌아보며
시원스런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지니고 있던
산악회 시그널 하나를 처음으로 달아봅니다.
정상에 있는 소나무 뒤쪽으로 돌아드니 가야할 만어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겹겹이 포개져 시야에 들어오는 산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느 산인지 가늠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같은 풍경을 한번 더 보는 것이지만
방향을 조금만 달리해도 그 느낌은 확연히 차이가 나는군요.
구천산 정상을 내려와 등로를 따라 잠시 발걸음을 잇노라면
잡풀이 우거진 폐헬기장이 있는 595.6봉을 지나게 되고
야트막한 둔덕 하나를 넘어 내림길을 따라 진행하면
영축지맥길과 접속이 되는 금오산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생강나무
삼거리에서 5분 가량 숲길을 걸으니 일순 하늘이 열리고
파란 하늘이 반겨주지만 이내 송림 우거진 숲으로 다시 들어가게 됩니다.
짧은 오름길에는 잔가지가 걸리적거리지만 등로는 뚜렷하네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가파르게 내리꽂히는 내림길 끝에는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와 삼랑진읍 우곡리의 경계를 이루는 '감물고개'에 닿게 됩니다.
감물고개에서 만어산 방향으로 잠시 걷다보면
선우사라는 작은 사찰 앞에 서게 되는데
만어산을 향한 등로는 사찰 입구에서 산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다시 숲속으로 들어서기 전 되돌아 본 풍경으로
여느 별장같은 분위기의 선우사 뒤로
지나온 구천산이 저만치서 내려다보고 있네요.
산행 내내 단 한 명의 산객도 볼수 없었던
지금까지의 산길에 일단의 등산객을 만나게 되는군요.
부지런히 발걸음을 이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다시 시작되는 가풀막을 힘차게 올라섭니다.
감물고개를 떠난지 20분...
시그널이 펄럭이는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좌측으로 나뭇가지를 막아놓은 방향은
605봉을 경유해 추전골을 따라 우곡마을로 내려서는 등로이고
만어산으로 가는 길은 맞은 편 사면길로 이어집니다.
605봉 갈림길을 지나 7~8분 가량 부드러운 등로를 따르니
임도를 하나 가로질러 건너게 되는데
점골고개라 불리는 곳으로 감물고개에서
만어산으로 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곳이었네요.
다시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는 등로를 따라 20분 남짓 이으니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끊어지게 되는군요.
우측 감물리 방향으로는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데
운문지맥의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중산, 낙화산, 비학산 등이 보이고
그 너머 멀리 청도 한재미나리로 유명한 화악산이 우뚝합니다.
우측으로 약간 시선을 돌리면 멀리 철탑이
줄을 잇는 능선 너머로 운문지맥 용암봉이 서있고
그 뒤쪽으로 육화산, 구만산, 억산을 지나
오른쪽 맨끝의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마루금이 줄을 잇고
용암봉 우측으로는 승학산, 정각산으로 뻗어가는
산릉이 우측 끝의 영산과 더불어 시야에 들어옵니다.
정상까지 이제 얼마남지 않았음을 느끼며 막바지 발품을 팔아가니
전설 속의 만 마리의 물고기 산으로 유명한 만어산 정상에 서게 됩니다.
정상 북쪽으로는 운문지맥길의 이름난 산들이 줄을 잇고
그 우측으로는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시원스런 조망이 일품인 만어산 정상에서의 풍경입니다.
영축산에서 가지를 틀어 이곳 만어산까지 이어진
일목요연하게 들어오는 산릉이 걷고싶다는 욕구본능을 일께우는군요.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정상부의 평평한 바위에 앉아 요기를 하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눈맛도 참 좋으네요.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만어사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정상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이동통신 시설물을 지나
통신소 아래 넓은 헬기장이 우측에 나타나고
임도가 우측으로 휘는 곡각지점에
만어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경사면을 따라 10분 가량 내림길을 이어가니
만어사 미륵전 지붕이 보이고
수많은 돌고기들이 즐비한 만어사 경내로 들어서게 됩니다.
휴일을 맞아 만어사를 찾은 탐방객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만어사(萬魚寺) 미륵전
만어사(萬魚寺)는 경남 밀양 삼랑진읍 용전리 만어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계종 15교구 통도사의 말사인 만어사는 가야불교 연기설화가 전해오는 여러 사찰 중에서 신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 사찰입니다.
밀양 8경의 하나로 알려진 '만어사 운해(雲海)'와 3대 신비로 불리는 '종소리 나는 만어사의 경석'이 있기 때문이지요.
만어석(萬魚石).
동해 용왕의 아들은 어산불영(魚山佛影)이 되고,
그를 따라온 고기들은 모두 만어석이 되었다고 삼국유사는 전하고 있지요.
만어사에서 내려다 본 밀양의 삼대 신비 중의 하나인 어산불영(魚山佛影).
참고로 밀양의 삼대 신비 중 나머지 두 가지는 유명한 얼음골이고
또 하나는 밀양 무안에 있는 사명대사의 비석인 표충비입니다.
만어사 대웅전과 삼성각.
보물 제466호 만어사 삼층석탑.
만어사 절 앞에는 아주 많은 돌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고
이 중 특정한 돌들을 두드리면 경쾌한 종소리나 쇠북소리가 나는 것이 있는데
이런 신비한 내용 때문에 사실 만어사보다 이 돌들이 더 유명하게 되었고
이 돌들을 어산불영(魚山佛影)이라고 합니다.
만어사는 서기 46년에 가락국의 수로왕이 창건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기도 하고 쇳소리가 나는 돌에 관한 전설로 인한 설화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수로왕 때 가락국의 옥지(玉池)에서 살고 있던 독룡(毒龍)과 만어산에 살던 나찰녀(羅刹女)가 서로 사귀면서 뇌우(雷雨)와 우박을 내려 4년 동안 오곡이 결실을 보지 못하게 하자, 수로왕은 주술(呪術)로써 이 일을 금하려 하였으나 되지 않자 예를 갖추고 인도 쪽을 향하여 부처를 청하였다고 하고, 이를 부처가 신통으로 왕의 뜻을 알고 6비구와 1만의 천인(天人)들을 데리고 와서 독룡과 나찰녀의 항복을 받고 설법수계(說法授戒)하여 모든 재앙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서 46년(수로왕 5년)에 수로왕이 절을 창건했다는 설과...
또 하나는 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수명이 다한 것을 알고 낙동강 건너에 있는 무척산(無隻山)의 신승(神僧)을 찾아가서 새로 살 곳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하였다고 하는데, 그는 가다가 멈추는 곳이 인연터라고 일러주었고 왕자가 길을 떠나니 수많은 종류의 고기떼가 그의 뒤를 따랐는데 머물러 쉰 곳이 이 절이었다고 합니다. 그 뒤 용왕의 아들은 큰 미륵 바위로 변하였고 수많은 고기는 크고 작은 화석으로 굳어 버렸다고 하네요.
현재 절의 미륵전(彌勒殿) 안에는 높이 5m 정도의 뾰족한 자연석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용왕의 아들이 변해서 된 미륵 바위라고 하며 이 미륵바위에 기원하면 아기를 낳지 못한 여인이 득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륵전 아래에는 무수한 돌무덤이 첩첩이 깔려 있는데 이것은 고기들이 변해서 된 만어석(萬魚石)이라 하며, 두들기면 맑은 쇳소리가 나기 때문에 종석(鐘石)이라고도 합니다.
돌너덜겅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내려와
만어사 어산불영을 다시금 바라보고
걸음을 떼어 하산모드로 전환합니다.
만어석을 지나와 만난 임도를 가로질러
표지기가 펄럭이는 산길로 올라섰지만
이내 가고자하는 등로가 아님을 깨닫고
다시 되돌아나와 널찍한 임도를 따라 내려갑니다.
임도를 잠시 걷다 만난 시멘트임도에서
좌측으로 발을 들여놓은지 얼마안돼
우측 묘역 아래로 등로는 이어집니다.
이 도로를 계속 따르게 되면
지나온 점골고개를 거쳐 감물고개로 이어집니다.
다시 들어선 숲길은 시종 부드러운 등로가 이어져
산행 후의 피로감이 해소가 되는 아늑하고 편한길이 이어집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폭닥한 등로는 잠시 내리꽂히기도 하고
산허리를 따라 크게 에스자를 그리며 이어지더니
아주 잠간이지만 시원스런 조망도 보여주는군요.
등로 우측으로 우곡마을이 내려다보이고
하산 후 만나게 될 우곡소류지도 살짝 보여집니다.
멀리 낙동강 너머의 무척산 또한 시선을 붙드는군요.
아직은 대부분 몽우리인 상태인 진달래가 꽃을 피우고 있어
며칠 후 쯤이면 이곳도 붉게 물들지 싶네요.
함안이씨 가족 납골묘원.
윗대 조상님들 위패를 먼저 모시고
후대의 자손 묘역까지 조성해놓은 모습을 보니 집안이 화목한 모양입니다.
'큰개불알풀(봄까치꽃)'
가족묘원을 지나고부터는 시멘트 포장도로로 바뀌게 되는군요.
따뜻한 남쪽 지방이라 그런지 '양지꽃'도 벌써 꽃을 피웠네요.
우곡마을.
만어사를 나와 숲속으로 들어선지 35분 가량 소요된 것 같습니다.
우곡소류지에서 바라본 구천산.
우곡마을 장수쉼터.
저수지를 반바퀴 돌아 만난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로
운동시설을 비롯해 정자 쉼터에 주차장까지 잘 정비되어 있네요.
'지면패랭이(꽃잔디)'
아침 나절 걸었던 마을길과 다시 합류가 되고
오전에 만났었던 구천산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만어사 이정표가 서있는 우곡마을 입구에 당도하면서
구천산-만어산 종주산행은 끝을 맺게 됩니다.
언제 꼭 한번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숙제로 남겨두었던 영축지맥과 운문지맥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산들...
오늘은 그 중에서 역사가 있고 추억이 담겨있는 만어사가 있는 만어산을 찾아보기로 하고 인근의 구천산과 연계산행으로 꾸며 걸어보니 가슴이 탁 트일만큼 시원스럽고 멋진 조망이 펼쳐져 먼길 마다않고 달려온 보람을 한껏 누린 산행이 아니었나 싶네요.
게다가 이번에 세 번째 방문인 고찰 만어사는 변함없이 많은 방문객들로 넘쳐나고 수많은 고기가 돌로 변해버린 어산불영은 다시 보아도 경이롭기 그지 없었네요.
언제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좀더 긴 거리의 코스로 꾸며 걸어봐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면서 우곡마을을 찾아왔던 길 그대로 차를 몰아 포항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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