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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나리분지 원시림의 단풍이 그리워 다시 찾아간 울릉도 성인봉 종주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24년도 산행

나리분지 원시림의 단풍이 그리워 다시 찾아간 울릉도 성인봉 종주산행

해와달^^* 2024. 11. 10. 21:48

♤ 산행일자 : 2024. 11. 09 (일)  날씨 - 비 후 흐림
♤ 산행장소 :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도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나리분지 원시림 입구 감시초소-신령수-알봉전망대-성인봉-말잔등-나리분지 갈림길-줄맨등-전망데크-산불감시초소-관해정
♤ 산행시간 및 거리 : 3시간 50분, 9.94km (간식 및 휴식 포함, GPS 기준)

 

 

 

▣ 산행지 소개
성인봉(聖人峰 984m)은 경북 울릉군 북면, 서면에 위치하며 산의 모양이 성스러운 사람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울릉도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 동해 검푸른 물결 위에서 국토의 막내 독도를 거느리고 있는 울릉도는 동서 직경이 10km, 남북 직경이 9.5km, 섬둘레가 56.5km인 오각형 모양의 섬이다.
성인봉은 형제봉, 미륵산, 나리령 등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거느리며 사방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정상까지 984m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높이의 다른 산보다 훨씬 오르기가 힘들다. 등산을 시작하는 지점이 해발 0m이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대원사, 관모봉을 거치는 도동길을 택하면 3시간 안에 성인봉 정상에 당도할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섬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 꼭대기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천부리와 죽암, 삼선암, 관음도, 원시림으로 덮인 나리분지를 내려다 볼 수 있고 동으로는 저동항과 촛대바위, 죽도 서쪽으로는 태하령, 동남쪽으로는 도동항을 내려다 볼 수 있다.

 

 

 

▣ 성인봉 전설
울릉도가 아직 개척되기 전 본천부 마을에는 가난하게 사는 농부가 있었다. 지루한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이 집의 노모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린 손녀를 데리고 이제 막 땅 속을 뚫고 나오는 봄나물을 뜯기 위해 산을 올랐다. 갈 때에는 여럿이 함께 가지만 막상 산에 다다르면 나물을 찾아 각자 흩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어린 손녀가 혹시나 길을 잃지 않을까 하여 함께 작업을 했으나, 나물 뜯는데 정신이 팔려 그만 손녀와 헤어지게 되었다. 이미 날은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는데, 손녀는 나타날 줄 몰랐다. 손녀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며 찾았으나 허사였다. 어둠이 짙어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자 산을 내려 온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고, 청ㆍ장년들이 횃불을 들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 헤매었으나 끝내 손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아이 찾기를 다음 날로 미루고 산을 내려왔다. 이튿날 먼동이 트기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이 다시 찾기에 나서 지난밤과 같이 산을 뒤지며 이 골짝 저 골짝을 누비며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다 한 골짜기에서 "찾았다!"는 마을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 모두들 그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그곳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절벽의 중간 지점이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구조에 필요한 밧줄을 타고 절벽을 내려가 위에서 몇 사람이 밧줄을 끌어당겨 마침내 그 손녀를 무사히 구할 수 있었으나, 그 소녀는 구출되자마자 실신하고 말았다. 소녀를 업고 마을로 내려와 응급조치를 하자 곧 깨어났다. 정신을 차린 소녀에게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그 위험한 곳에 갔느냐고 물었더니, "나물을 뜯다가 잠이 와 잠시 누워 있었더니 수염이 허연 노인이 나타나 어린 소녀가 이런 곳에서 자면 안 되니 나를 따라오라 하여 할아버지를 따라 갔더니 커다란 기와집이 있고 방 안에는 푹신한 이불까지 있었으며 할아버지가 자장가를 불러주어 자고 있는데 부르는 소리에 깨어났다"고 대답했다. 그 후 사람들은 꿈 속의 그 노인을 성인이라고 여겼으며 그가 사는 산이라 하여 성인봉이라 이름하게 되었다고 한다.

 

 

 

◈ 산행기

오랜 세월 근무했던 직장에서 정년을 마치고 새로운 직장에 재취업해서 다닌지 어언 9년차가 되었는데 이제 그것도 끝을 맺게 되어 남은 두달 가량의 기간동안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성실하게 잘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울릉도 성인봉 산행을 다녀와야겠다고 마음먹고 단풍시기를 맞추고 있었는데 울릉도 현지인의 연락을 받고 산행준비를 하고서 출근을 합니다.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저녁 대용으로 이용할 패스트푸드를 구매를 한뒤 울릉도로 떠날 화물선에 승선을 하니 선장과 항해사가 반겨주는군요. 예전에도 이용했었던 선실에 여장을 풀어놓고 외손주들 돌봐주느라 딸네집에 가있는 아내와 잘 다녀오겠노라며 통화를 하고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포스코의 야경을 구경하면서 바깥 바람을 쐬다가 출항하는 배의 선실로 들어와 환복을 하고서 세면장을 찾아 하루종일 세속에서 묻은 먼지들을 씻어내고 패스트푸드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이후 달리 할 일도 없어 돌아올 때까지 먹을 먹거리들을 구분해 갈무리하고서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알람을 맞춰놓고 잠자리에 드려니 전화기에 낯익은 번호가 뜨네요.

울릉도 단풍산행의 적기라며 알려주시던 지인이 산행지까지 태워주겠다며 입항시간을 물으시는게 아닙니까. 말씀만 들어도 고맙다며 정중히 사양을 하니 밥 한끼라도 먹여서 보내야한다며 기어코 오시겠다는 말씀에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전하면서 내일 만나자는 인사를 주고 받으며 잠자리에 듭니다.

사실 입항시간과 동절기 울릉도 천부행 시내버스의 첫차 시간이 맞질 않아 한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출항시간에 맞추기 위해 단축산행을 하거나 시간에 쫓기듯 해야하는데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큰 짐을 든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알람소리에 일어나 간단히 세면을 하고서 선원식당을 찾아 햇반을 데우고 숭늉까지 끓여 준비해간 반찬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배낭을 꾸린 뒤 입항준비를 하는 뱃고동소리에 바깥으로 나가보니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네요.

분명히 종일 흐리기만 하고 비는 오지 않는다 했는데...

사동항에 도착한 화물선 램프 앞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면서 산행을 포기해야 하나 걱정을 하고 있던 차에 도착한 지인의 차에 올라타고 사동항을 벗어나 남양방면으로 향하니 비가 그치고 현포를 지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도로가 말짱하네요. 좁은 섬에서도 날씨가 이리도 다르니 요즘 날씨 정말 종잡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천부항을 지나 나리분지를 오르는 꼬부랑길을 넘어가니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산정에는 울긋불긋 물이 든 단풍의 모습에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버스종점에 내려줘도 되는데 굳이 원시림 입구까지 데려다 주시는 지인분에게 거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니 내려오면 꼭 보고 가라는 말과 함께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남기고 떠나는 뒷모습에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원시림 입구의 산불감시초소에서 GPS를 페어링하면서 성인봉을 향한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행궤적

 

포스코 야경

 

출항을 하면서 바라본 포항구항과 영일대 주변의 야경

 

비가 내리는 가운데 뱃전에서 바라본 울릉도.

하나 둘 불을 밝히며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울릉도의 아침 모습입니다.

 

평소에는 버스종점이 있는 늘푸른산장 식당 앞에서 산행을 시작했었는데

오늘은 좀더 안쪽으로 진입을 해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성인봉과 깃대봉의 거리가 불과 400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소요시간은 40분 가량 차이가 나네요. 아마도 고도차와 경사도 때문이겠지요.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맨 먼저 눈에 띄는건 울긋불긋 진한 가을의 풍모를 드러내고 있는 울창한 숲입니다.

오래 전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보았던 원시림의 단풍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또다시 발걸음 하게 만드는것 같네요.

 

 

나리분지에서 성인봉 기슭에 이르는 약4.5km의 나리분지 숲길은
울릉도의 원시림과 휘귀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로 소개되어 있답니다.

 

 

널찍한 둘레길과 함께 시종 눈을 즐겁게 하는 단풍숲을 따라
신선한 아침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마시며
멋진 풍경 담아가며 걷고 있으니 발걸음 또한 가볍기 그지 없네요.

 

매일 아침 원시림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쐬다보면

저절로 건강은 보장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 만큼 멋진 산책로입니다.

 

오늘 가고자 하는 성인봉 산행코스는 나리분지에서 출발하여 최고봉인 성인봉을 찍고

대원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총 거리는 약8.5km 남짓한 거리이며,

나리분지의 고도는 380m 정도인데 성인봉의 고도는 986m. 약 600m 가량의 산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천연기념물 제52호인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지 입니다.

 

개화시기가 지난 듯 끝무렵의 울릉국화가 듬성듬성 남아있어 간단히 사진 하나 담고서 산행을 이어갑니다.

 

천두산, 말잔등, 성인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옥수숫대와 억새로 덮은 '투막집'.
울릉도 개척 당시 주민이 살았던 집의 모습입니다.

 

미륵산에서 형제봉을 거쳐 송곳산으로 흘러가는
능선을 바라보고서 성인봉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울긋불긋한 물감을 풀어놓은 듯 고운 단풍이 내려앉은 숲길은
꽃불을 지핀 듯 붉은 색 일색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오색영롱한 색상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단풍이 매혹적이며
바람결에 흩날리는 낙엽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돋우고 있네요.

 

 

이어 신령수 샘이 있는 쉼터에 도착하여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비옷을 꺼내 착용을 합니다.

 

해발 600m 부근의 성인봉 원시림은
울릉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로 이루어져
천연기념불(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때깔이 고운 단풍 속을 걷는 발걸음에
두 눈은 연신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먼 걸음 단숨에 달려온 보람을 한껏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신령수를 지나 잠시 걸으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고 새로이 조성된 데크계단이 이어지는데

나리분지에서 성인봉 등산로 보강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출입을 통제했었는데

임시개통이 되었다는 지인의 전언에 찾게된 것이기도 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데크계단이 기다리고 있네요.

보기만 해도 '억'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숨이 턱에 차오를 만큼 계속되는 된비알이지만
하산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어 쉼없이 오르고 또 오릅니다.

 

 

깔끔한 모습으로 새단장을 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알봉전망대입니다.

 

다행히 비가 그쳐 나리분지의 모습을 볼수 있어 다행이네요.

미륵산과 송곳산 그리고 나리분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군요.

 

 

 

나리분지(613m)
면적 1.5-2.0㎢. 동서 약 1.5㎞. 남북 약 2㎞로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 지대이다.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으로 그 안에 분출한 알봉(538m)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다시 두 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되어 북동쪽에는 나리마을, 남서쪽에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알봉마을이 있다.
우산국 때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조선조에 이르러 공도정책으로 수백년 비워오다가 고종 때 개척령에 따라 개척민들이 이곳에 왔다.
옛날부터 정주한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어먹고 연명하였다고 하여 나리골이라 부른다.

 

이정표가 있는 능선마루에 서서 왕복2km의 형제봉을 다녀올까도 생각했지만

일기가 불순한 오늘은 피하는게 낫겠다 싶어 곧장 성인봉으로 향하게 됩니다.

 

 

등로는 잠시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지는데 등산로 정비를 해놓아 한결 걷기가 편하네요.

 

억겁의 세월에 온갖 풍상을 견디며 꿋꿋이 버티어 온 고목은

 

이제 속을 다 비워버린 채 주검이 되었지만
지나치는 산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포토존이 되었습니다.

 

성인수로 가는 등로 역시 안전휀스와 원목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산행에 큰 도움이 되는군요.

 

 

성인봉을 오르는 동안 시종 눈에 띄는 고비과 식물들이
왕성하게 번성하고 있는 모습이 울릉도 숲의 특징이라 할수 있습니다.

 

두 번째 샘이 있는 '성인수' 쉼터에 도착하여 시원한 성인수 한 모금 들이키고

 

새롭게 보강된 계단길을 따라 오름을 이어갑니다.

 

겨울 눈산행 때 말뚝의 끝부분만 남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퇴직하기 전 눈산행을 한번 더 해볼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울릉도의 진산인 성인봉(聖人峯, 986m)

 

 

울릉도의 최고봉으로 섬 중앙에 솟아 모든 하천의 수원을 이루며 세 방향으로 뻗어내려 울릉읍, 북면, 서면을 가르는 경계가 되고 있습니다.
산이 높고 유순하여 마치 성인(聖人)들이 노니는 장소같다 하여 성인봉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혹시나 싶어 정상석 뒤쪽 전망대로 가니

미륵봉에서 송곳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여 얼른 담아봅니다.

 

정상에서 도동방향으로 내려서 좌측으로 보이는 이정목 뒤쪽 대나무 숲속으로 등로를 잇기로 합니다.
대원사로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저동에 있는 데다 아직 시간적 여유도 있어
말잔등을 지나 나리분지로 내려서는 등로도 알아볼 겸 줄맨등코스로 내려가고자 계획을 변경하게 됩니다.

 

예전 처음 이 곳을 걸었을 때는 대나무 숲이 무성해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등산로 보강공사로 인해 말잔등을 경유해 나리분지로 내려갈 수 있게끔

등산로 정비를 해 놓아 걷기에 한결 편해졌네요.

다만 오늘같이 비에 젖은 등로는 훤히 드러나 있는 나무뿌리에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사고가 날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듯 싶네요.

 

짙은 운무속을 뚫고 나아가지만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음에 안도를 하며

산행거리가 늘어났음을 감안하여 빠른 속도로 진행해 나갑니다.

 

 

육지에서는 쉽게 볼수 없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귀한 수종들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조금은 으시시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는 운무속 산길을 걸으니

 

비를 피해 숨어든 날짐승들이 조릿대 사이에서

인기척에 놀라 후다닥거리는 소리에 본인 또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네요.

 

군 부대가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어 접근이 불가한 '말잔등'

 

 

 

말잔등(967.8m)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와 북면 나리의 경계에 있는 산등성이. 형세가 말의 잔등 모양과 흡사하다 하여 말잔디 또는 말잔등이라 하였다. 울릉군 북면 천부에서 성인봉 방향으로 약 10여 리 올라가면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성인봉이 나온다. 말잔등은 성인봉에서 북동 방향으로 연결된 능선 일대를 가리킨다. 말잔등 옆에는 천두산(967m)이 있고, 북쪽 능선으로 나리령과 나리봉이 연이어 있다. 주요 식생으로는 고로쇠나무와 섬단풍나무를 비롯해서 섬조릿대·솔송나무·마가목 등이 자생하고 있다. 나리봉에서 말잔등을 지나 성인봉으로 이어진 등산로가 있어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말잔등의 북쪽 사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성인봉 원시림 지대와 연결되어 있고, 남쪽 사면은 울릉읍 지역으로 봉래폭포의 상류 계곡과 각각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울릉문화대전-

 

군부대를 우회하여 표식없는 천두산을 지나 잠시 걸음을 옮기면

 

새롭게 정비를 해놓은 나리분지 갈림 삼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 나리등, ↗ 줄맨등, 저동, ↓ 성인봉)

 

 

척박한 곳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참고비'

울릉도에서 참고비 또는 울릉 고사리라고 불리는데,

울릉도 개척 이후 현재까지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귀한 나물이랍니다.

 

단풍이 제대로 물든 줄맨등 능선을 따라 두 눈이 즐거움을 누리며 걷고 있습니다.

걷고 있는 '줄맨등' 능선의 유래는 산이 하도 가팔라 무엇을 잡지 않고는 오를 수 없어
늘 매어 놓은 줄을 잡고 오르내려야 한다고 해서 '줄맨등'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제 저동항까지도 등산로가 개방이 되어 있는지

일정 거리마다 이정표를 세워놓아 길찾기가 한결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가을 정취가 한껏 묻어나는 정경에 한동안 서서 바라보기만 했네요.

 

가을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은 때문이었나 봅니다.

 

봉래폭포로 내려서는 묵은 길을 뒤로 하고 등로는 좌측으로 꺾이기 시작하게 되고

 

숲 사이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저동항을 바라보며 걸음에 박차를 가해가니

 

울릉도가 자랑하는 특산물인 고로쇠 채집 호스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매년 이른 봄이면 울릉도에서 생산이 되어 육지로 반출되는 고로쇠의 양은 실로 엄청납니다.
물맛 또한 대단해 울릉도산 고로쇠를 먹고 나면 다른 지역의 고로쇠는 맹물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산 중턱까지 내려온 단풍은 고로쇠호스를 따라 이어지는 등로 곳곳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군요.

 

붉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 역시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네요.

 

 

비 그친 뒤 화산석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활력이 넘칩니다.

 

한결 유순해진 등로를 따라 발걸음에 가속도를 더해가니
숲 너머로 바다가 보이고 도동쪽 망향봉에 있는 독도전망대가 보이네요.

 

어지간히 내려온 듯 올려다 본 산등성이는 화려한 때때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이고

말잔등은 구름속에 몸을 꽁꽁 숨겨 보이질 않네요.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저동항.
방파제 뒤로 촛대바위가 우뚝합니다.

 

해국(海菊).

 

온난화의 영향때문인지 동백나무가 벌써 꽃을 피웠네요.

 

 

 

 

울릉도 특산나물인 섬쑥부쟁이(일명:부지깽이나물)

 

근무자가 없는 감시초소를 지나 널찍해진 소나무 숲길을 따라 진행하면

 

아늑한 저동항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이고

 

저동마을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좀작살나무'가 열매를 맺었네요.

 

수령 350년을 자랑하는 후박나무가 몇 그루 있어 눈길을 끄는 관해정(觀海亭) 만남의 쉼터.

관해정은 저동 앞 바다 촛대바위 뒤로 솟아 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기 좋은 곳이라 하여 관해정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울릉도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인 홍합밥.

밥의 양이 많아보이죠? 아마도 더 신경을 쓰신 것 같네요.

인증샷용으로 태극기까지 꽂아놓은 센스...

 

 

 

관해정에서 성인봉 산행을 마무리하고 나리분지까지 태워주셨던 지인의 식당을 찾아 대표음식인 홍합밥으로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계산을 하려고 지인 몰래 주방쪽으로 가서 돈을 놓고 나오니 그새 따라와 극구 되돌려주네요.

모처럼 왔는데 식사 대접이라도 해야한다며 저동버스정류장에 도착할 버스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커피 한잔하고 가라며 태워주는 커피까지 얻어먹으며 얘기꽃을 피우다 큰 신세를 졌다며 감사인사를 깎듯이 하고 다음에 또 만나자는 환송을 받으며 식당을 나옵니다.

 

이미 인터넷에 울릉도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이어서 따로 부연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듯 싶네요.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가까이에 있는 저동버스정류장에 당도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하는 11번 일주노선 버스에 올라타고 도동항을 지나 사동항 입구에서 하차를 한뒤 화물선으로 향하니 반갑게 맞아주는 울릉도 하역담당자와 인사를 나누며 얘기꽃을 피우고 선실로 올라가 배낭을 내려놓고 샤워실을 찾아 깨끗하게 씻어내고 배의 후미쪽에서 울릉도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다 울릉도 근무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뭍으로 출항을 시작합니다.

 

2028년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중인 울릉공항의 모습으로 뾰족했던 가두봉이 사라지고 있네요.

 

여객선터미널 뒤로 올려다보이는 울릉도의 산들...

 

후포-울릉을 오가는 썬플라워크루즈가 정박해 있고 그 뒤로 두리봉이 뾰족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좀더 우측으로 나아가니 관모봉, 삼각산이 골짜기 우측으로 보이고

멀리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이 올려다 보이는군요.

 

삼각산에서 흘러내린 줄기가 망향봉으로 이어지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독도전망대가 있는 곳이지요.

다시 만나자며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내리는 비를 피해 선실로 들어갑니다.

 

울려대는 휴대폰의 알람소리에 자리를 정리하고

잠에서 깨기 위해 밖으로 나와보니 포스코가 눈 앞에 다가와 있네요.

 

포항 구항화물부두에 무사히 정박을 하면서 울릉도행 여정은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고

하늘과 땅 바다 그리고 원시림 숲길이 하나되어 펼쳐지는 울릉도의 멋진 풍경들을 되내이면서

사무실 앞에 세워두었던 차를 몰아 심야의 도로를 달려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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