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청도 화악산 (천년산악회 제78차 정기산행) 본문
산행일자 : 2008. 05. 25 (일) 맑음
어 디 로 : 청도 화악산
누 구 랑 : 천년산악회 회원 5명(상심천산, 천리마, 천산너머, 산이슬, 해와달의 노래)
산행코스 : 평지마을 - 620봉 - 돌모듬탑 - 화악산 - 추모비봉 - 운주암 갈림길 - 헬기장 - 윗화악산 - 갈림길 - 아랫화악산 - 한재갈림길 -
평지마을 ♠ 도상거리 : 11.1km 산행시간 : 약 5시간 35분
◈ 산의 개요 :
화악산은 경북 청도군 청도읍 평양리, 각남면 사리와 경남 밀양군 부북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 맥은 경북 현풍, 각북에 걸쳐있는 비슬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북쪽은 청도군 남산(870m)과 연결되고, 남쪽으로는 밀양시 상동면 철마산(630m)까지 흐른다.
화악산 지명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한다. 아주 먼 옛날 천지가 개벽될 때 온 세상이 물에 잠겼다. 이때 화악산은 황소 한 마리, 비슬산에는 비둘기 한 마리, 용각산에는 용 한 마리가 앉을 자리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겼다고 한다. 그래서 비슬산, 용각산과 더불어 화악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전해온다.
★ 산행기 ★
매월 넷째 일요일은 직장산악회인 "천년산악회"의 정기 산행이 있는 날이다.
이번이 제78차 산행으로 경남·북의 경계에 위치한 화악산이 오늘의 산행지라 포항에서 출발한 일행과의 조우를 위해 미리 접선장소인 보문단지 입구 다리 못미처 있는 주유소 앞으로 나가 기다리니 얼마 안 있어 달구지가 도착 합류하여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35번 국도를 경유 석남사 방면으로 진행한다.
가지산터널의 개통 이후 한번도 찾아가질 않아 터널 구경도 할 겸해서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인지 공사중이란다. 개통해놓고 또 무슨 공사? 이럴 거면 제대로 마무리하고 개통하던지 해야지 하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공사관계자들 들으라고 퍼댄다.
할 수 없이 석남터널로 방향을 틀어 얼음골을 지나니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차량들로 인해 혼잡하다. 곳곳마다 영남알프스를 찾은 산객들로 형형색색의 등산복이 춤을 추는 듯하다.
밀양시 입구에서 청도 방면(25번 국도)으로 우회전하여 동창천을 가로지르는 상동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측 길로 진행, 경남·북 경계 표지를 지나 한재경찰초소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 902번 지방도로 진입한다. 이정표에는 '한재, 각남면'이라 씌어 있는데 이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보면 음지리를 지나고 평양 1리 표석이 있는 위치(평양 1리 노인회관)에서 왼쪽 마을길로 진행하여 마을 끝까지 오르다 보면 길 우측에 녹색지붕(평지마을 끝집)이 있는 단층양옥에 도착하여 주차한 후 등산 준비를 한다. 주택 건너편에는 미나리 하우스가 있다.
<들머리인 평지마을 녹색지붕 주택 - 담벼락을 타고 우측 끝의 간이 화장실 앞으로 진행>
<씀바귀>
<쇠별꽃>
<개불알풀>
녹색지붕 주택 담벼락을 따라 진행하면 간이화장실을 지나 숲속으로 진입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것이다.
여기서부터 산행은 반시계 방향으로 크게 왼쪽을 돌아 올라간다고 보면 틀림없다. 비교적 등로가 또렷하고 중간중간 표지기가 많이 달려있어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산행 들머리 - 표지기가 달려 있어 찾기 쉽다>
<꿀풀이 꽃을 피웠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기의 무덤이 나타나는데 꿀풀이 꽃을 피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꿀풀은 꿀방망이, 가지래기꽃으로도 부르는데 지난번 삼강봉 산행 때는 꽃 핀 것을 못 보았는데 오늘은 꿀풀꽃을 보게되어 운이 좋게 생각되고 산행하면서 새로운 뭔가가 나타날 것만 같은 기대감에 잠시 부풀어 본다.
<망개 열매>
<줄딸기 열매가 먹음직 스럽죠? - 산행중의 비상식량>
무덤 앞을 지나 맞은편에 산길로 길은 이어지고 5분 뒤 망주석이 있는 무덤 뒤쪽에 "Y" 자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표지기가 나풀거리며 길안내를 한다.
<잠시 쉬는 가운데도 언제나 승리의 "V"!>
어제 비온 끝이라 시원할 줄 알았던 날씨가 후덥지근한 게 이마엔 벌써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들 그런 모양이다. 더구나 가지산터널 구경할 요량으로 일부러 찾아온 길이 공사로 석남터널 방향의 꼬부랑길을 달려왔더니 뒷좌석에 앉았던 '천산너머'님이 멀미를 심하게 한 모양이라 빨치산 대장으로서의 위용이 반감된 듯 영 맥을 못 춘다. 산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천산너머님'이 오늘은 산이 귀찮다고 하니 컨디션이 엉망인 모양이다. 하긴 어제 당직근무까지 했으니...
흐르는 땀도 식힐 겸 잠시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가져간 수박과 배를 꺼내놓고 나눠먹으며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천천히 산천경개 구경하면서 산행을 마무리하자고 의견일치를 본다. 시간당 평균 3.8∼4㎞를 가는 빨치산이 두 명이 있지만 나머지 세 명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리는 못하옵니다 하며 엎어지는데 별수 있으랴...^^;
<인동덩굴>
<더운 날씨에 아예 속옷바람이네요>
다시 원기회복 후에 출발하니 곧이어 된비알이 시작되는데 가파른 급경사길이 10여분 이상 이어진다. 오늘 산행에 있어 가장 힘든 구간인 듯 하다.
410봉 안부를 지나 쉼없이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620봉에 올라서고 얼마 후에 화악산 정상 방향으로 멋진 조망을 제공해 주는 쉼터가 나타난다.
<전망좋은 조망바위에서 남성동지들끼리 한 컷! - 다들 멋있죠?>
<가운데 높은 봉우리가 화악산 정상>
<우측 윗화악산에서 아랫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다리 쉼을 하면서 잠시 화악산, 윗화악산, 아래화악산을 거쳐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조망 한 후에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린다. 각자 멋진 포즈를 취해 가며 모델이 되어본다.
이어지는 길 역시 된비알이다. 잠시나마 밧줄을 타는 구간도 지나고 숨을 헐떡거리며 힘겹게 오르는데 '상심천산'님이 아침을 제대로 못 드신 탓인지 식사하고 가자하신다. 시간을 보니 12시경이다. 지도를 보니 곧 나타날 또 하나의 전망바위 쉼터가 있어 거기서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하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
<잠깐동안이지만 로프구간도 있었네요 - "유격" 소리 외쳐대며...>
<두번째 조망바위에서 본 한재마을과 좌측의 올라온 능선, 우측 봉우리는 철마산>
<우측부터 윗화악산 - 아래화악산 - 철마산>
그늘진 자리에 전망까지 좋으니 쉬어가긴 그저 그만인 자리다. 각자 보따리를 풀어놓고 소풍 온 아이들 마냥 웃음꽃을 피워가며 나눠먹는 밥맛이야말로 꿀맛 그 자체다. 디저트로 커피 한잔씩 가볍게 마신 후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점심 식사 후의 티타임>
<은방울꽃>
<가운데 뒷봉우리가 청도 남산, 바로 우측 뾰족봉이 삼면봉>
등로 좌우에 피어있는 은방울꽃과 애기나리 군락을 보는 즐거움과 우측으로 펼쳐지는 삼면봉과 청도 남산의 웅장한 모습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에 힘이 넘친다. 삼면봉은 청도군 청도읍, 화양읍, 각남면의 경계를 이룬다하여 지은 이름이란다.
<밤티재 갈림길 - 우측이 밤티재 가는 길, 좌측은 화악산 가는 길>
<갈림길 이정표>
그렇게 한참을 오르고 나니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바로 삼면봉과의 연결 구간인 밤티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다. 삼거리를 지나 2분여 뒤 하늘이 열리더니 앞이 훤히 트이니 곧 돌모듬탑이다.(915m) 발아래 밤티재가 눈에 들어오고 건너 삼면봉과 청도 남산의 위용이 가까이 다가와 다녀가라는 유혹을 하는 듯 하다.
<돌모듬탑봉(915m) - 이정표 뒤로 청도 남산과 삼면봉이 보인다>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담티재 - 좌측은 청도군 각남면 우측은 청도읍 한재마을>
길을 나서 잠시 나오면, 사리골 이정표가 있는데 경상남북도의 도경계 능선이 시작된다. 마루금 좌우 양쪽이 도(군) 경계이면서 면 이름은 동일하다. 밀양시 청도면과 청도군 청도읍. 우측 도경계를 따라 비슬산에서 달려온 비슬지맥이 잠시 함께 한 후 운주암을 지나 헬기장에서 갈라지지만 도경계는 철마산까지 이어진다. 돌모듬탑을 떠난 지 10분 후에 멋들어진 글씨체로 새겨진 화악산 정상에 도착한다.
<한재(평지)마을에서 올라온 능선길>
<화악산 정상에서...>
곁에 있던 산님에게 부탁하여 단체사진부터 찍고 또 한번의 모델 콘테스트를 벌인다.
능선상에 있는 봉이라 많은 사람이 머물지는 못하겠지만 능선 곳곳이 조망터이자 쉼터다. 좌측 아래 내려다보이는 한재마을을 등로 내내 바라보며 걷는다.
참고로 '한재'는 음지, 평지, 중리, 불당 네 마을을 일컬어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애기나리>
<쥐오줌풀>
<추모비봉(890m)>
<추모비봉의 돌탑 - 좌측에 한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10분 정도 진행하니 작은 돌무덤과 추모비가 있는 추모비봉(890m)에 도착한다.
추모비는 포항죽도산악회에서 세운 모양인데 이곳에서 사고를 당한 산악인인지 아니면 산을 너무 좋아하던 산악인이 사후에 지인들이 추모의 뜻을 담아 세운 건지 알 길은 없다.
왼쪽으로 한재마을 하산길이 보인다. 사진 두어 장 담고선 길을 재촉하여 10분 후에 운주암 갈림길에 도착, 소나무에 비스듬히 기댄 이정표가 있는데 [정상1.5km 철마산2.0km / 운주암→] 화악산에서 철마산까지 7km 가량 되는데 방향만 맞을 뿐 거리는 안 맞는 것 같다.
<윗화악산 부터 철마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
<운주암 갈림길 이정표>
다시 10분 남짓 걸음을 옮기니 헬기장에 도착, 비슬지맥과 작별을 고한 후 곧 암릉길과 조우한다. 일직선으로 아랫화악산을 지나 철마산까지 능선이 힘차게 꿈틀거리며 이어진다.
<날등 암릉길 - 마주 보이는 봉우리가 윗화악산>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길>
<능선 우측에 펼쳐진 밀양시 부북면 전경 - 보이는 저수지는 가산저수지>
<일직선으로 윗화악산, 아래화악산을 지나 철마산까지 힘차게 꿈틀거리며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길>
<암릉길을 힘차게 오르는 "상심천산"님>
<암릉 끄트머리에서 바라본 화악산 방향 스카이라인>
<윗화악산에서...>
헬기장을 통과한지 20여분 후 제법 넓은 터에 작은 돌무더기가 있는 윗화악산(837m)에 도착한다. 조망은 오히려 화악산 보다 여기가 나은 듯...... 정상석을 끼고 사진 몇 장 찍고 주변 그늘에 둘러앉아 남은 수박을 꺼내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좌우로 능선 전체가 조망터다. 좌청도 우밀양, 밀양평전마을이 바로 아래에 있고 평전마을 뒤로 보이는 큰 저수지는 부북면의 가산저수지다.
넓게 펼쳐지는 밀양들판을 우측에 두고, 철마산 이후로도 남쪽으로 뻗는 능선은 계속 이어진다. 윗화악산에 있는 이정표가 제자리에 있지 않아 옮겨다 놓고 내리막 길 숲으로 빠져든다.
<갈림길 - 좌측은 한재 가는길 직진은 아래화악산, 철마산 가는길>
<땅비싸리>
20분 정도 내림길을 내려가니 좌측으로 한재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한 사거리 갈림길에 도착(705.6m), 토마토 두 알로 나눠먹고 아랫화악산을 향하여 진군을 계속한다. 10여분 후 정면에 높이 솟은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는데 치고 올라간 흔적은 보이지만 암릉길이 위험해 보여 우측사면으로 돈다. 다 돌아 오르니 안부에 도착 좌측 오름길로 올라가니 아무런 표지가 없는 아래화악산(760m)이다.
<정상석도 삼각점도 없는 아래화악산 정상(770m)>
<다시 한번 되돌아 본 지나온 길>
<철마산이 눈 앞에 다가왔네>
이곳에서의 조망은 더 언급할 필요 없이 그대로 이어진다. 걸어온 능선을 바라보며 사진에 담는다. 다시 등뒤로 돌아서 철마산을 담고서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 직전 안부로 되돌아 내려섰다가 왼쪽 급경사길로 접어든다.
<아래화악산에서 내려온 안부 - 정면은 아래화악산 정상, 우측 내림길로 진입해야...>
발이 줄줄 미끌릴 정도의 급경사라 겨울철 눈 산행 때는 특히 조심해야할 구간인 것 같다. 또한 반대방향에서 이곳으로 오르는 산꾼들에겐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 구간이라 힘든 코스일 것 같다. 20여분을 줄기차게 내려오니 길이 완만해지면서 제법 넓은 터를 제공해 주는 안부에 도착한다. 760 고지에서 500m대까지 바로 내려앉았으니...
<급경사 길을 내려와 만난 안부 - 원점회귀를 위해 좌측으로 턴! 직진은 철마산 방향>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띄는 덩굴>
<원시림 같은 분위기의 숲길>
평양 1리로 원점회귀를 위해서는 왼쪽으로 내려선다. 여기서 내려서는 길도 만만찮은 급경사 구간이지만 마치 원시림 같은 숲길을 감상하며 우측의 계곡을 끼고 내려가노라면 피곤함도 물러가는 것 같다.
<거꾸로 내려가면 좋다면서 뒤로 걷는 천산 회원들의 웃음띤 얼굴이 너무 보기 좋았네요>
<애기똥풀>
<찔레꽃>
<지칭개>
계곡을 건너 잠시 진행하면 밤나무 과수원 사이로 난 시멘트로 포장한 농로를 만난다. 경사진 시멘트길을 내려오다가 장난기가 발동한 탓인지 다들 거꾸로 내려가기를 하는 게 아닌가. 재밌는 장면이라 얼른 카메라에 담아본다. 길 주변에 피어있는 지칭개, 복분자꽃, 애기똥풀 등 야생화를 들여다보고 오늘 산행하며 만난 야생화들의 이름을 되뇌며 복습시간을 가져본다.
<출발했던 녹색 지붕이 보이고 그 뒤로 들머리도 보인다>
<개망초>
밤나무가 가로수 노릇을 하는 포장길을 따라 계속 내려서니 평지마을에 이른다. 출발했던 녹색 지붕 양옥집도 보이고 들머리도 눈에 들어온다. 바로 맞은편 계곡을 건너 마을길로 올라서 주차한 곳에 도착 미나리깡으로 유입되는 계곡 물에 엎드려 윗통을 벗고 목물을 하며 즐거웠던 산행을 마무리한다.
<체면불구하고 락앤락을 바가지 삼아... - 여성 관람불가! ^^*>
이후 25번 국도로 다시 빠져나와 밀양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진행, 매전방면(919번 지방도)으로 좌회전 한 후 매전면 동창천을 끼고 금천면, 운문면 대천리를 통과 운문댐을 지나 경주 산내면, 건천으로 진입 자동차전용도로를 타고 포항까지 달려 모임장소에 도착 천산회원들과의 조촐한 저녁식사를 한 후 귀가 길에 접어들어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산행괘적>
'◈ 산행이야기 > ☆ 2008년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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