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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경주모화 원원사-삼태봉 원점회귀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08년도 산행

경주모화 원원사-삼태봉 원점회귀산행

해와달^^* 2008. 12. 7. 01:31

언     제 : 2008. 12. 6 (토) 맑음
누 구 랑 : 한달 만에 옆지기랑 둘이서...
어 디 로 : 경주 외동읍 모화리 원원사-삼태봉-원원사 원점회귀 산행
산행코스 : '허브캐슬' 입구-공사현장-참숯굴찜질방-원원사-계곡-삼태지맥 능선(첫번째 원원사 갈림길)-627봉-삼태봉-

                    '토함산 5시간' 목판 갈림길(두번째 원원사 갈림길)-공사현장 계곡 끝단 날머리-'허브캐슬' 입구
산행시간 : 4시간 3분 (휴식 및 식사 시간 포함)

 

▣ 원원사 찾아가는 길:

경주 시내-배반사거리-불국사 삼거리-괘릉-입실-모화역-계동교(우회전 후 다리 아래로)-모화암소숯불단지-부영암소숯불갈비에서 좌회전-반사경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원원사 이정표 따라 진행-허브캐슬팬션 입구(허브캐슬 입구에 세갈래길이 있는데 좌측 오름길이 원원사, 참숯굴 찜질방 방향이고 가운데 길은 현재 공사중이지만 원점회귀산행의 날머리코스이고 오른쪽이 허브캐슬 가는 길이다. 찜질방 부근에 주차를 해 놓고 산행해도 무방하지만 날머리에서 주차장소까지 가려면 가운데 공사현장을 지나야하는데 길이 거칠다.)

 

◈ 산행기

오늘 초등학교 동창들과 '군위 아미산' 번개산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에 눈까지 내려 산행이 취소가 되어 대신에 그동안 몸이 안좋아 함께 하지 못했던 옆지기와의 산행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볼까 하여 적당한 산행지를 고르다가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어 느지막히 아침을 챙겨먹고 몇 가지 챙겨넣고선 집을 나서 7번 국도 울산 방향으로 차를 몰아간다.

오늘 산행할 곳은 올 3월초 울산지역 고교동기들과 한번 찾았던 삼태봉으로 그때는 마우나리조트를 들머리로 해서 관문성을 지나 삼태봉을 올랐었는데 오늘은 신라시대 호국사찰이었던 봉서산 원원사(鳳棲山 遠願寺)를 경유해서 삼태봉에 발도장 찍고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택했다.

불국사 입구 삼거리를 지나고 괘릉, 입실, 외동농공단지를 통과하면 나오는 904번 지방도 갈림 이정표를 지나 300미터 정도 진행하면 계동교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입(국도상에선 좌회전이 안됨)하여 다리 아래로 좌회전하여 빠져나와 좌측으로 '모화암소숯불단지' 입간판이 보이는 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다리 밑을 관통하여 '모화암소숯불단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부영암소숯불갈비 입구에서 좌측으로 난 도로로 진행하니 반사경이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우측으로 길을 이어가니 노란색 시멘트 기둥으로 만든 원원사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차를 몰아가니 '허브캐슬' 입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정차, 차를 주차한 후에 산행을 시작한다.(11:08)

△ 들머리로 삼은 '허브캐슬' 입구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맨좌측길은 찜질방 가는 길, 우측길은 허브캐슬, 좌측 길은 오늘산행의 날머리인 공사현장으로 가는 길)


가운데 길은 무슨 공사를 하는지 몰라도 진입금지 간판이 붙어 있는데 그 뒤로 원원사 1km를 알리는 조그만 입간판이 있어 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오기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찜질방 부근에 주차를 해놓고 산행을 했다고 적혀 있는데 오늘은 안내도와 지도도 없어 그저 머리속에 담아둔 기억으로만 가는 산행이라 애로사항이 있으리라 생각하니 은근히 걱정도 된다.

널찍한 길을 따라 7분 정도 진행하니 역시 인터넷에서 보았던 '경주 모화리 제철 유구'를 만난다. 조선시대 제철로(쇠금부리가마)로 용수댐 공사로 인해 원래 위치에서 70m 떨어진 이곳으로 이전 복원되었다고 설명문에 적혀있다.

△ 조선시대 제철로(쇠금부리가마)


길을 이으니 곧 넓은 운동장보다 더 큰 개활지대가 나오는데 무엇을 하는 용도인지 알 길이 없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굴착기만 덩그러니 앉아있고 공사 현장엔 인기척이라곤 없다. 드넓은 현장을 지나 끝까지 진행하니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날머리로 내려오다보니 알게 된 일이지만 공사현장 맨 끝단에서 갈림길이 있는데 우측의 계곡길로 진행해야 등산로를 찾을 수 있는데 좌측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찜질방으로 가는 도로로 올라설 수밖에 없었다.)
후답자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허브캐슬팬션' 입구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할 경우에는 찜질방 방향의 맨 좌측 오름길로 진행하라고 권하고 싶고 찜질방 부근에 주차를 하고 산행해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 단, 날머리에서 찜질방까지 가려면 역시 공사현장을 통과해야 한다.

 △ '산사로 가는 길' 시비(詩碑)


어쨌던 찜질방을 지나 길을 이어가니 '산사로 가는 길'이란 글이 새겨진 커다란 비석을 만나게 된다. 사진에 담고서 산장식당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 길을 이어가니 곧 금강역사상이 힘찬 모습으로 반겨주는 원원사 입구에 도착한다.(11:35)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르니 아담한 모습의 봉서산 원원사(鳳棲山 遠願寺)가 나타나고 돌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천불보전이 찾아온 산객을 반겨주는 듯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합장 삼배하고 우측의 종각을 돌아 절 뒤편에 있는 원래의 '원원사지'로 걸음을 옮긴다.

 

△ 봉서산 원원사(鳳棲山 遠願寺) 입구의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

봉서산 원원사(鳳棲山 遠願寺)

 

봉서산 원원사(鳳棲山 遠願寺)

봉황이 서식한다는 뜻의 봉서산에... 멀리 바라는 절 원원사(遠願寺)
멀리 바란다는 뜻은 뭣을 말할까? 멀다는 뜻은 깊고 넓다는 의미도 있으리라...
삼국통일의 위업을 바란다는 것과 불국정토를 이루겠다는 그런 뜻을 갖고 있으리라..

현재의 원원사는 예전의 사찰이 아니다. 그 터는 뒤에 있고 현재는 후일 새로 지은 것이다. 원래 원원사는 상당히 사세(寺勢)가 큰 사찰이었다.
왜냐하면 이곳 모화(모화)란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예로부터 서라벌(경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승려가 되어 신분상승을 원하는 전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을 거쳐서 가야 한다.
이곳에서 머리를 깎았다. 깎은 머리털을 이곳에서 태웠다. 그래서... 모화(毛火)인 것이다.
이곳에서 머리를 깎고 경주 쪽으로 조금 더 가면 만나는 마을 입실(入室).
이곳은 머리를 깎은 예비승려들이 선방에 들어가서 수습기간을 거쳤던 사찰들이 있었던 마을이다.
불문(佛門)에 들어갔다고 해서... 입실, 또 그 수습생활을 하는 사찰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 마치 실내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처마를 서로 맞대며 많이 있었다고 하여 입실...그렇게 전하여 오고 있다.

△ 원원사지로 오르는 돌계단

 

원원사터는 모화리의 봉서산 기슭에 있다.

원원사는 석축을 이용한 산지 가람으로, 비탈진 산 지형을 잘 이용한 흔적이 아직도 눈에 띄게 남아있다.

현재의 절 이름은 원원사(遠願寺)지만, 삼국유사에는 '遠源寺' 로 되어있고 동경잡기에는 '遠願寺' 로 되어있다.
절이 창건된 연유를 생각할 때 '遠願寺'가 타당할 듯 싶다.
이 절을 창건한 목적은 통일된 신라의 영원한 번영을 염원하는데 있었기 때문이다.

통일 직후 신라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당나라와의 싸움은 국가의 존망을 건 전쟁이었다. 정치가니 종교가니 예술가니 가릴것 없이 국민 모두가 온 힘을 호국에 쏟았다.
전국의 사찰에는 호국을 기원하는 향불이 꺼질 사이가 없었고, 호국염원을 담은 절들이 연이어 세워졌다.
김유신장군은 김의원, 김술종 들과 당군을 물리치는 데 이미 불력을 과시한 바 있는 신인종의 고승 안혜,낭융 들과 더불어 원원사를 창건하였다.
절의 위치가 바다에서 들어온 적이 서울로 쳐들어 오는 길을 막는 곳이며 동해로 부터 들어오는 적을 방어하기 위한 관문산성이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다는 점.
그리고 당군을 격퇴시키는 데 큰 불력을 나타낸 신인종의 승려들과 힘을 모아 절을 세웠다는 점도 원원사가 갖는 호국불교적 성격을 말해 주는 셈이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김유신 등이 주축이 되어서 건립한 사찰이었으니 상당히 사세가 융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동,서 쌍탑인 석탑 기단석에 12지신상을 조각한 것 등을 미루어 봐도 예사 사찰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옛날 원원사터로 오르는 돌축대가 그나마 고스런 멋을 좀 간직하고 있다.
복원이 조급하였고 군데군데 날림이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그런 대로 운치있는 축대다. 이 축대는 보존하고 바로 옆에 다른 계단을 통로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일순 들었다.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가는 내 마음이 나도 모르게 차분해진다.
세월의 무게를 생각하니 갑자기 경건하고 엄숙한 생각이 저절로 들어서 그랬으리라...

△ 원원사지3층석탑(서탑)-보물 제1429호로 지정

 

동서 쌍탑인 두 삼층석탑은 도괴되었던 것을 1933년에 복원한 것이다. 상하 기단 면석에 탱주 2개가 조각돼 있는 것으로 보아 통일신라 시대에 건립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상층 기단과 1층 몸돌에는 각기 십이지신상과 사천왕 상을 조각해 화려한 장식이 돋보인다.
두 탑 중간에 석등이 놓여져 있는데 그 뒤로 금당터 자리와 소나무 숲이 보인다.
이곳에 오면 , 봉서산에서 내려오는 정기가 절터에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낄수가 있다.
경주에서 기운이 좋은 곳을 꼽으라면 , 감은사지, 진평왕릉, 다음으로 이곳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배산임수의 명당이라 하겠다.
가람배치가 통일을 기점으로, 일금당 일탑에서 일금당 쌍탑으로 변천, 이러한 탑 양식으로 최초로 넘어가는 전환기가 감은사 터라면, 이곳은 일금당 쌍탑과 산지가람 배치로 보아, 감은사 탑 보다 훨씬 뒤인 8세기 중엽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발췌 답사여행의 길잡이 경주 편----

△ 원원사지 석등(몸돌은 없어졌네요)

△ 원원사지3층석탑(동탑)-보물 제1429호로 지정

 

올들어 가장 추운 날, 인생의 동반자인 옆지기와 함께한 시간여행 , 원원사터 이야기... 아름다운 하루였다...
여기서 함께 했던  천년의 세월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소나무 숲 사이에서 금방이라도 만날것 같았고, 탑을 돌아 보면서 거슬러 오르는 세월속에서 탑돌이 하던 여인의 치맛 자락이 바람결에 날리는 것 같았다. 십이지신상의 새겨진 조각처럼 단아한 모습의 여인을....

 

원원사지 쌍탑을 뒤로 하고 경내를 통과하고 사찰 입구 '금강역사상'로 되돌아 내려와 좌측으로 시그널이 펄럭이고 있는 곳으로 진입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11:45)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기상청에서 떠들어 대니 그런 줄 알지만 날씨는 너무 맑아서 조망은 좋으리라는 기대감에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도 개의치 않고 걸음을 옮긴다.
길은 계곡 속으로 이어진다. 바로 우측으로 갈림길이 있지만 시그널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7∼8분만에 첫 갈림길인데 이곳 역시 우측으로 난 표지기를 따라 진행해 나간다. 좌측엔 무슨 암자로 올라가는 길인듯 하다.
길은 좁은 산길로 바뀌고 5분쯤 뒤에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번엔 양쪽으로 다 시그널들이 펄럭인다. 잠시 헷갈리지만 직진하는 길은 토함산으로 연결되는 삼태지맥 가는 코스라 생각하고(물론 그곳으로 진행해서 능선상에서 우회전하여 삼태봉으로의 등로를 이어도 되지만 제법 먼 거리의 산행이 되지 싶어서) 우측 산사면으로 바로 달라붙어 올라 등로를 이어간다.

△ 계곡을 끼고 오르는 아늑한 낙엽길


올라서니 바로 상수도보호구역이라는 안내판이 나오고 계곡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철조망이 나타난다. 철조망을 우측에 끼고 오름길을 이어간다.
그리 힘든 오름길은 아니지만 몇달만에 함께하는 산행이라 제대로 따라 올지 신경이 쓰여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힘들어하면 쉬어가고 보조를 맞춰가면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걸으니 제법 잘 따라오는 편이라 저으기 안심이 된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주말이라도 등산객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 구비구비 바위를 뚫고 흘러내리는 계류엔 얼음이 매달려 있다.


낙엽이 켜켜이 쌓인 등로를 사각거리는 낙엽 소리와 바위 사이를 뚫고 흘러내리는 계곡 물소리가 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불어오는 바람소리와 오케스트라가 되어 들려오니 MP3 플레이어도 필요없을 듯 하다.

어느덧 계곡 상단부에 이르러니 돌돌돌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는 계곡물에 얼음이 얼어 맺혀있다. 제법 추운 날이긴 한 모양이다라고 생각하며 카메라에 담아본다.

△ 고드름까지 돋아난 맑은 계류

△ 발목이 푹푹 빠질 정도로 켜켜이 쌓인 낙엽의 바닷길

 

시그널이 가리키는 대로 진행하다가 추워하는 기미가 보이길래 귀마개를 꺼내 씌워주며 걷다보니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수북이 쌓인 낙엽이 감춰버린 등로를 힘겹게 오르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오르막은 제법 힘이 드는 모양인지 다리가 아프다는 소리를 한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낙엽의 오름길을 계속하니 원원사를 출발한지 1시간 10분만에 또렷하게 뚫린 삼거리에 올라선다.(13:00)

 

△ 삼태지맥 능선(우측:원원사에서 올라온 길)


좌측으로 난 길은 토함산으로 가는 길이라 우리는 우측의 삼태봉, 농소 방향으로 진행해 나간다. 이른바 '삼태지맥' 길에 들어선 것이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댄다.
매서운 찬바람에 추위를 느끼는 모양이라 귀마개 대신에 안면마스크를 착용시켜 준뒤 순한 능선길을 8분 정도 따라가자 드디어 조망이 트인다.

△ 가운데 마석산이 우뚝 솟아있그 우측으로 경주남산(고위봉,금오봉)이 눈에 들어오며

마석산 뒤로 단석산,사룡산의 낙동정맥 마루금이 펼쳐져 있다.

 

△ 오른쪽 서라벌C.C뒤로 치술령이 보이고 그뒤 좌측 멀리 백운산 삼강봉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로 모화마을 전경과 그 뒤의 치술령이 시원스럽게 자태를 내보이고 있고 그 너머 호미지맥의 출발점인 백운산이 눈에 들어온다. 현재 진행중인 호미지맥 종주 산행의 1구간에서 3구간까지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니 걸어왔던 기억들이 떠올라 새삼 감회가 새롭다.
올해 안에 마무리될 남은 두개 구간도 무사히 마쳐지길 바라며 등로를 이어가니 7분만에 '토함산 5시간'을 알리는 나무팻말이 있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이곳은 삼태봉 정상을 밟고 되돌아와 원원사 방향으로 내려가야 할 곳) 다시 5분 뒤에 정상석이 2개 있는 삼태봉에 도착한다.(13:27)

△ 삼태봉(629m) 정상

△ 동해바다와 양남면 일대가 보인다.

 

정상엔 인적은 간데없고 찬바람만 불어대지만 지난 3월초에 찾았을 때를 생각하며 조금은 달라진 정상의 모습을 비교해 본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상에 있는 무덤 주위로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눈에 거슬린다.
아마도 조상묘가 훼손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후손들이 설치한 것이겠지만 많은 등산객들 찾아오게 되면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협소해진게 불편을 초래할 것 같고 나무로 만든 이정표가 새로 생긴 것 같다.
배낭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셀카로 사진을 찍다가 때마침 올라온 산객 한분에게 부탁을 하여 촬영을 한 후에 좋은 날씨 덕분에 양남면 일대와 동해바다를 조망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 '토함산 5시간' 을 알리는 팻말(좌측 내림길로 진행)

삼태지맥 종주도 한번 해야겠네요^^*

 

△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쿠션이 너무 좋아 아픈건 온데간데 없고 웃음보만...^^*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와 5분만에 나타난 '토함산 5시간'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서 좌측으로 난 내림길로 길을 이으니 등로는 그런대로 양호한 편이고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이다.
내려선지 불과 1분도 안되어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아내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낙엽위에 누워있는게 아닌가.
낙엽이 수북이 쌓인 침대라 충격은 없고 그저 한바탕 웃음으로 툴툴 털고 일어난다.
괜찮으냐는 말 대신 낙엽을 헤치며 땅이 내려 앉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는 익살로 자칫 지루해질지 모를 하산길에 활력을 불어넣어 본다.

△ 낙엽과 산죽이 어우러진 멋진 오솔길

 

산죽밭을 통과하며 능선을 갈아타고 밧줄이 쳐져있는 사면길과 급내림길도 조심스레 지나치니 그제서야 공복이 느껴지고 아내도 배가 고프단다.
바람도 잠잠한 제법 평평한 자리를 골라잡아 때늦은 점심을 먹는다.(14:20) 아침을 늦게 먹은 탓에 이제사 허기가 몰려온다.
따뜻한 밥에다 컵라면을 곁들여 후딱 해치우고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인 후에 길을 떠나 능선길을 내려가니 원원사가 멀리 보이고 그 아래로 산장식당과 찜질방 건물도 눈에 들어온다.

△ 날머리 부근 능선에서 보이는 원원사와 산장가든

△ 산행 날머리(공사현장 끝단 계곡으로 나옴) 

△ 공사현장을 통과하며 바라본 '허브캐슬펜션'


날머리를 빠져 나오니 바로 공사현장 끝단의 계곡이라 처음 들머리를 찾을 때 부근까지 왔었던 기억을 떠올리니 그저 쓴웃음만 짓게 된다.(14:59)
그래도 안내문과 지도도 없이 알바 한번 안하고 제대로 원점회귀 산행을 마무리하게 된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공사현장을 지나 '허브캐슬' 입구에 도착(15:11), 주차해둔 차에 올라타고 모처럼 아내와 함께한 적당한 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즐거움과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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