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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정족산-조래봉-장육산 원점회귀 산행(2009. 04. 12) 본문

◈ 산행이야기/☆ 2009년도 산행

경주 정족산-조래봉-장육산 원점회귀 산행(2009. 04. 12)

해와달^^* 2009. 4. 12. 21:25

◈ 산행일자 : 2009. 04. 12 (일) 맑고 더움

◈ 산행장소 : 경주시 산내면 내칠리

◈ 참가인원 : 외톨이로...

◈ 산행코스 : 내칠1리 동회관-정족산-조래봉-버섯재배지-장육산-월항마을-내칠1리 동회관

◈ 소요시간 : 6시간 (알바:30분, 식사,휴식 포함)

 

☞ 내칠리 가는 길
포항-건천간 산업도로를 달리다가 건천터널 지나 청도, 건천 방면으로 진행, 산업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경부고속도로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청도, 산내방면 20번 국도를 따른다. 땅고개를 넘어서면 산내면 소재지다. 산내사거리에서 운문, 청도 방면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3km 정도 달리면 우측으로 서면, 우라, 오옥정사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이다. 우회전하여 잠시 나가면 아스팔트길은 끊어지고 좁은 시멘트 길로 바뀐다.
20번 국도를 벗어나 약 4km 달리면 산행 들머리가 되는 내칠1리가 된다. 왼편 "오옥사" "화엄정사" 안내판을 따라 산저교를 건너면 내칠1리 동회관이다.

 

▣ 산행기

그저께부터 시작되었던 소금강산의 산불은 사그러들었다 재발해 어제까지  동네 주변의 하늘을 뿌옇게 수놓더니 아침에 일어나 내다보니 잠잠한게 이제 완전히 꺼졌나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하나가 전국적인 뉴스거리로 만들 정도로 불이 번졌으니 통탄할 일이다. 올 여름 우거진 숲 사이로 거닐며 삼림욕과 야생화와의 데이트 할 생각이었는데 이젠 틀어져버린 일이라 많이 아쉬운 마음이다. 다시 한번 불조심해야겠다는 경각심을 느끼며 오늘은 당직날이라 늦게 출근하는 관계로 방콕하고 있기가 뭣해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하기로 작정하고 일찍부터 부산을 떨며 간단히 아침을 챙겨먹고선 배낭을 둘러메고 거리로 나선다. 김밥집에 들러 김밥 두줄 사서 넣고 현곡을 지나 포항-건천간 자동차전용도로로 올라선다.

 

뿌연 황사로 인해 시계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날씨는 맑은 편이라 산행하기엔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근교산행의 대미를 장식하러 떠난다. 작년 여름에 이곳을 찾아 산행하려고 들렀다가 안내도를 빠트려 단석산으로 급선회한 기억이 있어 오늘은 꼼꼼히 지도와 안내도를 챙겨넣고 나섰다.

근교산행으로 주변 산들은 다 올랐었는데 마지막 하나 남은게 바로 산내면에 있는 장육산이었는데 오늘 다시 찾게 된 것이다.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 산내면  경계점인 땅고개를 넘어서 산내면 사거리에서 청도 운문면 방면으로 우회전 하여 진행하다가 우측으로 우라리, 내칠리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접어들어 약 4km정도 달리니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인 내칠 1리에 당도하게 된다.

 

개터, 다리골, 곧은터, 다라미기(월항), 개미골, 안옻밭, 산저...
참으로 정겨운 이름의 일곱 동네가 골짜기 안으로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 내칠리(內七里).
정족산~조래봉~장육산의 들머리가 되는 내칠리는 가도가도 산이요, 봐도 봐도 하늘뿐인 산내면에서도 고지대 산간마을이다.

직현천을 따라 난 시멘트 길에서 "화엄정사"를 알리는 안내판을 따라 산저교를 건너 내칠1리 동회관에 주차하고 산행을 준비하고 나서니(10::0) 앞서 진행했던 미니버스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하차하더니 서로 수인사를 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 모양이다.

▲ 내칠1리 마을회관(우측 오름길로...)

▲ 큰구슬붕이

▲ 각시붓꽃

▲ 각시붓꽃

 

마을회관 뒤편 화엄정사 안내판 쪽으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찻길이 오른쪽으로 크게 꺾이는 부분으로 볼록거울이 있고 여기서 오른쪽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지릉으로 붙는다. 앞서가던 등산객들을 뒤따라 시그널이 펄럭이며 반겨주는 오름길을 오르니 시작부터 꾸준한 오름길이다.
대체적으로 길 상태는 뚜렷하고 양호한 편이고 여러 산악회에서 내걸어둔 표지기들이 충실한 길 안내를 맡고 있다. 뒤로는 산저골과 곧은 터가 빤히 내려다보이고, 왼편으로는 장육산을 건너다보며 올라서는 길은 꾸준한 된비알이다. 뒤따라 오르며 주위를 둘러보니 그 흔한 야생화들이 잘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올봄 처음으로 큰구슬붕이를 만났으니 그리 섭섭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조금 더 오르니 여기저기서 역시 첫 대면을 한 각시붓꽃이 화사하게 웃는 모습으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가던 걸음 멈추고 요리조리 살펴가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앞서가던 산객들이 보이지 않아 부지런히 따라 붙어본다. 이미 초여름 같은 날씨에 땀으로 온 몸이 후줄근하고 이마엔 땀이 비오듯 한다. 중간에 먼저 오르던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틈을 타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간다. 뒤따라 오르려니 마음은 급하고 속도는 안나서 답답하던 차에 틈이 생겨 얼른 추월을 한 것이다. 그래봤자 어차피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던 것을...

▲ 두릅

(아직 어려서 놔뒀더니 뒤따라 오던 누군가가 따 버렸다네요. 불쌍혀라~)

 ▲ 호제비꽃

▲ 노랑제비꽃

▲ 봄의 정취를 맘껏 느끼게 하는 푸른 빛

▲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며...

 

30분쯤 꾸역꾸역 올라서니 밋밋한 둔덕을 이룬 첫 봉우리다. 여기서부터 그리 심한 오르막은 없다.

등로 내내 피어있는 야생화들을 살피느라 고개를 숙이고 진행하니 갑자기 눈 앞에 별이 번쩍인다. 고개를 들어보니 소나무 가지가 꿀밤을 한대 쥐어 박은 것이다. 아마도 위도 가끔씩 쳐다보며 공평하게 보고 다니라는 경고인가 싶다. 그래도 제 잘난건 아는 모양이다.^^* 아픈 이마를 문지르며 이따금씩 고개를 쳐들어보지만 그래도 눈은 아래로 쏠리는건 어쩔수 없다. 화려한 들꽃들의 향연을 그냥 지나칠수야 없는 일이 아닌가.

각각 5분 간격으로 나타나는 봉우리 두 개를 지나 오르면 북쪽 건너로 우뚝하게 솟아있는 정족산과 첫 대면이다.
이 세 번째 봉우리에선 능선이 둘로 분기하는데 왼편으로 진행한다. 3~4분만에 바위봉우리에 올라선 후 바위 왼편으로 나 있는 길을 따른다. 일대로는 진달래 나무가 빼곡하여 시기만 잘 맞춘다면 가히 환상적인 길이라 하겠다. 끝물이라 진달래도 이미 잎이 반 이상은 나있어 볼품은 없다. 바위봉을 내려서니 곧 이어 찢어진 애드벌룬이 방치된 곳을 지나친다. 잠시 밋밋하게 올라선 펑퍼짐한 둔덕지역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나가면 다시 봉우리. 5분 후 코앞으로 정족산이 올려다 보이는 안부자리다.

▲ 줄딸기꽃

▲ 양지꽃

▲ 정족산 갈림 이정표

 

안부에서는 길이 능선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데 낙엽이 수북이 쌓여 미끄러질까 조심스레 내려간다. 허리길을 따라 50~60m쯤 진행하니 향로산악회에서 달아놓은 표지기가 눈에 들어온다. 정족산과 조래봉을 가리키는 내용이었는데 무심코 지나쳐 버렸다. 결국엔 되돌아 오는 불상사를 겪게 되었으니 이름하여 알바구간에 접어든 것이다. 처음엔 그것도 모르고 그저 야생화에 눈이 박혀 개별꽃을 요리조리 사진에 담느라 계속 산허리를 돌아 진행하다가 가던 걸음 멈춰서서 주변 지형지물을 살피니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조금 더 진행해보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족산 정상은 우측에 있는데 오름길은 나타나질 않아 할수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 나가기 시작한다. 이미 10여분 정도 지나온 것 같은데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니 뒤따라 오던 단체산객들이 향로산악회 표지기 부근에서 오름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이고~ 표지기가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였던 것을...

▲ 댓잎현호색

▲ 점현호색

▲ 정족산 입구 능선 삼거리(우측으로 가야 정족산)

▲ 정족산 정상에서...

 

산님들 중 한분이 어디갔다 오느냐고 묻길래 알바 열심히 하고 오는 길이라며 웃었더니 따라 웃는다. 함께 가파른 된비알을 15분 가량 올라서면 오른쪽 건너로 정족산이 코앞으로 보이는 3거리 능선마루에 올라서게 된다.(11:32) 오른쪽으로 꺾어 진행하니 정족산(鼎足山, 솥발산)이다.(11:40) 고스락엔 바윗돌 위에 작은 돌탑이 있는 게 전부라 힘들여 올라온게 조금은 싱겁게 느껴진다.

단체사진 찍어드리려고 카메라를 받아드니 순간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산님 중에 한 분이 플래카드를 펼쳐 드는데 바로 '울산백리산악회'인 것이다. 불현듯 떠오르는 이가 있었으니 블로그에서 서로 교류를 하며 교분을 쌓고 있는 '바다가족'님이 소속된 산악회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 분의 닉네임을 말했더니 다들 아시며 둘 사이를 궁금해 하시는데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세상 좁다는 말과 함께 다들 반겨주시니 덩달아 인터넷의 친구를 만난 것 같아 무지 반가운 마음이다. 산행대장님과 담소를 나누며 안부를 묻고서 독사진 한장 남기고 앞서서 출발하니 선두에서 산대장과 함께 등로를 이어간다.

▲ 개별꽃

▲ 고깔제비꽃

 

조례봉쪽으로 길을 잇기 위해 능선 3거리까지 되내려 온 후 계속되는 직진 능선길을 따른다. 급하게 쏟아지는 내리막을 내려서면 10여 분만에 왼편 허리길을 따라 우회하는 길과 만나고, 이 일대로는 펑퍼짐한 지형을 이룬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까 알바한 구간이 바로 가까이 있는게 아닌가. 조금만 더 진행했었더라면 내림길인 이곳을 올라 정족산을 찾았어도 되었을 것을...  풀밭으로 된 펑퍼짐한 곳에서 시간도 정오를 가리키고 있으니 점심을 먹고 가자는 산대장의 권유에 한쪽 귀퉁이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싸 가지고 간 김밥을 꺼내놓고 요기를 시작한다.

준비해 온 음식들을 나눠 먹어가며 화기애애한 식사시간을 마치고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먼저 길을 떠난다. 함께 산행하다보면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아 '바다가족'님의 안부를 다시 한번 부탁드리고 즐산,안산 하시라는 인사를 남기고 서둘러 길을 떠난다.

 

 ▲ 현호색

▲ 낙엽이 잔뜩 쌓여있는 오름길

▲ 조래봉

(멀리 장육산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여기서 곧장 능선을 따르지 않고 주능선을 오른쪽으로 두고 사면길을 따른다. 송림이 우거져 있어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평탄한 길을 따라 나서면 곧 주능선에 합류하게 된다. 주능선에 올라서면서부터는 경주와 청도의 경계를 따라 진행하게 된다. 순하게 올라서는 능선을 따라 알맞게 불어주는 봄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니 별 특징 없는 봉우리에 무덤 하나 덩그러니 있는 조래봉(570m)에 도착한다.(12:49)

누군가 흑표지 뒷면에다 '조래봉'이라고 써놓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다면 조래봉이라고 알아볼 방법이 없을 정도다.
남쪽 건너로 빤히 보이는 장육산을 향해 시그널이 나풀거리는 직진방향의 능선으로 길을 이어간다.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내려 5분이면 좌우로 내림길이 뚜렷한 안부 하나를 지나치고 다시 7~8분만에 두 번째 안부에 이른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사과 한알 깎아먹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장육산을 바라보니 오름길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 다시 만난 각시붓꽃

▲ 멋진 오솔길도 만났네요

▲ 임도길을 따라 장육산으로...

▲ 조팝나무

▲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 민들레

▲ 버섯재배단지를 지나며 올려다 본 장육산

▲ 산괴불주머니

▲ 장육산 마애여래좌상을 알리는 이정표

▲ 일명 '탱바위'

 

직진 능선을 따라 올라서면 다시 경주 땅으로 접어든다. 산비탈을 올라 무덤 1기와 쓰러진 나무가 있는 곳을 지나면 다시 순한 능선이 이어진다. 두 번째 안부에서 15분쯤 올라서면 530봉으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곧 임도를 만나게 되고 이후 장육산까지는 줄곧 임도를 따라가게 된다.  임도길을 내려서니 버섯재배지가 나타나고 임도가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바로 앞으로 장육산이 올려다 보이는 직진 임도길을 따른다. 버섯재배지를 지나 지그재그로 올라서는 임도를 20분 가량 오르면 오른쪽으로 '장육산마애여래좌상' 가는 길임을 알리는 조그만 간판이 매달려 있어 오름길을 오르니 이내 다시 우측으로 간판이 매달려있고 그 옆에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장육산 탱바위(?)로 불리워지는 곳이다. 바위 상단에 움푹움푹 패인 흔적들에 대해 옛 이야기는 이 바위에는 여섯 장군들이 무술을 연마한 발자국이라고도 하고 장군이 일어설 때 손으로 짚으면서 생겨난 흔적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여느 바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양들이다.

▲ 쇠별꽃

▲ 끝물의 진달래가 아직도 아름답네요.

 ▲ 사룡산에서 이어진 비슬지맥의 마루금이 멀리 보이네요.

▲ 장육산(將六山) 선각마애여래좌상

▲ 선각마애여래좌상 설명문

▲ 푸른 새순이 돋아나 온 숲이 상큼함으로 뒤덮혀 있었답니다.

▲ 전망터에서 바라본 남쪽 방향의 영남알프스 방면의 준봉들

▲ 지촌리가 골짜기 아래로 보이고 운문댐 상류부가 눈에 들어온다.

▲ 장육산(680m) 정상

 

이 바위에서부터는 임도를 따르지 말고 바위 옆으로 난 샛길을 따르면 30m 후 샘터를 지나게 되고, 다시 약 200m 거리로 큼직한 바윗돌이 길게 늘어선 공터 앞을 지나게 되는데 바위 면으로 장육산 선각마애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다. 옅은 부조로 음각 되어 있지만 비교적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편이다. 마애불 아래로는 누군가가 치성을 드린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마애불 오기전 내림길로 내려가 움막 한채 있는 곳의 끝단에 서니 시야가 확 트인다. 멀리 사룡산에서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비슬지맥'의 마루금이 이어진다.

사진 두어장 남긴 후에 다시 마애불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니 임도와 합류하게 되는데 임도를 따르지 않고 우측으로 나있는 등로를 택해 진행해 나간다. 시그널을 따라 진행하다가 우측으로 멋진 소나무 전망터가 눈에 띄어 찾아가보니 일망무제 그 자체다. 날씨가 좋아 시계가 트이는 날이면 정말 멋진 조망을 제공해 주는 곳일 것 같다. 남쪽 방향의 뿌연 연무 너머로 영남알프스의 가지산, 운문산, 억산 등이 희미하게 조망되고 그 앞으로 문복산, 옹강산, 지룡산 등이 조망되고 우측으로는 비슬지맥 구간인 구룡산, 발백산 능선이 이어진다. 그 아래엔 운문댐 상류지역인 청도군 운문면 지촌리가 내려다 보인다.

멋진 조망을 감상하며 과일 하나 꺼내 먹은 후에 되돌아 나가 표지기를 따라 등로를 이어가니  조그만 돌탑이 있고 그 밑에 정상임을 알리는 장육산에 도착한다.(14:13)

▲ 장육산을 내려와 만난 임도 갈림길

(좌측은 버섯재배단지, 직진 능선길로 진행)

▲ 마지막 봄잔치를 하고 있는 진달래

▲ 임도 삼거리

 

삼각점(경주 319)이 있는 장육산(將六山) 정상부는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방으로 조망이 좋은 곳이다. 정상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지촌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서쪽 끝으로 나와 노송 아래에서 운문댐이며 영남알프스쪽을 굽어보는 눈 맛은 시원하기 그지없는데 오늘따라 연무가 가득해 아쉽다.
하산은 정상석 바로 아래로 나있는 내림길을 따라 임도 고갯마루까지 되내려온다. 국제신문 안내도엔 여기서 버섯재배장을 거쳐 산저골로 내려서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동릉을 타고 내칠리로 내려서기로 한다. 이 길은 예전 '아침꽃'님이 내려간 길이기도 하여 그 흔적을 밟아 보기로 한다.
임도를 가로질러 건너편 숲길 능선으로 접어들어 100m 후 평지성 능선 끝으로 희미한 갈림길이 나타나는 내리막이 시작된다.
오른쪽 아래 뚜렷한 길로 표지기를 따라 북동으로 향하는 내리막을 7분 정도 내려오면 산허리를 돌아가는 임도 3거리를 만난다.(14:43)

여기서 직진 방면으로 난 북동쪽 임도를 따라 내리면 내칠리 월항마을까지 이어진다.

▲ 임도를 걷다가 호젓한 산길을 걸으니 발걸음도 가볍네요.

▲ 솜방망이

▲ 고갯마루의 전원풍경이 예뻐서 담아 봤네요.

▲ 좌측으로 가면 내칠1리 원점회귀 코스, 길 따라 가면 안옻밭가는 길

▲ 임도에서 다시 시그널이 가리키는 우측으로...

 

처음 임도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20여분 내려오면 고갯마루에 도착하게 되고 우측으로는 너른 밭고랑이 펼쳐지고 평화로운 전원풍경이 마냥 정겹기만 하다. 좌측으로 급히 꺾이는 비포장 임도길을 무시하고 직진으로 나있는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가니 개 짖는 소리가 요란스레 들려온다. 산 중턱으로 난데없는 민가가 나타나는데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달 보러 가는 첫동네"라 하여 다라미기, 월항(月項)이라 부르는 곳으로 폐가가 두어채 있지만 현재는 한 가구만 살고 있는듯 하다.

수돗가에 다가가 오아시스를 만난 낙타 마냥 배터지도록 물을 들이키고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시멘트 길을 따라 터벅터벅 한참을 걸어 가다가 안내도를 펼쳐들어 읽어보니 아무래도 뭔가 또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 지나온 고갯마루에서 세 갈래로 나누어 진다는데 민가 내려서기 직전의 고개에서 왼쪽 넓은 길은 산저골로 내려선 후 원점으로 갈 수 있고, 오른쪽 민가를 지나 시멘트 길을 계속 따라가면 안옻밭마을, 그리고 민가 마당을 가로질러 내려서는 길은 집주인만 다닌다는 사면길을 따라 곧은터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되어있다. 안내도 상의 글이 맞다면 지금 진행 중인 길은 안옻마을로 내려가는 길일 것이라 할수 없이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려 왔던 길을 털레털레 옮긴다. 그렇게 짖어대던 견공들이 조용한 걸 보니 아마도 구면(?)이라 그런 모양이다.  민가 마당 한가운데를 지나 내림길을 찾아보니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고갯마루까지 되올라가 왼편 임도를 타고 산저골로 내려서는 길로 들어선다. 군데군데 표지기가 달려 있는 걸 보니 선답한 산꾼들도 이 길을 이용했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든다.

▲ 조팝나무

▲ 눈이 시원할 정도로 보기가 좋아 담아봤네요.

 

임도를 따라 3분 정도 내려가니 우측으로 표지기가 매달려 있는 삼거리를 만나  시그널이 가리키는 대로 묵은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조팝나무가 피곤에 지친 산꾼을 위로라도 해주듯 화사한 모습으로 웃고 있다. 잠시 가던 걸음 멈춰서서 카메라에 담아보며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비록 날씨는 봄철 치고는 제법 더워 평소보다 지치게 만들지만 산길을 걸으면서 접하는 새소리, 바람소리, 숨은 듯 수줍게 피어난 들꽃 들의 미소는 나를 한없이 행복하게 한다^^* 요란하지 않고, 특별히 튀지 않으면서도 오랜 여운을 주는, 그러면서 은근한 매력을 뿜어내는 들꽃들을 만나면 내 마음은 어린 시골 소년의 순수하고 해맑음을 닮아 가는 듯 하다.
임도 끝까지 이르러니 시그널이 군데군데 이어지며 길 안내를 하고 있어 이제야 제대로 된 길로 접어들었구나 하는 안도감에 옮기는 발걸음도 가볍기만 하다.

▲ 무우꽃

▲ 민들레 

▲ 애기똥풀

 

산비탈을 조심스레 내려오며 표지기를 등대삼아 10여분 진행하니 임도로 내려서게 되고 우측으로 길을 이어가니 좌측 아래로 출발지였던 내칠1리 마을회관이 눈에 들어오고 시멘트길로 바뀐 도로를 따라 제2내칠교를 넘어 진행하며 길가 밭에 피어있는 무우꽃과 애기똥풀, 민들레를 카메라에 담고서  산저교를 지나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정확히 오후 4시를 가리킨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개울로 내려가 씻은 후에 남은 물을 다 들이킨 후 차를 돌려 귀가길에 오른다.

근교 산행의 미답지로 남아 있던 장육산을 우여곡절을 겪으며 무사히 마무리 하게 된 것을 감사히 여기며 돌아오는 길은 뿌듯한 마음으로 가득차다.

◐산행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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