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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경주 무장산-동대봉산 산행(2009. 04. 30) 본문

◈ 산행이야기/☆ 2009년도 산행

경주 무장산-동대봉산 산행(2009. 04. 30)

해와달^^* 2009. 5. 2. 14:44

♤ 산행일자 : 2009. 04. 30 (목) 맑음

♤ 산행장소 : 경주 암곡 무장산 - 동대봉산 원점회귀 산행

♤ 참가인원 : 언제나 처럼 외톨이로 들꽃 만나러...

♤ 산행코스 : 경주 암곡동 왕산마을~암곡펜션 입구~입산통제소(산불관리초소)~임도~임도삼거리~억새군락지(옛 오리온목장)~무장산 정상(642m)~폐비닐하우스 앞 갈림길~안부~성황재 갈림길~잇단 전망대~664봉(삼각점)~650봉~안부 갈림길~황룡사지·동대봉산 갈림길~동대봉산 갈림길~임도~출입문~상수원 보호구역 초소~왕산마을 순 (약 5시간: 사진 250매 촬영 및 식사 포함)

 

◎ 산행 흔적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가까운 곳으로라도 다녀올 요량으로 당직 근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행장을 꾸려 길을 나서본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남산으로의 야생화 산행의 2탄으로 산나물이 많기로 소문난 암곡 무장산, 동대산으로 가보자고 핸들을 돌린다. 나물이 많으면 들꽃도 많으리라는 생각과 해마다 봄, 가을이면 찾는 곳이라 이번 봄이 가기전에 들꽃 구경하러 가야겠다고 진즉부터 마음 먹은터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보문단지 방향으로 접어든다. 벚꽃시즌도 끝난 길가의 가로수엔 연초록 빛깔의 잎들이 점점 짙어져 가는 중이다. 물레방아 쉼터를 지나 천북, 암곡 가는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진행, 다시 암곡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접어들어 한참을 진행하면 왕산마을을 만나게 된다. 암곡소망교회와 버스정류장을 지나치면 우측으로 주차장을 마련해 놓은 곳에 도착하여 차를 파킹시켜 놓고 배낭을 들쳐메고 등산화 끈을 조여맨 후 들꽃과의 만남을 위해 출발한다.(10:20)

▲ 날머리인 상수원보호 감시초소

(들머리는 직진 시멘트도로를 따라 갑니다)

 

암곡팬션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으나 지난 가을부터 인터넷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오리온목장의 억새'로 인해 왕산마을이 찾아오는 외지의 차량들로 인해 몸살을 앓아 경주시에서 차량출입을 통제하고 왕산마을에 간이주차장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 지역 또한 국립공원 구역인데다 경주시민의 식수공급원인 덕동댐의 상류지역이라 무분별한 나물 채취나 취사, 목욕 등을 금하는 엄중한 단속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찾아오는 개개인 스스로가 지켜줘야 할 책무라 생각이 든다.

▲ 선개불알풀(선봄까치꽃)

 

▲ 씀바귀

▲ 꽃마리

▲ 벼룩나물

▲ 벼룩나물

▲ 냉이꽃

▲ 뽀리뱅이

▲ 토끼풀

▲ 주름잎

▲ 뚝새풀(둑새풀)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노라니 불어주는 적당한 바람에 기분마저 상쾌하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길가와 논두렁에 피어있는 낯익은 들꽃들을 찍느라 시간은 많이 지체가 된다. 암곡팬션 앞에 있는 이전까지 간이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곳에 이르니 공터를 갈아엎어 밭으로 조성해 놓아 주차장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 이곳까지 오는데 시간을 얼마나 지체를 했는지 50분 가까이 걸렸다. 10여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야생화 찍느라 쪼그리고 엎드리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 탓이다.

이미 산행시간은 의미가 없어져 버렸으니 느긋하게 다녀오기로 마음 먹어본다.

▲ 개갓냉이

▲ 민들레

▲ 나리

▲ 민들레 씨방

▲ 줄딸기꽃

▲ 애기똥풀

▲ 겹벚꽃나무

▲ 매발톱

▲ 고추나무

 

▲ 신록이 우거진 무장골 계곡

 

계곡을 가로질러 진행하니 전에 없던 감시초소가 한 생겼고 감시인이 세사람이나 상주하고 있었다.

일전에 경주 소금강산 산불로 인한 산불감시와 무분별한 나물 채취 등을 단속하려고 나온 모양이다. 몇 마디 나누며 인사를 한 후에 지난 가을 억새산행 이후 다시 찾아온 무장골의 따스한 봄볕을 온 몸으로 받으며 초록의 바다 숲으로 빠져 들어간다.(11:07)

한국제지 소유의 땅이라 입구에 초소가 하나 있는 곳을 지나 널찍한 임도를 따라 조금만 걷다보면 우측 4시 방향으로 오르막의 임도 갈림길에 도착한다.

계속 진행방향으로 가면 무장사지 삼층석탑을 만날수 있으며 오리온목장으로 가는 길이다. 가을에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만산홍엽의 단풍구경을 하면서 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어 좋고 등로 또한 수월한 편이라 그동안 애용해 왔지만 오늘은 우측으로 진행하며 고도차를 느낄만큼 된비알로 올라볼까 생각하고 방향을 틀어본다. 연초록의 빛깔이 빚어놓은 무장골의 숲은 그야말로 눈을 즐겁게 할 정도의 경치를 제공해 준다. 전체적으로는 초록색이지만 연한색과 짙은 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함과 상쾌함을 함께 보여준다.

이윽고 도착한 고갯마루 삼거리에서 시그널이 펄럭이는 산길 오르막으로 접어든다.(11:24)

▲ 양지꽃

▲ 제비꽃

▲ 졸방제비꽃

▲ 산괴불주머니

▲ 애기나리

▲ 임도 삼거리(가운데 능선 오름길로...)

 

우거진 숲속으로 빠져들어가니 서늘함이 온 몸을 감싼다. 적당한 상쾌함이 제법 된비알인 오름길도 가볍게 올라설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된다. 게다가 임도에서 못 보았던 야생화들로 인해 눈도 즐거워졌으니 더 말할 나위도 없으리라.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둥글레, 금난초, 은방울꽃, 삿갓나물, 우산나물 등등 이 계절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 들꽃을 보면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산행을 하는 이 시간은 세상 부러울게 없는 순간이라 할수 있다. 대자연의 정취에 흠뻑 취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각자 질서를 지켜가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숲속의 정경은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끼지 못하리라. 우리 인간의 삶도 자연과 더불어 각자 소임을 다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저 가진 것보다 조금 더 가지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며 남을 해하고 짓밟으며 사는 삶이 결코 행복하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이승을 하직하고 가는 길에 입을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하니 가지고 갈 재물도 필요 없을텐데... 

▲ 각시붓꽃

▲ 우산나물

▲ 우산나물

▲ 덜꿩나무 

▲ 청미래덩굴(망개덩굴)

▲ 삿갓나물

▲ 금난초

▲ 은방울꽃이 아직은 이른 모양입니다.

▲ 딱 하나! 망울을 맺은 놈 하나 발견해 봅니다.

▲ 고사리

 

숲을 지나 오리온 목장 입구에 다다르니 멀리 무장산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임도를 따라 제법 따가워진 햇살을 받으며 걷다보니 어디선가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나 둘러보니 왠 여자분이 얼굴엔 황사마스크까지 하고서는 숲을 헤집고 다니며 나물을 채취하고 있다. 이곳은 국립공원이라 나물채취가 금지되어 있고 감시원한테 붙잡히면 과태료를 물어야 하니 조심하라 점잖게 일러준다. 조금더 올라가니 이번엔 아까 그 여자분의 남편인 듯한 사람이 나타난다. 아마도 한 두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나를 보더니 슬금슬금 피하며 손에 쥐고 있던 나물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제자리에서 편하게 살게 내버려두지 왜 꺾고 뽑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금지구역인데... 원래 한국사람은 하지 말라면 더하는 습성이 있어서 그런가?

폐비닐하우스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무장산 정상부로 향하니 두명의 나물채취꾼을 또 만난다. 이곳이 나물 천국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무장산 정에 도착해서 아담하게 새로 세워진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서 가야할 등로를 살펴보며 길을 떠난다.(12:35)

▲ 제비꽃과 양지꽃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줄딸기꽃

▲ 폐비닐하우스 앞에서 바라본 무장산 정상부

▲ 오리온목장 초지 너머로 포항시와 영일만이 조망된다.

▲ 새로이 단장된 무장산 정상석(624m)

▲ 무장산 정상에서 건너다 본 가야할 능선길

 

폐비닐하우스 삼거리에서 좌측 내림길로 내려가니 둥글레 군락지인지 지천으로 깔려있다. 이 길은 포항 운제산에서 경주 토함산까지의 종주길 즉 '운토종주' 구간이다. 작년 부처님 오신 날 운토종주 하던 생각이 나고 눈에 익은 길이라 망설임 없이 길을 이어 나간다. 둥굴레와 병꽃나무를 사진에 담고서 다시 숲길로 접어드니 댓잎현호색이 반겨준다. 조그마한게 경사진 곳에 홀로 피어있어 예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제대로 된 오름길이라 다리에 힘이들어간다.

많은 운토종주자들이 다닌 탓에 제법 반들반들한 등로를 따라 길을 이어가니 등산객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반가움을 표시하며 물으니 운토종주 중이란다. 힘내라고 격려하며 앞서 나가니 이어 마주오는 너댓명의 산님들을 만난다. 인사를 나누며 행선지를 물으니 추령재로 간단다. 이곳은 추령재가는 길이 아니라고 하니 못 믿겠다는 눈치다. 우측 숲사이로 무장산과 억새밭이 시야에 들어와 가리키며 길을 잘못 든 것을 알려주며 어디서 올라 왔으며 어디로 갈거냐고 다시 물으니 시부거리에서 올라왔다며 함월산을 거쳐 추령재로 간다고 하기에 자세하게 알려주고는 가던 걸음을 재촉하며 앞서 나간다. 아마도 동대봉산으로 들어서는 갈림길에서 우측 성황재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반대 방향으로 온 모양이다.

성황재 갈림길 즉, 동대봉산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등로를 이어간다. 직진하게 되면 삼거리봉에서 성황재나 추령방향으로 길을 이을 수 있다.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었는데 조금더 조금더 하다가 여기까지 와버렸고 장소가 여의치 않아 동대봉산,암곡 삼거리까지 가서 먹자고 생각하며 속도를 내어 걷다보니 어느 새 우측으로 오리온목장이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하게 되어(13:23) 잠시 허리를 펴고 사진에 담고서 길을 이어간다.

▲ 둥굴레 군락지에서...

▲ 병꽃나무

▲ 큰애기나리

(꽃이 한개 달려있으면 애기나리, 두개 있으면 큰애기나리)

▲ 댓잎현호색

▲ 우거진 숲 사이로 나있는 호젓한 오솔길이 마냥 좋으네요.

▲ 전망터에서 바라본 호미지맥 능선과 토함산

(깊고 깊은 절골 계곡이 발아래 펼쳐 집니다)

▲ 쇠물푸레나무

▲ 전망터에서 바라본 전경

(좌측으로 도투락목장이 보이고 우측 오리온목장 뒤로 시루봉과 운제산이 조망된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모처럼 걷는 산길다운 산길이다. 쓰러진 소나무 지점에선 시야가 트인다. 정면으로 삼거리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으로 호미지맥으로 천년고찰 기림사를 품은 함월산과 멀리 토함산이 조망된다. 호미지맥 겸 운토종주 길의 마루금이다. 그 아래 절골의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며 동대봉산 방향으로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삼각점이 위치한 664봉을 우회해 내려서면 안부에 닿고 여기서 4분쯤 오르면 약간 너른터에 올라선다. 지도상의 650봉이다. 뒤돌아보면 무장산을 기점으로 왼쪽 뒤로 시루봉과 운제산이, 우측으론 방금 지나온 664봉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따라 길을 이으니 소나무 아래 전망대에 닿는다. 정면으로 동대봉산과 그 우측으로 호미지맥 분기봉이 보인다. 여기서 4분이면 안부 갈림길에 닿게 되는데 반듯한 왼쪽길로 내려서서 등로를 이어간다. 얼마 후 다시 갈림길. 두어번 왔더니 낯익은 장소다. 좌측 내림길은 황룡사지 방향, 우측 소롯길로 빠져들어 발길을 옮긴다. 이 길은 동대봉산, 왕산마을로 연결되는 길로 8분 뒤 동대봉산, 왕산마을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13:45)

▲ 연달래

▲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토함산과 우측 동대봉산

▲ 동대봉산, 암곡 갈림 안부

(←암곡가는 길, →오리온목장,성황재 갈림길, ↓동대봉산 가는 길)

 

일종의 안부로 V자 소나무가 서 있어 참고하면 좋을듯.  이곳에서 털썩 주저앉아 늦은 요기를 한다. 보온병의 뜨거운 물을 꺼내 컵라면에 부어 붓기를 기다리며 가져간 피자빵을 꺼내 먹는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먹는 맛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사과 한 알 깎아서 후식으로 마무리 한 뒤 좌측 동대봉산 방향 대신 우측 왕산마을 쪽으로 내려선다.

소롯길이지만 뚜렷한 등로에 국제신문 표지기를 따라 길을 이으니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는 지점을 통과하며 능선으로 올라붙은 후 능선길을 따라 길을 이어가다 임도로 내려선다.(14:20)

▲ 박새

 

▲ 덕동과 왕산마을을 오갔을 고갯마루

 

14분 뒤 오래 전 덕동과 왕산을 넘어다녔던 것으로 보이는 고갯마루에 닿고, 계속되는 임도를 따라 군데군데 피어있는 들꽃을 벗삼아 털레털레 내려가니 우측 저멀리 무장산 정상부와 억새밭이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끼고 내려가다 또다른 계곡과의 합수점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대여섯명의 산객이 보이길래 다가가니 나물채취꾼들이었다. 채취한 나물을 꺼내 씻고 다듬고 있는걸 보니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얼마나 많은 양인지 양손으로 바구니 하나씩 가득이다. 국립공원 지역에서의 불법행동이 영 마음에 안든다. 경주에 사는 시민이라 그런지 우리 지역의 산하를 찾더라도 깨끗하게 즐기기만 하고 가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 광대수염

▲ 꽃마리

▲ 벌깨덩굴

▲ 미나리냉이

▲ 명산의 계곡이 부럽지 않을 무장산 계곡

▲ 민들레

▲ 양지꽃

▲ 차량통제 출입문 너머 멀리 왕산마을이 보입니다.

 

들꽃과의 행복한 산행길 끝이 개운치 못해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지만 혼자서 해결될 일이 아닌 탓에 관리공단 홈페이지에 의견을 남기기로 하고 잊어버리기로 한다. 임도를 따라 5분여 정도 내려가니 차량통제 출입문이 나타나고 이어 우측 표고버섯 재배장과 좌측 운수암을 지나 상수원보호구역 초소에 닿으니 주차해 놓은 애마가 눈에 들어온다. 남은 물을 다 들이키고 먼지를 훌훌 털어내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해 본다.(15:25)

▲ 왕산마을 입구의 가로수

▲ 보문단지 내의 물레방아 인공폭포

▲ 보문단지 물레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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