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초례봉-환성산 그후 미로산행 본문
♣ 산행일시 : 2009. 06. 19 (금) 맑은 날이었지만 무지무지 더웠슴
♣ 산행장소 : 대구광역시 동구 안심동, 경산시 하양읍, 와촌면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안심역 - 신서동 - 초례봉 - 낙타봉 - 새미기재(성령) - 환성산(감투봉) - 이후 미로산행 - 도림사
♣ 산행시간 : 6시간 25분(휴식, 식사, 사진촬영 150매 포함)
◈ 산행기
주말 서울에 집안 결혼식 참석과 근무가 있어 미리 다녀올 요량으로 행선지를 고르다가 지난 해 다녀왔던 대구 반야월(안심동)의 초례봉의 뾰족한 정상이 불현듯 떠올라 코스를 달리해서 밟아보기로 마음먹고 전날 미리 행장을 꾸려놓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 작업 하느라 늦게 일어나 부랴부라 집을 나와 팔우정로타리에 있는 해장국집으로가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둔치의 주차장에 파킹한 후 대구행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부족한 잠에 빠져 든다.
눈을 뜨니 어느 새 동대구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이어 용계 간이정류장에 하차하여 건너편 버스정류장으로 길을 건너서 매여동행 847번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의 들머리를 매여동으로 잡았었는데 지난 가팔환초 종주때는 안심역을 기점으로 동내동을 경유해서 초례봉을 올랐었는데 오늘은 방향을 달리해 볼까 싶어서 택한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리는 버스가 오질 않아 도착한 다른 버스 기사분에게 물어보니 배차시간이 길어 운행하는 차량이 많지 않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다시 길을 건너 용계역으로 가서 안심행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종점인 안심역에서 1번 출구를 빠져 나오니(09:40) 칠보사 간판은 없어져 훼미리마트를 끼고 동내동 간판이 가리키는 길로 진행하니 낯익은 고속도로 굴다리가 나오고 그 너머 멀리 초례봉 정상이 특유의 뾰족한 모습으로 어서 오라고 반기는 듯하다.
굴다리를 지나니 불과 15개월 전만해도 혁신도시 개발지역이라고 플래카드가 난무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중장비의 굉음과 함께 군데군데 파헤쳐지고 살고있던 집들고 거의 대부분이 이사를 갔는지 빈집들 뿐이었다.
군데군데 격문이 나붙어 있는걸 보면 아직 보상합의가 덜 되어 미처 떠나지 못한 일부 세대가 있는 것 같다.
매일매일 소음과 먼지속에서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주민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고 원만한 합의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고 대대로 땅을 지키며 살아왔을 지역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그리고 수목으로 울창했던 야산들이 하룻밤 사이 사라져버리는 환경파괴가 개발논리라는 미명아래 가진 것 없는 영세민들만 피해를 보는 일이 이곳에서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
등산로 입구를 알려주던 팻말은 이미 고물장수가 뽑아 가버렸다고 토박이 주민으로부터 들었을 때는 씁쓸한 미소만 머금어진다.
쌍전벽해란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변해버린 곳에서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눈대중으로 능선을 가늠해가며 진행하니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에는 뽀얀 먼지만 뒤집어 쓴채 불쌍한 모습으로 올려다 보고 있다.
끈질긴 생명력의 상징인 우리 들꽃들이 굴삭기로 파 헤쳐진 붉은 황토흙 속에서도 꿋꿋이 자라고 있었다.
소나무가 숲을 이룬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겨가니 사람이 다닌듯한 흔적을 찾게되고 능선을 향해 올라가니 뚜렷한 등산로가 나타나 본격적인 초례봉으로의 산행길에 접어든다.(10:10)
▲ 지하철 안심역 1번 출구를 빠져 나오면 만나는 동내동길 안내판
▲ 홑왕원추리
▲ 메꽃
▲ 멀리 초례봉이 특유의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금계국
▲ 개망초
바람 한점없는 날씨가 어지간히 더운지 벌써부터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잠이 부족한 탓인지 내딛는 발걸음도 무거운데다 컨디션도 별로인 것 같아 오늘 산행의 어려움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평일인데다 공사현장을 통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그런지 이곳에서의 산행길을 택하는 등산객이 별로 없는 것같아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떨어질 즈음 세사람의 여자 등산객이 앞서 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동네 주민이 아닌가 싶다.
간격은 점점 줄어들어 앞서 나가며 반가이 인사를 나누니 동네 분들이 맞고 자칭 초례봉 지킴이란다. ^^*
'허허' 웃으며 앞서 진행해 나간다. 소나무가 많아서 그런지 야생화 개체수도 별로 없어 부지런히 걸음만 옮겨갈 뿐이다.
후끈거리는 지열이 얼굴을 스치면 숨이 탁탁 막힐 정도로 힘들고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천근만근이다. 몸 상태도 엉망이고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니 산행지 선택을 잘못 한것 같아 후회감도 든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일이고 나아 가야할 길이라 터벅터벅 말없이 걸음을 옮길 뿐이다.
예전 산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같았으면 아마도 일찌감치 포기했을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후퇴는 있을 수 없고 무조건 가야만 한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완주하는 편이다.
초례봉을 오른 후 낙타봉을 지나 환성산에 올라 팔공산의 장쾌한 능선을 감상하고 불굴사로 하산하려고 마음먹은 오늘의 등로를 머리속으로 그려가며 한발한발 내디뎌본다.
▲ 불에 탄 흔적이 아직 가시지 않은 나무들이지만 여전하네요.
▲ 으아리
▲ 주능선에 올라서니 초례봉 정상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주능선상에 올라서니 초례봉이 가까이 다가온다.(11:16) 다시보는 정상의 모습이 반가워 잠시나마 빠른 걸음을 내디뎌 보지만 이내 헥헥거린다.
나불지 갈림길을 지나 오름길을 이어가니 정상이 가까워진 탓인지 등산객이 더러 보이기 시작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앞서 나간다.
들머리가 나불지와 매여동 코스도 추가로 있으니까 평일이지만 찾는 이가 제법 많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초례봉이 바로 눈앞에 서 있다.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니 산은 어김없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걸음의 진리라 할까나...
▲ 털중나리
▲ 매여동 갈림길을 앞두고 올려다 본 초례봉 정상부
▲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다시 한 컷!
▲ 매여동 갈림 이정표
▲ 초례봉 정상에서 바라본 팔공산 마루금
평지성 등로를 이어가니 여름철의 대표적인 꽃인 나리꽃이 다소곳한 모습이지만 화려한 색깔로 잠시나마 힘든 심신을 풀어주는 것 같다. 카메라에 담고 뚜렷한 등로를 따라 매여동 갈림길을 지나 바위 투성이의 오름길을 힘겹게 올라서니 사방이 확 뚫려있는 초례봉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11:38)
뿌연 연무속에서 희미한 북쪽 방향의 장쾌한 팔공산 능선을 조망하고 다시 남쪽의 올라온 능선길과 그 너머 대구 시내도 내려다 본 뒤 뒤따라 올라오던 산님들을 기다려 보지만 아마도 오름길이 힘든 탓인지 밑에서 쉬고 있는 모양이다.
사진 한장 부탁하려 했었는데 가야할 길이 멀기에 할수 없이 배낭에 얹어놓고 셀카로 겨우 다녀간 흔적을 남긴 후 언제 봐도 시원스런 조망을 오랫동안 감상하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며 내림길로 접어들어 급사면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 지나온 능선길 너머로 대구시 동구 반야월 지역이 보입니다.
▲ 바로 앞 헬기장 봉우리 뒤로 낙타봉 능선과 환성산이 조망되네요.
▲ 셀카로 다녀간 흔적을 남겨봅니다.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연세 지긋하신 산님들과 조우하여 반가이 인사를 나누고 헬기장을 통과하니 작년 생일날 아침에 이곳에서 아내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던 일이 생각나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건너편으로 낙타등처럼 3개의 봉우리가 눈 앞에 나타난다. 이름하여 낙타봉이라 불리워지는 봉우리다.
첫번째 봉우리는 대구시와 경산시의 시경계 봉우리이고 가운데 봉우리가 낙타봉 정상석이 있는 곳이다.
잡목이 우거져 꽤 성가신 등로를 헤쳐가며 골짜기까지 떨어진 후 다시 된비알을 오르니 꽤 힘들게 느껴진다. 다른 때보다 '에휴~' 소리가 절로 나오는걸 보면 무지 힘이들긴 드는가 보다.
대구시와 경산시의 시,도 경계 갈림봉에 도착하니 12시 24분을 가리키고 있는데다 이곳을 지나치면 당분간은 그늘이 없는 것 같아 점심을 해결하고 가기로 하고 그늘 아래 바위에 걸터앉아 준비해간 도시락을 꺼내 먹으려니 더운 날씨에 지치기도 한 탓인지 밥맛도 별로 없다. 해서 물에다 밥을 말아 김치 한 조각 씹으며 억지로라도 목구멍으로 넘겨보니 먹을만 하다. 시장이 반찬이라 그런지 꾸역꾸역 다 챙겨먹고 수박 한 조각 입에 물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바람 한점 없는 뙤약볕 아래 오르내림이 심한 낙타봉 능선길을 통과하고 올라선 낙타봉 정상에는 앙증맞은 정상석이 다시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고 멀리 환성산이 얼른 오라고 손짓을 한다. 또 얼마나 힘들게 하려고 부르는건지...
▲ 헬기장 봉우리를 내려서며 건너다 본 낙타봉과 환성산
▲ 시,도 경계 봉우리인 651봉
▲ 저 멀리 무학산 갈림길에서 뻗어나온 불굴사 가는 능선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 낙타봉에서 배낭을 모델삼아...
▲ 지나온 낙타봉을 되돌아보며...
▲ 마사토와 암릉 길의 연속이 시작됩니다. 무지 더웠지요.
▲ 남근(?)을 닮은 듯한 기묘한 바위
▲ 능천산 갈림길(우측 아래로 진행해야...)
암릉길이 이어지는 오르내림의 부침이 심한 등로를 진행하니 마침 쉬고있는 산님 한 사람을 만나 몇 마디 나눠본다. 갓바위에서 초례봉으로 향하는 중이란다. 안산하시라는 말을 남기고 낙타봉을 떠난지 30여분을 마사토와 암릉길이 섞여 미끄러운 등로를 바위에서 전해오는 지열을 고스란히 받으며 예닐곱개는 됨직한 봉우리를 넘으니 언제보아도 조금은 민망스럽기 조차한 남근석을 지나고 다시 10분 정도 지나니 능천산 갈림길에 도착한다.(13:35)
중요한 갈림길 중 하나이다.
우측 아래로 떨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기계음 소리가 들려온다. 4분후 새미기재(성령)에 도착하니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시멘트포장이 되어 있는 우측 길은 하양 대곡리 방향이고 비포장 확장공사중인 좌측 내림길은 대구시 평광동 가는 길이다.
▲ 새미기재(성령) 표시판
▲ 환성산 오름길의 된비알
▲ 쥐똥나무
(발에 꽃가루를 묻힌 채 정신없이 꿀을 빨아 먹고 있네요)
가지고 간 물이 부족한 듯하여 공사현장으로 가서 양해를 구하고 수통에 물을 보충하여 다시 고갯마루로 되돌아와 소나무 기둥에 새미기재라고 매달려 있는 팻말을 사진에 담고서 직진 오름길로 올라선다. 고도 200미터를 치고 올라야하는 된비알이라 오늘의 등로 중에서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곳이라 생각된다.
콩죽같은 땀을 쏟아내며 오르는 동안 아마도 서너번은 쉬었으리라. 40여분 넘게 올라서니 산불감시카메라탑과 감투모양을 한 특이한 바위가 이채로운 환성산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14:40)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셀카로 독사진도 찍고서 일급조망대인 바위봉 위에 올라가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의 장쾌한 마루금을 감상하며 연신 촬영에 열을 올린다. 아스라한 지나온 능선길도 사진에 담고서 산불감시탑 철망 좌측으로 나있는 시그널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카메라탑 우측 길은 대곡리 내려가는 지능선길이다.
▲ 환성산(감투봉) 정상
▲ 역시 셀카로 한장!
▲ 지나온 능선길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 환성산 정상에서 본 팔공산 주능선
▲ 갈퀴나물
▲ 뱀무
철망 좌측으로 가는 길에 들꽃인 '뱀무'를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사진에 담고서 산딸기 가시가 성가신 곳을 헤치며 보이는 길을 따라 아무 생각없이 그저 안내도에서 가리키는 대로 20분 정도 후에 나타날 무학산 갈림길을 생각하며 걸었는데 도무지 어디서 부터 잘못 된건지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서늘한 가을 쯤에 다시 한번 찾아서 확인해 볼 밖에... 이후 나타나는 급내림길을 내려가며 조금은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들긴했지만 무시하고 이어 나타난 삼거리를 지나 계속 진행하다가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이 길은 능성고개 가는 길이다 싶어 되돌아올라 시그널이 있는 갈림길로 돌아와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예전의 무학산 갈림길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다른 길로 접어들어 내려온 모양인데 다시 올라가려 하니 너무 힘들어 도무지 자신이 서질 않는다.
그나마 최근에 달아놓은 듯 깨끗한 시그널 한장이 펄럭이고 있어 길은 분명 있을거란 생각에 무작정 숲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인 줄 꿈에 모른채...
▲ 지난 번과 달리 처음 대하는 기암들을 만나게 되네요.
▲ 뒤돌아 올려다 본 환성산 정상부
▲ 마애불(1985년 9월에 조성된 듯함)
토끼길 수준의 길을 따라 정신없이 진행하며 능선을 헤아려 보지만 알 길은 없고 무작정 아래로 향해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10여분을 잡목을 헤치며 흔적을 따라 진행해 나가니 그리 오래되지 않은 마애불이 나타난다.(15:24)
마애불 밑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지 않고 기도터를 가로질러 나있는 등로를 따라 내려갔는데 이 역시 잘못 선택한 것을 후에 알게 되었으니 깨달은 바가 크다 하겠다. 그때까지도 불굴사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으니 그랬으리라. 일치감치 포기하고 마애불 앞 아래로 난 길을 내려갔었으면 고생은 덜 했을텐데... 길이 아니면 일치감치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하는 진리를...
▲ 전망터에서 바라본 팔공산 전경
▲ 패랭이꽃
이후의 길은 말 그대로 정글을 헤치는 길의 연속이다. 거의 짐승길 수준이었는데 간간이 산짐승들의 배설물이 즐비한 산비탈을 30여분 무작정 내려가니 검은 차광막으로 된 울타리가 나타나는데 '출입금지'라는 글과 함께 특용작물 재배지라고 씌어 있다.
울타리를 따라 길도 없는 사면길을 잡목을 헤치며 10분 정도 아래로 내려오니 저 멀리 하얀 밧줄 같은게 걸쳐져 있는게 보이고 건너편 골짜기로 또 다른 울타리가 보인다. 아마도 계곡 아래에 거의 다 온 모양이다 싶어 서둘러 내려가본다. 도착한 곳에는 임도가 있고 우측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뚫려 있었다. 그제서야 큰 숨을 몰아쉬며 임도를 다라 털레털레 걸음을 옮기니 멀리서 사람 소리가 들려온다.
특용작물 재배하는 분들인가 싶어 지나치니 팔자좋게 그늘에 앉아 동양화 구경을 하고 있는 행락객이었다. 쌍쌍으로 온걸 보니 정체가 수상하긴 하지만 아무 말없이 그냥 통과해서 임도길을 따라 진행하니 고대광실 대궐 같은 기와집이 나타난다. 사찰인가 싶은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좌측에는 대리석으로 구며진 멋들어진 건물이 있길래 쳐다보니 납골당이 모셔진 '도림사 극락전'이라고 씌어져 있다.(16:07)
▲ 대한불교 조계종 도림사 추모관(납골당)
▲ 정면에 보이는 비포장 길이 내려온 길로써 도림사에서 환성산 오르는 들머리입니다.
사찰 입구를 지나와 감로수 앞에 당도하여 세 바가지를 거침없이 들이키고는 한숨을 돌려 지나온 능선을 올려다보니 불굴사 가는 능선길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
아마도 불굴사 갈림길 가기전에 다른 길로 빠져 나온 모양이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져 가며 확인해 보니 도림사에서 오르는 원점회귀성 등산로가 있긴 한데 그것마져도 무시하고 엉뚱한 곳을 헤메고 내려온 모양이다. 다행히 갓바위에서 내려오는 큰 도로까지는 제법 먼 거리였지만 납골당을 들렀다 내려가는 승용차를 얻어 타고 내려와 그나마 다행이었다. 신세를 진 이름모를 신사분에게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면서 길 건너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401번 시내버스에 올라타니 갓바위 방향으로 산행을 마치고 온 산객들로 가득차다. 동구청 앞에 하차하여 818번 버스로 환승하여 동부시외버스정류장에 도착, 경주행 버스에 몸을 싣고서 올 가을 꼭 다시 찾으리라는 다짐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오늘 산행의 기억은 젖혀두고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은 채 깊은 잠에 빠져 들어간다.
★ 산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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