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포항 내연산 6개봉 종주산행(우척봉-삿갓봉-매봉-향로봉-삼지봉-문수봉) 본문
♠ 산행일시 : 2009. 08. 22 (일) 맑고 더움
♠ 산행장소 : 경북 포항시 송라면, 죽장면 일원
♠ 산행인원 : 지인 3명과 함께...
♠ 산행코스 : 보경사주차장-천령산(우척봉)-삿갓봉-경북수목원-매봉-향로봉-삼지봉-문수봉-보경사
♠ 산행시간 : 10시간 정도(식사, 휴식, 탁족 포함하며 쉬엄쉬엄)
▣ 산행기
2년전 멋 모르고 겁없이 시작했던 내연산 6개봉 종주산행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로 작정하고 가까이 알고 지내는 지인들과 함께 산행길을 나선다.
다음달 있을 지리산 종주산행에 앞선 체력훈련을 겸하고 그동안 구간별로 돌아보았던 내연산 산행을 마무리하는 일환으로 이번 산행을 기획하게 되었다.
함께 동행할 지인들도 평소 산행을 즐기는 분들이지만 근교 산행에 대해선 잘 모르는 점이 있어 그동안 가까운 근교산으로 몇번 함께 산행한 인연이 있는 분들로 장거리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본인들도 은근히 긴장하는 눈치다.
기록경기하는 것도 아니니까 부담갖지 않고 체력안배 하면서 끝까지 완주하는게 목적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 올라탄다.
△ 산행코스
5시 30분에 집을 출발하여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일행들을 차에 태우고 보경사로 향한다. 가는 도중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김밥이랑 떡으로 요기를 하고서 보경사주차장에 도착한다.
보경사 주차장 왼편 끝 스마일식당 간판을 따라 벚나무가 심어진 차도로 6~7분 가량 나서면 들머리가 되는 보경3교에 다다른다. 그동안 자주 산행기에 소개된 장소라 자꾸 들먹이려니 숙쓰럽다.
오면서 스마일농장 철문이 잠겨있을지 열려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활짝 열려있다. 반가운 마음에 넷이서 손을 마주하고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며 머나먼 산행길에 나서본다.(07:25)
△ 들머리인 용치등 입구의 스마일 농장(다행히 대문이 열려 있네요^^)
△ 보경사계곡 갈림 이정표(연산폭포를 가려면 좌측으로...)
△ 헬기장에서 바라본 내연산 향로봉 마루금
최근 이곳으로의 산행길이 잦아서 이미 앞서 소개되었기에 천령산까지의 코스는 생략하기로 하고 아울러 장거리 산행이라 야생화 촬영도 가급적 자제하려고 마음먹어 본다. 하긴 그동안 많이 찍어댔으니 좀 쉴 때도 됐지 뭐...^^*
음지밭뚝 갈림길과 보경사계곡 갈림이정표를 지나 만나는 넓은 헬기장(146번 구조점)을 통과하니 천령산을 알리는 커다란 안내판을 지나 오르니 다시 만나는 천령산(우척봉) 정상석이 반겨준다.(09:11)
자연석 앞뒤로 각각 천령산, 우척봉을 새겨둔 표석이 있는 정상에서 각자 포즈를 잡고 사진에 담아본다. 찍고 나서 하는 말인 즉 찍는건 자유인데 블로그에는 올리지 말랜다. 초상권 침해라나 어쩐대나... 다른 때는 안 그러더니 별스럽네... ㅎㅎ 암튼 본인들이 원하니 못 할수 밖에...
정상석 뒤로 가서 가야할 수목원 방향을 바라보며 등로를 가르쳐 준다. 복숭아 깎아 먹고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삿갓봉을 향하여 다시금 길을 떠난다.
우척봉에선 정상직전 공터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서야 한다. 직진 능선길은 3거리로 이어진다. 삿갓봉까진 거의 외길 능선을 이어가는 코스로 대부분의 등로가 주능선을 약간 빗긴 허리길로 이어진다. 최근 수목원에서 조성한 탐방로 형태의 임도가 개설되어 있어 중간중간 만나게 되지만 가급적 능선길을 이어가기로 작정하고 천천히 더워지는 날씨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이미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혼자가 아닌 여럿이라 대화해 가며 가는 시간동안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 천령산(우척봉) 정상에서...
△ 저멀리 수목원전망대가 보이고 좌측에 삿갓봉이 조망됩니다.
(워매 언제 저까정 가노?^^*)
△ 아침 햇살이 따가워 오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더운 줄도 모르고 걸었답니다.
봉우리를 여섯 개 정도 오르내리니 낯익은 외솔베기에 도착하게 된다.(10:15) 좌우로 내려서는 또렷한 길이 있는 안부인 외솔베기에서는 좌측 내림길로 내려가면 유계리로 내려설 수 있다. 언젠가 유계리에서 올라와 주변 코스를 둘러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고서 쉼터에 앉아 자두랑 얼음수박을 꺼내놓고 먹으며 휴식을 가진다. 두번 째 봉우리인 삿갓봉을 향하여 정자 쉼터 우측의 오름길로 걸음을 옮겨 20여분 올라서게 되면 넓은 헬기장이 있는 삿갓봉이다.(10:44)
삿갓봉은 내연산 6개봉 중 유일하게 정상표석이 없는 곳이고 헬기장 한 켠으로 삿갓봉을 알리는 스텐기둥만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6개봉 중 가장 뛰어난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라 생각한다. 송라, 청하, 흥해, 신광 일대를 비롯해 해안선을 따라 영일만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조망을 선사하는 곳이다. 주변을 둘러보며 마음껏 조망을 즐기고 수목원 팔각정을 향하여 등로를 이어간다.
△ 외솔베기 안부 이정표
△ 외솔베기 유래 안내문과 멋진 소나무
△ 삿갓봉에 올라 바라본 탁 트인 전망에 가슴이 후련합니다.
△ 6개봉 중 유일하게 정상석이 없는 삿갓봉(716m)
△ 수목원 관찰로 안내판
삿갓봉 헬기장 왼편 스텐기둥 아래로 내려서서 수목원 정자를 향하게 되면 5분 만에 수목원과 매봉으로 갈라지는 밋밋한 산봉에 올라서게 된다. 여기서 수목원을 거치지 않고 곧장 매봉을 향하려면 우측 아래 내림길로 떨어져야 하는데 수목원 전망대를 들러야 했기에 산봉 직전 왼쪽 허리길을 따라 나간다. 지난 6월 5일 이곳을 찾았을 때는 비가 온 탓으로 제대로 구경을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오늘은 뛰어난 조망을 제공해주어 한결 기분이 업되는 것 같다.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스런 전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마침 대구에서 놀러 오셨다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에게 주변 산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갖게 되어 작은 보람도 느낀다.(11:04)
△ 경북수목원 팔각전망대
(1층:산불감시초소, 2층:전망대)
△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안의 전경
(멀리 영일만과 호미곶까지 조망이 됩니다)
△ 비학산이 날개짓하는 학(鶴)의 형상으로 가까이 다가옵니다.
△ 좌측엔 가야할 향로봉이 보이고 우측엔 지나온 천령산(우척봉)이 조망이 됩니다.
△ 수목원 뒤로 매봉이 특유의 뾰족한 모습으로 서있고 좌측 멀리에는 괘령산이 조망됩니다.
△ 옥잠화(수목원에서...)
△ 꽃범의꼬리
수목원측에서 전망대와 감시초소를 겸한 팔각정을 멋들어지게 지어놓은 곳이다. 동해바다 뿐만 아니라 비학산, 괘령산, 매봉산 일대의 산줄기가 시원스럽게 보인다. 가야할 향로봉으로의 마루금을 카메라에 담고서 수목원쪽 나무계단으로 내려와 대형 목장승이 반겨주는 수목원 주도로에 도착하게 되고 식수대에서 수통에 물을 보충한 뒤 수목원 상단부를 향하여 걸음을 옮겨 수목원 뒤편 삼거리까지 올라가 안내판 뒤쪽 능선으로 올라붙어 매봉으로의 오름길을 시작한다.(11:40)
△ 경북수목원에 있는 전국 최대의 목장승
△ 메밀꽃
△ 나무수국
△ 산부추
△ 벌개미취
△ 매봉 등산로 입구
△ 산박하
헬기장 하나를 지나쳐 매봉까지 오름길은 제법 된비알이고 20분 정도 후 매봉을 알리는 표석과 안테나가 있는 816봉에 이르게 된다.(11:59)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탓인지 시장기가 도는데다 향로봉까지의 오름길이 신경이 쓰여 미리 배를 채우기로 하여 김밥과 떡으로 요기를 한다. 장거리 산행이라 무게를 줄이려 식사를 간단하게 준비한 탓에 여느 때처럼 푸짐한 오찬은 잠시 보류하고 하산 후에 만찬을 즐기기로 한 것이다.
매봉 이후로는 큰 고도차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로 몇몇 개의 봉우리 허리길을 따르게 되고 거의 외통수 능선을 이어가게 된다. 꽃밭등 이후 향로봉까지가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하지만 큰 경사가 없는 오름길이다.
매봉을 지나치게 되면 초반은 큰 나무들이 없어 쨍한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잠시 길을 이어야 하지만 10여분만 나서게 되면 주능선을 우측으로 빗기며 나서게 되므로 숲 그늘을 따라 편하게 이어갈 수 있는 길이다. 지형도상의 매봉(835m)은 125번 구조점이 있는 왼편 봉우리로 주등산로는 산봉을 직접 경유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돌아나가 우측으로 크게 꺾어 내려서게 된다.
△ 내연산 매봉 정상석
△ 환골탈태를 한지 얼마되지 않은 탓인지 움직임이 둔합니다.
△ 꽃밭등 안부 갈림 이정표
매봉 표석에서 대략 40~50분 정도면 111번 구조점이 있는 꽃밭등 갈림길 안부에 닿게 된다.(13:17) 다시 만난 꽃밭등 유래에 대한 안내판을 읽으며 잠시 쉬는 여유를 가져본다. 우측 사면을 타고 내려서는 길은 꽃밭등을 경유해 삼거리로 내려설 수 있다. 꽃밭등 갈림길에서 향로봉까지는 약 1시간 가량이 소요되지만 가는 도중 쉬어 가다보면 얼마나 더 걸릴지... 꽃밭등에서 봉우리로 직접 오르지 않고 이번엔 우회로로 가보기로 한다. 재작년 향로봉을 올랐다가 이곳 꽃밭등으로 와서 월사동으로 내려간 적이 있어 일행에게 그 길을 가르쳐 줄 겸 다시한번 가보기로 한다.
허리길을 따라 진행하다 만나는 시그널이 가리키는 좌측 내림길이 월사동 양봉터로 내려서는 길이라 일러주고는 계속 등로를 이어간다. 능선 상에서 주등산로와 다시 합류하게 되고 완만하게 경사도를 높이며 진행하니 봉우리 오른쪽 허리를 치고 나가는 지점에서 113번 구조점을 만나게 되고 이후 짧게 올라치니 청하골을 한 눈에 아우를 수 있는 멋진 전망바위에 올라서게 된다.(14:07)
△ 특급전망대에서 바라본 천령산(우척봉)
(소의 등을 닮았다 해서 우척봉이라 불려졌고 좌측에서 산행 시작했지요)
△ 임도 끄트머리 위에 수목원 전망대가 보이고 좌우로 삿갓봉과 매봉이 조망됩니다.
(멀리도 왔네~ 하며 은근히 어깨가 괜히 으쓱해지기도 합니다.)
△ 이렇게 멋진 곳에서 한컷 안할 수가 없겠지요.^^*
△ 내리쬐는 태양빛은 따갑고 무덥지만 숲길엔 시원한 편입니다.
전망바위는 주등산로에서 우측으로 10여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주변에 서너 명의 산님들이 선점을 하고 휴식을 하고 있다. 자리를 내어주는 산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위에 올라서니 우척봉부터 시작해 지나왔던 능선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 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언제나 시원스럽고 지나온 등로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대견해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워매~ 내가 언제 저만큼 돌았나?"하며...
전망바위 이후로도 길은 유순하게 올라선다. 키 큰 수림 사이로 올려다 뵈는 숭숭 뚫린 하늘, 그 숲의 여백을 비집고 들어오는 하얀 빛줄기, 게다가 솔내음 가득 담은 부드러운 바람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멋들어진 오솔길에 심취해 걷는 길이다. 시명리에서 고메이등을 타고 오는 갈림길(20번구조점 이정표: 매봉 5.8km, 시명리 1.5km)을 만난 이후 3~4분 더 올라서면 내연산 6개봉 중 최고봉인 향로봉이다.(14:38)
△ 풀밭에 마냥 누워 쉬다 가고픈 유혹을 느낍니다.
△ 다시 찾아온 내연산 향로봉(930m)
△ 향로봉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 하옥(향로교) 갈림길
정상부는 헬기장과 무덤이 있고 한 켠으로 어른 키보다 큰 표석이 언제나 그 모습으로 다시 찾아온 산꾼을 반겨주며 떡하니 버티고 있다. 향로봉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사방팔방 거침없는 시계를 제공해 준다.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사진 몇장 담은 후 햇살이 따가워 얼른 그늘 숲으로 숨어들어 간다.
가까운 곳에서 쉬면서 아껴두었던 족발까지 꺼내놓고 정상주 한순배가 돌아가니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무르익어 간다. 잠시후 인기척이 나고 두 사람의 산객이 가까운 곳에서 역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들려오는 말소리가 귀에 익어 자세히 돌아보니 직장 동료이자 천년산악회 멤버인 '수수모'님이 아닌가!
늘 직장에서 보는 사이지만 지금껏 따로 산행하면서 한번도 조우한 적이 없는데 오늘에야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운지... 게다가 내달 있을 지리산 종주에도 함께할 사이인데 말이다. 먼저 떠나는 동료와 작별하고 좀더 충분히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뒷마무리 깔끔하게 정리하고 등로를 이어간다. 자그마치 1시간 가까이 엉덩이 붙이고 있었으니 그 넘의 술이 뭔지 원...
향로봉에서 삼지봉-문수봉-보경사까지는 내연산 주등산로로 거의 신작로 수준이다. 주의할 곳은 향로교 갈림길과 밤나무등코스 갈림길이지만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 있으므로 별 문제없이 삼지봉에 이를 수 있고 대부분이 내림길이라 체력적인 부담도 조금은 덜하지만 과연 그럴런지는 두고 볼 일이다.
출발한지 6~7분을 나서게 되면 첫 번째 갈림길로 좌측은 하옥쪽 향로교, 우측이 내연산 방향이다.(15:33) 10분 가량 넓고 완만한 길을 따르게 되면 29번 구조점이 있는 두 번째 갈림길로 직진능선인 밤나무등코스를 버리고 왼편으로 내려서야 한다.(15:43) 직진능선을 따르게 되면 시명리로 내려서게 되고 예전 이정표가 없었을 땐 누구나가 한 번쯤은 잘못 들게 되는 길이다. (이정표: 삼지봉 2.2km, 향로봉 1.5km, 밤나무등코스 1.8km)
이후 1km 가량 더 나서면 세 번째 갈림길이 있는 마당미기에 이른다.(16:00)
△ 밤나무등 코스 갈림길
△ 시작된 돌탑쌓기가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겠지요. 무사 산행을 빌면서...
△ 마당기미 안부
(우측은 미결등코스로 가는 길이며 우회로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직진 능선길은 797봉을 치고 넘는 능선길이고 우측은 미결등 갈림길을 지나 797봉을 크게 우회하는 코스로 산굽이 두어 개를 에돌아 나가게 되고 오름길은 없지만 이정표의 거리가 말해주듯 0.6km를 더 돌아가게 된다. 따지고 보면 시간도 더 걸리는 길이다. 지난번 이쪽 방향으로 올때는 미결등 갈림길로 돌아 왔으니 이번에는 직진으로 나있는 797봉을 향해 치고 오르기로 한다. 약 17분 후 두 길이 합쳐지는 지점으로 78번 구조점이 있고 왼편으로 오천정씨를 비롯한 무덤3기가 있다. 약 5분 후 주등산로가 산허리 하나를 넘어갈 즈음 능선과 산허리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있는데 왼쪽 능선으로 접어들게 되면 4~5분 후 내연산 삼지봉에 이를 수 있고 산허리를 따라 나서게 되면 삼지봉을 지나친 동대산 갈림길에서 만나게 된다.
삼지봉 역시 헬기장이 있고 예전엔 내연산이란 이름을 가졌던 주봉이었고 향로봉, 문수산, 동대산으로 갈라진다하여 삼지봉이라 한다.(16:26)
△ 내연산 삼지봉
△ 올려다 본 하늘이 너무 예뻐서 담아봤지요.
△ 삼지봉에서 내려와 만난 갈림길(우측길은 동대산 방향입니다)
△ 신작로같은 등산로이지만 산행 막바지에 돌밭이라 발목에 무리가 갑니다.
△ 다행히 요런 푹신한 길도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 조피등 코스 갈림길
△ 수리더미 코스 갈림길
△ 늦은 오후가 되었는데도 아직 햇살은 따갑습니다.
삼지봉에서 문수봉 지나 보경사까지는 고속도로처럼 넓은 길이라 무심코 넓은 길만 따르다 문수봉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삼지봉에서 곧장 내려오면 내연산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동대산 갈림길로 내연산 직전에서 산허리를 타던 길도 여기서 만나게 된다.(16:44)
곧장 직진하게 되면 길은 점점 넓어지기 시작하고 9분 후 거무나리코스 갈림길(삼지봉 0.6km, 거무나리 2.6km)을 지나쳐 나서면 왼편으로 무덤 1기가 있는 곳에서 능선과 우회로로 갈라지지만 두 길은 곧 다시 합쳐지게 된다.
이후 조피등코스 갈림길을 지나 100m 후 수리더미코스 갈림길을 차례로 지나친다. 이후 5분 정도만 더 나서면 넓은 길 왼편 위로 무덤 1기가 자리하고 있는데 문수봉을 경유하려면 무덤쪽 능선으로 올라붙어 3~4분만 나서면 문수봉이다. 무심코 넓은 길만 따르다 보면 문수봉 허리길을 따라 문수샘을 지나치게 된다. 즉, 문수샘을 만나면 문수봉을 놓치게 되는 셈이다.
문수봉 또한 헬기장이고 포항 육광장산악회의 표석만 외로이 반겨줄 뿐 인적은 온데간데 없다.(17:14) 헬기장 왼편(북동) 잡풀 속으로 난 희미한 길로 접어들게 되면 포항시경계를 따라 회동저수지 쪽으로 내려설 수도 있는데 역시 작년 이곳으로의 산행기억이 생각난다.
△ 마지막 여섯번째 봉우리인 문수봉에 도착합니다.
△ 좌측은 보경사 방향이고 우측은 문수암 가는 길입니다.
△ 문수암을 지나 조망터에서 바라본 청하골의 깊고 깊은 모습입니다.
△ 줌으로 당겨본 상생폭포(相生瀑布)
△ 청하골 주등산로에 내려서며...
보경사까지는 계속되는 내리막으로 넓은 길을 따르게 되지만 산행 후반부라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길이다. 문수봉 헬기장에선 정면(남동) 쪽으로 내려서는 좋은 길을 따르면 5분 만에 주등산로와 합류하는 지점으로 이정표가 있다.(이정표: 문수봉 0.17km, 보경사 1.9km, 문수암 0.9km)
이어서 5분 가량 나서면 문수암 갈림길로 우측 주능선 쪽으로 붙게 되면 문수암을 거쳐 청하골로 내려서게 되고 보경사로 곧장 내려서려면 주능선 왼편 넓은 길을 따라 나선다. 일행은 탁족이라도 하고 가야겠기에 문수암으로 하산을 결정한다. 경사도가 심한 내림길인데다 돌들이 잔뜩 쌓여있는 길이라 발목 다치기 좋을만한 코스다. 일행중 한명이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여 무릎보호대로 감싸고 천천히 하산길을 내려오니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되고 있다. 사람이 우선이니 시간이야 뭐가 대수겠는가... 40분 가까이 조심하며 내림길을 이어오며 문수암도 지나치고 깊고 깊은 청하골과 상생폭포를 발아래 두고 감상하며 등로를 내려오니 이윽고 문수암을 알리는 간판이 나타나고 청하골 계곡에 당도하니 폭포를 찾은 행락객들이 하산길을 서두르고 있다.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 배낭을 내려놓고 땀에 절은 얼굴과 머리를 흐르는 맑은 물에 그냥 담궈버린다.
윗통을 벗어 제치고 등물까지 한 후에 윗옷과 양말을 갈아신으니 한결 기분도 좋아진다.
△ 이곳에서 등물하고 발도 담그며 피로를 풀었지요.
△ 담장을 없애고 나니 시야가 훤해진게 훨씬 보기가 좋습니다.
△ 내연산 보경사 천왕문
△ 일주문을 나서며...
보경사를 들러 부처님께 합장의 예로써 무사완주에 대해 감사드리고 감로수 한잔으로 목을 축인 후 화장실 신세까지 지고 일주문을 나서서 주차해둔 보경3교로 가니 시간은 벌써 18:30분을 가리키고 있다.
쉬엄쉬엄 쉬어가며 느긋하게 걷는 동안 꽤 많은 시간이 지나쳐 버린 것 같다. 차량에 올라타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보경사를 떠나 아침에 모였던 장소로 돌아가 마중나온 또다른 2명의 지인들과 함께 안강에 있는 유명한 매운탕 집으로 달려가 붕어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하며 장장 25.5km의 거리를 무사히 완주한 기쁨을 건배로써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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