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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밀양 백운산-호박소 원점회귀 산행 본문

◈ 산행이야기/☆ 2009년도 산행

밀양 백운산-호박소 원점회귀 산행

해와달^^* 2009. 9. 19. 23:46

♣ 산행일자 : 2009. 09. 19(토) 맑음

♣ 산행장소 : 밀양시 산내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산행

♣ 산행코스 : 호박소 주차장-백연식당-24번 국도-암릉-백운산-이정표삼거리-이정표사거리-구룡소폭포-제일농원휴게소

♣ 산행시간 : 3시간 30분(느긋하게 식사, 휴식 포함)

 

★산행기

근무여건이 변경되어 전처럼 주중에도 산행을 할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직근무는 지양하는게 건강에 좋을거라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고 주5일 근무에 빨리 적응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보며 상주근무한지 첫 주말을 맞아 산행을 나서보기로 한다.

주중산행은 많은 등산객들에게 치이지 않고 홀로 오롯이 느긋한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참 좋았는데 이젠 그런 낭만은 겪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굳이 맛보려면 휴가를 낼 수밖에...

정기산행지가 가지산 북릉 코스인데 하필이면 그날 서울에 집안 결혼식이 있어 산행을 함께하지 못하는 관계로 미리 다녀와 보기로 하고 오늘은 맛보기로 간단히 몸 푸는 코스로 나서본다. 내일 아침에 제대로 다녀오기로 하고서...

1년에 한번꼴은 찾게 되는 코스가 있는데 바로 밀양 백운산이다. 호박소를 찾아보고 백운산의 하얀 빛깔의 대슬랩을 구경하기 위해 오늘도 이곳으로 코스를 잡아본다. 가지산터널을 통과하면 곧이어 나오는 우측으로의 얼음골 이정표를 따라 진행하면 얼음골주차장이 나오고 계속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나아가면 호박소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장비를 챙기고 길을 나서니 다섯명 정도의 산님들이 뒤따라 산행을 시작한다.(11:10)

백연사를 알리는 표석을 따라 들어가면 바로 좌측으로 백연식당이 있는데 백운산으로 오르는 길은 식당 옆 대밭 사이로 나 있다. 야외식탁이 있는 곳에 백운산 가는 길을 알리는 간판이 붙어있다. 작년에는 없던 것이었는데...천막을 지나 대밭쪽으로 다가가면 뚜렷한 계단길이 나타나고 7~8분쯤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니 밀양-울산간 24번 옛도로가 눈 앞에 나타난다.

 

▲ 산행코스

▲ 여인의 살갗보다 더 하얀 기암이 어우러져 장중하게 흘러내린 대슬랩

 

도로에 올라서면 등로는 도로 건너편 낙석방지 철조망 사이 빈 틈으로 열려 있다. 많은 시그널들이 펄럭이는 사실상의 백운산의 초입인 철조망 사이로 들어가 밧줄을 부여잡고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20분쯤 된비알로 오르면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삼양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열 댓명 정도의 산님들이 왁자지끌 떠들며 산행을 하고 있는데 대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니 초등학교 동창들인가 보다. 서로 말 놓아가며 당겨주고 밀어주며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오르는 정겨운 모습들에 문득 나의 초등친구들이 클로즈업 되어간다. 단체로 함께 산행한지도 벌써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올 가을에 단풍구경을 겸한 산행을 기획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달 있을 체육대회에서 만나 의논해 보기로 하고 앞서 등로를 이어 나간다.

백운산 암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밀양시에서 설치해 놓은 각종 안전시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시원하게 흘러내린 대슬랩과 암릉이 눈길을 빼앗고 오른쪽으로 구비치는 24번 도로와 그 너머의 가지산 자락, 호박소계곡, 휴양지 주차장 등이 발길 아래로 펼쳐진다.
철계단 아래는 과거 초보자들이 애를 먹었던 직벽이다. 재작년 이른 봄 고교 친구들과 함께 산행했던 기억들도 아련히 떠오른다. 날씨는 춥고 바람은 불어대는데 바위는 살얼음이 끼어 있어 부인네들 붙잡아 올리느라 동분서주하던 친구 생각에 피식 웃음을 지어본다. 그래도 그렇게 수고를 아끼지 않는 벗이 있어 안전하게 산행을 할수 있음에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 들고 현재도 왕성한 산행을 하고 있는 벗의 무사함을 기원해 본다. 이젠 철제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기억 저편 추억의 한 장면이 되어 버려 얘깃거리로만 남게 되었다.

▲ 직벽이라 초보자들에겐 공포의 구간이었는데 철제사다리가 설치되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게 되었네요.

▲ 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한결 암릉 오르기가 수월하답니다.

 

삼거리 안부에서 진행 방향 정면의 날등을 타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나가니 삼각점에 닿게 되고 건너편 빤히 보이는 백운산 정상까지는 3분쯤 더 소요된다.

정상엔 먼저 도착한 산님들이 사진 촬영에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12:16) 우스개 소리도 간간히 섞어가며 촬영하는 산님들을 기다린 후  다녀간 흔적을 남겨보고자 부탁하여 카메라에 담아보고선 운문산 자락에서 부터 좌측 구천산, 정승봉, 실혜산까지의 구릉에 자리잡은 얼음골을 내려다 보고 멀리 청도 남산과 화악산까지 시원스레 조망되는 맑은 날씨에 가슴이 탁 트인다. 잠시 머물며 사방 훤히 보이는 멋진 전경들을 마음껏 담고서 밧줄이 드리워진 내림길을 따라 하산길로 접어든다.

▲ 백운산을 찾는 산님이면 어김없이 사진에 담는 명품 소나무랍니다.

▲ 백운산 정상에서...

▲ 운문산 자락에서 흘러내린 구릉과 멀리 청도 남산(우)과 화악산이 조망됩니다.

▲ 좌측 가지산 정상부와 우측 중봉, 골짜기는 용수골입니다.

▲ 능동산에서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신불산이 조망됩니다.

 

정상에서 가지산 주릉으로 이어진 지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등로 곳곳에 점심식사를 하는 산님들을 만난다. 적당한 곳을 골라 준비해간 음식들을 내어놓고 점심 요기를 하기 시작하니 시장이 반찬이라 반찬 하나하나가 산해진미다. 커피까지 곁들여 마시고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나 등로를 이어가 구룡소폭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 20여분쯤 진행하니 낯익은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제일농원 1.7㎞· 남명초교 4.0㎞)를 만나게 된다.(13:35)

직진길은 가지산-운문산 능선으로 올라서는 길이라 오른쪽 제일농원 방향의 사면길로 들어선다.

등로는 경사도가 심하지 않은 길이라 몸 풀기 코스로는 그저 그만인 것 같다.

▲ 정기산행지였던 정각산-실혜봉-정승봉-구천산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 이정표 사거리(제일농원 방향으로...)

▲ 구룡소폭포의 수량이 적어 보기가 좀 그러네요.

▲ 하산길에 올려다 본 백운산 정상부

 

이정표 사거리에서 오른쪽의 사면길을 13분쯤 따라가면 물길이 있는 지점에 또 다른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구룡소폭포 갈림길이다.

이정표의 구룡소폭포 방향을 따라 느긋한 걸음을 옮겨 나가니 밧줄이 쳐진 구룡소폭포 상단부에 도착하게 되고 철계단을 따라 진행하니 주변에 도토리를 줍느라 허리를 구부린채 눈을 박고 있는 산님들이 많이 보인다. 겨울을 지내야 할 짐승들의 양식일텐데 십여 명의 인원들이 큰 비닐봉지에 가득가득 담은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한다. 산을 찾았으면 추억만 가지고 가라고 하거늘 다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눈에 안 보인다고 바위 틈에 온갖 쓰레기들을 투기하는 몰상식한 일부 등산객도 있고 산나물이나 짐승들의 먹을거리를 싹쓸이해서 가져가 버리는 등 자연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다수의 선량한 산객들도 피해를 보게되니 벌금이라도 엄청 많이 부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뚜렷한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용수골 하산로와 합류가 되고 널찍한 주차장을 지나 24번 국도에 내려서게 된다. 입구에는 사과를 팔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니 하나 깎아먹고 가라신다. 맛을 보니 역시 얼음골 사과다. 일단 차를 회수해야 겠기에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리고선 도로를 따라 밀양쪽으로 1분쯤 걸어내려가 가드레일 왼쪽 아래 계곡쪽으로 나있는 내림길로 접어든다.

▲ 호박소 가는 길에 만난 너덜지대의 돌탑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초입 부분이 약간 거칠다. 도로 경사면인데다 철조망도 한 가닥 쳐져 있어 깔끔하지가 않다. 하지만 4~5m쯤 내려가 오른쪽으로 틀면 곧 옛길을 만나고 그 길을 따르면 호박소까지 순하고도 쉽게 내려갈 수 있다.

국내 100대 명소 중 하나인 호박소는 지름이 30m나 되고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암반형 소(沼)다. 억겁의 세월이 빚은 자연물이라 하기엔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워 올때마다 저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찾는 이들이 사철 끊기지 않지만 피서지로도 이름 높아 여름이면 물놀이 나온 피서객들로 만원이다. 이 호박소는 밀양시가 새로 선정한 밀양8경의 하나로 올라있기도 하다.

▲ 밀양 8경의 하나인 호박소

▲ 호박소에서 한컷!

 

 

호박소를 이곳저곳 사진에 담고서 쇠점골 오천평반석 가는 현수교를 지나니 백연사 독경소리가 들려온다. 절집 입구에서 합장으로 인사하고서 들머리였던 백연식당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14:40) 아직 한낮이라 뙤약볕이다.

차를 몰아 석남터널이 있는 고갯길을 올라가 제일농원 입구의 사과할머니께 달려가 한 박스 사서 차에 싣고 귀로에 오른다.

▲ 백운산 백연사

▲ 날머리인 백연식당 앞의 멋진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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