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밀양 표충사-향로산-재약봉-층층폭포-표충사 원점회귀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0. 07. 18 (일) 흐린 후 맑음. 무지 더운 하루...
◇ 산행장소 : 경남 밀양시 단장면, 양산시 원동면 일원
◇ 산행인원 : 홀로...
◇ 산행코스 : 표충사 호도나무집~옛고개 안부(740m)~향로산(979m)~전망바위~칡밭갈림길~917봉~장선리 갈림길~재약봉(954m)~코끼리봉(898.6m)~죽전삼거리~임도~층층폭포~흑룡폭포~옥류동천~표충사 순.
◇ 산행시간 : 약 7시간 37분 소요 (점심,휴식, 사진 240매 촬영 포함)
★ 산행기
지난 월요일 어머님의 첫 제사를 모시고 불과 6일만에 다시 아버님 기제사를 모시게 되어 내년부터는 두분을 함께 모시기로 아버님 前에 고하고 정성을 담아 제를 올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2주 연속 주말마다 내린 비로 산을 못 찾아 안달이었는데 일요일엔 비가 안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들뜬 마음으로 배낭을 챙겨서 아내가 차려놓은 밥상을 후딱 해치우고서 언양을 향해 고속도로를 내달린다.
오늘의 산행지는 밀양 표충사 주변의 봉우리 중 향로산을 올라 재약봉을 거쳐 층층폭포가 있는 옥류동천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코스로 꾸며본다.
소통이 원활한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리던 애마는 서울산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가지산 방향으로 길을 틀어 가지산터널을 모처럼 통과하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표충사를 향해 쉼없이 달려가니 얼음골을 끼고 솟아있는 운문산, 억산 정상부엔 짙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어 시원스런 영알의 조망을 구경하기는 글렀다 싶은 생각에 저으기 실망감이 들지만 운무속의 산행 또한 운치있을거라는 생각에 가속기를 밟는 발끝에 힘이 들어간다.
△ 산행지도
△ 공용주차장을 떠나 서왕교를 시작으로 산행을 떠납니다.(좌측 길은 필봉 가는길)
△ 서왕교 아래 시전천엔 피서객들의 물놀이가 한창이고 멀리 필봉이 특유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다시 찾은 공용주차장에 parking을 하고 필봉 들머리이기도 한 서왕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표충사 아래 시설지구에 텐트족들이 진을 치고 있다.
시전천이 몸살을 앓지는 않을런지... 다들 깨끗하게 사용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가져보는게 사치스런 생각일런지...
표충사 매표소 가기 전 150미터 지점의 삼거리에서 오른쪽이 사자평으로 연결되는 작전도로다. 들머리는 이 작전도로로 연결된다.(09:50)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 5분쯤 따라 올라가면 왼쪽으로 대문 돌기둥에 '호도나무집' 이라고 씌여있는 민가를 만나게 되고 여기서 오른쪽 산쪽으로 난 길로 이어지는데 이곳이 들머리이다.
△ 표충사 매표소 가기 전 우측으로 나있는 작전도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 초반부터 짚신나물이 산꾼의 발걸음을 붙드네요.
△ 파리풀
△ 매바위와 필봉이 조망이 되니 다시 한번 필봉을 올라 석남사 환종주에 도전해 보고픈 생각이 듭니다.
△ 산행들머리의 중요 포인트인 '호도나무'집(등로는 도로 우측으로 열려 있답니다)
△ 고들빼기
△ 표충사 서왕담골에서 원동면 다람쥐골을 오가던 옛길이 소롯히 남아있어 길잃을 염려가 없어 좋았네요.
△ 옛고개 안부[740m](← 향로산, → 형제봉, 섬들민박)
△ 첫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표충사를 둘러싼 좌측에는 필봉과 매바위 우측으로는 천황산과 재약산에는 구름모자가 씌워져 있네요.
△ 삼박골 건너 명필봉 능선이 이어지고 그 너머 영축지맥 구간인 매봉-금오산도 눈에 들어옵니다.
△ 바로 앞 잘록이 부분이 올라온 옛고개이고 그 너머 쌍봉(822m) 뒤로 정각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희미한 등로를 따라 올라서니 이어 농로를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시그널이 안내를 하는 방향으로 길을 이어 조금 가면 물길이 지나는 곳에 농장길이 시멘트로 포장된 지점을 만나게 된다. 이 왼쪽 위가 실질적인 들머리다.
풀섶을 헤치며 등로를 따라 올라서니 길은 외길인데다 생각보다 뚜렷하고 너덜겅 하나 없는 부드러운 길이다.
옛고개에 닿기 전 중반까지는 비교적 경사가 급한 오름이라 땀깨나 흘리며 올랐지만 산허리를 왼쪽으로 돌아가는 사면길을 만나고부터는 한결 가볍게 등로를 이어갈 수 있다. 바람 한점없는 찌푸린 날씨에 그나마 기온이 그리 높지 않아 견딜만 했는데 옛고개 안부가 가까워오니 산등성이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자연풍의 혜택을 맘껏 누린 호사스런 등로가 시작된다. 옛고개 안부에는 두 세 팀의 산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한쪽 모퉁이에 엉덩이를 붙이니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며 먼저 길을 떠난다. 가져간 얼음물을 벌컥거리며 들이키고 곧바로 뒤를 쫓아간다.
10여분 후에 만난 전망바위에서 오늘의 첫번째 멋진 전망을 구경하니 올라온 보람을 바로 찾게 된다.
좌측 필봉과 매바위를 필두로 시계방향으로 상투봉과 구름이 정상부를 뒤덮고 있는 천황산과 재약봉이 한 눈에 들어오고 뒤를 돌아 내려다보니 삼박골 건너 명필봉 능선이 아련하다.
전망바위에서 다시 17분 정도 등로를 이으니 제법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오는 향로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11:40)
△ 향로산 정상에 피어있는 돌양지꽃
△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겠기에 땀에 절은 모습이지만 향로산 정상석에서 자세를 잡아봅니다.
향로산(香爐山 979m)
경남 밀양시 단장면에 위치하며 옥류동천을 사이에 두고, 천황산과 재약산을 마주하고 있는 산으로 산세가 가파르며 높고 험준하다.
△ 향로산 정상에서 바라본 재약산 사자봉(좌), 수미봉(중앙)과 사자평의 전경입니다.
단체로 산행을 온 탓인지 정상석 주변 곳곳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바위투성이인 정상부에서 전세를 낸 것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볼썽 사납다. 비집고 들어가 간신히 사진 몇장 담고서 오래 있을 마음도 나지 않아 얼른 건너편 바위 위로 자리를 뜬다.
3년전 직장산악회의 신년 첫 산행지로 이곳을 찾았던 탓에 낯설지 않은 주변 풍광을 눈에 담기 시작해 본다.
짙은 구름이 천황산과 재약산의 정상부를 뒤덮고 있지만 사자평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 볼 수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사자평과 산들늪 아래로 하얀 물길이 이어지는 층층폭포도 조망된다.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면 역시 구름모자를 뒤집어쓴 간월산, 신불산, 신불평원, 영축산, 죽바우등이 시원스럽게 내달리고 있어 영남알프스 최고의 전망대라는 찬사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조망이 멋진 곳이다.
△ 재약봉 너머로 간월산, 구름으로 덮혀있는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과 영축지맥의 마루금이 펼쳐집니다.
△ 가야할 917봉 너머로 역시 구름에 가려있는 영축산과 영축지맥 죽바우등에서부터 오룡산, 염수봉까지 마루금이 조망이 되네요.
△ 가까이 좌측 끝이 향로봉이고 우측 끝이 백마산, 그 너머로 밀양댐 그리고 금오산의 산그리메가 펼쳐집니다.
△ 겹겹이 펼쳐지는 산자락에 골짝마다 들어앉은 마을의 풍광이 그저 황홀하기만 합니다.
△ 이제 향로산 정상과 이별을 하고... 재약봉을 향하여 진군을 계속해 나갑니다.
△ 사자평, 백마산 갈림이정표(백마산을 올랐다가 향로봉을 찾고픈 마음이 불쑥 드네요)
△ 무덥고 습한 날씨에 땀으로 목욕을 한 몸뚱아리는 자꾸만 축 늘어져만 갑니다.
△ 우측 끝으로 향로산 정상이 보이고 가운데 백마산이 바라보입니다.
△ 917봉을 향하던 도중 전망바위에서 다람쥐골과 원동면 선리마을이 조망되네요.
△ 중요포인트인 917봉 갈림길입니다.(← 학암폭포, → 재약봉)
사통팔달 시원스런 조망을 눈으로 훑어보고서 정상부를 내려오니 백마산과 사자평으로 갈라지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좌측으로 길을 이어 진행하다 두번째 만난 전망바위에서 산행 초입에 만났던 안동에서 왔다는 산님 두 분이 식사를 하고 있어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준비해 간 제사 음식들을 내어놓고 나누어 먹으며 산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식사를 마치고 안동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한다며 먼저 길을 떠난 두 분의 뒤를 따라 진행하니 갈림길인듯한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식사 도중 지나가던 단체 산행팀을 만나 뒤섞여 등로를 이어가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가던 걸음 멈춰서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니 칡밭갈림길로 해서 옥류동천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일행을 따라 진행했더니 그네들과 마찬가지로 엉뚱한 방향이라 얼른 되돌아 내려온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길을 잘못 든것 같다고 얘기하니 다들 우루루 따라 올라온다. 산대장인듯 한 분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방향을 묻길래 917봉에서 오른쪽 아래로 나있는 길을 이어가다보면 우측으로 전망바위 하나가 나오고 곧이어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좌측으로 꺾어 진행하다 만나는 첫번째 갈림길에서 좌측 아래로 하산하면 된다고 알려주니 고맙다는 말을 연신 내뱉는다. 오래 전 와본 길이라 희미한 기억이지만 지도를 펴놓고 복기해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되살아나 스스로에게도 놀랍기만 하다. 아직은 쓸만한 머리라 생각하니 쓴 웃음만 나온다.
△ 3년전 단체사진 찍었던 전망바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회상에 젖어봅니다.
(가운데 능선이 백마산에서 이어져 선리마을로 향하고 좌측 앞 봉우리가 향로봉입니다.)
△ 선리 갈림길(← 재약봉, → 선리)
△ 예쁘게 핀 산수국을 요모조모 뜯어보며 사진에 담아봅니다.
전망바위에 도착해서 단체사진을 찍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잠시 눈요기를 하고서 이어 나타나는 선리 갈림길에서(12:59) 좌측으로 길을 틀어 진행하니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온다. 큰소리로 단체산행 온 팀이 맞느냐고 했더니 그렇다는 응답이 온다. 진행방향을 일러주고 속보로 진행해 나가니 첫번째 안부 사거리가 나타난다.(13:07)
△ 칡밭 갈림길1 안부(← 칡밭, → 장선리, ↑ 재약봉)
△ 칡밭 갈림길2 안부(← 칡밭, → 장선리, ↑ 재약봉)
△ 하늘말나리
조금 기다리며 뒤따라 온 산행팀 선두에게 내려갈 길을 알려주고서 홀로 직진 오름길을 올라간다. 암튼 오지랖이 넓은건 어딜 가나 표가 난다. ^^*
10여분 후에 두번째 안부사거리를 만나게 되고 돌에 표충사 방향을 가리키는 글씨가 씌어 있다. 진행 방향은 당연히 직진으로 나있는 등로를 이어간다.
10분쯤 가면 가파른 오르막을 만나는데 제법 힘이 든다.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20분 남짓 오르니 재약봉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13:50)
△ 삼각점만 덩그러니 외로이 있는 재약봉 정상(954m)
△ 밝게 개인 날씨 덕에 간월산, 신불산의 마루금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 영축산에서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의 마루금입니다.
△ 재약봉에서 바라본 재약산 수미봉과 천황산 사자봉
△ 가야할 코끼리봉 너머로 가지산, 능동산, 배내고개, 배내봉이 펼쳐지고 그 뒤로 고헌산이 아련합니다.
△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와 나즈막한 산죽밭을 통과하니
△ 파아란 억새가 일렁이는 안부를 지나 올려다 본 코끼리봉의 모습에 다시금 전의를 불태워 봅니다.
△ 미역줄나무가 뒤엉킨 채로 등로를 가로막고 있어 뚫고 나가기가 고역이었네요.
△ 미역줄나무꽃
정상에는 재약봉의 표지석은 없고 삼각점과 재약봉 정상임을 알리는 시그널만 붙어있다.
조망은 운문산 쪽을 제외하면 사통팔달이다. 가까이 다가온 건너편 간월산과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사진에 담고서 따가운 햇살을 피해 우측 아래로 나있는 숲으로 빠져 들어간다. 오르막이 된비알이었으니 내림길 또한 급사면 길이라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내딛는 발가락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짧은 산죽밭을 지나 파아란 억새 숲을 지나니 전방으로 봉우리 하나가 나타난다. 아마 코끼리봉인 것 같다. 역시 오름길을 낑낑대며 올라선 능선의 이어지는 등로는 외길이지만 싸리나무와 미역줄나무가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어 여간 성가스럽지가 않다.
30여 분을 미역줄나무 숲을 헤치며 진행하니 삼각점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시그널에 코끼리봉이라 적혀있다.(14:39)
△ '코끼리봉'이라 씌어진 시그널을 보고서야 알았네요.
△ 재약봉에서 배내골 백련마을과 신불산 청수골 자락의 산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답니다.
간단히 사진에 담고서 숲으로 빠져드니 곧바로 시그널들이 펄럭이는데 아마도 좌측으로 산들늪을 지나 고사리분교 터로 가는 내림길이 있는 모양이다. 무시하고 직진 길을 따른다. 미역줄나무의 밀림을 뚫고 등로를 이어가니 우측으로 배내골이 훤히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청수좌,우골이 펼쳐지고 그 위로 영축산에서 함박등, 체이등, 죽바우등,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산꾼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저 골짜기 숲으로 오르기만 했던 산길을 멀리서 바라보니 또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코끼리봉을 떠난지 14분 만에 스텐 기둥이 서있는 갈림길에 당도하니 좌측으로 습지안내판이 있는 죽전갈림길에 도착한다.(14:53)
△ 습지안내판이 있는 죽전고개 갈림길
△ 우측 향로산, 재약봉, 코끼리봉이 줄지어 있는 지나온 등로를 돌아보니 꽤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 재약산(좌)과 천황산 그리고 사자평....
△ 고산습지인 사자평 산들늪의 광활한 모습입니다.
△ 사자평 너머로 수미봉과 사자봉이 한결 가까워진 모습입니다.
△ 사자평을 한가운데서 만난 '노루오줌'
△ 바위 전망대서 본 걸어온 마루금과 우측 산들늪의 모습입니다.
△ 좌측 간월산에서 간월재,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우측은 죽전마을, 영남알프스산장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습지안내판 뒤로 나있는 길은 산들늪을 지나 옥류동천으로 내려설 수 있지만 지금은 밧줄로 출입을 막아 놓았다. 진행방향 앞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니 푸르름이 맘껏 나래를 펴고 있는 재약산, 천황산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아래로 넓디 넓은 사자평이 펼쳐진다. 흐리던 오전의 날씨는 이미 온데간데 없고 따가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으로 돌아와 있었다. 가던 걸음 잠시 멈추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토시까지 팔을 두른 뒤 가던 걸음 재촉한다.
사자평과 산들늪을 가로질러 걸으며 지나온 등로를 돌아보니 오늘도 어지간히 걸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단체산행팀과 작별한 안부사거리 이후부터 줄곧 홀로 산행을 하는동안 만난 산꾼은 한명도 없었으니 아마도 오늘 이 코스를 지난 이는 혼자 뿐인 듯하다.
사자봉(천황산), 수미봉(재약산) 갈림 이정표에 당도하여(15:24), 흔적을 담고서 좌측 아래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등산로 곳곳이 정비되어 보기가 참 좋아보인다.
△ 사자평 임도 갈림 이정표
△ 태풍 매미가 휩쓸고간 수마의 흔적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새모습으로 거듭난 임도와 수로의 모습에 인간의 힘도 대단함을 느낍니다.
△ 등로 군데군데 피어있는 붓꽃의 아름다움에 잠시 가던 걸음 내려놓고 매혹적인 유혹속으로 빠져 봅니다.
△ 골등골나물
△ 쉽싸리
지삼(地參)·택란(澤蘭)·지순(地筍)·개조박이·지과인묘(地瓜人苗)·쉽사리라고도 한다. 습지에서 자란다. 높이 1m 내외이고 줄기는 사각형이다. 땅속줄기가 흰색으로 굵고 옆으로 벋으면서 그 끝에 새순이 나온다.
잎은 마주나고 옆으로 퍼지며 길이 2∼4cm, 나비 1∼2cm로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모양은 바소꼴로서 양끝이 좁고 둔하며 밑으로 좁아져서 날개가 있는 잎자루처럼 되고 양면에는 털이 없다.
꽃은 7∼8월에 피고 흰색이며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꽃받침은 길이 3mm로서 5개로 갈라지고 끝이 뾰족하다. 화관은 입술 모양인데, 윗입술은 2개로 갈라지고 아랫입술은 3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2개이며 포기에 따라 긴 것과 짧은 것이 있다. 연한 부분을 나물로 하고 성숙한 부분을 약용으로 한다. 아시아 동부에서 북아메리카에 걸쳐 분포한다.
△ 바위채송화
△ 너럭바위
태풍 매미로부터 시작되었던 잔흔은 이제 말끔히 제거되었고 배수로까지 제대로 정비가 된데다 간간이 바위 심터에 습지 안내석까지 군데군데 서 있어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배내고개 방향으로 가는 산꾼들 두어 팀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나가니 습지감시초소가 나온다. 아무도 없는 듯 굳게 잠긴 문이 찾아온 불청객을 내치는 것 같아 얼른 길을 떠난다.
7분 뒤 진불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4분 정도 후에 너럭바위에 도착하여 사진에 담고 길을 이으니 곧 고사리분교터로 가는 갈림길임을 가리키는 스텐이정표가 나타난다.(15:56)
이곳에서 하산로는 두갈래인데 고사리분교 터로 가는 길은 적조암을 거쳐 산허리길을 따라 내려서는 길로 옥류동천에 수량이 많아 통행이 어려울 때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는 길이고 좌측 표충사 방향을 알리는 계곡길은 층층폭포와 흑룡폭포 방향이다. 당연히 좌측 내림길을 택한다. 여름철 계곡산행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서 택한 코스인데 어찌 마다할까...
△ 고사리분교터와 옥류동천 갈림 이정표
△ 미나리아재비
△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힘차게 내려오는 물살이
△ 작은 층층폭포를 만들어 숨을 고르고 모아진 계곡물이 한꺼번에 내리꽂으니
△ 그 위용에 놀란 듯 층층폭포 앞 계곡의 나무들이 흔들리니 폭포의 힘을 새삼 느끼는 순간입니다.
△ 층층폭포 상단부에서 바라본 옥류동천 너머로 올랐던 향로산이 조망됩니다.
△ 층층폭포 갈림 이정표
작전도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니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오고 우측 숲 사이로 계곡이 언뜻 보이기 시작하는데 물줄기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굉음을 울리기 시작한다. 짐작해 보건데 층층폭포일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망설일 것도 없이 등로를 이탈하여 토끼길 수준의 내림길로 서둘러 내려간다.
계곡을 타고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류를 바라보니 더위가 그냥 저만치 물러가 버리고 없다. 계곡을 따라 조심스레 바윗길을 헤치며 내려가니 자그마한 무명폭이 눈을 사로잡더니 바로 그 아래로 낭떠러지 아래로 쉴새없이 물길을 토해내는 층층폭포 상단부가 나타난다. 더 이상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아 되돌아나와 폭포 옆으로 접근해 본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악소리가 무색할 만큼 쏟아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껴본다. 멀리 향로산과 쌍봉이 올려다 보이고 그 아래 옥류동천의 깊고 깊은 골짜기를 사진에 담고서 길을 더듬어 작전도로로 다시 올라온다. 이어 나타나는 이정표를 따라 돌계단으로 이어지는 층층폭포 가는 길을 내려서니 엄청난 수량의 폭포수가 떨어지는 층층폭포의 정면에 서게 된다.(16:17)
△ 층층폭포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네요.
△ 출렁다리에서 다시 한번 바라보아도 멋진 '층층폭포'의 모습입니다.
△ 운지버섯
△ 두번째 출렁다리에서의 무명폭. 어제 내린 비 탓에 좋은 구경하게 되었네요.
△ 구비구비 바위 틈을 휘감아 쏜살같이 내려오는 물길에 그저 '풍덩'하며 몸을 내 던지고 싶어집니다.
폭포수 아래에서 떨어지는 세찬 물줄기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10분 남짓 머물다가 출렁다리에 서서 정면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다시 한번 바라보니 그 위용이 실로 대단하여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물소리를 음악삼아 등로를 부지런히 이어가니 목계단을 비롯해 등로 전체가 새단장을 한 산뜻한 모습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15분 가량 내림길을 이어가 만난 두번째 출렁다리에서의 이름모를 폭포 또한 어제 내린 비 탓인지 수량이 풍부하여 볼만하다. 얼른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뒤따라 오는 여성 산님들 때문에 꾹꾹 눌러 참는다.
다시 10분 가량 내려와 좌측 계곡을 바라보니 그냥 갈수 없는 풍광이라 또 등로를 이탈한다. 바위 틈 사이를 헤치며 올라서보니 역시 구경꺼리다.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흑룡폭포 상단부 풍광이었다. 구비구비 바위 사이를 이리저리 휘돌아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물살이 결국엔 흥룡폭포의 장관을 이루는 밑거름이란걸 몰랐으니...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나도 모르게 입이 딱 벌어지며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재약산 옥류동천의 제일 풍경인 흑룡폭포가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17:03)
△ 재약산 옥류동천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흑룡폭포'의 위용
△ 초록계곡 그리고 더욱 돋보이는 하얀 물줄기에 넋이 빠져 마냥 바라만 봅니다.
△ 이전에 몰랐던 폭포들이 계곡 합수점마다 널려있어 전시장 같은 분위를 연출하고 있네요.
△ 요란한 물길의 움직임이 바위를 두드리는 울림으로 전해오다 어느 새 평온함을 되찾는 여유로움으로 다가오네요.
△ 계곡산행의 끝을 알리는 이정표
△ 좌측 필봉과 우측 끄트머리의 천황봉(사자봉)의 풍광이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 간이매점 직전의 시그널 숲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마냥 도취되어 하산 길도 잊어버린 듯하다. 사진에 그리고 두 눈에 맘껏 담고서 길을 떠나 풍광좋은 계곡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내려가 카메라에 담으며 등로를 이어가니 함께 하산하던 산님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감이 든다. 앞서 나가다 사진 찍느라 등로 이탈하면 뒤쳐졌다가 다시 추월해서 또 계곡으로 갔다가 다시 올라와 추월을 하니 길 비켜주는게 성가셨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양보해 줄 때마다 감사하다는 인삿말을 꼭 남긴다.
징검다리를 찰랑거리게 만들 정도로 불어난 계류를 스틱에 의지하며 조심스레 건너니 '표충사 1.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끝으로 계곡산행은 끝이 나고 등로 주변 철망에 다녀간 흔적이 정신없이 나부끼는 시그널의 숲을 지나 표충사 범종루가 바라보이는 계류에 당도하니 신발을 벗지 않고는 건널 수가 없다.(17:33)
아마도 부처님께서 깨끗하게 씻고 찾아오라는 뜻인가 싶어 배낭을 내려놓고 머리를 감고 발도 씻고서 윗옷과 양말을 갈아 신고 실질적인 산행을 마무리하고서 사명대사의 얼이 서려있는 표충사로 발걸음을 옮겨간다.(17:55)
△ 표충사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 가기 전 올려다 본 사자봉, 수미봉, 문수봉의 위용입니다.
△ 표충사 삼층석탑(보물 제467호)과 석등
△ 향로산(우측)과 917봉이 올려다 보이네요.
△ 표충사 대광전
△ 팔상전(八相殿) 뒤로 특유의 모습으로 '필봉'이 다가옵니다.
△ 대광전 내부 모습(좌로부터 :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존불)
△ 표충사 영정약수(靈井藥水)
표충사(表忠寺)
표충사는 신라 무열왕 원년(654) 원효대사가 터를 잡아 세운 죽림사(竹林寺)이다.흥덕왕 4년(829) 셋째 왕자가 몹쓸 병을 얻어 전국의 명산과 명의를 찾던 중 이곳의 약수를 먹고 병이 낫게 되자 탑을 세우고 약수 이름을 영정약수라 불렀다고 한다.이때부터 절 이름을 재약산영정사라 부르고 절을 크게 부흥시켰다.신라 때는 보우국사가, 고려시대 때는 해린국사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며 특히 일연이 이곳에서 『삼국유사』를 탈고하였다고 한다.조선 헌종 5년(1839) 영축산 백하암에 있던 사명대사의 사당을 이곳에 옮기면서 표충사라 하였는데, 이 사당을 절에서 관리하면서 사(祠)자가 사(寺)로 바뀌었다.사명대사는 서산대사의 제자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평양 탈환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사신으로 임명되어 여러 차례 적진에 들어가 회담을 했고, 그 성과로 포로로 잡혀간 3003여명의 동포를 데리고 귀국하는 등 외교적 업적을 남겼다.현재 이곳에는 중앙에 사명대사의 영정이 있고 동쪽에는 그의 스승인 서산대사, 서쪽에는 임진왜란 때 금산싸움에서 전사한 기허당의 영정을 함께 모시고 있다.주위의 뛰어난 경관뿐 아니라 불교와 유교가 통합되어 있는 한국사찰의 유연성을 보여 주는 곳이다.
△ 표충사 배롱나무(백일홍)
△ 절집의 팔작지붕 위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재약 5봉의 모습입니다.
△ 천황산표충사(天皇山表忠寺) - 경상남도기념물 제17호
△ 일주문을 빠져나와 아름드리 노송이 어우러진 도로를 따라 공영주차장으로 이동을 합니다.
△ 아침 나절에 출발했던 서왕교에서 올려다 본 '필봉'의 깨끗한 모습이 산뜻하네요.
보름 가까이 산행을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무작정 나선 산으로의 나들이.
시원스런 영남알프스의 조망을 즐기러 다시 찾은 향로산은 변함없이 특급전망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처음 밟아본 재약봉, 코끼리봉으로의 능선길과 광활한 사자평과 산들늪을 거닐며 대자연의 웅대함을 만끽하였고, 층층폭포와 흑룡폭포의 비경을 맘껏 담아본 호사스런 산행이었다.
직장에서의 바쁜 업무속에서 얻어지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린 오늘의 산길이 변함없이 이어지는 삶의 수레바퀴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리란걸 믿어 의심치 않으며 비록 고온다습한 오름길과 뙤약볕 아래의 산행에 쏟아낸 땀방울이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지만 옥류동천의 깨끗한 물에 몸을 정갈히 하고 표충사 대광전의 부처님께 먼저 가신 부모님의 극락왕생과 사랑하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주변 지인들의 안녕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예를 올리고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기 그지 없고 일주문에서 만난 스님과 합장으로 작별을 고하며 석양이 물드는 숲길을 따라 애마를 찾으러 바쁜 걸음을 옮겨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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