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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이 사는 집

공룡잡으러 설악으로 떠난 세 남자의 산행 이야기 - 1 본문

◈ 산행이야기/☆ 2010년도 산행

공룡잡으러 설악으로 떠난 세 남자의 산행 이야기 - 1

해와달^^* 2010. 10. 12. 00:22

♠ 산행일자 : 2010년 10월 7일 - 8일 (1박 2일) 날씨 : 첫째날 - 무지 맑음, 둘째날 - 시종일관 주룩주룩 비

♠ 산행장소 : 강원도 설악산 국립공원

♠ 산행인원 : 직장 동료 2명과 함께...

♠ 산행코스 : 오색 분소~설악폭포~대청봉~중청 대피소(1박)~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신선대~1,275봉 안부~나한봉~마등령기점~샘터~금강문~세존봉~금강굴 입구~비선대~와선대~신흥사~신흥사일주문~소공원

♠ 산행거리 및 시간 : 22.1km

                ☆첫째 날 - 오색~(3시간 37분)~대청봉~(12분)~중청대피소 : 4시간 14분

                   ☆둘째 날 - 중청대피소~(1시간 10분)~희운각~아침 식사(1시간)~무너미고개~(3시간 58분)마등령~(1시간 40분)~

                                    금강굴 입구~(21분)~비선대~(51분)~소공원 : 9시간 9분(식사시간 1시간 포함)

 

◈ 산행기

늘 가보고 싶었던 설악산 공룡능선으로의 산행이 결행되는 오늘. 직장동료 셋이서 의기가 투합이 되어 추석날 차례를 모시자마자 곧바로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대피소 예약을 마치고 기별을 보내온 동료인 '준석'님에게 먼저 감사의 마음부터 전하고 며칠 전부터 준비물을 챙겨 놓고 이틀 휴가원을 내고서 그날이 오기를 기다린 끝에 맞이한 새벽에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마치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자동으로 일어나 배낭을 들쳐메고 약속장소인 황성공원에 있는 실내체육관 앞으로 차를 몰아간다.

집이 경산이라 아예 외박을 해버린 역시 동료인 '태웅'님은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고 이어 도착한 '준석'님의 차에 올라타고서 포항 방면으로 7번 국도를 따라 설악으로 향한다.

근래 보기 드물게 맑은 날씨라 산행하기에 적당한 이 가을에 휴가를 내면서까지 설악의 공룡을 잡으러 떠나는 세 사나이의 이틀간의 여정을 축북해 주는 것 같아 흡족한 마음이고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너무도 잔잔한 동해의 푸른 바다에 눈이 시릴 정도의 아침햇살이 내려앉아 보석처럼 빛나는 멋진 광경을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감상하며 오랫만에 찾아가는 설악의 정경을 머리속으로 그려본다.

시원스레 뚫린 7번 국도를 신나게 달리다 영덕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우리를 태운 애마는 쉼없이 내달려 속초 시내에 접어들어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주변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해두고 매표를 하고서 간단히 김밥과 우동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오색, 한계령 방향 버스에 몸을 싣고 달려가 흘림골, 주전골의 기기묘묘한 암봉들이 반겨주는 오색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오색분소를 지나 실질적인 산행들머리인 탐방안내소에서 간단히 사진 한장 찍는 것으로 공룡사냥길에 들어선다.(12:40)

 

▲ 산행지도

▲ 오색버스정류장에서 올려다 본 흘림골, 주전골의 기묘한 암봉들이 찾아온 산꾼을 반겨줍니다.

▲ 국립공원오색분소를 출발하여 남설악매표소를 향한 발걸음은 힘이 넘쳐 납니다.

▲ 남설악매표소

▲ 두손 불끈 쥐고 화이팅을 외치며 공룡사냥에 돌입합니다.

 

▲ 가파른 돌계단을 힘겹게 한발한발 올라서니

 ▲ 정상부가 구름으로 가리워진 점봉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 정상까지 계단이 약5,000개나 된다는 어느 산님의 말이 실감나는 하루입니다.

▲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도 가지 않는 순수 그 자체의 다람쥐 아가씨네요.

▲ 터질 듯한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쉬면서 과일로 목을 축여봅니다.

▲ 제 1 쉼터

▲ 산부추

▲ 투구꽃

▲ 한발한발 정상을 향해 묵묵히 걸음을 내딛는 당신의 뒷모습에서 수도승의 경건함이 느껴집니다.

▲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온 산을 수놓고 있는 단풍잎과

▲ 바위에 뿌리를 내려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있는 소나무에서도 같은 심정입니다.

▲ 설악폭포 상단부

 

▲ 불이 난듯 빨갛게 타오른 단풍의 모습에 발걸음은 저절로 멈춰집니다.

▲ 빠알갛게 물이 든 단풍이 갈길 바쁜 산꾼의 발걸음을 자꾸만 붙드네요.

▲ 붉게 홍조를 띤 새색시 같은 단풍의 모습에 함께 포즈를 잡아주며 아름다움을 찬미해줍니다.

▲ 설악산을 찾을 때면 어김없이 신새벽에 오르기 시작했으니

▲ 이리도 예쁜 단풍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 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에 가뿐 숨을 몰아쉬며

 ▲ 경사도 심한 등로를 힘겹게 오르고 또 올라

▲ 허리를 펴고 돌아선 하늘엔 눈이 부시도록 햇살이 가득합니다.

▲ 한낮의 오색코스는 그야말로 단풍터널이 따로 없네요.

▲ 고도를 높여갈수록 산 아래에서 보았던 정상을 가리고 있던 구름들이

어느 덧 눈 아래로 내려다 보이니 어지간히 올라오긴 한 모양입니다.

 

▲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다가온 가을,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 마치 하얀 솜이불을 깔아놓은 듯한 모습의 운해를 보며

▲ 그냥 '풍덩'하고 뛰어들고플 만큼 진한 유혹을 느끼는 행복한 산길입니다.

▲  고사목과 어우러진 멋진 풍경 뒤로 귀때기청봉이 조망이 됩니다.

▲ 구름바다 저멀리 푸른 동해가 넘실대고 있네요.

▲ 이제 대청봉에 거의 다 온 모양입니다.

▲ 밝은 대낮에 처음으로 올라본 설악산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입니다.

▲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서...

▲ 단체사진으로 오늘 일정의 방점을 찍어봅니다.

▲ 중청봉과 오늘 하룻밤 신세지게 될 중청대피소

 ▲ 구름으로 뒤덮인 소청, 희운각 방향

 ▲ 평일이지만 설악산을 찾는 이가 많은걸 보면 역시 명산인 모양입니다.

▲ 운해속에 갇혀버린 설악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이 된듯 합니다.

사방을 둘러보며 너무나 멋진 풍광을 맘껏 즐겨보는 평일산행의 여유로움을 한껏 누려봅니다.

▲ 멀리 중국에서 설악산을 찾아온 여성 산님 세분이 참으로 대단하게 보인 오늘이었답니다.

▲ 너무나 환상적인 운해 저 너머로 아득히 오대산이 눈에 들어 오네요.

▲ 중청대피소에서 올려다 본 대청봉

▲ 아직은 이른 시간인지 한산한 중청대피소에 여장을 풀고 저녁준비를 합니다.

▲ 대피소 안에 있던 응급환자를 태우러 나타난 119 소방헬기

▲ 해거름이 찾아든 중청대피소에서 건너다 본 점봉산은 이미 운해속의 절해고도가 되어 버렸네요.

▲ 멀리서 찾아든 산꾼이 맘에 드는지 살짝 모습을 드러내주는 공룡능선

▲ 우측의 화채봉과 멀리 속초시의 전경도 조망이 됩니다.

 

설악산을 몇번 찾았었지만 머나먼 남쪽지방에 사는 탓에 늘 새벽에 산을 올라 앞사람 엉덩이에 머리를 부딪히며 정신없이 올랐던 기억밖에 없었는데 환한 대낮 그것도 평일에 오르니 복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산행으로 설악의 멋진 풍광을 맘껏 즐기며 올랐으니 얼마나 행복한 산길이었는지 모른다.

대피소에서 햇반을 데우고 '준석'님이 준비해 온 돼지찌게를 끓여 맛난 저녁식사를 하니 산상파티가 따로 없다.

때마침 '준석'님의 친구를 이곳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보니 함께 공룡능선을 가보고 싶다는 제안에 기꺼이 승낙을 하고서 대피소에서 내어주는 담요를 받아들고 배정받은 자리로 올라가 잠자리를 봐놓고 다시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어린 시절 시골집 마당에서 올려다 보았던 무수한 별들이 마치 모래를 흩뿌려놓은 듯 제각기 빛을 발하고 있다.

금방 알아볼 수 있는 북두칠성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어 국자로 물을 떠서 마시고 싶을 충동을 느낀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속초 시내의 야경도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천상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기분에 자신이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다.

내일 새벽 일출을 보기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기에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펴놓은 담요속으로 빠져들어 가니 마음은 벌써 공룡을 잡으로 떠나는 포수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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