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청도 삼계리 천문사-나선폭포-829봉-지룡산-복호산-신원리 본문
♡ 산행일자 : 2011. 06. 04 (토) 맑음
♡ 산행장소 :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삼계리 일원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코스 : 삼계리 - 천문사 - 나선폭포 - 829봉 - 지룡산 - 복호산 - 신원리 (산행시간 : 5시간 10분)
▣ 산행지 소개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 자리한 지룡산은 영남 알프스에 속하는 운문산과 바로 인접해 있는 산으로 운문산 운문사의 부속암자들이 배치된 곳이다. 청신암과 내원암, 북대암 등 사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옛 정취를 느끼고 쉬어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며 주변 경관과 더해져 한층 멋스러움을 자아낸다.낮은 산이지만 산행길은 그리 만만치 않다. 곳곳에 칼날 같은 바위능선이 있고 가파른 너덜지대와 폭 넓은 고사목이 산재해 있다.
나반존자를 모신 사리암은 향일암, 보리암과 더불어 기도 효험이 뛰어나다고 소문난 기도도량. 사시사철 밤낮없이 기도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운문사보다 앞서 산문을 연 북대암은 조망이 빼어나며, 내원암은 개울 건너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어 특이하다. 청신암은 돌탑 앞에서 기도하면 득남한다는 전설이 있다. 사리암을 제외한 세개의 암자는 입구까지 차가 올라간다.
지룡산 (658.8m)은 산이라기보다 산성으로 오랫동안 불리어 왔는데 산성의 규모는 작지만 사방이 절벽과 급경사로 둘러져 있고 동쪽 능선에 샘이 있어서 산성으로서의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룡산성이란 이름은 후백제왕 견훤이 이 산에 살던 지렁이의 아들이라는 야설로 인해 지용산이라 부르게 되었고, 여기에 있는 산성을 지룡산성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지룡산성은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삼국을 통일하게 된 계기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 산성을 축조한 후백제왕 견훤이 신라의 수도였던 금성을 공략하게 되자, 신라왕이 나라를 들어 고려에 항복하게 되고 그 뒤 고려에 의해 후삼국이 통일되었던 것이다.
복호산(681m)은 옛 신선봉 자리이다, 즉 신원리에서 보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모습이라고 하여 복호산(伏虎山)이라고 하는데 신원리에서 남쪽방향으로 보이는 바위산이다. 복호산은 신원리에서 보면 한 봉우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봉우리가 앞뒤로 이어져 있다. 앞 복호산은 바위로 이루어져 사방이 잘 내려다보이지만 뒷 복호산은 나무가 우거져 있어 조망은 어렵지만 산의 높이는 뒷 복호산이 더 높다.
◈ 산행기
사흘 연속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하루 정도는 산을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산행지를 물색해 본다. 1구간을 마친 영덕 블루로드 2구간 코스와 최근 밀양 지역의 산들을 돌아보았던 차에 미답의 산들을 마무리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일요일 새벽에 초등학교 친구 3명 부부모임으로 1박 2일 여행을 가기로 하고 약속이 되어 있어 산행시간이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안 가본 곳을 헤아려보다 영남북알프스의 기착지인 청도 운문면 삼계리로 일단 떠나보자고 생각하고 어젯밤 부랴부랴 꾸려놓은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서 팔우정로타리의 해장국집에서 선지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건천을 지나 운문댐 방향으로 차를 몰아 간다.어디로 갈까나.... 운전하면서 산행지를 골라보니 문득 몇년 전에 올라보았던 지룡산이 생각이 나서 코스를 달리해서 올라보자고 마음먹는다.
삼계리에서 가보지 못한 나선폭포를 구경하고 헬기장이 있는 829봉을 올라 전망좋기로 이름난 능선길을 걸으며 눈을 즐겁게 하고 지룡산 암릉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로 꾸며본다. 운문댐을 지나 운문사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부지런히 달려가니 신원삼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진행하는 동안 하산 후에 삼계리까지 걸어가야 하는 관계로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미터기를 작동하다가 이내 포기를 하고 만다.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훨씬 먼 거리라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차를 돌려 지룡산 방향으로 되돌아가다 이왕 나선거 일단 가보자 싶어 다시 차를 돌리는 변덕을 부리며 삼계리 천문사를 알리는 대형빗돌 앞에 주차를 해두고 신발끈을 조여매고 천문사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다.
△ 산행지도
△ 삼계리 천문사 입구에 서있는 대형 빗돌은 언제나 위풍당당 그 자체입니다.
△ 천문사 입구에서 올려다 본 쌍두봉의 위용입니다.
△ 상운산 가슬갑사(嘉瑟岬寺)
가슬갑사 [嘉瑟岬寺]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산(雲門山)에 있던 절.
《삼국사기》에는 가실사(加悉寺)·가서사(加西寺)로도 나온다.
600년(진평왕 22) 수(隋)나라에서 신라로 돌아온 원광(圓光)이 창건하여 이곳에 머물렀으며, 그가 귀산(貴山)에게 세속오계(世俗五戒)를 일러 준 것도 이 절이다. 후삼국의 혼란기에 무너져 고려 초 보양(寶壤)이 중창을 하였는데, 937년 태조가 운문선사(雲門禪寺)라는 사액을 내렸다.
운문사 동쪽으로 9,000보(步)쯤 떨어진 북쪽 골짜기에 절터가 있다.
△ 자주달개비
△ 노란꽃창포
△ 가자니아(태양꽃)
△ 괭이밥
△ 오랫만에 찾은 배너미골에는 푸르름이 더해가는 신록으로 싱그러움이 넘쳐납니다.
△ 지난번 찾아왔을 때 무너져 없어졌던 돌탑이 하나둘 쌓여가고 있네요.
나선폭포로 가려면 우측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직진은 배너미고개를 넘어 학심이골과 가지북릉으로 가는 길입니다.
△ 나선폭포
높이는 대단한데 수량이 거의 없어 실망감이 큽니다.
하긴 나선폭포의 웅장한 모습을 본 기억이 없으니...
△ 무속인들이 찾아와 기도를 드리는 듯 제단도 마련되어 있네요.
△ 큰 나무를 에돌아 폭포 방향으로 진행하면
절벽 아래에 기도를 할만한 공간이 있어 진행하니
폭포수가 떨어지는 실감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 나선폭포 상단부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 멀리 쌍두봉(좌)과 황등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 삼계리와 천문사가 내려다보이고 계살피계곡을 따라 눈을 들어보면 문복산이 다가옵니다.
△ 방향을 바꿔 바라보니 옹강산이 버티고 있고 오진리로 이어지는 말등바위 능선이 헌걸차게 다가옵니다.
△ 쌍두봉, 황등산 너머로 영알의 맹주 가지산(우)에서 쌀바위,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조망이 됩니다.
△ 가야할 능선 끄트머리에 지룡산이 특유의 모습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 헬기장
(← 배너미고개, 사리암. → 지룡산 방향)
△ 고사목이 많은 지역이라 심심찮게 만나게 되네요.
△ 운문산-범봉-억산으로 이어지는 웅장한 스카이라인이 너무나 멋져보입니다.
△ 829봉인 두번째 헬기장
△ 사각거리는 낙엽길을 걸으니 잠시 사색에 빠져들고픈 유혹을 느끼게 되네요.
△ 지룡산을 향한 가야할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좌측에는 방음산, 지룡산 뒤로는 까치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 산조팝나무
△ 비구니사찰로 유명한 운문사와 부속암자인 내원암이 내려다 보입니다.
△ 몇번을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범봉,억산의 마루금
△ 이번에는 운문산까지 포함해서 스카이라인을 그려봅니다.
△ 기묘한 바위들도 많아 가던 걸음 자꾸 멈추게 만드네요.
△ 전망대에서 되돌아 본 지나온 등로와 829봉
△ 조망도 없고 정점이 있는 봉우리도 아닌 듯한데 지룡산 정상석을 이곳으로 옮겨다 놓았네요.
예전에는 삼각점봉이라 불리웠었는데 ...
△ 오솔길 같은 길이 이어지다 안부3거리에서 그대로 올라가면
△ 쪽동백나무
△ '복호산(681m)'정상입니다.
예전에 '지룡산' 정상석이 있었던 곳인데 삼각점 봉우리로 옮겨졌고 지금의 '복호산' 정상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봉우리는 예전 '신선봉'이라 했다고 합니다.
△ 복호산 정상에서 북대암 방향으로 잠시 내려와 전망대에서 건너다 본 호거대(등심바위)의 모습입니다.
능선 우측에는 방음산이 자리하고 있고 좌측 능선을 따르면 범봉으로 이어집니다.
△ 복호산의 암릉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너머 까치산이 희미하네요.
△ 산조팝나무
△ 복호산 주상절리
△ 삼계리 방향의 펜션촌과 옹강산의 말등바위도 조망이 되네요.
△ 돌탑봉에서 되돌아본 복호산(구, 신선봉)
△ 벼랑 끝에서 내려다 본 하산 지점인 신원리 일대 전경
△ 암릉 옆으로 나있는 등로에서 바라본 직벽구간
△ 무작정 벼랑끝으로 내려가다 건너다 본 호거대 전경
△ 하지만 있다던 밧줄은 어디갔는지... 아마도 찾던 길이 아니었나 봅니다.
2/3쯤 내려갔지만 더 이상은 진행이 어려워(사고 우려가 너무 커서리...)
되돌아 올라와 한숨 돌리고 내려다보기도 아찔해서 사진만 담아봅니다.
△ 하는 수없이 우회로를 찾아 진행하니 예전에 올라온 등로여서
바위 사면길을 따라 진행하니 복호산의 암릉이 버티고 있네요.
△ 때죽나무
△ 복호산에서 바로 내려오는 등로와 합류가 되어 허리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합니다.
△ 지루하게 이어지는 허리길과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 푸르름이 터널을 이루는 시원한 숲길을 빠져나오니
△ 막바지 산길에 피어있는 올들어 처음 만난 꿀풀도 만나게 되어 사진에 담고 등로를 이으니
△ 신원삼거리에서 운문사 방향으로 몇십미터 떨어진 예정된 코스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하산을 하게 되었답니다.
△ 기대하지 않았던 엉뚱한 길로 내려온 아쉬움을 '층층이꽃'과의 만남으로 달래보고
△ 앙증맞기 그지없는 '쥐똥나무'에게서 작은 즐거움을 찾고
△ 길가에 피어난 '개망초'에게서 성큼 다가온 여름을 느낍니다.
△ 홀로 피어 있어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던 '꽃잔디'
△ 원래 하산지점인 '밀성손씨 묘' 뒤로 복호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몇년 전 친구의 안내로 아내와 함께 올라보았던 지룡산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 천문사를 기점으로 해서 지금은 이름이 바뀐 복호산으로의 산행을 멋진 조망을 마음껏 감상하고 무사히 마친데 대해 스스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이었고 직벽의 암릉을 로프를 타고 내려오고 싶었지만 밧줄도 없는 엉뚱한 코스로 내려와 무작정 내려온 벼랑 끝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 우회로를 찾아 꼬불꼬불한 등로를 쉼없이 내려오니 날머리마저 새로운 곳에 도착하게 된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2~3분 정도 걸어 도착한 신원삼거리에서 삼계리 방향 버스 시간을 물으니 두시간 넘게 남았단다.
슈퍼에 들러 음료수와 생수로 타는 목마름을 해결하고 너무나 먼 삼계리 천문사 입구에서 애타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애마를 찾으러 털레털레 포장도로을 따라 걷다가 지나는 차를 얻어 타고 가기 위해 히치를 해보지만 그냥 지나쳐 간다.
그러다 인심좋은 부부가 타고가는 트럭을 만나 짐칸에 올라타고 온 몸으로 맞바람을 받으며 결코 가깝지 않은 길을 달려 천문사 앞에 당도하게 된다.
짐칸에서 풀쩍 뛰어내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자신에게 더운 날씨에 목마를테니 마셔보라며 따끈한 차 한잔 내어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몇번이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니 웃음으로 겸연쩍어 하신다.
숙제로 남겨두었던 코스를 해치운 성취감과 인심좋은 분과의 짧은 만남이 잔잔한 작은 감동으로 다가오고 땀으로 범벅이 되었던 지금은 말라 버석거리는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아내며 운문호반을 달려가는 산꾼의 마음은 뿌듯함으로 전해져와 콧노래가 절로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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