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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트레킹의 진수 '방태산 아침가리' 본문
▣ 아침가리골 트레킹
♧ 트레킹 일자 : 2011. 08. 07 (일) 흐림
♧ 트레킹 장소 : 강원도 기린면 방동리, 진동리 일원
♧ 트레킹 인원 : 포항라푸마산악클럽 회원들과 함께...(총 37명)
♧ 트레킹 코스 : 방동약수주차장 하차~임도~임도정상 산림감시초소~조경동다리~아침가리골 트레킹~진동1리 진동2교 날머리
♧ 소요시간, 거리 : 6시간 20분, 11.3km (식사 및 휴식, 알바 30분 포함)
■ 산행지 안내
아침가리골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의 방태산(1435m) 과 주억봉(1443m), 구룡덕봉(1388m), 가칠봉(1240m)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산맥의 북쪽에 형성된 깊디 깊은 계곡으로서 약 12~3Km에 이르는 물줄기는 방동리 갈터까지 흘러가는데 이곳에서 점봉산에서 흘러온 진동계곡과 합류되어 흘러가다가 기린면(현리)에서 내린천과 만나 소양강이 되어 인제를 지나 소양댐까지 이르는 물줄기를 형성한다.
아침가리골 트래킹은 이중에서 조경동橋부터 약 4Km 남짓한 계곡을 따라 갈터까지 내려가는 과정이며 계곡물이 굽이굽이 흐르는 까닭에 실제 걷는 거리는 7Km 남짓 되지 않나 싶고, 그 소요시간은 중간에 쉬거나 식사시간을 고려한다면 약 4~5시간은 잡아야 할 것이다.
△ 트레킹 코스
◈ 산행기
올해 초에 포항라푸마산악클럽의 정기산행지를 추천받고 있을 때 가고싶은 곳을 몇 군데 얘기했더니 다행히 선정이 되어 여름이 오기를 기다린 끝에 드디어 계곡트레킹의 진수라 일컬어지는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방태산 아침가리골로 떠나는 날이다.
동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길을 달려 포항시 북구청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서 육거리로 걸어가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올라타니 3개월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신다.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마주잡은 손에는 반가움과 정감이 묻어난다.
산행의 리더인 클럽장이 다가와 사정이 있어 못간다고 하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으니 잠시 멍해진다.
산행지도도 챙겨오지 않고 그저 휴대폰에만 달랑 담아왔는데 아무 것도 없이 안내를 부탁하니 당황스럽다.
그저께 기린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트래킹이 가능한지를 문의할 때 잠시 코스를 들여다 본 것 밖에 없는데 많은 인원들을 안내하려니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거절할 수도 없는 처지라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을 가지니 한결 마음 가벼워진다. 매사 마음먹기 나름이니까...
6시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7번 국도를 달려 강원도로 향한다. 동해바다는 자욱한 안개속에 숨어버려 하는 수없이 부족한 잠이라도 청해야겠기에 이어폰으로 전해져 오는 음악을 들으며 꿈나라로 떠난다.
설악산 입구의 양양에서 한계령 방향으로 방향을 튼 버스는 구비구비 고갯길을 넘어 인제군 서면을 지나 기린면에 있는 아침가리골 트레킹의 날머리인 진동1리를 통과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는 방동약수 초입의 다리를 건너 진행하니 방동약수와 아침가리로 분기되는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더이상 버스가 진행하기 어려워 하차를 하고서 장비를 챙겨 들쳐메고 이정표에 씌어진 아침가리 방향으로 진행하며 가고픈 곳으로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시멘트도로를 따라 출발한다.(11:30)
이제부터는 방동약수에서 조경교까지 임도와 조경교에서 진동1리 추대분교까지 11.3km를 죽으나 사나 힘내서 걷는 수 밖에 없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내리쬐는 뙤약볕을 온 몸으로 받으며 걸어가니 금새 몸은 후끈 달아오른다.
숲길 따라, 물길 따라 걸으면 어느 새 자연과 하나가 되는 방태산 아침가리.
조선시대의 예언서인 <정감록>에는 십승지지(十勝之地)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쟁이나 전염병, 흉년 등에도 끄떡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삼재불입처의 명당으로 추천하는 전국의 길지를 말하며 이 중에 깊은 피장처로서 강원도 인제의 산골짜기 '삼둔오가리' 이야기가 나온다. 즉, 삼둔은 방태산 동남쪽,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을 말하며 오가리는 역시 방태산 북동쪽 자락, 인제군 기린면의 연가리, 명지가리, 아침가리, 명가리, 적가리를 일컫는다. 평평한 땅이라는 뜻의 '둔'이나 밭 가는 일을 뜻하는 '가리'는 모두 밭을 일구는 곳을 뜻하며, 아침가리는 한자어로 조경동(朝耕洞)으로 깊은 산속에 자리한 탓에 해가 일찍 떨어져 훤한 아침에만 잠깐 밭을 갈 수 있다 하여 "아침가리"라고 한다.
옛부터 전해져 오기를, 전쟁과 포악한 군주를 피해 숨어들었던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해 살았다고 하는데 사방에 험산이 둘러처져 있어 바깥세상에 노출이 안 된데다, 그 안에는 경작할 땅과 물이 있어 자급자족이 가능해 온 세상에 난리가 나도 능히 숨어 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 오지의 모습이 여간 만만치 않다.
6.25전쟁 때도 이곳만큼은 군인들의 발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하고,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살았다니 그 심산유곡의 깊이를 가늠할만 하다.
△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시멘트 임도를 따라 아침가리골로 향합니다.
△ 지루해지기 쉬운 시멘트도로에 반가운 우리의 들꽃 '쉬땅나무'가 맨 먼저 반겨줍니다.
△ 산형과 식물인 '사상자'도 앙증맞은 모습으로 반겨주네요.
△ 작년 곰배령에서 보았던 '영아자'가 이곳에서도 만나네요.
△ 약간의 경사로인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면
△ 금대봉에서 만났던 '동자꽃' 역시 화사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네요.
△ 습기가 많은 곳인지 '물봉선' 3종 셋트를 한꺼번에 만나는 기쁨을 누려봅니다.
△ 흰물봉선
△ 노란물봉선
△ 지치
△ 배초향
△ 등골나물
△ 병조희풀
△ 감시초소가 있는 고갯마루에 당도하여 잠시 다리쉼을 하고서
△ 내리막길의 임도를 따라 조경동교까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진행합니다.
△ 등갈퀴나물
△ 아침가리 트레킹의 들머리인 조경동교입니다.
△ 조경동 다리 아래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고 가기로 합니다.
△ 점심식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으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아침가리골은 진동1리에서부터 이곳 조경동교를 지나 위쪽으로 계속 이어지지만
방동약수터에서 시작하는 트레킹은 거의가 이곳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 옥색의 맑은 청류가 구비구비 휘감아 돌아 흐르고
△ 계류를 따라 걷는 아침가리골은 그야말로 청정구역입니다.
△ 여성회원님들을 안전하게 건널수 있도록 도와주는 남성회원님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바위와 계곡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 멋진 아침가리골 비경을 만끽하며
△ 시원스런 계곡을 따라 걷기도 하면서 즐거운 트레킹을 해 나갑니다.
△ 유리알처럼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게 오히려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 방수팩을 씌운 탓에 오히려 색다른 그림이 나왔네요.
△ 흐르는 물길을 따라 돌무더기와 자갈들을 밟고 오르며 아침가리골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 이곳의 유속은 엄청 빠릅니다.
△ '작은폭포'입니다.
△ 쏜살같이 내달리는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폼 한번 잡아봅니다.
△ 작은 협곡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과 계곡을 따라 펼쳐진 원시림은
△ 우리나라의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비경을 자랑하고 있답니다.
△ 멋진 계곡에선 기념사진 남기기에 바쁘고...
△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 조경동계곡
△ 볼수 있는 것이라고는 산과 계곡과 그리고 하늘뿐....
△ 한굽이 돌 때마다 펼쳐지는 절경에 그저 심취할 따름입니다.
△ 젖은 옷이 마를 쯤이면 어김없이 시원스레 적셔줍니다.
△ 무작정 앞사람 꽁무니만 따라가다 산으로 올라가는 알바를 경험하게 되네요.
△ 지나치면서 어찌 이리도 많은 시그널을 못보았는지...
30분 가량 알바를 경험하고서 되돌아 내려온 지점의 갈림길.
우측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야 진동2교로 가는 등로입니다.
△ 이제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 쯤은 우습게 보이는지 보무도 당당히 전진을 하네요.
△ 혹시 쉬가 마려워 드러누운건 아니겠지요? 농담삼아 물이 너무 뜨겁다하는데....^^*
△ 농담삼아 배낭 받아들고 19금 영화 찍으라 했더니 진짜로 실행에 옮겨버리네요.
△ 섭다리를 건너면 날머리인 진동 1리 마을회관에 도착하게 되고 아침가리골 트레킹을 마감합니다.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 준비도 없이 무작정 나서는 길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체험하게 된 오늘의 경험은 앞으로 쭈욱 이어질 산행에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다행히 산행 경험이 많은 분들이 다수 계셔서 일찍 길이 아님을 깨닫고 되돌아 나왔으니 망정이지 어린아이까지 포함한 많은 인원들을 데리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더랬으면 하는 생각이 미치자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든다.
가장 앞서가던 부부 산님은 올랐던 정상에서 길도 제대로 없는 예전 심마니가 다니던 길을 무작정 치고 내려왔다 하니 듣는 이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하며 안도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둘러앉아 수박을 깨어 나눠먹고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버스에 올라타 양양으로 진행하여 늦은 저녁을 맛있게 해결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포항으로 내려온다.
친구들과 강원도 여행을 하며 지나쳤던 방동리의 아침가리계곡을 오늘에야 돌아보았으니 참으로 만족스럽고 기회가 되는대로 벗들과 함께 다시 찾아보리라 다짐해 본다. 설마 그때는 오늘같은 알바는 절대 안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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