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아침 산책으로 나선 월포의 용산 본문
⊙ 산행일자 : 2011. 08. 21 (일) 날씨 : 맑음
⊙ 산행장소 : 포항시 청하면 월포리
⊙ 산행인원 : 아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포스코 월포수련관-소동리 갈림길(분기점)-큰솥바위-정상-장군바위-수련관
⊙ 산행시간 : 유유자적 야생화랑 놀아가며 1시간 20분 정도
▣ 용산의 개요
용산은 포항시 청하면 용두리에 있는 작은 산이다. 월포가 지척에 있어서 월포리 용산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게는 용두리이다. 더불어 흥해읍에 용전리 용천리 등 용과 관련된 지명이 존재하며 용의 전설을 전한다. 그런 맥이 이곳 용두리까지 이어져와 용산은 삐죽이 솟아있으며, 동해안의 월포리와 용두리 그리고 조경대를 바라보면서 그 맥을 마감한다. 이곳은 예전에 유씨부부의 전설이 어린 곳이며, 산의 높이는 비록 189.8m로 작지만 여러 형상의 바위와 바다의 조망을 보면서 잠시 발쉼을 할 수 있는 산이라 사료된다.
장군 바위(용두암)에 올라서면 용산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니 가슴이 확 트인다. 바위 위로 올라서면 묘지가 나오고 바위들이 여러개 나온다. 정상부 능선에서는 내연산군으로 조망이 열리고 바위들도 많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정상이 나오고 삼각점이 있다. 다시 되돌아 나와 임금바위(솥바위)로 향하여 인공수조(바위확)를 볼 수 있다.
인공수조는 가물었을 때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이며, 이곳을 되돌아 나와 우측능선으로 내려서면 장군 바위의 바위벽을 감상하면서 묘지로 내려올 수 있다.
또한 등산로도 용산의 안쪽으로 더 들어갈 수 있고, 작은 계곡도 있기에 1~2시간 산행지로서 갖출 것을 갖춘 작고도 알찬 산이다.
▣ 용산의 전설
용산은 예로부터 청하 고을의 조산(朝山)으로 신성시(神聖)되어 왔으며 다음과 같은 전설 하나가 전해 온다.
옛날 월포리에 사는 유씨 부부는 금슬(琴瑟)은 무척 좋았지만 자식을 두지 못해 고민해 오다가천지신명께 정성을 다해 빌고 또 빈 덕분에 겨우 아들 하나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이 아이는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수족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걸어다녔으며, 기골 또한 장대하게 생긴 것이 예사롭지를 않았다. 유씨 부부는 은근히 걱정이 되어 집안 어른들을 불러 모아 이 일을 의논했다. 그런데 집안어른들은 한결같이 장차 장수가 될 아이이나 큰 일을 저질러 역적으로 몰려 집안을 망하게 할 것이라면서 더 자라기 전에 죽여 없애야 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특별한 아이인 만큼 이 아이가 날 때 탯줄을 끊은 가위로 찔러 죽이든지, 다듬이 돌로 눌러 죽여야 한다고 했다. 유씨 부부는 어렵게 얻은 아들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니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유씨 부부는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죽는 순간 그 산에 살던 용이 아들의 한과 함께 하늘로 승천하여 날아갔다고 한다. 그 이후 마을 사람들은 용이 하늘로 날아가 버린 산이라 하여 그 산을 용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고주봉(高主峰)의 한 지맥이며, 용의 머리 형국을 하고 있는 이 산의 깊숙한 골짜기에 있는 천제단 기도원에서 정상으로 올라 동쪽으로 조금 가면 큰 암반 위에 솥모양으로 움푹 패인 곳이 두 군데 있는데, 이를 각각 큰 솥바위, 작은 솥바위라 부른다. 이 솥바위에는 늘 물이 고여 있어 웬만한 가뭄이 들어도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옛날 어느 장수가 용마(龍馬 )를 타고 가다가 이 바위에 이르러 큰솥바위에 밥을 짓고, 작은 솥바위에 국을 끓여 먹은 곳이라 전해 온다. 큰 가뭄이 닥쳤을 때 용산 정상에 봉화를 하면서 물을 길어와 큰솥바위에 가득 채우면 영험이 있다고 전해 오고 있다.
◈ 산행기
부부모임으로 오랜 세월 이어져오는 친구들과의 모임이 올해는 직장의 하계휴양소가 있는 월포의 팬션으로 정하여 숙소로 들어가기 전 영덕 창포리 바닷가의 자주 가던 횟집에 들러 맛난 자연산 회로 점심을 해결하고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단지를 둘러보고 다시 월포의 숙소로 돌아와 모처럼 다시 만난 벗들과의 진한 회포를 풀고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겸한 산행을 나서본다. 함께 가자는 아내를 데리고 차를 몰아 포스코수련원 건너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우측의 장군바위로 오르는 들머리 방향은 찾지를 못해서 할수 없이 평소에 봐왔던 마리타임팬션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먼저 다녀간 많은 지인들의 흔적을 머리속에 담아두었지만 막상 산행을 시작하니 뚜렷한 등로에 길잃을 염려는 없을 것 같다.
이슬이 맺힌 수풀을 헤집고 들어가니 금새 바지가랑이는 적셔오지만 모처럼 맑은 날씨에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옆지기와 함께 나선 산책길이라 개의치 않고 등로에 피어있는 들꽃의 이름을 가르쳐주며 오랫만의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걷는 알찬 산행을 이어간다.
▲ 등산안내도
(그림이 거꾸로 된듯 한데...)
▲ 수련원 건너편의 좌측 등로를 따라 들어가면 마리타임팬션이 나오고 그 앞을 지나 산길을 이어집니다.
▲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달맞이꽃이 활짝 피운 모습으로 반겨주어 시작부터 기분이 좋으네요.
▲ 흰둥근이질풀
▲ 닭의장풀(달개비)
▲ 술패랭이
▲ 층층잔대
▲ 도라지꽃
▲ 삼거리 이정목
▲ 사위질빵
▲ 미국자리공
▲ 개의 형상을 닮은 바위 너머로 아침햇살이 밝게 비치는 동해 바다가 조망이 됩니다.
▲ 큰솥바위 뒤로 멀리 비학산이 아득하네요.
▲ 샌드위치바위라 일컬어지는 곳인듯 한데 제가 보기엔 햄버그바위가 더 어울릴 것 같네요.
▲ 부드럽고 오롯한 오솔길이 맘에 드는 듯 걷는 모양새가 제법 사뿐해 보입니다.
▲ 멀리 구름이 짙게 드리워진 곳이 비학산이네요.
▲ 수목원에서 삿갓봉을 거쳐 우척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길게 뻗어있는 모습입니다.
▲ 초승달을 닮은 아름다운 월포해수욕장의 해안선이 한눈에 펼쳐지네요.
▲ 구름 사이로 밝은 햇살이 비추이는 환상의 바다풍경입니다.
▲ 임금님바위
▲ 작은솥바위
▲ 긴담배풀
▲ 으아리
▲ 뚝갈
▲ 무릇
▲ 맥문동
▲ 설악초
밝게 빛나는 아침햇살과 함께 초승달 모양의 월포해수욕장 해안선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용산에 올라 주변 풍광을 마음껏 관망하고 적당히 땀흘리며 내려온 산길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오래 전부터 7번국도를 달리며 바라다 보이던 그리고 올라보고팠던... 하지만 용산 하나만 찾기엔 뭔가 부족했기에 늘 미뤄왔던 그곳을 오늘에야 올라보았으니 또 하나 숙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가뿐하기 이를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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