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달이 사는 집
밀양 구천산(영산)-정각산-실혜봉-정승봉 원점회귀 산행 본문
♡ 산행일자 : 2011. 11. 12 (토) 날씨 : 흐림
♡ 산행장소 :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 일원
♡ 산행인원 : '포항산친구들' 카페 회원 11명과 함께...
♡ 산행코스 : 도래재 - 정승고개 - 구천산(영산) - 정각산 - 실혜봉 - 정승봉 - 정승고개 - 도래재 (원점회귀)
♡ 산행시간 : 9시간 30분 (널널하게 식사와 휴식을 즐기며...)
◈ 산행기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은 '포항산친구들'카페의 정기산행일이다. 그동안 대여섯 번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이번 주말엔 시간이 맞아 오랫동안 못뵌 산우들을 만날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동료인 '만디'님과 함께 포항에서 출발한 차량을 기다리는 마음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10여분 기다려 당도한 태우고 갈 달구지에서 손 흔드는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함박웃음을 띠며 내미는 손을 맞잡고 오랫만의 해후를 즐기며 그간의 안부를 묻기 바쁘다. 가는 내내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제법 먼거리인 산행지임에도 멀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매사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가지산터널을 통과해 남명삼거리에서 표충사 방향으로 좌회전, 도래재를 올라서 들머리에 당도하여 장비를 챙기고 시그널이 반겨주는 숲속으로 빠져 들어간다.(09:34)
이번 산행코스는 몇년 전에 직장산악회인 '천년산악회'의 멤버들과 돌아본 산길이어서 그리 낯설지는 않고 선답했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선두에 서게 되어버려 내로라하는 산우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 든다.
산행코스
도래재를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코스를 기획한 산꾼님을 필두로 보무도 당당히 산과 하나되기를 갈망하는 산친구들입니다.
정승고개 이정표
구천산 정상 직전 전망터에서 바라본 풍광은 그야말로 시원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좌측 하얀 슬랩지대가 멋진 백운산과 그 뒤로 영알의 맏형 가지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능동산에서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보이네요.)
구천산(영산) 정상에서...
영알의 두 거봉 가지산(우)과 운문산의 위용입니다.
우측의 범봉으로부터 깨진바위로 유명한 억산과 사자봉, 문바위가 차례로 눈에 들어오네요.
바스락거리는 마른 낙엽을 밟으며 걷는 청정산길은 산친구들의 전용 해방구였답니다.
깨끗한 모습의 '용담'이 속세의 때가 묻은 산꾼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듯 합니다.
기나긴 내림길을 내려와 올려다 본 정각산과 치매듬(치마바위)의 모습입니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구천리의 감나무에서 넉넉한 시골 인심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엿보게 됩니다.
버섯재배장이 있는 좌측 오름길이 정각산으로의 들머리입니다.
자그마한 무명폭이지만 가느다란 물줄기도 그저 반갑기만 하네요.
무명폭포를 지나 올라선 오름길은 낙엽이 쌓여 있는데다 가파르기 그지 없어 여간 조심스럽지 않네요.
두껍게 쌓인 낙엽이 전해주는 발 끝의 촉감은 카시미론 이불을 밟는 기분입니다.
산행 도중 건너다 본 천황산에서 재약봉,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하늘금은 언제나 장쾌하기 그지 없네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영알의 전망대인 향로산과 백마산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올라온 치매듬골 아래로 구천리가 조망됩니다.
폐금광굴이 보이네요. 저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폐광산 앞에서 바라본 멋진 풍광
(좌측 끝에 향로산이 보이고 가운데 백마산 아래에는 오지마을인 '바드리마을'이 보입니다.
정각산 주능선 삼거리에 당도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정각산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정각산 정상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실혜봉과 정승봉(우). 그 뒤로 운문산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지나온 구천산이 건너 보입니다.
솔가리가 잔뜩 깔린 평지성 등로를 걷는 산꾼의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 없네요.
끝방재 갈림길
(↖ 송백리, ↑ 실혜산, → 정승동, 구천리)
운치있는 소나무에 널찍한 임도로 가고 싶지만 가야할 등로는 무덤 뒤로 나있는 능선길입니다.
꾸준한 오름이 이어지는 실혜산으로의 등로에 점점 숨이 차오릅니다.
예전 이곳을 찾았을 때 점심을 먹었던 곳인데 우측 사면길은 실혜산을 거치지 않고 정승봉으로 향하는 우회로입니다.
다시 찾은 정각산 실혜봉.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라 반갑더군요.
좌측은 원당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이고 정승봉으로 가는 길은 우측 아래로 이어집니다.
지나온 능선 상의 767봉 너머로 걸려있는 석양의 모습이 아름답지만
마냥 취해 있을 수 없어 가던 걸음 바쁘게 움직입니다.
운문산 우측의 아랫재 뒤로 가지북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좌측부터 문바위, 사자봉, 억산 깨진바위 그리고 범봉의 스카이라인이 한층 가깝게 다가오네요.
가야할 정승봉은 아직도 조금 더 가야할 것 같네요.
멋진 조망을 자랑하는 정승봉 정상입니다.
능동산에서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마루금도 다시 한번 담아봅니다.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의 암봉에서의 사진을 끝으로 야간산행이 시작됩니다.
어둠을 뚫고 도착한 정승고개에는 짙은 어둠만이 남아 있지만 더불어
산행 내내 서로를 챙겨가며 진한 우정 또한 남긴 뜻깊은 산길이었답니다.
구천산에서 만난 단 한명의 산객 외에는 등로 전체에서 우리들만의 공간이 되었던 구천산-정승봉 종주산행에서 몸 상태가 좋지 못했던 두 분의 멤버가 걱정이 되어 중간에 탈출시키는게 나을 것 같아 중간중간 컨디션을 물어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와 준 산우 두 분에게 먼저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격려를 보내고 싶고 미처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맞은 야간산행에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챙겨가며 부족한 불빛으로 792봉의 가파른 날들을 넘어 정승고개에 무사히 도착을 하고 간벌로 인해 대낮에도 지나치기 불편했던 등로 또한 한마음으로 거뜬히 통과하니 다시금 산친구들의 저력을 느끼게 하는 뜻깊은 산행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훗날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만한 얘깃거리로 회자될 오늘의 무사산행을 친구가 운영하는 경주 시내의 식당에서 맛난 해물찜으로 식사를 하고 건배로써 마무리하며 깊어가는 가을밤을 의미있게 보내고 돌아가는 귀로에서 오늘 산행에서 톡톡히 그 진가를 발휘한 스마트폰에게 한마디 툭 던져본다.
"밤길 밝히느라 욕 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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